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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의 혁명-70화 (70/220)

70화

<우진의 한수. 로마의 위기.>

전투의 첫날.

스파르타쿠스는 수성전이 처음이라고는 생각되지 않을 정도로 성벽을 잘 활용해서 수성전을 펼쳤다.

“불화살을 파성추에 집중 시켜라!!!”

쉬쉬쉬쉬쉭!!!

“가까이 오지 못하게 해라 가까이 오면 기름을 뿌려!!!”

스파르타쿠스가 가장 경계한 것은 로마군의 공성병기중에 하나인 파성추였다.

파성추는 주로 성문을 부수는 것에 쓰는 무기로 구대한 수레에 통나무를 달아서 전후로 움직이게 해서 성문을 두드리는 무기이다.

보통 절에 있는 종을 치는 통나무.

그걸 이동식으로 만들어 놨다고 하면 가장 이해하기 쉬울 것이다.

그 파성추를 향해서 불화살을 집중시키고 성문 가까이에 오면 기름을 뿌렸다.

그렇게 해서 로마군이 보내는 파성추를 족족 부셔 버리는 스파르타쿠스의 지휘에 뒤편에서 구경하던 시저와 크라수스가 감탄했다.

“제법이군. 그러고 보니 저 녀석 원래는 우리 로마군에 협조하는 놈이었다고 했던가?”

“그렇다고 들었습니다. 아쉽군요. 틀어지지만 않았다면 자유민으로 해서 제 부관으로 쓰고 싶을 정도의 인물인데···.”

시저의 말을 듣고 옆에 있던 푸블리우스가 건수를 잡았다는 듯이 말했다.

“야만인을 부관으로? 제정신인가? 시저.”

푸블리우스의 가시 돋힌 말에 시저는 피식 웃으면서 말했다.

“안 될 것 있나?”

“있고말고. 우리 로마인들의 병사에게 저 야만인의 지휘를 받게 할 생각이라니? 제정신이라고는 도저히 생각되지 않는군.”

“야만인이건 로마인이건 그런걸로 개개인의 우수함이 증명되지는 않지. 저자는 맨몸으로 일어나서 로마에 이정도의 흔들림을 가져왔다. 만약 로마인으로 태어났다면 나하고 어깨를 나란히 했겠지.”

시저의 말을 듣고 푸블리우스는 어이 없다는 듯이 말했다.

“바보같은 말이군. 야만인은 야만인일 뿐이다. 천박하고 야만적이지. 우리 로마인들하고는 종 부터가 틀린 놈들이야. 그러니 노예로 잡아서 우리가 사람답게 만들어주는 것 아닌가?”

푸블리우스의 말에 시저는 피식 웃어 버렸다.

‘이런 놈이 다음의 크라수스란 말이지·····.’

시저는 자신의 옆에서 아들의 말을 듣고 있던 크라수스의 얼굴을 슬쩍 바라봤다.

가히 좋은 얼굴은 아니었다.

“훗, 고생 많으시겠습니다.”

“··········.”

크라수스는 대답하지 않았고 푸블리우스는 크라수스의 침묵에 자신의 얼굴이 붉어졌다.

‘왜···? 아버지는 왜 저 자식만····.’

전쟁의 첫날 이후로 둘째날, 셋째 날에도 계속해서 전쟁은 치열하게 벌어졌다.

양쪽으로 부지런히 화살이 날아오고 스파르타쿠스도 투리에 원래 있던 캐터펄트를 이용해서 돌을 날려서 반격했다.

전투는 치열하게 원거리전에 집중되어 있었다.

전쟁이 시작하고 20여 일.

드디어 전쟁터에서 변화가 벌어지기 시작했다.

상대적으로 스파르타쿠스의 수성 병력의 반격이 미약한 것이었다.

“스파르타쿠스!! 화살이 거의 다 떨어져간다.”

“····최대한 아껴서 쓰라고 해. 별 수 없다.”

“캐터펄트에 쓰는 석재도 이미·····.”

“건물을 부셔!! 건물의 잔해를 캐터펄트에 실어서 날리는 거다.”

스파르타쿠스의 반격이 약해진 이유.

그것은 물자의 부족이었다.

화살도 투척용 석재도 이미 비축분이 바닥을 보이고 있었다.

무기가 없으면 그 다음부터는 일방적으로 공격을 당할 뿐이다.

스파르타쿠스는 생각보다 빨리 떨어져 가는 물자에 조바심을 내기 시작했다.

“건물의 잔해를 사용해서 캐터펄트의 사용량을 늘려!! 그리고 화살은 내가 꼭 지정한 장소에만 집중적으로 사용해라.”

“옛!!”

스파르타쿠스의 지휘에 투리는 다시 격하게 저항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역시 화살의 화력이 떨어지자 첫날 이후로 보이지 않던 파성추들이 다시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불화살을 날려라!!”

스파르타쿠스는 파성추에 불화살을 집중 시켰지만 무리였다.

“겁먹지 마라!!! 놈들도 화살을 무한정하게 날리지는 못한다.”

“방패를 높이 들고 파성추를 밀어라!!!”

파성추는 드디어 투리의 성문 앞에 도착해서 성문을 두드리기 시작했다.

쿵!! 쿵!! 쿵!!!

계속해서 성문을 두드리는 파성추를 보면서 스파르타쿠스는 이를 갈았다.

“제길···. 칸니쿠스!! 네 부하들을 데리고 직접 성문에 대기해라. 그리고 카스투스!! 건물을 부순 잔해를 이용해서 아예 성문을 빽빽하게 막아 버려라!!”

성문이 뚫릴 것을 예감한 스파르타쿠스는 재빨리 움직이기 시작했다.

성문을 막는다는 것은 자신들도 이제 도망갈 길이 없다는 말이었지만···.

애당초 도망갈 생각은 없었던 스파르나쿠스였기에 주저없이 실행 시켰다.

그날 투리의 성문 5개 중에 2개가 뚫렸지만 스파르타쿠스의 기민한 대응 덕분에 투리는 함락되지 않을 수 있었다.

투리의 공성전 30일 째.

“부서진다!!!”

“피해라!!!”

드디어 투리의 성벽중에 일부가 금이 쩍쩍 가더니 부서져 버렸다.

원래 이 시대의 공성전이라는 것이 대부분 포위하고 몇 달에 갈쳐서 적들을 말려 죽이는게 통상적이었다는 것을 생각하면···.

크라수스가 한달만에 투리의 성벽을 부셔 버린 것은 제법 무리를 했다는 것이었다.

“돌격하라!!!”

“반란군들을 모두 죽여라!!!”

대기하고 있던 로마군이 부서진 성벽의 안으로 돌입하려고 했다.

하지만···.

“이놈들!!!!”

그 부서진 성벽의 앞에는 크릭서스가 자신의 굴족 전사들과 함께 당당하게 버티고 있었다

“엿 같은 로마새끼들이 들어왔다!! 모두 죽여라!!!”

“우오오오오오!!!!”

“다 죽이자!!!!”

크릭서스의 선동에 굴족의 전사들은 거칠게 소리치면서 성벽의 안으로 들어온 로마의 보병들을 죽여갔다.

좁은 틈으로 들어와서 대열을 갖추지도 못한 로마인들은 용맹한 굴족의 전사들과 크릭서스에 의해서 뜻을 이루지 못하고 죽어갔다.

하지만 성벽이 뚫리는 곳은 한곳이 아니었다.

“우오오오!!!”

“반란자들에게서 도시를 탈환하라!!!”

여러곳에서 부서지기 시작한 성벽을 통해서 로마군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칸니쿠스!! 카스투스!! 오우메니우스!!!”

“옛!!”

“옛!!”

“옛!!”

“부하들을 이끌고 성벽의 안쪽에서 싸운다. 난전으로 들어가서 로마인들이 대열을 갖추지 못하도록 해!!”

“옛!!”

“옛!!”

“옛!!”

스파르타쿠스는 측근들에게 무너진 성벽을 통해서 들어오는 로마군을 막아내기 위해서 직접 가라고 했다.

그리고 본인도 부하들을 이끌고 직접 검을 들고 로마인들을 베어갔다.

“이 엿 같은 로마 새끼들!!!”

“다 죽여 버리겠다!!!”

더 이상 공성전이라고 할 수 없는 난전이 벌어졌다.

그리고 이런 난전이 되 버린 이상···.

숫적 차이로 인해서라도 스파르타쿠스의 군이 이기는 것은 절대로 불가능할 것이었다.

“이제야 이 전쟁이 끝나겠군.”

무너진 성벽의 틈새로 들어가고 있는 아군을 보면서 크라수스가 한숨을 내쉬었다.

“아직 시칠리아의 진이라는 놈이 남아 있습니다.”

“음, 나도 알고 있네. 하지만 적어도 당장 발등에 떨어진 불은 끈 샘이야.”

“그건 그렇습니다만···.”

시저는 아무래도 시칠리아의 전황이 불길하게 느껴졌다.

특별한 근거는 없지만 뭐랄까? 딱 잘라 말해서 느낌이 좋지 않았다.

그때, 전령 한명이 급하게 달려와서 무릎을 꿇고 말했다

“사령관님!! 급보입니다.”

“급보? 뭐냐?”

“시칠리아의 베레스 총독의 전서구입니다. ·····시라쿠사가 떨어졌다고 합니다.”

“··뭐!!”

“뭐라고!!!”

크라수스와 시저가 동시에 두 눈을 동그랗게 떴다.

그리고 또 한명의 전령이 와서 다시 무릎을 꿇고 말했다.

“급보입니다. 시칠리아의 메사나가 붉은 파도의 진에게 떨어졌다는 소식이 들어왔습니다.”

시저는 눈을 부릅뜨고 말했다.

“그것은 지금 당장 온 소식이냐?”

“예····. 그게 전쟁터까지 오면서 시간을 지체해서····.”

“언제 온 소식이냐!!?”

“·····사··· 삼일 전에 전서구가 도착했습니다.”

“빌어먹을!!!!!”

시저는 이를 악 물고 분개해 했다.

삼일 전에 메사나가 떨어졌다는 말은 아마도 비슷한 시기에 시라쿠사도 떨어졌다는 말일 것이다.

시라쿠사와 메사나가 떨어졌다는 말은 사실상 시칠리아가 붉은 파도의 손에 떨어졌다는 말이나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것도 삼일 전에 말이다.

“베레스는? 베레스는 뭘 하고 있었단 말이냐?”

크라수스의 거친 추궁에 전령이 조심스럽게 대답했다.

“그게···. 들리는 마지막 정보로는 적에게 항복을····.”

“그 쓰레기가!!! 찢어 죽여 버리겠다!!!!!!”

크라수스는 있는 대로 열이 받았다.

시칠리아의 동부 지방에는 그의 영토도 잔뜩 있었다. 거기서 들어오는 막대한 재산은 온전히 그의 것이었다.

아니 그것을 빼고서라도···.

‘안 좋아. 이건 정말 안 좋아···.’

이제까지 시칠리아를 방치하고 스파르타쿠스를 먼저 상대한 이유는 시칠리아의 진이 아직 로마에 직접적으로 위협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여겨서 였다.

그런데 시칠리아 전체를 완전히 점령했다는 말은 이제 놈들이 언제 로마로 발길을 돌릴지 알 수 없다는 말이기도 했다.

그때 시저가 전령에게 말했다.

“잠깐···. 지금 레기움의 상황은 어떤가?”

레기움은 메사나에서 가장 가까운 항구 도시이다.

바닷길이 10km도 되지 않아서 그야말로 시칠리아와 로마 반도를 잇고 있는 관문도시라고 해도 좋았다.

“레기움이라면···. 아직 아무 소식도 없습니다.”

“이런 머저리!!! 당장 파악해. 아니····. 파악이 아니라····. 적들이··· 만약 적들이 지금의 상황을 바란 것이라면··. 그렇다면·····? 나라면···? 혹시···.”

시저는 뭔가에 집중해서 신들린 것처럼 중얼 거리기 시작했다.

그런 시저의 모습을 보고 다른 로마인들은 눈사을 찌푸렸다.

그러나 크라수스는 이 젊은 인재의 진짜 모습을 이제야 보는 느낌이 들었다.

‘형님이 저런 모습을 보이는 것은 오랜만인걸?’

신들린 것처럼 중얼중얼 거리는 시저의 모습이 유일하게 익숙한 것은 안토니우스 한명 뿐이었다.

술라에게 목숨의 위협을 받을 때.

군벌에서 밑바닥부터 시작할 때.

해적들에게 인질로 잡혔을 때.

시저는 불리한 상황에서 항상 번뜩이는 무언가를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그럴 때의 시저는 항상 저렇게 뭔가 주변을 잃어버리고 깊숙한 생각의 안으로 들어가서 사고를 판단하고는 했다.

“····레기움이 위험해.”

한참 생각하고 있던 시저가 내 뱉은 한 마디는 레기움이 위험하다는 것이었다.

“시저, 무슨 말인가?”

“지금 당장 전 군을 이끌고 레기움으로 가야 합니다. 가서 레기움을 지켜야 합니다.”

“·····자네. 설마하니 놈들이 레기움까지 바로 공격할 거라고 생각하나? 메사나가 함락된 것인 시간차를 따져서 일주일 전이라고 해도 레기움에는 방위군이········.”

말을 하던 크라수스는 중간에 입을 쩍 벌리고 넋을 잃어 버렸다.

“사령관님?”

“아버지? 왜 그러십니까?”

“····바보 같은···. 그럼 이제까지 쭉····.”

크라수스는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두 손을 부들부들 떨었다.

그런 크라수스를 보고 시저가 말했다.

“사령관님도 아시겠습니까? 우리는 처음부터 지금까지 모두 놈들의 손바닥 위에서 놀아난 겁니다. 이 투리에 군사를 집결시킨 그 순간부터 말입니다.”

“····크윽·····.”

크라수스는 이를 악물고 침음성을 삼켰다.

그의 얼굴에는 굴욕감이 만감에 스치고 있었다.

“사령관님?”

“아버지···. 도대체 무슨···?”

지금 이 자리에 시저와 크라수스 말고는 상황을 완벽하게 이해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 작품 후기 ============================

여러분들의 응원은 작가에게 큰 힘이 됩니다.

그럼 즐감하십시오.^^

PS. 여기서 나오는 레기움이라는 도시의 중요성을 알고 싶으신 분은 제 뜰에 오셔서 지도를 보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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