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깜박 잠에 들었던 것일까?
"...응?"
나는 환한 빛에 눈이 부셔서 눈을 찡그리다가 이미 밖이 환하다는 걸 깨닫고는 벽에 걸린 시계를 보았다.
고풍스러운 시계은 초침은 8시을 가르키고 있었다.
"아...!"
전날 밤 덕후와 만나서 게임을 했던 것이 9시 넘어서였고, 한 세시간을 했으니 우리가 관계를 맺은 것은 거의 새벽이 다 되어서였을 것이다.
(그 말은 벌써 아침이라는 뜻?)
다행히 그날은 일요일. 휴일이었다.
"깼어?"
덕후는 그런 나를 곁에서 지켜본 듯, 빙긋 웃는 얼굴로 물어보고 있었다.
"응..."
나는 녀석의 얼굴을 보다가 전날 밤 있었던 일을 기억해내고는 얼굴을 새빨갛게 붉혔다.
(그리고보니 나...아직도 나체인 채 잖아?)
그건 덕후도 마찬가지였다.
띠룩 띠룩 살이 찐 녀석의 맨 뱃살이 허벅지에 느껴져서 순간 소름이 돋았다.
"너 잘 자더라. 귀엽더라."
-두근!
하지만 덕후가 즐거운 듯 미소지으며 웃어주자 가슴이 설레였다.
(흐..흥..! 덕후 주제에...그런 환한 미소도 지을 줄 알잖아...?)
나는 자존심을 지키고 싶어 애써 그렇게 생각했지만 몸을 섞은 뒤에 계속 느낄 수 있는 기묘한 유대감을 뿌리치지는 못 했다.
(그동안 음침한 얼굴만 보았는데...이렇게 보니 덕후도 나름 잘 생긴 부분이 있는 것 같기도...?)
내가 미친게야. 미친 것이 분명해...
덕후 녀석 따위가 매력적으로 느껴지다니...
"오늘은 휴일이니까 하루종일 우리 집에 있도록 해."
"하지만..."
나는 그럴 수는 없다고 말하려다가 집에 지금 부모님도 없고, 먹을 것도 없다는 걸 깨달았다.
무엇보다 지금 집에 가면 한성이 녀석이 진을 치고 기다리고 있을지도 몰랐다.
"안돼...?"
"응...알았어..."
풀이 죽은 듯이 물어보는 덕후의 얼굴을 보자 마음이 약해진 나는 어쩔 수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아무래도 그게 가장 현명한 것 같았으니까.
"그래?! 정말이지?!!"
녀석은 너무나 기쁜 듯 나를 끌어안으며 소리쳤다.
-뭉클~♥
너무나 기뻐하는 녀석의 얼굴을 보게 되자 마음이 뿌듯해지는 한편, 이렇게 나를 바라는 그를 더욱 뿌리칠 수가 없어져버렸다.
"그래..."
내가 확답을 주자 나를 안아온 덕후는 고맙다며 가벼운 입맞춤을 해왔다.
"고마워, 정말 고마워. 연아야!"
너무나 기습적인 도둑키스라서 피할 겨를도 없었다.
-츄릅~!
"으음~♥"
감미로운 키스.
나는 그의 입맞춤을 받게 되자 거부도 못하고 두 눈을 감고 그 감촉을 느꼈다.
(덕후의 키스를 하게 되면 아무것도 생각할 수가 없어져...머리가 멍해지는 것 같아...)
이렇게 부드럽게 아침에 해주는 키스, 평생 받고 싶을지도?
"...저기, 연아야. 오늘 종일 같이 있기로 했으니까. 한번 더...어때?"
녀석은 긴 키스를 끝내고 입술을 떼자, 이미 발기해버린 자신의 양물을 가르키며 물었다.
어제 그렇게 했으면서 또 하고 싶어진건가?
"....응....알았어..."
하지만 나 역시 진한 키스를 당하게 되자, 어제 밤 느꼈던 그 감각이 되살아나서 살며시 고개를 끄덕였다.
(왠지 꿈만 같았던 그 쾌감....나도 다시 느껴보고 싶어...)
-스윽~!
그래서 나는 천천히 닫혀져 있던 나의 미끈한 다리를 벌려서 덕후가 삽입하기 쉽게 벌려주었고, 두 눈을 감고서 그가 안아주길 애인을 기다리는 여자처럼 기다렸다.
-꾸욱~!
곧 육중한 무게감과 함께, 푹신한 덕후의 뱃살이 온몸을 짓누르는 것이 느껴졌다.
도망도 못 치게 무겁게 짓누르는 육중한 압박감. 하지만 이제는 그 압박감마저 사랑스러워졌다.
"사랑해, 연아야."
"응...♡"
귓가에 속삭이는 덕후의 사랑고백을 들으며 나는 녀석의 몸을 힘껏 끌어안느라,
녀석이 희미하게 씨익 웃고 있는 것을 보지 못했다.
(흐흐흐~.)
그건 사랑을 고백하는 남자의 미소가 아니라, 모든 걸 자신의 계획대로 이룬 사악한 미소라는 것도 말이다....
결국 그날은 하루종일 덕후와 몸을 섞으며 보냈다.
그래, 밤낮으로하루종일 말이다.
게임도 하지 않고, 밥 먹을 때조차 빠져버린 섹스 삼매경....
-화끈~!
처음이 어려웠지 한번 허락하게 되자 나 역시도 육욕에 빠져버려 마구 해버리고 말았다.
나는 얼굴을 붉히며 내 옆에 나란히 서서 걷고 있는 덕후의 옆얼굴을 몰래 훔쳐보았다.
"...."
왠지 덕후의 얼굴이 잘 생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왔다.
푸짐하게 늘어진 턱살마저도 이제는 귀엽고 듬직하게만 느껴지니, 사람은 참 간사하다.
그저 몸을 한번 섞었을 뿐인데 이렇게 다르게만 느껴지다니.
"후흥~♪"
"왜...왜 그래, 연아야..?"
갑자기 내가 팔에 머리를 기대면서 팔짱을 끼자 이상하게 여긴 덕후가 당황해하며 물었다.
"아냐, 아무것도~♪"
화악 풍겨오는 후덕지근한 그의 땀냄새까지도 너무나 좋았다.
그의 살냄새도, 출렁 출렁 늘어진 뱃살도 푹신 푹신하게만 느껴져서 너무 너무 좋았다.
(전에라면 같은 남자라고 혐오스럽게 여겼을텐데....)
역시 어제 하루종일 관계를 맺은 것이 주효했다.
난 이제 덕후의 땀과 살 냄새가 너무 좋아서 어쩔 줄 몰라하고 있었으니까.
"너...너무...붙어다니면, 사람들이 의심할거야..."
학교로 가는 내내 남자(?)애들끼리 붙어다니는 모습에 사람들이 수근거리는 모습들이 자주 목격되었다.
"응? 저기 봐봐. 저 애들."
"저기 귀여운 아이...여자 맞지...?"
"남자아이인가? 아니면 여자애가 남장한건가? 헷깔리는데..?"
사람들은 나의 정체를 알지 못해 긴가민가하는 모습이었다.
왜냐하면 지금 나는 남자교복을 입고 덕후와 함께 등교를 하는 중이었으니까 말이다.
"...상관없는 걸. 이제 나 다른 사람의 시선따위 신경쓰지 않아."
덕후에게 푸욱 빠져버린 나는, 단 하루만의 변모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덕후에게 달라붙어있었다.
처음이었다. 남에게 이토록 빠져버린 것은.
진정한 여자로의 정체성을 깨닫자 나는 완전히 한 명의 남자에게 구속되어버렸다.
"아니면....덕후는 내가 이렇게 하는게, 싫어?"
얼굴을 빨갛게 물들이며 귀엽게 올려다보는 나의 애교작전에 덕후는 겸연쩍어하며 아니라고 대답해주었다.
"아냐...그런 건...오히려 기쁠지도..?"
어리숙해보이는 그 행동마저도 너무나 사랑스러워서 나는 더욱 애교를 부리며 그의 팔에 머리를 기댔다.
어쩜 이리도 귀여울까. 나보다 몇배는 더 큰 어른이면서.
나는 나 없으면 안되는, '안되남'이 너무 귀여웠다.
(이제는 내가 오히려 이 애가 없으면 안될 것 같지만...)
우리 둘은 교문에 다 오기 전, 다른 사람들 몰래 입맞춤까지 하며 서로에 대한 애정을 확인하였다.
xxx
"안녕..? 연아야..?"
내가 교실의 문 안으로 들어가자, 쭈뻣거리는 태도로 나의 절친 한성이가 다가왔다.
"응."
나는 그런 한성이에게 차가운 태도로 마주 인사해주었다.
"...저기...그저께 일은 정말 미안해...그래선 안된다는 걸 잘 알지만....그만 참을 수가 없어져서...."
변명을 해대는 한성이의 모습이 가증스러웠지만 나는 끝까지 녀석의 말을 들어주었다.
"정말 미안해! 용서해줘...!"
고개까지 숙이며 반성하는 한성이의 모습에 나는 심장이 싸늘해지는 기분이 들었지만 그냥 알았다며 외면했다.
"...."
한성이는 용서는 받았지만 차갑기만 한 나의 태도에 상처를 받은 얼굴이었다.
(흥..!)
그러게 누가 폭주해서 강제로 덮치랬나.
약간 한성이에게 가있던 마음이 그때를 계기로 완전히 돌아서 버렸다.
어쩌면 순리대로 갔다면 난 덕후가 아닌 한성이와 맺어졌을지도 몰랐다.
개인적으로 마음 속으로는 한성이를 더 좋아했었으니까.
(하지만 지금은 아니야. 비록 시작은 최악이었지만 나의 마음을 존중해주고 끝까지 참아준 덕후가 난 지금 더 좋으니까.)
나는 쉬는 시간마다 덕후의 근처로 다가가 그를 괴롭히려는 파리들을 내쫒았다.
"야! 덕후 좀 그만 괴롭혀!"
(다들 나이 들어서 부끄러운 줄 알아야지! 왜 자꾸 가만히 있는 나의 덕후를 못 살게 구는건데?)
내가 덕후에게 신경을 쓰고, 그와 함께 대화를 나누며 웃을수록 남자아이들이 질투를 한다는 것도 모르는 채 그를 보호하려고 노력하였다.
역효과가 난다는 것도 모르는 채.
그리고는 그와 즐겁게 한담을 나누며 깔깔 대며 웃었다.
-딩동댕동~♬
오전수업이 끝난 점심시간.
"쳇, 씹덕후 녀석! 언제 연아랑 저렇게 친해진거지?"
"그러게 말이다. 그거 완전히 사귀는 사이인 거처럼 느껴질 정도야."
남자 화장실에 모인 남자아이들이 쑥덕이는 소리가 가장 구석진 자리에 숨어있던 내 귀에 들려왔다.
"우읍, 쭈웁, 쭈웁~!"
지금 나는 덕후와 함께 예전의 그 남자 화장실 안쪽에 같이 들어와 그의 육봉을 빨아주고 있었다.
전에라면 강제였겠지만 지금은 완전히 자발적인 봉사였다.
(내가 지금 덕후랑 이런 음란한 짓을 하고 있을 줄은 꿈에도 모르겠지..?)
숨어서 그런 위험한 행위를 한다는데에 스릴을 느낀 나는, 등골이 오싹 오싹해지는 느낌이라 쾌감을 느꼈다.
녀석들은 내가 진짜 여자아이가 된 줄은 꿈에도 모를 것이다.
"그런데...오늘 왠지 연아가 더 섹시해보이지 않냐?"
"응. 응. 너도 그렇게 느꼈냐? 나도 그렇게 느꼈어!"
"크으~ 안그래도 여자애들보다 더 이쁜 얼굴인데 왠지 오늘의 행동은 좀 야릇하달까. 묘하게 야하게 느껴지더라."
"그래 그래. 게다가 표정도 그렇고, 눈길도 뭐랄까. 진짜 여자아이 같아 보이더라."
"제길~! 어째서 신은 연아 같은 아이를 여자로 만들지 않고 남자로 태어나게 한거야~!?"
남자아이들은 그때문에 자신들이 변태가 되어간다며 한탄을 해댔다.
우후후, 그렇지만 다들 미안. 난 정말 여자아이가 되어버린 걸.
(물론 이미 임자가 생겼지만...)
나는 그런 아이들의 한탄을 들으며 더욱 열심히 덕후의 페니스를 빨아주었다.
하늘을 찌를 듯이 단단히 발기한 덕후의 큰 물건을 맛있게 핥아가며 침을 묻히고 있던 나는, 시선을 위로 올려서 쾌감을 음미하고 있는 나의 님을 바라보았다.
"크윽~!"
나의 입안의 따스함에 몸을 부르르 떠는 덕후.
노출된 나의 가슴팍을 만지막거리며 그 흰 피부를 쓰다듬으며 즐거워하고 있었다.
"으응...으응...응, 응응..."
나는 그런 덕후를 더욱 즐겁게 해주고 싶어서 혀를 놀렸다.
천천히 머리를 상하시켜, 잠시 굳어져 있던 혀를 페니스 위로 미끄러뜨린다.
장대를 싸고 있는 혀를 꾸물 꾸물 움직여서, 아이스크림을 핥도록 훑어간다.
"...."
조금 시큼한 맛이 나서 괴로웠지만, 인상을 쓰지 않도록 노력하면서 열심히 봉사를 계속하고 있던 것이다.
(하아...하아...입안에서 맥박이 꿈틀거리고 있어...)
남자의 육봉을 스스로 빨다니. 이전이라면 꿈에라도 있지 않았을 그런 상황이지만, 나는 지금 덕후를 기쁘게 해주고 싶다는 마음 하나 뿐이었다.
"우우~연아의 입 안. 정말 좋은 걸?"
덕후는 심하게 느끼는지 뱃살을 출렁이며 허리를 꿈틀거렸다.
(후훗, 덕후가 기뻐하고 있어~.)
솔직히 구강 성교라고 하는 행위 그 자체에는, 특별한 흥미는 없었다.
게다가 남자였던 기억이 아직 희미하게 남아있는 내게 있어, 동성인 남자의 물건을 입에 문다는데에는 혐오감도 있었다.
(하지만 확실히 이것은 좋네...)
피부에 적절한 온도의 윤활제인 타액을 묻혀서 점막 자체인 혀로 핥아주는 것은 최고의 성기구였다.
이토록 남을 기쁘게 해줄 수 있는 기관이 내게 있다는 것이 기뻐서, 나는 열심히 혀를 놀려서 덕후를 기쁘게 해주었다.
"으윽~!"
귀두 근처를 혀로 살살 핥아주며 조금씩 목 안쪽으로 그 커다란 장대를 삼켜간다.
살짝 구토감이 들어 눈에 눈물이 났지만, 덕후를 기쁘게 해주고 싶다는 일념으로 이빨로 긁지 않도록 조심하면서 입안에 꾸역 꾸역 넣어본다.
"그런데, 한성아. 너 주말동안에 연아랑 무슨 일 있었냐?"
-흠칫!
내가 봉사에 열중하고 있던 그때, 다시금 남자아이들이 수근거리는 소리가 귓가에 들렸다.
(밖에 한성이가 있어!)
나는 깜짝 놀라 입으로 봉사하던 것도 잊은 채 문 밖의 남자아이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으응...뭐, 그렇지..."
한성이는 대답을 회피하려는 듯 말끝을 흐리며 힘없이 대답했다.
"크크큭, 그 꼴을 보아하니 끝내 참지 못하고 덮치려다 실패한 것 같군."
"...."
"푸하핫! 정말이냐? 정말이지 너도 참 단순하다."
남자아이들은 농담처럼 물어본 것인데 똥 씹은 얼굴이 되어버린 한성이의 반응에 깔깔대며 웃어댔다.
"...하지만, 역시 그런 외모에 그런 얼굴은 반칙이지."
"응응, 게다가 행동거지도 여자애같아서 가끔씩 착각할 때가 있으니까...."
"그래, 맞아. 만약 이곳이 남고였다면 벌써 일이 일어나고도 남을 정도의 마성의 미모니까."
남자아이들은 전부 내가 나쁜거라면서 한성이를 위로해주었다.
"그래도 덕후 녀석과 붙어다니는 것은 정말 기분 나쁘던데? 왜 연아는 씹덕후 녀석을 보호해주지 못해 안달이 난거지?"
"우리가 괴롭히면 괴롭힐수록 둘 사이가 왠지 더 좋아지는 것 같아."
"난 아까 등교할 때, 연아가 덕후 녀석이랑 팔짱끼고 있는 것도 목격했다구!"
자신들의 연아를 빼앗겼다며 성을 내던 남자아이들은, 한성이에게 잘 좀 해보라며 응원을 하였다.
"그래..."
하지만 한성이의 얼굴을 어둡기만 할 뿐이었다.
"....그렇다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