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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의 혁명-29화 (29/220)

29화

“리시마코스님!! 도적때의 습격입니다.”

“뭐라고? 도적의 습격?”

“그렇습니다. 지금 당장 피하셔야··· 커억!!!”

침대에 누워 자다가 시종의 보고를 듣고 혼비백산하던 리시마코스라는 남자는 시종의 심장을 뚫고 나온 칼날을 보고 숨이 멎을 만큼 놀랬다.

“네가 이 도시의 유력자냐?”

“넌···? 넌 누구냐?”

“데스. 너한테는 죽음의 사신이지.”

우진의 말에 리시마코스는 최근에 붉은 파도라는 산적때의 두목이 데스라는 이름으로 불렸다는 것을 기억했다.

“잠깐··. 돈이라면 얼마든지···. 커억!!!”

“네놈 저승길 노잣돈으로나 가져 가는게 좋을 거야.”

우진은 단칼에 상대를 처리해 버렸다.

“모두 부셔라. 그리고 집에 불을 질러라!!”

“예!! 알겠습니다.”

“서둘러 바로 다음 집으로 이동한다.”

우진은 부하들을 재촉하면서 다음 타깃의 집으로 이동해 갔다.

우진이 사전에 생각했었다.

고대 로마의 도시를 혼란시키기 위해서는 어디를 어떻게 공격해야 할지 말이다.

그리고 생각한 것이 로마의 유력자들의 집을 기습해서 난리를 치는 것이었다.

고대 로마에서 인간은 세 부류로 나뉠 수 있었다.

자유민, 로마인, 그리고 로마인 중에서도 유력가문의 실세들.

노예는 사실상 인간 취급 당하고 있지 않았기 때문에 인간이라고 분류 할 수 있는 것은 이 정도였다.

그 중에서도 유력자들이 로마의 도시에서 차지하고 있는 비중은 컷다.

이들은 개개인이 군사를 가지고 있는 경우도 있었고, 무엇보다 도시의 지배계층들과 커넥션을 유지하고 있었다.

그런 곳의 위치를 사전에 파악해둔 우진은 그대로 부하들과 함께 돌아가면서 유력자들의 집을 습격해서 죽이고 불을 지르고 있었다.

최단거리로 움직이는 우진과 부하들의 행동에 순식간에 다섯채의 집이 불타올랐다.

하나같이 메사나의 유력자들의 집이었다.

그것과 동시에 항구쪽 에서도 소란이 일어났다.

“으아악!!!”

“습격이다. 모두 배를 지켜라!!”

“지키란 말이다. 개새끼들아!!!”

배의 선주들은 불타 오르는 자신의 배를 보고 목이 쉬어라 비명을 질렀지만 소용 없었다.

메사나의 병사들이 항구가 아니라 유력자들의 집에 일어난 방화에 먼저 투입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우진의 예상이 제대로 맞은 것이다.

“불을 꺼라!!”

“빨리 안에 가서 사람을 구해라. 반드시 구해야 한다.”

그들은 구조 활동에 최우선적으로 움직였지만 그래도 구할 수 있는 목숨은 아무도 없었다.

우진이 철저하게 죽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진도 슬슬 곤란해짐을 느꼈다.

“반응이 생각보다 빠르군. 좀 더 시간을 끌고 싶었는데····.”

“대장님.”

“·····후퇴 신호를 울려라.”

우진은 좀 아쉬운 기분이 들었지만 그래도 미련에 시간을 끌다가 부하들의 희생을 내고 싶지는 않았다.

항구쪽의 인물들은 배를 타고 지금쯤 이미 탈출했을 것이다.

문제가 되는 것은 대규모의 인원을 끌고 이탈하는 육로쪽.

‘관문을 언제까지 유지 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따라와라!!”

우진은 당초에 자신들이 제압했던 동문 쪽으로 아군들을 이끌고 달렸다.

동문에 도착한 순간 우진은 자신의 판단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알았다.

이미 퇴각 신호를 듣고 탈출하던 부하들 몇몇이 관문에서 가드들과 전투중에었던 것이다.

“죽어라!!”

“이 산적때 들이!!”

아마도 적들 중에서도 눈치가 빠른 인물이 있었던 모양이다.

도망가지 못하게 재빨리 관문을 점거하고 문을 걸어 닫으려고 한 것이다.

이대로 관문이 봉쇄 당하면 이 메사나의 모든 도시 병력과 싸우게 되고 그럼 전멸은 따논당상일 것이다.

“모두 비켜라!!!”

우진은 성난 맹수처럼 칼을 들고 관문을 막고 있는 가드들에게 덤볐다.

“이 놈이!!”

“산적 나부랭이가·· 죽어랏!!!”

우진이 사납게 달려들자 메사나의 가드들은 방패를 도열하고 막으려고 했다.

이전의 레기움의 오합지졸들하고는 달랐다.

방패로 벽을 만들어서 짱짱하게 대열을 유지한 가드들은 척 봐도 정예 같았다.

“으아아아!!!!!”

우진은 태도를 사납게 휘두르면서 방패를 때리고 그 틈으로 칼날을 찔러 넣기 시작했다.

“크윽···.”

“방패병 절대 놓지 마라!!!”

우진의 칼날은 마치 맹수의 발톱처럼 사납게 방패를 때리고 순간순간 보이는 틈마다 날카롭게 일격을 찔러 넣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열은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

그러나 우진은 이를 악물고 더욱더 힘차게 검을 휘둘렀다.

그리고 몇 명의 방패가 무너지는 틈을 놓치지 않고 섬광 같은 찌르기를 찔러 넣었다.

“크억!!!”

“아악!!!”

병사들은 그대로 쓰러져 갔고 우진은 그 틈을 놓치지 않고 파고들려고 했다.

그러나····.

“포지션 체인지!!!”

뒤편에서 지휘관의 명령이 떨어지자 뒤에서 대기하고 있던 병사들이 다시 방패를 들고 앞열의 병사들 앞으로 나왔다.

절도 있는 동작과 서로 일체화된 호흡으로 새롭게 전열을 가다듬어 버리는 로마의 군단병을 보고 우진은 질려 버렸다.

‘이 새끼들이····.’

사실 우진은 이제까지 기습과 야습, 그리고 농장의 용병들이나 사설 가드들이나 상대하는게 고작이었다.

진짜 로마의 정예 병력을 상대로 제대로 전열을 마주하고 싸우는 것은 처음이었다.

로마의 중장보병들의 방패술.

서로 방패를 겹쳐서 벽을 만들고 그 압박으로 적을 무너트리고 유린한다.

지극히 단순한 전술이었지만 효과적이기도 했다.

현대의 시위 진압대들도 이런 로마의 방패술을 이용한다.

그만큼 효과적인 방법이라는 것이다.

로마는 이 중장보병의 무적의 방어력을 기초로 해서 한때 세계를 호령했던 것이다.

워낙에 유명한 전법이었기에 우진도 이런 로마의 중장보병의 방어진은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이렇게 실제로 마주한 것은 처음이라서 약간 질린 것 뿐이었다.

하지만····.

“칫!!! 이 새끼들이!!!!!”

질린다고 지금 포기 할 수는 없었다.

우진은 그대로 온몸으로 방패에 부딪혔다.

콰앙!!!

힘찬 진각과 함께 더불어서 방패를 어때로 밀어 버린 우진의 공격에 의해서 방패의 전열이 잠깐 파도를 쳤다.

“칫, 이 놈이····.”

“찔러 버려라!!!”

우진이 직접 몸으로 방패에 부딪히자 로마의 병사들이 검을 들고 우진을 찌르려고 했다.

“안돼!! 전열을 유지해라. 이 빌어먹을 새끼들아!!”

뒤편에서 지휘관이 병사들에게 소리쳤지만 이미 늦었다.

방패병들이 검을 찔러 넣으려고 하는 순간 방패가 옆으로 비키면서 그들의 심장이 텅 비었다.

그걸 놓칠 우진이 아니었다.

슈슈슈슛!!!

마치 칼바람이 부는 듯이 섬광이 번뜩였다.

그리고 한 순간에 다섯 명이 가슴과 목에서 피를 흘리면서 쓰러졌다.

“어···. 어어?”

“요··· 요술인가?”

병사들은 당황했다.

방패가 아니라고 해도 이 시대의 병사들은 체인 메일을 입고 있었다.

체인메일은 쇠사슬을 엮어서 만든 갑옷으로 찌르기에는 좀 약하지만 베기에는 무척 효과적이었다.

그런데 우진의 검에는 버티지 못하고 종이 조각처럼 갈라져 버린 것이다.

로마의 병사들이 우진의 검술을 요술이라고 생각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하지만 그들은 몰랐다.

우진의 태도는 원래 체인메일과 비슷한 구조의 미늘갑옷, 즉 찰갑을 베기 위해서 제작되어 온 무기였다.

쓰는 사람에 따라서 효과가 극단적으로 달라지기는 하지만 이 시대의 어설픈 체인메일 정도는 우진의 실력이면 충분히 베고도 남았다.

어쨌든 로마의 병사들이 겁 먹은 틈을 타고 우진은 그 기회를 놓치지 않고 파고 들었다.

“오오오오!!!!”

우진은 사납게 검을 휘두르면서 안으로 파고 들었다.

“커억·····. ”

“아악!!!”

우진이 한 번 휘두르는 검은 절대로 헛손질을 하지 않고 한 번에 한명 이상의 로마 병사들의 목숨을 거두어 갔다.

검을 타고가서 그대로 목을 따버리고 이어서 물 흐르듯이 휘둘러진 검은 두명의 심장을 베어 버렸다.

휘둘러진 빈틈을 타고 우진의 뒤를 노려서 덤벼든 병사는 우진이 뒤를 돌아보지도 않고 뒤편으로 찔러 넣은 검에 심장을 꿰뚫려 버렸다.

당하는 입장에서는 미칠 지경이었고, 우진의 부하들의 입장에서는 전신 마르스가 자신의 편으로 돌아선 기분이었다.

그런 우진의 활약 덕분에 로마 병사들의 방패진은 무너져 버리고 말았다.

그 광경은 마치 작은 구멍에서 생긴 균열로 붕괴되는 댐을 보는 것 같았다.

“모두 다 죽여라!!!”

전열이 무너지고 전법의 차이가 사라지만 그 다음으로 드러나는 것은 개개인의 역량 차이다.

“오오오!!! 데스님을 따르라!!!”

“붉은 파도의 힘을 보여줘라!!”

용맹한 검투사 노예들이 앞장서서 로마 병사들을 유린하기 시작하고 그 뒤를 이어서 사기가 충만한 붉은 파도의 병사들이 몰아쳤다.

“이 놈들··· 커억!!”

“산적 나부랭이들이!! 반격하라!!”

로마의 병사들은 악에 받쳐서 싸우려고 그들 개개인의 기량은 검투사들과 우진을 따라 갈 수 없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사기에서 차이가 너무 크게 난 것이다.

“크윽····. 이··· 빌어먹을 산적 새끼들····.”

마지막으로 남은 가드장을 향해서 우진이 검을 찔러 넣으면서 말했다.

푹···.

“크억····.”

“우리는 산적이 아니다. 혁명가다.”

우진은 그렇게 말하면서 놈을 처리하고 다시 관문을 열었다.

아니. 다시 닫지도 못하게 아주 부셔 버렸다.

“마이우스!!”

“예. 대장님.”

“지금 당장 부상자부터 우선해서 후퇴시켜라.”

“대장님은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안전하게 후퇴하기 위해서는 누군가가 후미를 맡아야 한다. 당장 움직여!!”

“옛!! 알겠습니다.”

우진의 명령에 따라서 마이우스는 그대로 후퇴병력을 이끌고 관문 밖으로 나갔다.

그리고 우진은 자신의 장담대로 최후의 최후까지 로마군을 상대하면서 후미를 지켰다.

로마군들도 우진의 부하들이 관문을 통해서 후퇴한다는 것을 알고 따라오려고 했지만 그때는 이미 대부분의 붉은 파도들이 썰물 빠지듯이 빠져 나가고 난 후였다.

“이익!!! 잡아랐!!!”

로마의 병사들은 뒤에 남아있는 우진을 잡으려고 했지만 우진은 미리 준비해둔 엄폐물의 뒤로 피했다.

성문의 앞에 부서진 목재를 쌓아서 만든 방어막에는 기름이 듬뿍 먹여져 있었다.

“불을 붙여라!!”

우진의 명령에 따라서 쌓여있는 목재에 그대로 불이 붙었고 활활 타오른 장벽을 넘어올 로마군은 아무도 없었다.

“크윽···. 이 개새끼가!!!!”

뒤편에서 분통을 터트리는 지휘관을 유유히 돌아보면서 우진은 말했다.

“내 이름은 데스.”

“············.”

“타락한 로마를 무너트릴 혁명가 데스다.”

우진은 그렇게 한마디 말을 남기며 염장을 질렀다. 그리고 동시에 타오르는 불길의 저편으로 몸을 숨겨 버렸다.

졸지에 닭 쫓던 개가 된 로마군의 지휘관은 목이 터져나가라 분통을 터트렸다.

“데에에에스으으으으!!!!!!!!”

이날 기점으로 붉은 파도의 데스라는 이름은 시칠리아를 넘어서 로마의 본토에까지 알려지게 된다.

당연한 얘기지만 이런 사실은 베레스의 분통을 터지게 하기에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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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감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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