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브호텔의 몰래카메라 2부』 5. 훔쳐보는 눈으로부터 탈출 (2)
구만이는 여태껏 엄마 누나와 함께 살았다. 그래서 여자에
대해 모르는 것이 없다. 심지어 엄마가 언제 생리를 시작해서
언제 끝났고 뒷물하는 시간은 언제쯤이며 누나의 가임 기간은
언제인지도 알고 있다.
그런 구만이는 아주가 생리대를 착용했다고 해서 정말 생리를
한다고 믿어 줄 리는 없다. 감기가 걸려야 꼭 마스크를 하는
것은 아니니까 말이다.
"벗어 봐...."
"..뭐....?"
난감한 일이다. 그때서야 아주는 구만이가 여자에 대해 잘
알고 있다는 것을 눈치챘다.
솔직히 아주는 밑이 간질거리는 참이라 자포 자기 하고 싶기
도 했다. 또 보통 그러기가 쉽다. 하지만 그게 아니라는 생각을
떨칠 수 없다. 만일 여기서 아주가 구만이에게 무너진다면 아주
의 미래는 진흙 구덩이가 될게 뻔했다.
보라와,... 구만이에 노리개가 됐다가 쾌락이라는 늪에 빠져 허
우적 될게 뻔했다.
구만이는 한 번으로 그칠게 아니다.
보라 역시 이상한 방송만 본 댔다가, 잠만 자겠다고 했다가,
이제는 아주의 몸을 더듬고 수음까지 하지 않는가?
그러나 만일 구만이의 요구를 거절할 경우 구만이는 정말 아
주의 아버지를 찾아갈 것이다.
가평이라는 동네가 모텔이며 술집들이 많은 곳 때문인지 아주
의 학교는 교칙이 엄하기로 소문이 나 있다.
만일 아주가 여자들끼리 섹스를 한다는 소문이 학교에 퍼지면
어떻게 될까? 아주는 졸업반이니까 명확한 증거가 없는 한 퇴학
까지는 안 갈지 모른다. 하지만 정학이나 타 학교로 전학시켜
킬 것이다.
아주의 선배 중 하나도 가라오케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들
켜 졸업반에 3개월 정학을 맞은 적도 있다.
아주의 아버지는 어떤가. 고지식한 시골 양반, 태어나서 한
번도 타지에 나가 살아보지 않은 그런 사람이
-딸년이 자취하며 여자 애와 그런 짓을 했다-는 얘기를 들으
면 아마 그 자리에서 피를 토하고 죽을지도 모른다.
아주는 간호원이 되어서 결혼을 하고 맞벌이라도 하며 작은
아파트에 살고 싶었다.
여유가 된다면 자가용도 한 대 사서 주말이면 친정 집에 놀러
가 들일도 도우며-아주네 동네에 미자라는 언니가 있다. 그 언
니는 정말 그런 여유로운 삶을 산다. 아주는 그 언니를 보며
자신도 그렇게 살 거라고 생각했다.-
"구만아... 그건 여자의 자존심이야... 넌 그것까지 짓밟고 싶
니!"
".... ... ..."
"정말이야, 나 지금 생리해, 니 누나 보라와 난 10일 간격이
거든 보라는 지지난 주에 끝났고 난 오늘부터 시작이야."
"에이 씨. "
아주는 안도의 숨을 쉬었다. 구만이가 어느 정도 수긍하는 눈
치였기 때문이다.
"거짓말하는 거 아니지?"
"니.. 손으로 만져 봤잖아."
구만이가 다시 아주를 와락 끌어안고 키스를 퍼붓기 시작했
다. 악동이 케 을 훔쳐먹으려다 주인에게 들키자 훔쳐먹던 케
을 뭉개 버리고 도망치듯 구만이는 아주의 입술과 혀를 탐닉
하고 치마 밑의 엉덩이 허벅지를 주물럭거렸다.
아주는 어쩔 수 없이 구만이가 밀어 넣는 혀를 빨았다.
그러자 이상한 감정이 더욱 격해졌다. 정말 손가락이 아닌
사내의 그것으로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구만이가 아주
의 교복의 단추를 모두 풀러 버렸다. 이제는 브래지어가 밀려
올려진 젖가슴이 쏟아질 듯 드러났다.
아주는 창피해서 어떻게 할지 모르면서도 한편으로 시원했다.
-이래서 사람들이 그거 할 때 옷을 벗는구나-하는 생각까지 했
다.
구만이가 아주를 바닥에 눕혔다.
"나... 생리 해... 정말이야..."
"알아, 오늘은 안할 꺼야... 하지만 애무는 하고 싶어."
구만이가 손가락을 팬티 속으로 넣지 못하도록 다리를 오므린
채 아주는 애무를 받았다. 구만이가 가슴을 빨았다. 부드럽
게.... 마치 재즈 선율이 피부 위에 닿는 것처럼 그렇게 구만이는
애무를 했다. 책에서 시키는 대로....
구만이는 아주의 이곳 저곳을 탐사했다.
아주가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곳은 옆구리였다. 간지럼을
많이 타는 여자가 섹스에 민감하다고 했는데 아주는 옆구리에
서 민감하게 반응했다.
구만이가 아주의 옆구리를 애무하자 아주는 아득한 작열감을
느꼈다. 마치 버스 안에서 오줌을 참았다가 한꺼번에 쏴- 하게
쏟아 부은 후 진저리 치는 것처럼 아주는 아득한 작열감을 느꼈
다.
"아-- 아--- 구만아-- 구만아---"
아주는 구만이에게 생리를 하지 않는다고 말하고 싶었다.
정말 지금 남자의 그것으로 밑을 어떻게 도려냈으면 시원할
것 같았다.
'그래.. 보라는 이것 때문에 섹스를 하는구나..'
아주가 구만이의 머리를 만지작거렸다. 그렇게 한참 애무를
하던 구만이가 갑자기 벌떡 일어났다.
"3일 후야.. 토요 일 저녁 12시에 여기서 다시 만나는 거야...."
"난... 생리를 조금 오래 해... 5일은 ..... 5일은 걸려"
"안돼.. 3일이야 3일 후에 여기서 다시 만나는 거야. 알았지?"
풀어헤쳐진 아주의 젖가슴을 그대로 둔 채 도망치듯 나간 구
만이는 어느 후미진 곳에 가서 바지춤의 물건을 꺼내 문지르기
시작했다.
구만이는 아주에게 그것을 만져 달라고, 빨아 달라고 말하고
싶었다. 비디오에서 보면 여자들이 그렇게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체격에 비해 형편없이 작은 그것을 아주에게 보인다는
것이 창피했다.
아주는 브래지어를 바로 하고 교복을 가다듬은 다음 아무일
없었던 것처럼 집으로 돌아왔다. 시계는 벌써 12시 30분으로 가
고 있었다. 그때까지 보라는 아주를 기다렸다.
"언니... 왜 이렇게 늦게 오는 거야? 얼마나 걱정했는지 알
아."
"그럴 일이 있었어."
"무슨 일....? 무슨 일인데 12시가 넘어서 들어와. 보충 수업
은 10시 50분이면 끝나잖아."
"그렇게 됐어. 왜 자꾸 꼬치 고치 캐묻고 그래!"
"10분이면 올 거리를 한시간이나 걸렸으니 하는 말이지.."
보라는 마치 아주의 부인이라도 되는 냥 의심의 눈으로 따지
고 대들었다. 그것은 이미 보라가 아주를 섹스 상대 이상으로
생각한다는 증거다. 아주는 보라의 그 미묘한 감정을 알기에
미칠 것 같았다.
"니가 내 각시야? 서방이야? 왜 따지니? 난 일직 올 수도 있
고 늦게 올 수도 있어. 그러니까 따지지 말고 니 방으로 가.
빨리....."
보라가 뭐라고 또 말대답을 하려다 참는 눈치다. 밖에서 보
라 엄마 경자의 말소리가 들렸기 때문이다. 보라가 방에서 나가
자 아주는 엉엉 울었다. 얼마나 울었는지 눈이 퉁퉁 부었다.
아주는 자신이 어쩌다 이런 수렁으로 빠지게 됐는지 모르겠
다. 그리고 이 수렁에서 어떻게 빠져 나와야 할지도 모르겠다.
보라와 아주, 아주와 구만이 얽히고 설킨 이 매듭을 어떻게
풀어야 예전의 아주로 되돌릴 수 있을지 정답이 떠오르지 않았
다.
아주는 보라에게 몸이 아파 결석해야 하니 자신의 담임 선생
님에게 말해 달라고 했다. 어떻게 해서든 뾰족한 수를 찾아야지
그렇게 하지 않고는 아주 자신의 인생이 완전히 망가져 버릴 것
같았기 때문이다.
방에 우두커니 앉아 있던 아주는 텔레비전을 틀어 보았다.
10시 30분 뉴스를 하고 있었다.
환율이 급속도로 떨어지고 있다는 뉴스, 대구 보선이 경합이
라는 뉴스, 그리고 아주의 귀를 의심하게 하는 뉴스가 나왔다.
"경기도 가평 통일로에서 형부와 처제가 동반 자살을 했습니
다. 형부 유모 씨와 처제 박모 양이 자신들의 이루지 못할 사랑
을 비관해 자살했습니다. 그들이 남긴 유서에는 -저 세상에 가
서 못다 이룬 사랑을 이루겠다-는 유서를 남긴 채 자동차의 매
연 배출구를 막아 질식사했습니다."
아주는 기억의 가닥 하나를 떠올렸다.
"형부...... 이제 절 좀 놔주세요."
"놔주다니? 내가 언제 처제를 붙잡았나?"
"저 사귀는 남자 있어요. 전 그 남자를 사랑해요. 결혼하고
싶어요."
"그래? 그럼 내가 한 번 만나 봐야겠군. 우리는 동서가 될
사이 일지도 모르니까 말야."
"형부.........."
"근데 말야 내가 그 친구에게 한가지 물어 볼게 있어 호적 동
서가 먼전지 구덕 동서가 먼전지 말야?"
자동차 안에서 동반 자살을 했다는 사람들이 얼마 전 이상한
방송에서 본 사람들인지 아닌지 아주로서는 확인할 길이 없다.
하지만 아주는 죽은 사람들이 얼마 전 이상한 방송에 나온 그
사람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것은 직감 같은 것이다.
만일 그렇다면 저 두 사람은 동반 자살을 하지 않았을 것이
다. 처제라는 여자가 다른 남자에게 시집을 가려 하자 형부라는
남자가 처제라는 여자를 죽이고 자신도 죽었을 것이다. 그 형
부라는 남자는 그러고도 남을 남자다.
아주가 텔레비전 뉴스에 정신을 팔고 있는 사이 밖에서 대문
두들기는 소리가 들렸다. 경자가 달려 나왔다.
"당신이세요?"
"음....."
경자가 문을 열었다. 그러자 대문밖에는 평달이 장미꽃을 한
아름 앉고 서 있었다.
"여보... 웬 꽃이에요?"
"연천 부대 근처에 꽃 농장이 있더라구.... 그래서 내가 당신
줄려고 이렇게 사 왔지.
여보. 그 동안 수고 많았소. 이 꽃으로 고마운 마음을 다 표현
할 수는 없지만 받아 주구려."
아주는 대문 밖에서 나는 소리에 방문을 열어 보았다.
그곳에는 보라 아빠가 장미꽃을 백 송이도 넘게 들고 서 있었
다.
보라 엄마는 그 꽃을 받아 들고 좋아 어쩔 줄 몰라 했다. 비
음 섞이게 웃기도 하고 엉덩이를 살랑거리며 마당을 가로질러
갔다.
"여보.... 아침은요?"
"당신이 보고 싶어서 일 끝나자 마자 바로 오느라 먹지도 못
했어."
아주는 방문을 닫았다.
그리고 텔레비전을 끄고 골똘히 생각에 잠겼다. 보라의 아버
지를 보는 순간 뭔가 묘안이 떠오를 것 같기도 했기 때문이다.
아주는 자신의 비행이 가족들에게 알려 지는 것을 가장 두려
워.
그렇다면 보라와 구만이는?
두말할 것도 없이 가족들을 두려워 할 것이다.
보라도 언젠가 말했다. 아빠가 제일 무섭다고... 구만이도 아
빠를 무서워할게 분명했다.
아주는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이제 구만이를 꼼짝 못하게 할 생각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다음은 <훔쳐보는 눈으로부터 탈출3>이 연재됩니다.
♣♣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