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로마의 혁명-19화 (19/220)

19화

<시칠리아에서의 첫전투.>

“지름신?”

“지름··· 신? 그게 뭐지?”

“처음 듣는 신인데···.”

우진은 수근 거리는 동료들을 보면서 이제는 될대로 되라는 식으로 지껄이기 시작했다.

“지름신이란 신들의 상인으로 신이 만든 물건을 구입해서 인간들에게 공급해주는 신이다. 우리 일족의 전사는 처음 15살 때 자신의 무기를 살 때 이 지름신의 허락을 받고 구입한다.”

“호오····.”

“지름신이 내 꿈에 등장해서 명하기를··. 내가 불카누스의 무기를 한동안 사지 않을 생각이니 그가 대장의 일에서 잠시 손을 놓을 거이니 그의 대장간이 평온할 것이다. 나의 전사여. 편하게 동료들을 이끌고 그것에서 머물도록 하라. 라고 했다.

“오오오!!!”

“신의 신탁····.”

“우리에게 신이 함께 하다니····.”

“신이 함께 하리니!!!”

“승리가 함께 하라!!”

“위대한 지름신의 전사 진!!”

“진!! 진!! 진!!”

“진!! 진!! 진!!”

“진!! 진!! 진!!”

자신의 이름을 부르면서 감탄하는 동료들을 보고 우진은 생각했다.

‘····믿지마. 바보들아. 왜 믿는 거야. 제발 하지 마. 쪽 팔리잖아.’

순진한 고대인을 사기치는 사악한 21세기의 지구인이··· 이 자리에 있었다.

진은 일단 배에서 내려가지고 수례에 짐을 싣고 산으로 움직였다.

하지만 정비된 도로가 아니라 작은 소로를 이용해서 움직였다.

“진. 왜 이렇게 좁고 으슥한 길로 가는 거야?”

“사냥···. 아니 낚시야.”

“낚시? 이 산에서?”

“그래···. 물고기를 낚으 려는게 아니다 보니까 여기서 해야 겠지.”

“············.”

우진의 말에 디오클레이우스는 무슨 말인지 이해를 못하겠다는 얼굴을 하고 있었다.

사실 우진은 여기서 이렇게 으슥한 길로 가는 것에 나름 이유가 있었다.

자고로 한 무리를 이끌게 되었으니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하는 것은 의식주다.

이제까지는 오로지 시칠리아로 이동하는 것에 주력했기 때문에 그다지 신경쓰지 않았지만···.

사실 일행들의 태반이 거지꼴이었다.

이번에 배에서 합류한 노예들은 물론이고 기존에 우진을 따라서 온 자들까지 다 헤진 옷을 입고 있었고, 무리한 행군에 혈색도 좋지 않았다.

강건한 검투사들이라면 몰라도 여자들에게 있어서 이 행군은 확실히 어려운 것이었다.

그러니 우진은 의식주 중에 가장 먼저 주를 해결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먹을 거리는 아직 남아 있었다.

중요한 것은 연약한 여자들이 안전하게 머물 수 있는 장소였다.

하지만 처음부터 집을 만들려면 시간이 오래 걸린다.

그러니 우진은 한 가지 가능성에 도전을 해 보기로 했다.

‘이 시대의 치안을 생각하면···. 아주 터무니없는 얘기는 아닐 거야.’

우진은 그렇게 생각하면서 이동을 계속했다.

동료들도 지름신의 전사인 우진이 뭔가 생각이 있으려니 하고 그저 따를 뿐이었다.

아무래도 이 시대의 인간들은 21세기의 현대인들 보다는 타인에게 의존도가 높은 것 같다.

그러기를 며칠···.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낚시 바늘에 입질이 왔다.

“거기 서라!!!”

“가진 것 다 내려놓고 꺼져라!!!”

“물론 여자들도 말이다. 크하하하!!!”

호쾌하게 웃으면서 무리의 앞에 나타난 30여명 전후의 우락부락한 남자들.

바로 산적들이었다.

갑자기 도로를 막으면서 나타난 그들을 보고 우진은 환하게 미소 지으며 말했다.

“감사합니다. 신이시여.”

“··········.”

“··········.”

“··········.”

우진의 영문 모를 반응에 산적들은 오히려 얼어 버렸다.

그들의 오랜 영업 기간 동안 이런 손님들은 없었다.

보통 자신들을 만나면 이렇게 환한 미소가 아니라 비명과 눈물이 난무해야 하는데···.

하지만 산적들이 당황하거나 말거나 우진은 부하들에게 말했다.

“전원 전투태세!! 한 명도 놓치지 마라!!”

“옛!!!”

“옛!!!”

“옛!!!”

우진의 말에 부하들이 한꺼번에 무장을 하기 시작했다.

우진의 지시대로 사전에 커다란 로브를 쓰고 몸을 가리고 있던 50여인의 검투사들이 로브를 벗자 산적들이 오히려 당황해 버렸다.

“어···? 어어···??”

“이·· 이놈들 뭐지?”

산적들이라고 해 봐야. 길에서 힘 없는 행인들에게 갈취하던 자들이다.

프로 검투사들의 입장에서 보면 그저 귀여울 뿐이었다.

“크크크···. 그럼 어디 한 번 놀아 볼까?”

“좋지···.”

근육을 꿈틀 거리면서 무기를 드는 검투사들을 보면서 산적들은 당황했다.

이제야 뭔가 잘못 건드렸다는 감이 오고 있었다.

하지만 그들도 오랜 산적으로서의 자존심이 있었기에 그들은 오기 있게 말했다.

“제길!! 덤벼라!!! 우리들의 힘을 보여주자!!”

“오오!!!!”

그리고 용맹하게 달려드는 산적들을 보면서 검투사들은 잔인하게 이를 드러내면서 웃었다.

“가사로운 것들!!”

“크크큭···.”

“훗··. 어서 와 보련····.”

쾅!! 콰앙!! 캉!!

그렇게 두 무리가 격돌했다.

격돌 직후에 두 무리의 전투력의 차이는 확연하게 드러났다.

최초의 충돌에서 검투사들은 한 명도 다치지 않았다. 방패와 무기를 이용해서 산적들의 공격을 절묘하게 흘려내 버린 것이다.

그 대신에 산적들은 10명이 넘게 목숨을 잃어 버렸다.

중심을 잃은 순간 상대방은 빈틈을 놓치지 않고 적들의 목숨을 차곡차곡 거두어 갔다.

“커억!!”

“크아악!!!”

산적들은 저마다 피를 토하면서 쓰러져 갔고 검투사들은 그런 산적들을 여유있게 처리해 갔다.

“이 놈들 너무 쉬운데?”

“훗!! 아레나였다면 가장 처음에 죽었을 타입들이군.”

악에 받힌 산적들과 달리 검투사들은 자기들 끼리 대화를 할 정도의 여유가 있었다.

그만큼 압도적인 실력의 차이가 나는 것이다.

우진은 뒤편에서 그런 부하들을 보고 생각했다.

‘가세는 필요 없겠군.’

따지고 보면 이들 전원은 우진이 가르친 제자이기도 하다.

비록 산적 나부랭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산적들을 손쉽게 처리하는 부하들을 보고 우진은 뿌듯해 했다.

“우어어어!!!!”

두 개의 쌍검을 들고 한번 휘두를 때 마다 산적들의 목숨을 거두어 가는 디오클레이우스의 압도적인 힘이야 새삼 놀라울게 없지만···.

“하앗!!!”

“차아앗!!!”

효율적으로 검과 방패를 써가면서 산적들을 처리해 가는 다른 부하들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았다.

산적들의 막 배운 검 따위는 감히 피부에 스치는 것도 용납하지 않고 압도적으로 쓰러트려가는 부하들의 모습은 대단한 것이었다.

‘그러고 보니···. 저런 부하들을 혼자서 다 상대하라고 해도 할 수 있을 것 같은 나는 뭐지?’

우진은 잠시 자신이 왜 이렇게 강해 졌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원래 21세기의 검도 챔피언이었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고대 검투사 50명을 한번에 감당 할 수 있겠다고 자신할 정도는 아니었다.

타임 슬립전의 우진이었다면 진검을 들고도 저들 중에 한명이나마 상대 할 수 있을까? 말까? 였을 것이다.

그 말은 우진이 그동안 터무니없이 강해졌다는 것이다.

‘역시···. 검사에게 있어서 목숨을 건 실전은 10년의 수련보다 더 효과적인 것일지도···.’

평화로운 21세기의 지구에서 죽도와 호면으로 보호받았던 우진에게 있어서 고대 로마에서의 하루하루는 극한의 수행이었다.

그런 극한의 상황에서 살아남아 왔는데 실력이 늘지 않았다면 그게 이상한 일이기는 했을 것이다.

우진이 이런 생각을 하는 사이에 이미 전투는 거의 정리되어 갔다.

“오지 마!!! 오지 말라고!!”

“으아아··· 살려줘···.”

이제 한 둘 정도 남은 산적단을 보고 우진이 말했다.

“디오클레이우스!!!”

“왜 불러!?”

“그 놈들 사로 잡아줘.”

“·····그러지.”

디오클레이우스는 그대로 검을 집어 넣고 놈들에게 다가갔다.

“으아아!!!! 오지 마!!!”

“시끄러!!”

꽝!! 꽝!!

디오클레이우스는 그대로 자신의 주먹을 마치 망치처럼 휘둘러서 산적들의 머리를 쳐서 납작하게 해 버렸다.

‘····하여튼 힘은···.’

아마 후한 말의 장비가 온다고 해도 힘만 따지면 디오클레이우스는 이길 수 있을지 모른다.

우진은 그런 생각을 했다.

한편 산적들을 순식간에 처리하는 검투사들을 보면서 이번에 새로 합류한 노예들은 눈을 반짝이며 감탄했다.

“대단해····.”

“검투사라는 말은 들었지만···.”

“이 세상에 모든 검투사들은 모두 저렇게 강한 건가?”

그렇게 감탄하는 자들에게 세체니를 비롯해서 기존에 있던 노예들이 오해를 바로 잡아 줬다.

“모든 검투사가 강한게 아니야. 저 분들은 진님에게 직접 수련 받은 강자였지. 로마에서도 레마이오스 양성소라고 하면 명문이었다고.”

“그럼···. 방금 구경만 하던 진님이 모두 가르쳤다는 건가요?”

“그렇지. 저 분이 가장 강해.”

“하지만···. 저 분은 그렇게 근육이 크지도 않고 덩치도 그렇게····.”

한 여자의 말에 레마이오스 가문시절부터 따라온 노예가 말했다.

“모르는 소리. 저기 보이는 디오클레이우스님 보이지?”

“예. 저 분 말이죠···.”

여성 노예는 디오클레이우스를 몽롱한 눈으로 바라봤다.

새롭게 합류한 노예들에게 있어서 가장 인기있는 남자는 바로 디오클레이우스였다.

일행의 리더는 우진이었지만 우진은 세체니 이외의 여자들에게는 눈길도 주지 않았고···.

그 대신에 디오클레이우스는 오는 여자를 마다하지 않았다.

지금 몽롱한 시선을 보내는 여자도 디오클레이우스에게 한 번 안긴적이 있었다.

그녀는 반드시 디오클레이우스의 여자가 되어서 그의 보호를 받겠다고 다짐하고 있는 여자였다.

그런 그녀에게 천둥 같은 소리가 떨어졌다.

“예전에 저 분이 진님에게 한 번 도전한 적이 있어. 그때 어떻게 되었는지 알아?”

“····어떻게 되었는데요?”

의미심장한 말에 그녀는 조심스럽게 되물었다. 그리고 돌아온 대답은 정말 깜짝 놀랄 일이었다.

“진님이 완전히 가지고 노셨다니까. 난 그때 물 나르던 노예였는데 그걸 직접 봤어. 휙휙 요술처럼 움직이는 그 분의 움직임을 말이야.”

“세상에····.”

“로마에서 무패의 검투사로 유명하셨던 두 분이지만 실제로 싸우면 진님이 틀림없이 이겨.”

“그렇군요····.”

둘의 대화를 듣고 있던 다른 노예들도 우진을 새삼 스러운 눈으로 봤다.

이미 로마에서부터 따라온 노예들은 우진의 전력을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 새롭게 합류한 노예들은 우진이 그만큼 강하다는 것을 새삼스럽게 알고 감탄했다.

특히 그 중에서도 한 소년은 정말 눈을 반짝 거리고 있었다.

우진이 배에서 구해준 소년이었는데···.

그 소년의 눈에는 어떤 결의까지 보이고 있었다.

============================ 작품 후기 ============================

소년 : 저는 평생 진님을 따르겠습니다.

진 : .....따르기만 할거지? 딴거 안 할거지?(무기를 꺼내고 뒤로 주춤주춤 물러난다.)

으음.. 생각보다 순위가 안 오르네요.

제 욕심이 컷나요?

쩝~. 아직 초반이기 하지만 역시 추천이 좀 부족한 것 같습니다.

그럼 즐감하십시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