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아야?"
"미안. 덕후야. 조금만 참아."
나는 서둘러 텐트를 치고 전투지역에서 세이프티존을 만든 뒤 야영을 했다.
"뭐 하려는거야...?"
덕후는 치명상을 입어 힘이 없는 목소리로 물었다.
"그...그게...곧 알게 돼..."
나는 얼굴을 화끈 붉히며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스르륵~
우선 덕후의 갑옷을 벗긴 나는, 그의 셔츠와 린넨 등을 전부 벗겨냈다.
"...!"
갑작스런 나의 행동에 놀라던 덕후는, 곧 나 역시 옷을 벗어 속옷 차림이 되자 얼굴을 붉히고는 고개를 돌렸다.
"도대체 뭐하는거야? 갑자기?"
"어..어쩔 수 없는 걸...! 이 '기술'의 최저 조건이 이런 걸."
"기술?"
"그래! 액티브 회복스킬 '성노의 혀봉사'는 우선 상대가 반나체 또는 나체인 상태에서 본인 역시 반나체에 준하는 노출을 시전한 뒤 써야 하는 기술이야."
"...."
덕후는 그제야 왜 내가 그런 기행을 하는지 이해한 것 같았다.
"그러니 조금만 참아."
나는 용기를 내서 아직 거동이 불편한 덕후의 몸 위에 올라타 몸을 밀착했다.
(부끄러워 죽을 것 같아.)
멘탈리티는 남자인데, 몸은 여자인 부조화.
그 탓에 아직 남자의 몸에 이렇게 살을 맞대는 것은 혐오감이 우선 일어난다.
하지만 날 위해 희생만 하는 덕후에 대한 연민과 동정심 그리고 고마움이 그런 혐오감조차 이겨낼 수 있게 도와주었다.
"그럼...이제 시전할께..."
나는 천천히 고개를 아래로 내려서, 누워있는 덕후의 상처부위에 혀를 가져다 댔다.
-파앗!-
-성노의 혀봉사를 시전하셨습니다.-
(됐다!)
천천히 피가 회복됨을 뜻하는 빨간색 빛깔이 일어나자, 나는 속으로 만세를 외쳤다.
"으윽..!"
상처가 회복되어가자 덕후는 고통을 살짝 느끼는지 인상을 찌푸렸다.
"괜찮아?"
"그래..."
나는 걱정스러워서 좀 더 부드럽게 혀로 상처부위를 핥으며 물어보았다.
다행히 덕후는 고통이 심하지 않은지 고개를 끄덕였다.
(많이 아픈가 보구나.)
나는 나 때문에 다친 덕후의 모습을 보며, 그 힘들어보이는 모습에 연민을 느꼈다.
"내가 식은 땀을 핥아줄께..."
그게 최소한의 보답이라 생각한 나는, 굳이 시키지도 않았는데 덕후의 몸 구석 구석을 정성스레 핥아주었다.
동성인 남자의 몸을 핥는다는 건 무척이나 곤혹스러운 일이었지만, 왠지 핥아주다보니 덕후의 뚱뚱한 몸이 귀엽게 느껴져서 더욱 열중하게 되었다.
"연아야...그만해...이제 그만 됐어."
덕후의 제지처럼 그의 상처는 금세 나아버렸다.
워낙 성노의 혀봉사는 고급 기술이라 회복력이 대단했기 때문이다.
덤으로 각종 버프도 같이 시전해주는데, 다행이랄까. 중화의 비법도 포함되어 있었는지 스콜피니온의 독도 해독되어 있었다.
"아냐. 좀만 더 해줄께..."
고생에 대한 보답 겸 리더로서 준비를 철저히 하지 못한 사죄를 하고 싶어져서 나는 거절했다.
-스르릅~! 할짝, 할짝~!
한번도 그렇게까지 누군가를 위해 성심성의껏 해본 적은 처음이었다.
어떻게든 상대를 기쁘게 해주고 싶은 마음에 혀를 이용해서 그를 느끼게 해주고 싶었다.
상처부위인 배에서 늑골. 늑골에서 가슴. 가슴에서 쇄골. 쇄골에서 목.
다시 목에서 쇄골. 쇄골에서 팔. 팔에서 손가락. 발끝에서 다리....
미끌거리는 침을 가득 담은 혀로 구석 구석을 핥아주며 나는 덕후의 고통이 반감되도록 봉사를 했다.
"으으...연아야...정말 그만 둬...더이상 하면 나 참기가..."
덕후는 이제 고통보다는 다른 감각 때문에 힘들어하며 그만두라고 연신 애원했다.
"...참지 않으면 되잖아...."
그런데 그런 덕후의 젖꼭지를 혀로 봉사하며 속삭였다.
스스로 말하고 나서도 너무 대담해서 화끈거릴 정도로 부끄러운 말이었다.
"뭐..?"
덕후는 나의 대답에 놀란 듯 두 눈을 크게 떴다.
"괜찮아. 오늘은....오늘은 내가 실수한 탓도 있으니까, 네가 하고 싶다는대로 다 허락해줄께."
나는 이미 내뱉었으니 될대로 되라는 심정으로 말했다.
"하지만...."
"괜찮대두. 이젠 나도 널 믿어. 그러니까..."
"그래...그럼 키스만 하자."
"응..."
나는 덕후의 몸 위에 올라탄 상태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는 두 눈을 감고 덕후가 입맞춤을 해오길 기다렸다.
아직 내 스스로 키스를 하는 것은 부끄러워서 힘들었다.
"연아야. 사랑해."
-쭈웁~♥
같은 남자에게 사랑고백하는 것은 NG라고 생각하지만...
(지금 내 몸은 게임에서든, 리얼에서든 여자니까 상관없나.)
어쩌면 내 마음도 조금씩 여성화가 진행되어버린지도 몰랐다.
레즈비언인 혜선이 누나를 비롯해서, 날 완전 여자로 대접하는 클래스메이트들과 NPC들. 그리고 덕후까지 합쳐서 난 서서히 여자로서의 예절을 배우고 말았으니까.
"으음~♥"
지금도 풍만한 가슴을 밀착한 상태로 키스를 하는 모습이 딱 여성스럽지 않은가.
조금씩 비벼서 상대를 기쁘게 해주기 위한 본능적인 몸부림.
게임상에서의 내 모습은 성인 여성의 모습이다.
내가 큰다면 한 5년 이내 그렇게 되지 않을까 싶은 글래머의 몸매.
현실에선 130cm정도에 A컵 정도지만 게임상에서 나는 170cm의 큰 키에 F컵에 육박하는 거유라서 남자를 기쁘게 해주기 위해 최적화되어 있었다.
(역시 덕후의 키스는 대단해....녹아버릴 것 같아...)
몸을 가누기 힘들텐데도 내 뒷머리를 큰 손으로 감싸안고는 딥키스를 하는 덕후의 테크닉에 난 전율했다.
-두근 두근!
심장이 빨리 뛰면서 짜릿하고 간질거리는 감각이 아랫배를 간지럽혔다.
"하아....으음....♡"
머릿 속이 새하애지는 느낌...
덕후의 키스는 혜선이 누나와도 빌어먹을 한성이녀석과도 달라서 너무나 감미로웠다.
"연아야...!"
덕후는 더이상 손을 가만히 둘 수 없는지, 나의 커다란 가슴에 손을 얹고는 천천히 주물럭거렸다.
"아!"
떡처럼 마음대로 변형되는 나의 거유를 희롱하며 나를 번민케 만든 녀석은, 나의 브래지어를 벗기고는 튕겨져 나온 듯 탱탱한 나의 젖을 입에 물고는 빨아갔다.
"아앗..?!"
나는 눈썹을 찡그리며 그 아찔한 감각에 몸을 떨었다.
하지만 난 그의 입술을 거부하진 않았다.
이미 흘러가는대로 몸을 맡겨버린 탓에 더이상 저항을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어쩌지...나도 이렇게 계속 하고 싶어져 버렸어...)
가슴을 맛있게 빨면서 다른 한손으로는 나의 은밀한 다리 사이의 계곡을 탐하는 덕후의 손길을 나는 거부하지 못했다.
-꿀쩍, 꿀쩍, 꿀쩍~♬
이미 나의 다리사이는 홍수가 난 듯 흥건히 젖어있었다.
나의 몸은 이미 남자를 받아들이기 위해 준비를 끝냈던 것이다.
"하아,하아..."
"후우....후우우..."
덕후와 나는 서로의 눈을 바라보다가 야릇한 기분에 휩싸여서 다시금 입술을 맞대었다.
뭐랄까. 서로의 감정을 주고받는 애뜻한 기분이랄까?
아니면 서로의 욕망에 대해 깨닫고 허락을 하게 되어버린 심정이랄까.
"덕후야..."
나는 애절한 눈빛으로 그의 눈동자를 쳐다보았다.
"미안...연아야. 나 더이상 했다간 정말 참을 수 없을지도 몰라. 그러니...먼저 로그아웃할께."
-파앗!
얼굴이 새빨개진 덕후는 도망치듯 그렇게 말하고는 먼저 로그아웃을 해버렸다.
"....바보..."
어떻게 줘도 못 먹냐...내심 각오했는데....
"후우..."
나는 한숨을 내쉬며 아쉬운 마음을 간직한 채, 나도 로그아웃을 했다.
로그아웃을 한 뒤, 현실세계로 돌아온 나는 R-머신에서 나왔다.
-푸슛!
그리고 에어도어가 열리며 캡슐 밖으로 나온 나는, 이미 밖에 나와 있는 덕후를 보게 되었다.
"...."
"..."
어색한 분위기...
아까보다 더 어색한 분위기가 우리 둘 사이를 갈라놓았다.
한참의 침묵 뒤 더이상 참을 수가 없어진 나는 용기를 내서 물어보았다.
"...왜 그만둔거야?"
침묵을 깨고 내가 간신히 물어보자 덕후는 시선을 피하며 대답해주었다.
"더이상 했다간 내가 참을 수 없어질 것 같아서 그랬어."
덕후는 지금도 참고 있는 듯 흥분을 가라앉히려 노력하며 말했다.
"너랑 약속했잖아. 네가 스스로 바랄 때까지 기다려주겠다고..."
"....!"
나는 덕후의 대답에 놀란 표정을 지어야 했다.
정말로 이 녀석, 약속을 지킬 생각이었구나.
(뭐야. 이 녀석? 그 말 정말이었어?)
그동안 날 괴롭힌 것만 생각했지, 이렇게 신의가 높은 녀석인 줄은 몰랐는데.
(그리고보니 그동안 아슬 아슬하게 마지막 마지노선은 지켜주었던 것 같네?)
날 안달나게 할 목적이라 생각했는데 사실은 자제하고 있던 거였구나...
그렇게 생각하자 조금 기쁜 마음이 들었고 흥분을 애써 억누르려는 덕후의 모습이 기특했다.
그 정도로 나를 위한다는 생각이 들어 조금 기뻐졌다랄까.
나는 그런 그의 옆얼굴을 훔쳐보며 얼굴을 붉혔다.
정말 나 이상해...
(저렇게 발기되었으면서도 참고 있구나.)
나 역시 남자였다보니 그런 충동을 억누르는 것이 더없이 힘들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차라리 자위를 해서 뽑아내는 것이 편하지, 저렇게 인내를 한다는 것은 남자애들에게 힘든 고통이었다.
그런 걸 잘 알기에 나는 그순간 내뱉어서는 안되는 말을 하고 말았다.
"...만약 내가 허락을 한다면...?"
"...뭐?"
속삭이듯이 흘러나온 나의 물음에 덕후는 두 눈을 크게 뜨고는 되물었다.
"...그..그게...만약 지금 내가 허락을 한다면 어쩔건데...?"
나는 더없이 벌개진 얼굴로 고개를 돌리고는 다시 물어보았다.
"서..설마 허락해주는 거야..?"
덕후는 나의 애매한 대답에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와락 나의 팔을 잡고는 물어보았다.
"마..만약이라고 그랬잖아. 꺄악..!"
마치 안아오듯이 나를 끌어안아오는 덕후의 힘에 나는 깔려서 그대로 뒤로 넘어졌다.
-풀썩!
다행히 뒤에는 리얼머신의 쿠션이 있어서 다치지는 않았다.
하지만 이미 흥분으로 폭주해버리고 있는 덕후의 막무가내적인 돌진을 막을 도리가 없었다.
"자..잠깐..! 덕후야, 잠깐만 기다려..!"
반누드에 와이셔츠만 걸치고 있던 나는 덕후의 힘을 이기지 못해, 상의가 벗겨지고 말았다.
-스르륵~!
그리고 덕후가 준 순백의 와이셔츠가 벗겨지자, 봉긋 솟은 아담한 가슴이 드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