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화
우진은 세체니의 말을 듣는 순간 단번에 그녀를 품에 강하게 끌어 안았다.
지금 우진은 참을 수 없을 정도로 그녀가 사랑스러웠다.
“널···. 내 여자로 정했어.”
“그렇게 하세요. 절 가지세요. 그리고 절대 놓치지 마세요.”
“물론. 영원히····.”
시간을 역행하지 않았다면 만나지도 않았을 인연이었다.
하지만 우진은 이 만남에 감사했다.
세체니의 아름다운 몸을 안고 그녀의 입술에 입술을 맞추면서 우진은 오랜만에 만족감을 느꼈다.
입술 뿐만이 아니다.
세체니의 손길이 닿는 자신의 몸 하나하나가 마치 정화되는 느낌이 들었다.
이제까지 라시에타라는 여자에게 더렵혀진 부분을 마치 세체니가 깨끗하게 씻어주는 기분이었다.
“세체니····.”
“아····.”
우진은 세체니의 손길을 만끽 하다가 이제는 자신의 손으로 세체니를 느끼기 위해서 움직이기 시작했다.
우진의 손길이 본격적으로 세체니의 하얀 피부 위를 만지기 시작하자 세체니는 달뜬 신음 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부드러운 어깨를 지나서 봉긋한 가슴에 머물다가 그 곳에서 충분히 여운을 즐긴 다음에 매끄러운 허리를 지나서 둥근 엉덩이를 거쳐서 매끄러운 다리를 훑어갔다.
마치 성지를 찾는 순례자의 여행처럼 세체니의 몸이라는 하나의 세계를 우진은 탐험하고 순례하듯이 누볐다.
그리고 이제는 그 누구의 손길도 닿은 적 없는 미답지에 도착한 우진의 손길은 세체니의 몸에서 여자로서의 희열을 이끌어 내기 시작했다.
“하악!!! 아···· 아아·····아!!”
세체니는 질끈 감고 있던 눈을 크게 뜨고 허리를 활처럼 휘면서 우진의 손길에 격렬하게 반응했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절대로 우진의 손길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반항하지는 않았다.
마치 온전하게 저는 당신의 것입니다.
라고 말하는 듯이 우진의 모든 것을 감당하려고 하고 있었다.
남자를 모르는 그녀가 이렇게 힘내고 있는 것이 얼마나 큰 일인지···.
우진도 잘 알고 있었다.
그랬기에 우진은 더 이상 그녀를 부끄럽게 하지 않고 자신의 몸을 그녀의 몸 위에 겹쳤다.
“하아····. 하아····.”
“몸에 긴장 풀고····. 좀 아프지만 견뎌.”
우진의 말에 거친 숨을 고르고 있던 세체니는 고개를 끄덕였다.
처녀인 그녀에게 있어서 우진의 행위는 이미 새롭다 못해서 경이적인 것이었다.
이미 자신의 몸이 자신의 것이 아닌 것처럼 느껴졌다.
태어나서 처음 느껴본 여성으로서의 느낌은 그만큼 그녀에게 강렬하게 다가왔다.
이윽고 우진이 그녀의 몸 안으로 완전히 들어갔다.
“하윽·····.”
“으음····.”
세체니는 통증을 견디기 위해서 우진을 있는 힘껏 끌어 안았다.
가늘게 떨리는 그녀의 몸을 보면서 우진은 그녀의 귓가에 속삭였다.
“무서워하지 마. 괜찮으니까····.”
“하아···. 하아······. 원래···. 이렇게 고통스러운 건가요?”
“음···. 그런거지.”
개인차는 있지만 여성의 경우 첫경험에서 생살의 일부가 찢어지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그다지 아프지 않은 경우도 있지만 아픈 경우는 굉장히 아프다.
세체니의 경우는 후자였던 것이다.
이런 경우는 남자의 역할이 중요하다.
무작정 자신의 욕심만 채우지 말고 여자를 차분하게 달랠 줄 알아야 했다.
다행이도 우진은 미숙하지 않았기에 세체니를 충분히 배려해 줬다.
“괜찮아···. 천천히 심호흡해.”
‘후우····. 하아····.“
우진은 세체니의 심신을 보듬어서 안정 시키면서 그녀를 위로했다.
사실 남자로서의 본능은 이대로 난폭하게 세체니의 몸을 탐하고 싶어 했다.
로마로 타임 슬립하고 이렇게 여성과의 관계에서 마음이 맞는 경우는 처음인 우진이었다.
자신을 위해서 눈을 꼭 감고 아픔을 참고 있는 세체니가 무척이나 사랑스러웠다.
그리고 아이러니 하게도 남자로서의 욕망은 이 사랑스러움에 비례해서 난폭하게 날뛰고 싶어 했다.
이 가녀린 여체를 정복하고 자신의 것이라는 증거를 빨리 새기고 싶었다.
‘참자···. 일단 참자···.’
우진은 자신의 몸의 일부에서 느껴지는 쾌락을 간신히 억누르면서 세체니를 달랬다.
가볍게 키스하면서 몸의 이곳 저곳을 부드럽게 쓰다듬으면서 그녀를 달랬다.
“하아····. 하아····.”
그리고 그녀의 고통이 어느 정도 덜어졌다고 느끼자 우진은 서서히 그녀의 몸 위에서 움직였다.
천천히 하지만 조금씩 빠르게···.
“아아···. 아···. 진!!!”
“세체니····. 세체니····.”
우진은 자신의 몸 아래에서 온전히 자신의 것으로 변해가고 있는 세체니를 보면서 감격 스러울 정도였다.
이제까지 로마에서 라시에타와 겪었던 더러운 기분이 저 멀리 날아가는 것 같았다.
“세체니·····. 으읏····.”
우진은 이대로 절정감이 오는 것을 느꼈다.
피임을 위해서 빼려고 했지만 그 전에 세체니가 강렬하게 우진을 끌어 안았다.
“자··. 잠시만··. 읏···.”
“아아아아······.”
우진은 달라 붙은 세체니를 차마 때 버리지 못하고 그대로 그녀의 안에서 화려하게 폭발해 버렸다.
자신의 아래에서 가쁜 숨결에 흔들리고 있는 그녀를 보고 우진은 슬쩍 미소 지었다.
“많이 아팠지?”
“······괜찮아요····.”
괜찮다고 말하지만 그럴 리가 없다.
사실 우진은 아직 몇 번이고 그녀의 몸을 안고 싶었다.
하지만 처녀인 그녀에게 계속해서 관계를 가지게 하는 것도 나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저 그녀를 한 팔로 안고는 포근하게 안아서 재워줬다.
그것만으로도 육체적인 쾌락과는 다른 안도감을 얻을 수 있었다.
여자가 남자에게 보호 받고 안심하는 것 처럼···.
남자들 역시 보호할 여자가 있음으로 인해서 뿌듯함을 느끼는 것이다.
지금처럼 말이다.
“여기쯤에 내리도록 하지.”
“여기에···?”
우진이 배를 정박하기로 정한 곳은 어느 해변가였다.
마을이라고는 보이지 않았지만 우진은 여기가 아마도 시칠리아 섬의 동부 연안의 어딘가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여기서 부터는 배를 버리고 산으로 옮긴다.”
“산? 어디 산.”
“저쪽에 있는 산.”
우진이 지도에서 가리킨 산을 보고 디오클레이우스는 인상을 와락 구겼다.
“저 산이라는 것은···. 혹시 헤파이스토스를 말하는 것은 아니겠지?”
“그렇게 부르나? 어쨌든 우리는 에트나 화산으로 갈 거야.”
우진의 말에 일행은 모두 술렁 거리기 시작했다.
사실 일행이 이렇게 안절부절 못하는 것도 이상하지 않았다.
에트나 화산.
시칠리아 동부에 존재하는 거대한 활화산으로 인류 기록에만 200번 이상 분출되었다고 기록되어 있는 활화산이다.
이 시대에서는 이 화산을 헤파이스토스라고 불렀다.
불의 신 불카투스의 대장간이라는 뜻이다.
신의 대장간이라고 불릴 정도로 위험과 동경을 함께 담아서 부를 정도로 위험한 곳이었다.
사실 우진이 이곳으로 온 이유도 그것 때문이었다.
‘우리 동료들이 이렇게 불안한 태도를 보일 정도라면··. 내가 제대로 짚은 것 같군.’
우진은 사실 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면 곤란해 했을 것이다.
이 시대의 로마인들은 아직 고대 그리스의 신화를 신봉하고 있었다.
툭하면 주피터가 어쩌니 저쩌니 하는 것이 그 증거였다.
우진은 예전에 이탈리아 가이드에게 시칠리아 섬의 화산이 어느 신의 대장간이라고 불렸다는 재미있는 얘기를 그냥 지나가면서 들은 기억이 있었다.
동료들이 이렇게 꺼려 한다는 것은···.
로마인들의 추적에서도 상대적으로 자유롭다는 것이었다.
“걱정되나?”
“그럼 걱정되지.. 넌 안되냐? 신의 분노라도 사면 어쩌려는 거야?”
“신의 분노라·····.”
진지하게 신의 분노 운운하는 디오클레이우스를 보면서 우진은 피식 웃어 버렸다.
에트나 화산은 그냥 활동이 활발한 화산일 뿐이다.
뭐··. 화산 폭발은 무진장 위험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우진은 이 시대에 화산이 크게 폭발했다는 얘기는 들은 기억이 없었다.
적어도 당분간 거처로 삼기에는 안성맞춤이라고 생각했다.
다만····. 중요한 것은 신의 두려움에 떨고 있는 동료들을 어떻게 달래느냐 하는 것이었다.
‘여기서 강경책을 쓰는 것은 절대로 도움이 되지 않아.’
우진이 보기에는 신의 분노 운운하는 것은 우스울 뿐이지만 이 시대의 인간들에게는 진지한 위험으로 다가오는 일이었다.
우진은 동료들을 설득하기 위해서 크게 거짓말을 하기로 했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신에는 신인 것이다.
우진은 불안해 하는 동료들을 향해서 호기롭게 외쳤다.
“걱정하지 마. 내가 바로 어제 우리 일족의 신에게 신탁을 받았어.”
“신탁!!? 진, 너 신탁도 받을 수 있어?”
“아니···. 음, 우리 일족의 긍지 높은 전사들에게는 가끔씩 내려오는 일이지.”
우진은 뻥을 치고 나니 걷 잡을 수 없을 정도로 얼굴이 붉어지는 것 같은 기분이었다.
하지만 그것은 우진의 사정이고 주변의 동료들은 우진을 보면서 크게 감탄하고 있었다.
우진이야 별 생각 없는 거짓말이었지만 이 시대의 인간들은 감히 신의 이름으로 거짓말을 한다는 것은 생각도 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랬다가는 천벌이 내릴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음···. 그래서··. 우리 일족의 신이···.”
“너희 일족의 신이 뭔데?”
디오클레이우스의 질문에 우진은 말문이 막혔다.
‘그건 생각 안했는데··. 이 자식은 쓸데 없이 이런대서 예민하게 굴고 그래····.’
우진은 순간 즉흥적으로 신의 이름을 생각했다.
‘단군? 석가모니? 아니면······?’
생각에 생각을 거듭하던 우진은 자신도 모르게 말했다.
“우리 일족의 신. 전쟁에서 우리에게 무기를 공급해 준다는 위대한 신의 이름은·····.”
“············.”
“············.”
“············.”
“····그 신의 이름은 지름신이다.”
저 사기꾼 같으니라고····.
============================ 작품 후기 ============================
지름신이라... 저한테 참 자주 강림하시는 분이죠.
딱 두세번 쓰고 안쓰는 리듬 게임기.
몇번 쓰고 나니 고장난 안마매트.
먹고 딱 0.2kg빠진 다이어트 식품.
.....전 지름신이 싫어요!!!!
즐감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