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브호텔의 몰래카메라 3부』 9. 꼬리가 잡힌 덕대
- 최 강 -
달중이 남한 강변 모텔에서 풀려난 것은 잡혀간지 세시간 만
이다. 비록 몸팔아 먹고사는 떨거지 인생이라고 하지만 달중이
일생 일대에 치욕적인 하루였다.
하지만 지금 그것에 분개할 때가 아니다. 고릴라 같은 어깨
들이 달중이 자신을 감시하고 있었다. 그 여자 말대로 정말 달
중이의 생명은 삼일밖에 없었던 것이다.
달중이가 제일 먼저 해야 할일은 그 여자가 말한 몰래 카메라
에 대한 정보였다. 누굴 찍었는지 테잎을 보여주지도 않고 301
호에서 몰래 카메라 비디오를 찍었다고 하니 카메라의 존재 확
인부터 해야 했다.
만일 카메라가 있다면 자기를 찾고 있다는 눈치를 주지 말아
야 했기 때문에 달중이는 미애를 불러내 함께 투숙했다.
술에 만취가 된 것처럼 가장해서 섹스를 하려다 못한 채 그냥
잠만 자는 것처럼 연기를 했다.-실제 달중은 성기가 부어 올라
섹스를 할 수 없었다.- 그리고 침대에 누워서 천장과 벽과 액
자 등을 유심히 살피다가 천장 형광등 옆에 작은 구멍 하나가
나 있는 것을 발견했다.
달중이는 담배를 빼내 물고 물끄러미 그 천장을 지켜봤다.
그냥 아무 생각 없는 것처럼........
달중은 일단 호텔 내부인들 소행으로 간주했다. 그렇지 않고
는 불가능한 작업이기 때문이다.
마침 그 호텔에는 달중이가 데리고 있던 꼬마가 있었다. 물
론 달중이가 취직시켜 준 자리다. 그 아이를 시켜 수소문 해
봤지만 호텔에서 그런 일은 절대 없다는 보고를 받았다.
'그렇다면.......... 그렇다면,'
한편 덕대는 경미에게 새로운 깡통 계좌 하나를 물색해 보라
고 했다. 만일 짭새가 눈치를 채고 통장을 조회하고 있을지도
모르기 때문에 미리 미리 조심하는 게 최선이다.
며칠 여자 맛을 못 본 덕대는 경미를 보자 춘심이 동했다.
은근한 추파를 보냈지만 경미는 이제 덕대에게 고분고분 하지
않았다. 덕대도 강제로 경미를 건드려 봐야 덕될게 없겠다 싶
어 해어지고 집으로 돌아오는데 벌써 밤이 되어 있었다.
덕대는 으슥한 골목을 지나다 말고 여학생 하나를 발견했다.
아니, 덕대가 발견했다기보다는 덕대를 기다리고 있었다고 하는
게 옳았다.
보라였다.
어떻게 알아냈는지 보라는 덕대의 하숙집을 향해 앞서가는 것
이다. 아마도 지난 며칠간 보라는 덕대를 은밀하게 추적했던
모양이다. 굶주린 사자는 먹이를 찾아 헤맨다. 먹이가 있으면
십리 밖에서도 그 냄새를 맞을 수 있다. 똥개가 발정을 하면
십리밖 수캐들이 달려온다. 그것이 본능이라는 것이다. 인간이
이 본능에 매여 살게되면 타락을 하게된다. 짐승으로 말이다.
"여기가 아저씨 방이야? 이 동네로 이사온지 얼마 안됐다
며........."
"야....... 너 죽고 싶어!"
덕대의 방에 들어선 보라는 방안을 휘 둘러 보고는 텔레비전
을 켰다.
"나.... 이게 보고 싶어 미칠 뻔 했단 말예요... 이걸 가져가면
어떻게 해요."
어린 계집아이의 색기 어린 눈을 본적 있는가? 나는 본적이
있다. 인간이라면 그 계집아이를 동정하지만 짐승이라면 하우
하우를 연발할 그 강렬한 눈빛........
지금 보라의 눈빛이 그 눈빛이다. 덕대를 유혹하는 눈빛......
화면에서는 301호의 정사가 나오고 있었다. 이번에는 중년의
아줌마 아저씨가 씩씩대고 있었다.
앙칼진 아줌마의 신음, 그리고 곰같은 아저씨의 씩씩대는 소
리가 덕대의 신경을 자극했다.
보라가 다리를 벌렸다. 흰색 스커트 사이로 팬티가 보였다.
빨간 색..... 여학생들이 좀처럼 입지 않는 팬티 색이다.
"아저씨 빨리...... 나 슈퍼에 빵사러 나왔단 말야...."
덕대가 보라에게 덤벼들었다. 보라가 티를 걷어올리고 가슴
을 내 놓았다. 여물지 않은 가슴 그렇다고 풋과일도 아닌 가슴
은 부드럽고 단단했다.
덕대가 보라의 가슴을 빨았다. 보라가 덕대의 혁대를 끄르고
바지를 벗겼다. 덕대를 눕힌 보라가 흰색 스커트를 걷어올리고
서 팬티를 내렸다. 팬티도 다 벗은 것이 아니라 무릎 정도까지
만 내린 채 변기에 앉자 오줌을 싸듯 그렇게 덕대 위에 올라갔
다.
"아저씨.... 나 아저씨가 얼마나 보고 싶었는 줄 알어? 미칠
뻔 했어... 아저씨의 이 큰게 보고 싶어서.... "
그때 보라가 덕대의 물건을 집어넣었다.
음----------"
보라의 밑은 뜨거울 대로 뜨거워 져 있었다. 냄비 하나를 올
려놓으면 물이 보글보글 끓을 것 같다.
보라의 요분질이 계속됐다.
덕대는 보라를 보며 미스 리를 떠올렸다. 왜 그랬는지 덕대
자신도 모른다. 왜 미스 리가 덕대 자신의 뇌리에 남아 있는
지...
덕대는 미스 리의 처참한 죽음이 충격이 됐기 때문이라고 생
각했지만 어쩌면 미스 리를 덕대 자신이 사랑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보라가 자세를 바꿨다.
이번에는 덕대를 마주보고 걸터앉는 자세가 아니라 옆으로 걸
터앉는 것이다. 덕대 자신이 느끼기에도 상당한 충격이 있을
것 같은데도 보라는 요분 질을 계속한다.
덕대는 보라라는 여학생이 두려워지기 시작했다. 어쩌면 덕
대 자신이 보라에게 잡힌지도 모른다는 생각이다.
덕대는 빨리 사정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 동안 보아 온 음란 비디오는 다 상상을 하고 강간한 여자
들을 떠올렸다. 척추 신경이 긴장을 하고 정액이라는 것을 쏘
아댔다.
덕대가 사정을 하자 보라는 실망한 눈치다. 보라는 좀더 오
래 하기를 원했기 때문이다.
"아저씨... 있다 밤에 올게.... 새벽 2시쯤... 창문 두드리면
열어 줘..."
무릎에 있던 팬티를 치켜올리고, 걷어 올렸던, 스커트를 내리
고, 밀쳐진 브래지어와 티를 내리자 보라는 보통의 여학생이 됐
다.
맨손으로 머리를 손질한 보라가 방문을 열고 나가며 덕대에게
손짓했다.
"안녕..!"
정말 덕대는 이제 보라의 올가미에 걸리고 말았다. 강도 강
간을 일삼는 도둑이 여고생의 올가미에 걸리다니... 있을 수 없
는 일이 벌어졌다.
덕대는 이번 일만 끝나면 몰래 카메라고 뭐고 이 동네를 떠날
결심을 했다. 꼬리가 길면 덜미가 잡힌다는 게 덕대의 소신이
기도 하지만 보라의 색기 어린 눈빛을 보는 순간 질려 버렸기
때문이다.
정말 보라는 새벽 두 시에 왔다.
마치 발정난 암 고양이 처럼 그렇게 덕대의 몸을 탐하고는 살
며시 자기 집으로 돌아갔다. 비로소 덕대는 강간이라는 것이
얼마나 더럽고 찝찝한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다음날....
덕대는 여사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녀의 헨드폰이었다.
"내. 여은숙입니다."
"아- 사장님 어제 보내드린 물건 잘 받으셨습니까?"
"아-- 내! 지금 손님과 말씀 중이라 서요. 잠깐만 기다려 주
시겠습니까........
...................
...................
.................. 넌 누구야?"
"아- 그건 사장님이 아실 것 없구. 물건은 잘 받으셨수?"
"얼마를 원하지...."
"물건을 사는 임자에 따라 다 다르지만 사장님 같은 경우에는
한 오 억 정도는 가지 않을까요?"
"뭐........ 오 억?............. 그럼, 깨끗이 정리되는거야?"
"물론, 원본까지 깨끗이 정리해 드리겠시다."
"일단 만나 만서 얘기 하자구... 그러면 내 돈을 줄께"
덕대는 갑자기 불길한 생각이 들었다.
여자가 너무 당당하고 쉽게 나오기 때문이다. 돈많은 사람이
라 오 억 정도는 우습게 아는지 모르지만 일이 그렇지 않다는
것을 누구보다도 덕대 자신이 잘 아는 터라 뭔가 찜찜하고 미심
쩍었다.
"아-- 그 문제는 다음에 얘기하기로 하죠. 그럼 실례했시다"
영화에서 보면 전화 발신지 추적 장치 같은 것이 있어서 10분
정도 시간을 끌면 전화를 거는 위치를 정확히 찾아낼 수 있었
다.
덕대는 어쩌면 짭새-경찰-가 덕대 자신을 찾고 있는지도 모
른다는 생각을 했다.
덕대는 다음날 여사장 주위를 감시해 보았다. 수상한 사람들
이 쫓아다니는지를 알아보기 위해서다. 하지만 여사장 주위에
는 짭새 같은 냄새가 나는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그러나 덕대는 몸 사려서 나쁠 건 없다는 생각에 헨드폰 대신
공중전화를 이용하기로 했다.
"내- 사장실입니다."
"사장님좀 바꿔요. 나 비디오 장사요."
"잠깐만 기다리십시오."
미스 오가 전화기를 여사장에게 건넸다. 여사장은 미스 오에
게 작업의 진행 상황을 전해 들은바 가 있어 한결 여유롭게 전
화를 받았다.
"내... 여은숙입니다."
"온라인 번호요. 받아 적으슈."
"아- 잠깐... 오 억을 한꺼번에 입금시킬 수는 없어요. 하루에
일억씩 입금시킬께요. "
"무슨 개수작이야....."
"잘 알잖아요. 요즘 현찰이 돌지 않아요,....."
"흥...... 무슨 수작을 부리는 모양인데 알겠시다. 그러면 내게
도 다 생각이 있으니까."
덕대가 전화를 끊어 버리고 공중전화 박스를 나왔다. 그리고
차도를 건너오는데 어떤 사람 둘이서 공중전화 박스를 기웃거려
보고는 그냥 지나는 것이 보였다. 어쩌면 그들이 짭새 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짭새가 아닐 수도 있지만.....
덕대는 비디오 테잎 다섯 개를 포장해서 퀵 서비스에 배달시
켰다. 강남에 있는 **빌딩 관리 소장에게다. 그 빌딩의 소유주
는 여사장이었고 관리인은 친정 동생이었다.
오 억이라면 적은 돈이 아니다.
그것을 한꺼번에 현금화하기도 덕대 같은 조무래기들에게는
큰일이다. 그렇다고 일일이 심부름 센타 직원을 시킬 경우 위
험 부담은 더 커진다.
덕대는 이 문제를 경미에게 의논했다. 돈 문제라면 아무래도
경미가 경험 자기 때문이다.
"오 억을 일단 한 통장으로 받으세요. 되도록 이면 일시에
받는 게 좋아요. 시간을 끌면 끌수록 저쪽에 추적할 수 있는
시간 여유를 주는 거니까 시간을 오래 끌면 안 되요. "
"제가 드린 통장 번호 혹시 가르쳐 줬어요?"
"아니..............."
"돈이 준비됐다고 할 때까지 가르쳐 주지 마세요. 그리고
이번에는 돈이 많으니까 오후 세시 40분까지 입금시키라고 하세
요."
"그래서?"
"그러면 제가 세시 사십오분까지 홈뱅킹을 이용해서 다섯 개
의 통장에 분산 이체 시키면 덕대씨는 십오분 안에 다섯 개의
은행에서 돈을 찾으면 돼요."
덕대는 불행히도 컴맹이다.
홈뱅킹이 뭔지 분산 이체가 뭔지 잘 모른다. 덕대가 아는 것
이라고는 앉자서 돈을 주고받을 수 있다는 것 정도다. 만일 경
미의 말대로라면 짭새의 추적을 피하면서 현찰을 건질 수 있다.
하지만 경미 손에 오 억을 맡길 수 있을까 하는데는 의심의
여지가 있었다.
만일 경미가 자신을 짭새에게 물려 놓고 오 억을 가지고 튄다
면? 만일 그렇게 된다면 덕대는 속수무책이다.
덕대는 경미에게 확답을 하지 않고 일어섰다. 경미도 덕대가
자신을 믿지 못한다는 것을 눈치챘다. 경미 자신도 언젠가 한
번은 덕대에게 멋들어진 복수를 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달중은 몰래 카메라가 호텔 내부 인의 소행이 아니라면 외부
에서 호텔 내부를 들여다본다는 것이고 그것은 곧 어딘가에 선
이 있다는 것을 말한다는데 생각이 미쳤다.
아직 우리 나라에는 소형 화상전송기가 보급되지 않았기 때문
이다.
달중은 호텔을 빙빙 돌며 몰래 카메라 선을 찾았다. 그렇게
서너 시간을 찾아다니던 달중은 전화 줄을 타고 교묘히 빠져 나
온 또 하나의 케이블을 발견했다.
그 케이블은 건물 내부의 전화선이 배선된 통로를 따라 외부
로 나와서 역시 전화선을 따라 갔다. 달중은 특별하게 눈에 뜨
이지 않는 그 선을 따라 1KM 정도 갔다.
그러자 그 선은 어느 마을로 들어갔다. 러브호텔에서 얼마
안되는 동네였다. 달중은 이를 갈며 그 마을로 들어갔다. 자신을
이 모양 이 꼴로 만든 놈이 바로 저기에 있다고 생각하니 치가
떨렸다.
아니 그 말로는 정확히 표현할 수 없을 것이다. 어찌나 이를
앙당 물었던지 달중의 잇몸이 다 얼얼할 지경이다.
---<<보라와 덕대>>가 연재됩니다.
♣♣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