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브호텔의 몰래카메라 3부』 3. 영감 가지고 되겠어?
- 최 강 -
덕대가 몰래 카메라 줄을 끊어 간 것을 모르는 보라는 한밤중
에 아주가 쓰던 방에 들어가 텔레비전을 켰다. 하지만 텔레비
전에서는 치------- 하는 소리만 들릴 뿐이다.
어디가 고장이 난 걸까? 아니면 이제 그 이상한 방송이 나오
지 않는 걸까? 별의별 생각을 다해 봤지만 기계에 대해 잘 모
르는 보라로서는 어떤 해답을 얻어 낼수는 없다.
한편 덕대는 몰래 카메라 선을 자기 자취방으로 끌고 와 비디
오에 연결했다. 비디오에서 나온 단자를 다시 텔레비전에 연결
시키자 깨끗한 화면으로 러브호텔 객실이 보였다.
덕대는 그 길로 동두천 장물아비에게 달려갔다.
훔친 물건 팔러 간 것이 아니라 누군가 훔쳐 온 물건을 사러
간 것이다. 덕대는 그곳에서 성능 좋은 비디오 열대를 샀다.
-비록 협박용이지만 화질이 깨끗해야 해, 그래야 상품 가치가
있지-
비디오를 열 단으로 쌓고 전기 시설까지 하자 그럴듯한 비디
오 복사기가 됐고 하루에 비디오 테잎 백 개씩은 충분히 복사할
수 있게 됐다.
덕대가 비디오 시설을 마치자 저녁 9시가 됐다. 그 길로 필
기 도구를 가지고 러브호텔 주차장으로 달려가 세워진 자동차
넘버를 일일이 적었다. 자동차 넘버를 일일이 적어야 했던 이유
는 몰래 카메라에 찍힌 주인공을 찾아내기 위해서다.
덕대 자신이 몰래 카메라가 찍혀지는 객실을 알고 있다면 일
이 훨씬 쉽지만 덕대는 그 방이 어딘지 모른다.
누군가 처음 몰래 카메라를 설치하는 사람이 외부선 하나 보
이지 않게 깔끔히 설치를 끝냈기 때문이다.
때문에 몰래 카메라가 설치된 방을 알기 위해서는 50개나 되
는 객실 전부를 뒤져봐야 할 판이다. 하지만 그것은 덕대로서
는 불가능한 일이다.
해서 덕대는 궁여지책으로 러브호텔 주차장 안의 자동차 넘버
를 모두 적어 신원 파악을 하고 비디오에 찍힌 인물과 자동차를
타고 나간 차주(車主)와 비교해서 찾아낼 수밖에 없었다.
9시 30분부터 12시까지 호텔을 빠져나간 자동차는 모두 60대,
덕대는 그 자동차가 빠져나간 시간대와 넘버를 일이리 적었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와 비디오에 찍힌 화면과 화면 상단에 나타
나는 타이머와 호텔에서 자동차가 나가고 들어간 시간을 적은
노트와 비교해서 용의? 차량 5대를 골라냈다.
CCTV에 찍힌 그날의 커플은 모두 4쌍이다.
한 쌍은 젊은 애들이라 별 볼 일 없었고 한 쌍은 직장 상사
유부남과 여직원인데 남자가 별로 돈이 없어 보였다. 죽고 못
살게 사랑한다고 서로 붙들고 문지르는 게 돈하고는 상관이 없
는 듯 보였다.
문제는 두 쌍이다.
한 쌍은 사장으로 보이는 늙은 남자와 젊은 여자이고 또 한
쌍은 여자가 부잣집 마나님쯤으로 보이고 남자가 제비쯤으로 보
였다. 둘 다 찌르기만 하면 돈이 줄줄거리고 터질 것처럼 보였
다.
덕대는 우선 사장으로 보이는 남자를 찍었다.
그들이 나오는 화면만 따로 복사를 하기 시작했는데 두 사람
이 어찌나 호들갑을 떨며 전희를 즐기던지 무려 40분이나 그 짓
을 했다.
비디오 테잎을 70분 짜리로 준비했는데 시간이 모자라면 어쩌
나 하는 괜한 걱정까지 하게 만들었다.
덕대는 다음날 자동차 보험 회사에 다니는 경미를 찾아갔다.
경미라는 여자는 덕대가 3년 전 강도 하러 들어갔다가 강간한
여잔데 가끔 여자가 생각나고 궁색하면 찾아가 용돈도 뜯고 재
미도 보고 그러는 일회용으로 쓰는 여자다. 하지만 덕대가 경미
를 일회용으로만 생각해서 챙겨 두는 것은 아니었다. 언젠가
덕대가 꼭 한 번 쯤은 필요할 때를 대비해 곁에 챙겨 두었을 뿐
이다.
뭐든 과하면 사고가 나기 때문에 일년에 한 두번 정도만 잊어
버리지 않도록 도장도 다시 찍고 과거의 기억을 상기시켜 놓을
뿐이다. 그렇게 기다린 게 벌써 3년이다.
덕대가 경미를 찾아가자 경미는 사색이 되어서 덕대를 끌고
커피 숍으로 갔다. 1년 가까이 찾아가지 않았으니 이제 자신을
잊은 줄 알고 안심했던 터라 당황스런 심정은 더했다.
"이제는 안 찾아오기로 했잖아요!"
"나도 그럴려고 그랬지... 하지만 일이 좀 생겨서 말야..."
"내 부탁을 들어주면 나도 약속을 한가지 하지.
앞으로 니 몸에 손끝 하나 대지도 않고 내가 너를 겁탈한 그
자체도 잊어버리고 또 뭐냐 사진과 필름도 니가 보는데서 없애
버릴 수 있어. 어때 내 일을 좀 도와 줄 꺼야?"
경미가 덕대에게 꼼짝 못하는 것은 덕대가 경미를 여관방으로
끌고 가 서 나체 사진을 찍어 둔 것이 있기 때문이다.
덕대는 협박과 회유로 경미를 설득해 다섯 개의 자동차 번호
를 넘겨줬다. 5-6년 전만 해도 자동차 번호만 가지면 차주를
금방 알 수 있었지만 요즘은 개인 정보 보호법인가 뭔가가 생겨
그게 그렇게 쉽지가 않다.
그날 오후 경미에게서 자동차 번호의 차주 인적 사항을 건네
받았다.. 자동차 등록 사본이었다.
"고마워.... 그리고 아까 말했지만, 깡통 계좌 하나 찾아봐 경
미나 나나 신분 노출이 안되도록 말야."
덕대는 자동차 번호에 나온 차주 이름을 쭉 어 보다가 김춘
봉 이라는 이름에 시선을 멈췄다. CCTV에서 젊은 여자가 늙은
남자에게 김사장님 어쩌고 하는 말을 들은 적이 있기 때문이다.
덕대는 다음날 자동차 등록증 사본에 적힌 주소지로 찾아가
그 김사장이라는 사람의 사진을 찍었다. 젊은 여자와 어디를
가기 위해 자동차에 타는 장면을 찍었기 때문에 얼굴이 선명하
게 찍혔다.
덕대는 집으로 돌아와 사진 속의 사람과 CCTV에 찍힌 사람
이 동일 인물임을 확인하고 비디오 테잎 복사본 200개를 사과
박스에 포장했다.
비디오 테잎을 포장한 덕대는 이제 일은 성공한 거나 마찬가
지라는 생각에 느긋이 텔레비전을 켰다. 물론 그 CCTV다.
개새끼 모양 여자를 엎드리게 하고 뒤에서 절구질하는 모습부
터 나왔다.
덕대는 춘심을 이기지 못하고 물건을 만지작거리다가 화면 속
의 사람을 자세히 보니 아까 낮에 보았던 사장과 여자다. 3일
만에 또 들러붙어 일을 시작하다니 영감이 기운이 세도 너무 센
것 같았다.
'그래 이 영감아 오늘이나 실컷 즐겨라 내일은 똥줄이 탈 테
니까.?'
남자가 사정을 끝내고 여자가 화장실로 들어갔다.
덕대는 화면을 3번으로 바꿨다. 화장실이 보였다. 여자는 능
숙하게 콘돔을 꺼내고 일회용 칫솔에 수건을 말아 콘돔에 끼워
서는 자위를 하기 시작했다.
어찌나 암팡지게 밀어 넣고 빼든지 덕대가 그것을 보고 그만
저절로 사정을 해 버릴 지경이었다. 덕대는 묘한 춘심이 동하지
않을 수 없었다.
'저렇게 밝히는 여자는 처음인걸... 나하고 궁합이 잘 맞겠어.'
다음날 덕대는 퀵 서비스를 시켜서 비디오 테잎 200개를 김사
장이라는 그 영감에게 보냈다. 편지도 연락처도 없이.....
김사장은 알지도 못하는 곳으로부터 비디오 테잎을 받고 왠지
불길한 생각에 사무실 문을 잠그고 미스 리와 함께 틀어 보았
다. 화면이 켜지는 순간 둘은 저승 사자가 와서 잡아 먹는 줄
알았다. 기절초풍? 혼비백산? ....
김사장과 미스 리는 바로 자기 두 사람이 벌이는 정나라 한
정사 장면을 비디오로 보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신세대 신
혼 부부는 자기들의 첫날밤 장면을 찍어서 보관하기도 한다는
말도 듣고 또 세운 상가 같은데서 사서 보기는 했지만 바로 자
기 자신이 그 당사자가 될 줄이야.
김사장은 미친 듯이 다른 비디오 테잎을 확인했다. 모두 같은
테잎이다. 미스 리는 다리가 후들거려 일어서지도 못하고 망연
자실 울기만 했다.
김사장이 테잎이 담긴 박스를 넋을 일고 보는 가운데 전화 벨
이 울렸다.
한참 벨이 울리고서야 김사장은 수화기를 들었다. 넋이 나가
전화 벨이 울리는 지도 몰랐기 때문이다.
"........"
"아.. 김춘봉 사장님 좀 부탁 드립니다."
"누구... 누구십니까?"
"내.... 저는 성인 비디오 테잎 장사하는 사람인데요. 테잎 잘
받으셨나 확인 좀 하려고요."
"당신 누구야... 누군데 이런 테잎을 만들어서 보낸 거야?"
"예... 테잎은 잘 받으셨구만요... 그럼 이만 끊겠습니다."
대개 50을 넘은 남자들은 인생의 황혼기를 맞아 외로움을 많
이 탄다. 더구나 성 문제에 대해서는 그 외로움이란 말로 할
수 없을 지경이다.
그래 선지 김사장과 같은 연배의 사람들은 희얀한 포르노 테
잎 같은 것을 많이 찾는다.
젊은 애들이야 일본 거 미국 거 찾지만 그래도 재미있는 것은
한국 것이다. 김사장도 한국 것을 몇 개 가지고 있다. 고등학
생들이 찍었다는 테잎에서부터 비디오 방에서 젊은 애들이 벌리
는 섹스 테잎, 신혼부부 첫날밤, 깡패들이 길 가던 여자 강간하
는 것 등등이다. 김사장은 이것들을 기십 만원씩이나 주고 샀
고 친구들끼리 돌려보기도 했다.
하지만 그 테잎의 주인공이 바로 자신이라니... 그리고 사람들
손에 그것이 팔려 나가 눈요기 감이 되고 있다니 이것은 말되
안돼는 일이다.
어떻게 해서든 막아야만 했다. 살인을 하든 회사가 망하든
이 수치스러운 일 만은 막아야 할 판이다. 아니면 김사장은 자
살이라도 해야할 판이다. 어떻게 자식들 얼굴을 보겠는가.
미스 리가 울며불며 난리를 떨었다.
김사장도 그러는 미스 리가 이해 안되는 것은 아니지만 답답
하기는 자기 자신도 마찬가지라 버럭 소리를 지르고 밖으로 나
가 버렸다.
미스 리는 한참을 울다가 퇴근했다.
동료들이 왜 우느냐고 이상한 눈으로 쳐다봤지만 그런 것에
신경 쓸 경황이 아니다.
전철을 타고서도 어떤 놈이 몸을 만지작거렸지만 그러거나 말
거나 였다.
미스 리네 집을 가기 위해서는 전철을 두 번 타고 버스를 한
번 타고 그리고 10분 정도 걸어야 한다. 미스 리가 골목길을 터
벅터벅 걷는데 누군가 등뒤에서 손을 꺾으며 입을 막았다.
"아가씨 가만히 있어.... 지금 나는 50cc의 염산을 주사기에 넣
어 들고 있으니까. 모르긴 몰라도 이 염산을 허벅지나 가슴 등
에 조금만 찔러 넣어도 평생을 병신으로 살아야 될걸.."
알 수 없는 남자(덕대)는 여자를 위협해 근처 여관으로 끌고
갔다. 여전히 여자의 등뒤에는 주사 바늘 같은 것을 들이민 채
였다.
여관 종업원은 덕대와 여자와의 관계 예를 들면 여자가 위협
을 받고 있다거나 끌려 왔다는 식의 사정 따위는 관심이 없었
다. 솔직히 말하자면 여자와 함께 오는 손님은 그렇게 반갑지가
않다. 미스 리는 애원하는 눈으로 종업원에게 호소했지만 봤지
만 그 시선은 미스 리를 피하기만 했다.
남자 혼자서 여관방에 왔을 때 보통 여자를 찾는다. 그러면
종업원은 아가씨를 소개시켜 주고 팁을 챙기는데 보통의 경우
아가씨를 한 번 소개시켜 주는데 화대의 10%를 받는다. 하지
만 오늘은 왠지 오는 손님마다 쌍쌍이니 도무지 재미가 없다.
"쉬었다 가실 겁니까?"
"아니 오늘은 자고 갈 꺼야... 할일이 많거든..."
덕대는 여관비 3만원에 좋은 비디오 하나 틀어 달라고 2만원
을 주었다. 덕대 자신도 여관 일을 해봐서 알지만 1-2만원이라
도 받아먹어야 천둥치는 소리가 나도 상관하지 않기 때문이다.
설령 여관방에서 사람이 죽어 나간다 해도 말이다.
종업원이 나가고 덕대는 미스 리를 침대에 밀쳐 앉혔다.
"이것도 인연인데 그렇게 겁먹지 말라고... 어차피 하룻밤 즐
기자고 만난 건데 그렇게 벌벌 떨면 재미가 없잖아."
덕대가 텔레비전을 틀었다. 여관 종업원이 비디오를 틀어 줬
는지 텔레비전에서는 머리가 긴 여자와 헨섬한 남자가 나왔다.
그들은 비디오 방에서 이상한 비디오를 보고 있다.
비디오 방 몰래 카메라를 찍은 사람은 구속이 됐지만 비디오
테잎은 여전히 돌아다닌다. 아마 이 나라의 역사가 끝날 때까
지 비디오방 몰래 카메라는 돌아다닐지 모른다.
이집 안방에서 저 집 안방으로 그리고 아버지가 보는 것을 아
들이 복사하고 이 여관에서 저 여관으로 .....
남자가 여자의 입을 탐한다.
여자가 남자의 지퍼를 내리고 물건을 꺼내 만지작거린다.
여자가 긴 키스 끝에 입을 떼었다.
"어으 이제 그만 키스하고 영화좀 보자..."
여자는 계속 물건을 만지작거리고 남자는 여자의 가슴을 주무
르며 영화를 본다. 아주 익숙하게...
--<섹스 궁합이 잘 맞네>가 연재됩니다.
♣♣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