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로마의 혁명-22화 (22/220)

22화

“오오오!!! 일방적인 도륙이다!!”

“피의 축제를 열자!! 피다!!!”

“오오오!!!”

진의 협박은 정통으로 먹혔다.

검투사들은 각자의 무기를 들고 산적들에게 돌격했다.

“저 놈들이 겁도 없이 먼저 덤벼?”

“모두 죽여라!!!”

“와아아아!!!”

산적들도 마주 달려 들었고 100대 30의 전투가 벌어지기 시작했다.

“죽어랏!!”

“이 새끼!!”

“빌어먹을!!!”

산적들은 마치 욕은 나의 버프.

라는 듯이 온갖 쌍욕을 다 하면서 덤볐다.

그에 비해서 우진의 부하들은 별 말 없이 담담하게 싸우고 있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대강 싸우는 것은 아니었다.

표정에서 드러나는 집중력은 가히 최고조에 올라가 있었다.

‘잘 하고 있군.’

부하들이 싸우는 것을 보면서 우진은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검투사는 기본적으로 여러 가지 타입이 있고, 보통은 동종의 타입끼리만 싸우는게 기본이다.

그래야 돈을 거는 로마인들이 공평하다고 느낄테니 말이다.

하지만 꼭 그렇게 공정하게 싸우는 것 만은 아니었다.

직업 검투사들은 그런식으로 시합을 가려가면서 싸울 수 있을지 몰라도 노예 검투사들에게는 선택권이 없었다.

상대가 맹수라고 해도··.

다대일의 싸움이라고 해도···.

노예 검투사들은 어떻게든 싸워서 살아 남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우진의 부하들은 그런 사선을 넘어서 몇 번이고 살아남은 맹자들이었다.

그리고 우진의 부하들이 유리한 점은 하나 더 있었다.

“죽어랏!!!”

“흡!!”

콰앙!!

산적의 공격을 방패로 흘려보낸 후에 그대로 이어지는 일격으로 산적의 목숨을 빼앗은 검투사는 그대로 용감하게 산적들의 사이로 돌진해서 산적들을 혼란스럽게 했다.

그리고 그 틈을 타서 다른 동료들이 혼란스러워 하는 산적들에게 죽음을 선사했다.

“크악!!”

“아악!!!”

오합지졸로 싸우는 산적들과 검투사들은 그 팀웍에서 차원이 달랐다.

검투사들의 시합 중에는 과거 전쟁을 재현하듯이 여러명이서 싸우는 시합도 종종 있었다.

그랬기에 단순한 난전이라고 해도 같은 동료를 지키면서 그리고 도우면서 싸우는 것에 익숙한 검투사들이었다.

그런 검투사들을 상대로 산적들은 일방적으로 도륙 당하고 있었다.

‘보통 질보다 양이 중요하다고는 하지만···. 역시 3대1정도의 비율은 충분히 뒤집을 수 있는 질이군.’

자신의 부하들의 싸움을 보면서 충분히 만족스러워 하는 우진이었다.

그때 우진의 눈에 자신을 노리고 달려오는 몇몇 산적들이 보였다.

“오오!!!”

“죽어라!!!”

아마도 뒤에서 팔짱만 끼고 있으니 우진이 만만해 보였던 건지도 모르겠다.

근육이 우락부락한 다른 검투사들과 달리 약간 호리호리한 체형이기도 하니 말이다.

“가사로운 것들····.”

우진은 다가오는 놈들을 향해서 태도를 뽑고 잔인하게 이를 드러내고 웃으며 마주해 갔다.

그 미소는 마치 사냥감을 눈앞에 둔 호랑이의 으르렁 거림 같았다.

순간 우진에게서 느껴지는 분위기가 심상치 않아서 산적들이 주춤했다.

그것은 인간으로서··.

아니 동물로서의 생존본능이었다.

야생의 초식 동물이 태어나자 마자 사자가 자신의 포식자라는 것을 아는 것처럼 그들도 본능으로 느끼고 있었다.

누가 포식자고 누가 먹이감인지 말이다.

하지만 인간은 본능보다 자신의 이성을 따르는 경우가 많은 생물이다.

“쳇!! 쫄지 마!!!”

“적은 한 놈이다. 체격도 비리비리 하잖아!!?”

“죽여랏!!!”

놈들은 다시 한 번 용기를 내서 달려 들었다.

다른 검투사들 보다 우진의 몸이 선이 가는게 놈들이 우진을 얕보는 이유중에 하나였다.

하지만 그것은 큰 착각이었다.

우진의 몸은 다른 검투사들처럼 두꺼운 근육으로 둘러 싸여있지는 않았지만 섬세하고 빈틈없이 잘 발달한 근육이 전신에 착 휘감겨 있었다.

그것은 실로 검을 휘두르기에 최적화된 몸이었다.

복서의 광배근이 기형적으로 쪼개져 있는 것처럼.

레슬러들의 척추 기립근이 강철 스프링처럼 두꺼워져 있는 것처럼.

우진의 근육은 근섬유 하나하나가 검을 휘두르는 것에 최적화 되어서 진화했다.

지금 우진의 검은 달인의 경지.

그것도 그냥 달인이 아니라 피를 듬뿍 머금고 성장한 살검의 달인에 이르러 있었다.

마주하는 산적들하고 거리가 가까워지자 한걸음 미끄러지듯이 내딛은 우진은 그대로 횡으로 검을 크게 휘둘렀다.

촤아악!!!

단 한수에 세명의 산적들이 그대로 쓰러져 버렸다.

그들은 마치 피의 분수라도 뿜는 것처럼 목에서 피보라를 일으키면서 그대로 절명했다.

“어어··?”

“이··· 이이 놈?”

그제야 산적들은 우진이 비범하다는 것을 알았다.

하지만 사자의 코털을 건드렸으면 그만한 대가를 치러야 하는 법.

지금 후회해서는 이미 늦었다.

우진은 본격적으로 검을 휘두르기 시작했다.

보통 달인에 이르면 이를수록 검도의 검은 자연스러워 지고 매끄러워 지는 법이다.

하지만 우진의 검은 달랐다.

이미 달인의 경지 중에서도 상당히 완숙한 수준의 달인에 이르렀음에도 불구하고 우진의 검은 여전히 거칠었다.

하지만 군더더기가 있다는 느낌은 안 들었다.

슈팍!!! 콰지직!! 스팟!!

찌르고, 뼈를 쳐내고 단번에 절단하고···.

우진의 검은 그야말로 인간이라는 적을 죽이기 위해서 최적화되어 진화한 살검.

그것도 현장에서 무수한 피를 빨면서 진화한 검술이다.

검도 특유의 무도로서의 예의와 정중함은 온데간데 사라지고 그 자리에는 철저하게 만치 피를 탐하고 인간을 멸살시키는 잔임함과 철저함이 자리해 있었다.

즉, 우진의 검에 보이는 거칠음은 인간을 효과적으로 죽이기 위해서 필요한 거침이었던 것이다.

정통 검도의 달인이 정갈한 난 같다면 우진의 검은 거칠게 가지를 뻗어 있는 야생의 소나무 같은 느낌인 것이다.

“크악!!!”

“사·· 사람 살려!!”

“악마다!!! 악마가 있다!!”

뭐··. 비유야 어쨌든 간에 한 마디로 산적 나부랭이들이 감히 맞설 수 있는 존재는 아니라는 것이다.

추풍낙엽이라는 말이 어울릴 정도로 능숙하게 산적들을 죽여가는 우진의 모습은 검사라기 보다는 완숙한 살인귀의 그것 같았다.

실로 검술이라는 것은 인간을 죽이기 위해서 만들어진 기술이다.

라는 주장을 우진은 온몸으로 실천하고 있는 것이었다.

검사와 살인귀가 혼합된 것 같은 형태.

실로 검귀(劍鬼)라고 할 만했다.

“으아아아!!! 악마다!!”

“제기랄!!! 죽어!!”

“커억·····.”

산적들은 마치 발악하듯이 우진에게 달려 들었다.

하지만 그것은 용감하게 목숨을 버리고 덤비는 그런 종류의 공격이 아니었다.

궁지에 몰린 쥐가 고양이를 물기 위해서 덤비는 그런 종류의 발작에 가까웠다.

다만···. 고양이라면 한 번 물어 볼 수라도 있겠지만 산적들과 우진의 전력 차는 그 정도가 아니었다.

쥐와 고양이를 넘어서 쥐와 호랑이.

그 정도의 차이가 나고 있었던 것이다.

우진은 산적들을 유유히 베어가면서 시체의 산을 쌓아갔다.

그리고는 이윽고 산적 두목의 앞에 도착했다.

“이··· 이놈이 감히!!!”

산적 두목은 자신이 폼으로 두목을 하고 있는게 아니라는 듯이 커다란 전투용 도끼를 우진을 향해서 휘둘렀다.

“죽어랏!!!”

하지만 그 도끼가 우진의 머리에 와 닿는 일은 절대로 없었다.

스팟!!

섬광처럼 뻗어나간 우진의 칼놀림에 산적 두목의 도끼의 자루가 잘려 나갔기 때문이다.

“이···. 이이···.”

당황하는 산적 두목을 향해서 우진의 검이 몇 번이고 더 번뜩였다.

“크아악!!!”

산적 두목은 사지와 전신에 칼집이 나고는 그대로 비명을 지르면서 자리에 꿇어 앉았다.

우진은 그런 산적 두목의 목에 칼을 겨누고 말했다.

“어때? 좀 더 아프게 해 줄까?”

“·······하··· 항복입니다.”

애당초 산적 나부랭이.

죽을게 뻔한데 거기에 개길 의욕은 없었다.

잠시후.

우진이 산적 두목을 정리한 것과 동시에 우진의 부하들도 산적때들을 모두 정리했다.

산적들을 다 정리하고 나자 함정의 입구에서 디오클레이우스가 부하들을 이끌고 나타났다.

“뭐야? 이럴 줄 알았으면 우리도 끼는 건데 왜 입구만 지키고 있으라고 했어?”

디오클레이스의 툴툴거림에 우진이 웃으면서 말했다.

“사실 이 놈들이 전황이 불리해지면 도망갈까봐 그랬는 것인데····. 머리가 나쁜 놈이라서 후퇴라는 생각을 못했나봐.”

“쳇!! 다음에는 역할을 바꾸자고.”

“그래. 다음이 또 있으면 말이야.”

우진은 그렇게 디오클레이우스를 달래고 산적 두목에게 말했다.

“자·····. 이제 슬슬 얘기를 좀 해볼까?”

“···무슨·· 무슨 얘기를 말입니까?”

“너희들의 거래처를 말하는 거다.”

우진이 산적 두목을 살려둔 이유는 오직 하나였다.

바로 산적들이 빼앗은 현물을 처분하는 거래처.

이른바 장물아비를 찾으려고 하는 것이다.

사실 우진은 부자였다.

검투사 양성소를 탈출하면서 빼앗은 무지막지한 황금이 있었다.

하지만···. 이 보물들이 지금까지 우진의 일행에게서 차지한 비중은 그냥 단순한 금속 덩어리일 뿐이었다.

그도 그럴것이····.

황금은 가치를 인정해 주는 사람이 있어야 황금인 것이다.

먹을 수도 입을 수도 없는 황금을 알맞게 사용하기 위해서는 보물을 처분해야 했는데···.

우진에게는 그런 경로가 없었다.

그래서 이제까지 우진은 막대한 황금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밀 한자루 만큼의 가치도 없이 무용하게 사용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제 그 황금을 식량과 무기로 바꾸기 위해서 거래처를 찾으려는 것이다.

산적들이라면 그런 거래처가 있을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런 우진의 예상은 맞았다.

다만 그 거래의 대상이 생각보다 훨씬 거물이었을 뿐이다.

============================ 작품 후기 ============================

거래 대상은 누굴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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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즐감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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