85화
우진은 세체니를 사랑했다.
그리고 디도의 경우는 아직 세체니 정도의 감정이 쌓이지 않은 것도 사실이었다.
하지만···.
일단 책임지기로 한 이상 그녀를 세체니보다 차별해서 슬프게 할 생각은 조금도 없었다.
그래서 그녀의 온 몸을 정성껏 어루만지면서 그녀를 최대한 배려하고 있었다.
“으음·····. 음!!! 아···· 하아·····.”
디도는 우진의 손길에 마치 연주되는 악기처럼 거친 숨소리를 내 뱉었다.
한편 디도의 온몸을 구석구석 누비고 있는 우진도 새삼 감탄 할 수밖에 없었다.
그녀가 아름답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직접 그녀를 품에 안고 그녀를 만지기 시작하고 나서야 알 수 있었던 것도 있었다.
‘피부 완전 예술····.’
최상급 실크의 매끄러움, 뽀송뽀송한 새끼새의 솜털 같은 부드러움, 만지는 손길에 느껴지는 감각은 마치 빙판을 스치는 스케이트 같은 느낌이었다.
원래, 흑인계열 여성들이나 인도 지방의 타밀계 여성들의 피부는 굉장히 좋기로 유명하다.
하지만 디도는 그 중에서도 특별한 것 같았다.
그녀의 몸을 스치는 손끝에서 느껴지는 쾌감에 우진은 중독되어 버릴 것만 같았다.
그녀의 부드러운 젖가슴을 만지고, 매끄러운 허리 라인을 타고 그녀의 엉덩이로 향했다가 살짝 살집이 오른 허벅지를 지나서 매끈한 종아리까지··.
마치 영원히 쓰다듬고 싶을 정도로 그녀의 전신은 매혹적이었다.
살아있는 콜라겐 덩어리?
만지는 마약?
그런 웃기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하아····. 하아···. 부끄러워·····.”
우진의 집요한 괴롭힘에 디도는 눈물을 글썽이면서까지 한숨을 내쉬었다.
우진은 그제야 그녀의 몸 위에 자신의 몸을 겹치고 그녀와 한 몸이 되었다.
“하윽!!!!! 으···· 음음·····.”
디도는 우진의 몸이 자신의 은밀한 곳으로 들어오는 순간에 아랫 입술을 꼭 깨물었다.
“괜찮아···. 편하게 숨 쉬어····.”
우진은 그런 그녀를 그대로 안심 시키면서 그녀의 나신을 계속해서 쓰다듬었다.
“하····· 하아····.”
그리고 디도가 어느 정도 안정되자 우진은 그대로 그녀의 몸을 타고 움직이기 시작했다.
“으음···. 읏·····.”
디도는 통증이 강하게 느껴졌다. 하지만 고통을 호소하지는 않았다.
드디어 우진과 한 몸이 되고 그에게 사랑 받고 있다는 사실에 그저 기뻐할 뿐이었다.
대신 통증을 이기기 위해서 우진의 몸을 꼭 끌어 안았다.
“하아··· 하아···· 아아·····.”
이 남자를 절대로 놓치지 않겠다는 식으로 디도는 우진을 꼭 끌어안았다.
우진은 점점 가쁘게 다가오는 쾌락의 정점에 자신도 디도를 꼭 껴안았다.
그리고 그녀의 입술에 진하게 키스하면서 그녀의 안에 자신의 분신을 파정했다.
“하아····. 하아·······.”
우진은 자신의 몸 아래에서 가쁘게 숨을 몰아쉬고 있는 디도를 보면서 그녀의 이마에 살짝 입을 맞췄다.
그리고 그녀의 귀에 속삭였다.
“아팠지?”
“······조금요.”
절대 조금이라는 표정이 아니었다.
사실 우진은 아직 성이 차지 않았다.
하지만···.
‘여기서 더 하면 곤란하겠지?’
이미 충분히 아팠을 그녀다. 여기서 우진이 욕심대로 몇 번이고 더 안는다면 통증에 혼절해 버릴 것이다.
우진은 그녀를 품에 안고 그녀의 귓가에 속삭였다.
“앞으로 많이 많이 사랑해 줄게.”
“······약속 지켜요.”
그렇게 우진은 두 번째 여자를 얻었다.
그러면서 우진은 속으로 생각했다.
이 두 여성을 자신의 팔 안에 넣은 것만 해도 충분하다.
더 이상은 필요 없다라고···.
“음, 귀가 가려운데...”
그 시간 이집트 어디에서 누군가가 그런말을 했지만 그건 별 상관없는 얘기다.
아마도·····.
상관 있으면 말고···.
국무회의.
각 도시의 대표와 군부의 자작급 이상의 고관들이 모여서 여는 정례 회의를 국무회의라고 하기로 했다.
파라디소스의 첫 국무 회의가 열리고 우진이 들어섰다.
그러자 100여명의 신하들이 모두 자리에서 일어났다.
“앉으시오.”
우진은 좀 어색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근엄하게 말했고, 사람들은 자리에 앉았다.
로마의 원로원은 300여명 가량이었지만 우진의 국무회의장은 100명으로 한정 지었다.
그것도 군부 50명, 그리고 행정부 50명이 다였다.
자고로 정치는 밸런스가 중요한 법이다.
노를 잡은 사람은 너무 많아도, 또 너무 적어도 문제인 것이다.
우진은 자신이 잘 컨트롤 할 수 있는 한계치를 대략 이 정도라고 판단하고 제한한 것이다.
“그럼 지금부터 회의를 시작하겠소. 의제가 있는 자들은 말하시오.”
우진이 말을 꺼내자 마가 가장 먼저 입을 연 것은 디도였다.
“제가 먼저 말씀 드리겠습니다.”
그녀는 우진의 아내이고 왕비이기도 했지만 그 전에 행정부의 관리이기도 했다.
우진이 릴리바이움에 있었던 시절부터 우진을 도와서 행정에 힘써 왔던 그녀의 능력을 여기서도 여지없이 발휘하고 있는 것이다.
“우선 행정부의 발표를 하자면 식량의 수급은 양호합니다. 하지만, 전하께서 요구하시는 신무기들의 개발은 난조이며, 또한 철과 말의 수효가 좀 부족합니다.”
“으음····.”
우진은 디도의 보고를 받으면서 난색을 표했다.
시칠리아에도 광산은 있었다.
암염이 있는 소금광산부터 철광석까지···.
우진은 거기에 신경 써서 개발을 하라고 했다. 군사력을 확충시키기 위해서는 무기의 보급은 필수였다.
하지만 아무래도 시칠리아의 광산에서만 나오는 철광석으로는 언제 어떻게 될지 불안했다.
이 시대의 채석 기술이 아직 그렇게 발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작업 자체도 꽤 위험했는데 우진은 이 작업을 전쟁에서 잡은 포로들을 시키게 했다.
좀 야만적이라는 것을 알았지만 이 시대의 배경으로 봤을 때 잡아온 포로들을 할 일 없이 잘 먹이고 잘 입히고 있으면···.
그럼 그건 인권을 존중하는 인간이 아니라 그냥 미친놈이었다.
우진도 그런 시대의 사고 방식을 알고 있었기에 약간 내키지는 않았지만 세상의 표준에 자신을 맞춰서 강제 노동을 시킨 것이다.
실제로 파라디소스 자체가 로마에 대항 반항심으로 세워진 나라였다.
그런데 어떻게 로마인들을 가지고 인권운운 하겠는가? 자칫 잘못 하면 우진의 지지기만이 통째로 무너질 수도 있는 문제였다.
“무기의 개발이···. 그렇게 어려운가?”
“예. 죄송하지만 그 신형 석궁이라는 것은 슬슬 포기를 하시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대장장이들이 입을 모아서 그런 물건은 절대 불가능 하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으음·······. 불가능은 아닌데····.”
중세 시대의 플레이트 메일마저 뚫어 버리고 전쟁터에서 위세를 날렸던 석궁.
우진은 거기에 미련을 버리지 않고 계속해서 개발을 촉구하고 있었다.
한국인 특유의 ‘하면 된다 + 빨리빨리 = 결과’ 라는 공식에 맞춰서 어떻게든 밀어 붙인 것이다.
대장장이들은 안 된다고 했다.
하지만 실제 그런 물건이 역사상 존재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미련을 버리지 않고 계속 채근을했다.
덕분에 이 파라디소스에서 우진을 최고로 원망하는 자들이 잠도 못자고 무모한 작업을 계속하는 대장장이들이라는 말이 있었다.
뭐···, 그만큼 우진이 대장 기술자들을 대우는 해주고 있었지만 어쨌든 못 하는걸 계속 하라고 하니 빡칠 수 밖에 없는 것이었다.
우진도 그런 대장장이들의 고충은 알고 있었다.
알고 있었지만····.
‘석궁은 꼭 필요한데····.’
우진은 아무리 생각해도 석궁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했다.
그것만 만들어서 널리 보급하면 지금 당장 레기움에 만들어진 방어라인을 뚫고 다시 한 번 로마로 진격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로마의 중장 보병의 장점은 어지간한 원거리 무기로는 씨도 안 먹히는 두터운 방어력.
때로는 공성병기인 발리스타도 먹히지 않을 때가 있었다.
하지만 석궁의 파괴력과 사거리를 완벽하게 재현 할 수만 있다면···. 그렇다면 로마군의 천적이 완성되는 것이나 다름 없었다.
“·····석궁의 개발은 계속 해야 하오.”
결국 우진은 고집을 꺾지 않았다.
한국인 특유의 무대포 정신이 빛을 발한 것이다.
‘대장장이들만 죽어나가겠군.’
‘불쌍한 대장장이들····.’
행정부의 관리들은 우진의 고집에 대장장이들만 불쌍하게 생각했다.
“말의 수급과 철의 수급에 관해서는···. 나도 생각하는게 있소. 모두들 이 지도를 봐 주시오.”
우진은 지중해 전체가 그려진 커다란 지도를 가져오게 했다.
나무판에 양피지를 수십장 덧대서 크게 만들어진 지도는 좀 조약하기는 했지만 그래도 지중해의 전체적인 지형이 다 드러나 있었다.
우진은 그 중에서 이곳 시칠리아를 지목하면서 말을 하기 시작했다.
“우리 파라디소스는 지금 시칠리아를 로마에게서 빼앗고 로마 본토의 레기움까지 손에 넣었소. 이것은 커다란 성과라고 할 수 있소.”
우진의 말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 성과 정도를 넘어섰다.
지금 로마는 시칠리아에서 오던 막대한 식량이 없어지자 그것을 매우기 위해서 북부 갈리아 지역과 에스파냐 지역에서 식량을 가져오고 있었다.
하지만 그 곳의 산출은 시칠리아만큼 뛰어나지 않았고, 무엇보다 너무 멀었다.
메사나와 레기움을 통해서 로마 전역에 배포하던 교역로가 확고해졌던 시칠리아와는 달리 에스파냐와 갈리아에서 오는 식량은 뱃길로 오거나 알프스 지방을 넘어와야 했다.
이것은 식량 수송에 어려움이 오기도 했고 온다고 해도 막대한 수송비가 붙었다.
하지만 당장 시칠리아를 되찾는 것이 어려운 이상 그렇게라도 하는 수밖에 없었다.
물가의 상승은 필연적으로 일반 서민들을 괴롭혔고 여론의 악화는 현정권.
즉, 원로원의 평판을 떨어트렸다.
이 모든 것이 우진이 시칠리아를 장악했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었다.
카르타고 이후로 로마를 이렇게 몰아붙인 것은 우진이 처음이었다.
우진은 고무된 신하들을 보면서 말을 이었다.
“우리가 커다란 성과를 이룬 것은 맞지만··. 여기서 멈춰서는 안 되오.”
우진은 좌중을 둘러보고 말을 이었다
“시칠리아는 식량의 생산이 풍부하기는 하지만 결국 섬이라서 뻗어나가는 것에 어려움이 많소.”
그것은 사실이었다.
이미 로마는 본토를 포함해서 사르디니아, 그리고 크레타 섬과 아카이아 지역에 이르기까지 해안의 방어를 굳건히 했다.
카르타고와의 전쟁 이후에 해양 전력의 증강에 소흘했던 로마군이었지만 그래도 아직은 지중해의 패자였다.
시칠리아의 병력이 다시 본토로 쳐들어 오지 못하게 해안선을 단단하게 봉쇄하는 정도는 충분했다.
“로마군은 우리 시칠리아를 단단하게 봉쇄했소. 그렇게 해서 충분한 여력을 모아서 우리를 한꺼번에 공격하겠다는 의도겠지. 하지만 그들도 미처 봉쇄하지 못한 곳이 있소. 바로 여기!!!”
우진은 지도의 한 곳을 가리켰다.
거기는 바로 아프리카.
지금은 누미디아 로마의 속주국가인 누미디아가 패자로 있는 아프리카였다.
“아프리카라···.”
“우리 선조의 땅이긴 하죠. 누미디아 배신자들이 있는 곳이기도 하고···.”
“확실히 그 곳은 말도 무기도 풍부합니다.”
우진이 아프리카 진출을 제시하자 상당수의 대표들, 특히 시칠리아 토박이가 많은 행정부에서 대거 찬성을 했다.
원래 아프리카는 로마의 최대 숙적인 카르타고가 패자로 군림하던 땅이었다.
카르타고는 전성기 시절에 지중해 서쪽의 해안을 대부분 지배하고 있었다.
북동부의 아프리카, 그러니까 지금으로 치면 튀니지 지방의 영토를 근거지로 해서 서쪽의 북아프리카의 주요 해안 도시를 다 영역 하에 두고 에스파냐 지방의 남부, 그러니까 히스파니아 올테리오르 지방까지 모두 카르타고의 영역이었다.
물론 지금 있는 우진들이 있는 시칠리아의 서부와 사르디니아 지방까지 모두 카르타고의 영역이었다.
하지만 그런 카르타고가 포에니 전쟁에서 패한 것에는 당시 카르타고의 지배국이었던 누미디아의 배신이 큰 역할을 했다.
누미디아는 원래 기원전 6세기부터 카르타고의 지배를 받으면서 유목생활을 하던 나라였다.
말 사육이 능했고 기병이 주 전력이었던 나라였다.
그런데 그 나라가 2차 포에니 전쟁에서 카르타고에게서 등을 돌리고 로마에 협조했다.
자마전투에서 기병대를 지원한 것이다그것은 카르타고의 입장에서 그냥 배신을 넘어서 뼈아픈 일격이 아닐 수 없었다.
============================ 작품 후기 ============================
세체니가 하이엘프라면 디도는 다크엘프 같은 여자죠.
거기다 이 시대에 이집트면...
주인공 부러운 놈.
항상 응원해 주시는 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즐감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