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21화 (21/33)

거의 2시간은 넘게 샤워를 하며 자위를 한 나는, 탈진을 하기 일보 직전에 겨우 욕실을 빠져나와 냉장고에서 우유를 꺼내 마셨다.

"휴우...."

뒤늦은 후회가 들어왔지만, 아직도 몸에 잔류되어있는 쾌감신호에 몸이 떨려왔다.

(하필이면 담로스나 덕후 따위를 상상하며 자위를 하다니...최악....)

차라리 아이돌처럼 잘 생긴 한성이라면 또 모를까.

(아니 그것도 NG인가....)

나는 피식 내 스스로의 멍청한 생각에 실소했다.

(하지만 이런 쾌감을 계속 맛보면 나 진짜 바보가 되어버려...)

하루종일 온몸을 지배하는 야릇한 느낌에 나는 엉덩이를 꼬물거리며 부끄러워했다.

허리가 자꾸 부들 부들 떨려왔다.

그건 혜선이 누나 같은 '여자와 섹스하고 난 뒤'와는 뚜렷히 다른 느낌이었다.

음, 굳이 따지자면 게임상에서 여자가 되어서 마구 당했을 때와 비슷한 느낌...? 

그런 느낌이 들어왔다.

(거진 10시간도 넘게 담로스에게 안겼을 때도 이런 나른함과 허탈감을 느꼇었지....))

-부들 부들!

그바람에 제대로 서있기도 힘들었다.

또다시 가슴을 주무르고 젖꼭지를 잡아당기면서 자위에 빠져들고 싶어졌다.

(또 이런 기분이 들어버리려고 그래...)

담로스에게 안긴 거 솔직히 최악이었지만, 첫 경험으로서는 꽤 괜찮았던 것 같기도 헀다.

그게 다 검은 흥분제 때문이었지만, 정말 짜릿한 느낌이긴 했다.

뭐 그 뒤로는 한번도 남자에게 당한 적은 없었구.

촉수기계에게 당한 적은 있지만.

(촉수인가....)

또다시 촉수기계에게 당할 걸 생각하자 엉덩이의 구멍이 절로 벌렁거렸다.

정말이지....

아까 샤워하다가 엉덩이에 흥미를 가지게 된 건 순전히 저 빌어먹을 기계때문이었다!

-꿀꺽!

내가 그런 망상을 하며 침을 삼키고 있을 때, 갑자기 내 핸드폰에서 발신음이 들려왔다.

-띠리링, 띠리리링~♪

최신 가요로 된 멜로디음에 나는 흠칫 놀라서 서둘러서 핸드폰을 받았다.

"누..누구세요..?"

음란한 상상을 하다가 전화를 받게 된 탓에 나의 목소리를 조금 떨리고 있었다.

"아, 여보세요? 연아니?" 

(혜선이 누나?)

나는 목소리의 주인이 혜선이 누나라는 걸 알고는 더욱 가슴이 떨려왔다.

"연아 맞지? 나야. 혜선이."

-두근!

나는 그게 혜선이 누나라는 걸 확신하자 심장이 쿵쾅거렸다.

마치 나쁜 일을 하다 들킨 기분!

나의 심장은 폭발할 듯 쿵쾅되고 심하게 떨리고 있었다.

"아직도 몸이 안 좋은거니?"

혜선이 누나는 걱정스럽다는 듯 물어왔다.

"아..네...."

나의 목소리에 누나는 정말 걱정이 된다는 듯 안부를 물어왔고, 나는 괜찮다고 계속 대답해야 했다.

차마 그녀에게 방금 전까지 이상한 상상을 하며 자위를 했었다고 알릴 수는 없었다.

"역시..."

혜선이 누나는 나의 말에 혀를 찼다.

"아무래도 너 한동안은 게임을 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

그녀는 그러면서 조금은 게임을 하는 것을 그만두자고 하였다.

"마침 나도 개학도 했고 이제부터 과외도 하기로 해서 자주 게임에 접속하긴 힘들 것 같아."

아, 그리고보니 혜선이 누나 대학생이었지.

나는 벌써 여름학기가 시작되었는데 대학생인 혜선이 누나는 이제야 개학을 한 듯 싶었다.

그녀는 그러면서 나의 피로가 완전히 풀릴 때까지 같이 게임을 하지 말자고 하였다.

"네...알겠어요. 그럼 어쩔 수 없죠..."

나는 의외로 담담히 대답을 하였다.

"너무 실망하지는 마. 이렇게 계속 통화는 할거니까. 그리고 현실에서 자주 보면 되잖니."

내 목소리가 약간 침울하다고 느꼈는지 혜선이누나는 그래도 이렇게 통화는 계속할 수 있으니 걱정말라며 안심을 시켜주었다.

"그럼, 또 전화할께. 후에 또 데이트 하자. 사랑해, 연아야 ♥"

혜선이누나는 전화상으로 쪽 소리나게 키스를 보내온 뒤 끊었다.

"....."

하지만 나는 갑자기 혜선이 누나에게 버림받은 느낌이라 기분이 공허해졌다.

"하아....."

부모님도 안 계시고, 여동생도 없으며, 믿었던 혜선이누나마저도 날 떠나버린 것 같아 맥이 탁 풀렸다.

"정말 최악...."

(아무래도 방금 혜선이 누나에게 진실을 말했어야 했으려나...?)

그래서 도움이라도 요청해야 했던 건 아닌지 뒤늦게 후회가 몰려왔다.

(안돼, 안돼. 난 남자잖아. 이런 일은 내 스스로 이겨내야지. 그리고 여자도 남자도 아닌 이런 모습, 혜선이 누나에게 보이고 싶진 않아.)

하지만 나는 이내 고개를 흔들었다.

지금같은 여자도 남자도 아닌 괴물같은 모습을 보일 수는 없었다.

그건 절친인 한성이에게도 마찬가지였다.

이런 우스꽝스런 모습을 보였다간 평생 놀림받을 것이 분명했다.

보이기 부끄러웠다.

"하아...."

하지만 의지할 곳이 전부 없어지니 마음이 공허해졌다.

그리고 그렇게 공허한 기분을 뭔가 다른 짜릿한 걸로 채우고 싶은 욕망이 새록 새록 들어왔다.

(오히려 이렇게 되고나니, 여자가 되어간다는 것도 나쁘진 않은지도...) 

자포자기하고 나니, 

뭔가 지금의 상황이 축복같기도 하였다.

(이렇게 여자의 쾌감을 현실에서 맛보게 된다는 것도 나쁘진 않아보이니까...)

자위에 푹 빠져서인지 내 머리는 아직도 제대로 된 판단을 할수가 없었다.

솔직히 지금 나는 내 몸에 잔류된 이 즐거운 쾌감은 조금만 더 느끼고 싶기도 했다.

(그리고 지금은 역시 이대로 한번 완전히 여자가 된 뒤, 다시 남자로 돌아오는 수 밖에는 없잖아...)

그게 현재로선 유일하면서도 최선의 방법이고 말이다.

-두근 두근!

-꿀꺽~!

이대로 비밀리에 좀 더 여자의 쾌감을 맛본다니....

나는 여성화 가속 물약을 꺼내보며 마른 침을 삼켰다.

심장이 세차게 뛰어왔다.

이 약을 쓰게 되면 정말 여자가 될지도 몰랐다.

(그리고....정말 가상세계에서 맛봤던 그런 쾌감을 현실에서도 느낄 수 있을지도 몰라...)

여자가 된다는 피학성이 나의 이성을 지배해서 날 반쯤 미치게 하고 있었다.

(조금만....조금만 더 이 짜릿한 쾌감을 즐겨보자....어차피 다시 남자로 돌아올 수도 있대잖아...)

악마의 속삭임같은 그런 생각을 하게 되자 난 돌이킬 수 없어졌다.

그게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도 지금 자위로 멍청해진 내 머리는 인지를 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래, 어차피 난 덕후의 협박을 들을 수 밖에 없잖아...그러니 이 약을 한번 써보도록 하자....)

"...."

어쩔 수 없는거야....

그렇게 생각한 나는 그래서 앰플에 든 물약을 주입하기 위해 천천히 리얼머신 쪽으로 발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푸쉬이익~!

에어도어가 열리며 캡슐이 열리자 그안에 들어가 누운 나는, 손 안에 든 앰플을 바라보며 갈등을 하였다.

(이게 정말 최선일까...?)

넘쳐나는 육욕으로 인해 제정신이 아니었지만 아직도 나는 긴가민가하고 있었다.

밑도 끝도 없는 나락으로 빠져드는 느낌이라 두려웠다.

아마도 마지막 갈등일지도 모르는 선택의 순간....

나는 돌이킬 수 없는 실수를 저르는 건 아닌지 걱정이 되었다.

이대로 이 앰플을 쓰게 된다면 다시는 돌이킬 수 없게 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들어왔다.

(하지만 덕후의 말로는 먼저 완벽한 여자가 되지 않으면 남자로 돌아오는 해독약은 듣지 않는다고 했잖아...)

솔직히 여자가 되는 약이 있다는 것도 믿기지가 않았다.

하지만 이미 내 몸에 나타나는 증상들은 엄연히 그런 여성화가 활발히 진행되는 징후들이었다.

그야말로 리얼 현실.

그리고 그 말은 정말 남자로 돌아오는 해독제도 분명 존재를 한다는 것이리라.

(완벽히 여자가 된 뒤 그 약을 써야 하는 것은 중간에 그 약을 쓰면 이도 저도 아닌 중성이 되어버리기 때문일테지...)

지금의 나처럼 말이다.

차라리 완전한 여자나 

완전한 남자가 되는 편이 낫지, 

이도 저도 아닌 괴물이 되는 건 사양이었다.

그리고 여자가 될 수 있다는 말은 반대로 여자가 남자로 될 수 있는 약---해독제도 있을 수 있다는 말이었다.

"역시...어쩔 수 없는거네..."

나는 고개를 떨구고는 떨리는 손으로 앰플을 들어올렷다.

(먼저 완벽한 여자가 되어보자. 그 다음은 그때가서 다시 생각해봐도 늦진 않아...)

적어도 지금의 흉칙한 모습에서 벗어나는 것이 우선이었다.

그렇게 생각한 나는 결국 마음을 굳히고는, 앰플을 리얼머신의 안에 삽입하였다.

-찰칵! 푸슈웃~! 

앰플이 장착이 되는 경쾌한 소리가 들려왔다.

-스르륵~!

그리고 이전처럼 내 안에 물약을 주사하기 위해 촉수들이 몰려왔다.

(으으윽....)

언제 느껴도 끔찍한 기분...

촉수들에 둘러쌓여서 애무받는 느낌은 정말이지 혐오감이 들어왔다.

-스르릅, 스릅, 스르릅~!

내 몸 위를 기어다니며 끈적한 촉수들.

마치 혀로 핥는듯한 기분을 주어서 온몸의 소름이 확 올랐다. 

-쭈웁!

그리고 그런 촉수 중 넓은 컵모양의 빨판을 지닌 촉수가 나의 유방을 노리고서 기어올라왔다.

"으으..."

저것의 빨판에 빨리면 정말 기분이 이상한데....

-따끔! 

나의 젖가슴을 한입에 통째로 먹을듯이 빨아들인 촉수는, 

쪼옥 쪼옥 개걸스럽게 빨아들이더니 내 젖꼭지 끝에 미세한 바늘을 찔러넣어 앰플 안에 든 물약을 주입하였다.

"으흑~!"

안그래도 단단해져서 민감한 나의 유두에선 달콤한 저림이 전해져왔다.

"아으으...하악...하악...!"

너무나 기분좋은 저림...

나는 그 느낌에 고개를 이리저리 저으며 신음소리를 흘렸다.

-따끔!

"아..!"

그리고 또다시 전해진 아픔....

그건 젖꼭지가 아니라 바로 나의허리 아래에서 전해지는 미약한 따가움이었다.

(어느새....)

긴 호스를 닮은 촉수가 이제는 발기되었는데도 새끼 손가락보다 더 작아져버린 나의 자지를 빨아서 물고 있었다.

_쭈웁, 쭙!

마치 쭈쭈바를 빨듯이 맛있게 나의 자지를 빨아들이는 튜브형의 촉수....

"하으으윽~~!"

그건 그런 뒤 작은 바늘을 통해서 나의 자지에 물약을 주사하였다.

-찌릿, 찌릿~!

"하아...하아..."

약이 주입되자 몸 전체에 전류가 흐르는 느낌이 들어왔고 온몸이 민감해졌다.

온몸의 세포가 활성화되는 느낌이랄까.

미세한 공기의 흐름조차도 피부로 느낄 수 있을 정도라서 나는 몸을 떨어댔다.

-스릅, 스르릅~!

특히 온몸을 지렁이들처럼 기어다니는 촉수들의 느낌이 너무나 괴로워서 나는 연신 숨을 헐떡여야 했다.

달콤한 숨이 계속 튀어나와 탈진할 것 같았다.

"하아....하아...."

촉수에 의한 희롱과 물약 주사의 긴 시간이 끝나자, 나는 몽롱한 기분으로 캡슐에 기대 숨을 헐떡거렸다.

(우우....오늘은 이만 접속을 끊도록 하자.)

오늘은 혜선이 누나도 게임접속을 안한다고 했으니 LD&LD를 접속할 이유가 없어졌다.

그리고 괜히 게임에 접속했다간 또 소울가디언 녀석에게 활성화니 가속화니 하면서 괴롭임을 당할 것이 분명했다.

(내가 미쳤냐. 그 녀석에게 그렇게 실신할 때까지 당했는데 또 당할려고 들어가게?)

그래서 나는 서둘러 캡슐을 밖으로 나오려고 하였다.

"응...?"

하지만 왠지 촉수들은 전원 off를 했음에도 내 모에서 물러날 생각을 않고 있었다.

"이게 왜 이러지?"

평소라면 off를 누르면 바로 기어들어가곤 했는데,

오늘은 되려 내 두 손을 결박하곤 나를 완전히 구속시키는 것이 아닌가.

"뭐..뭐야..?"

나는 갑작스런 촉수들의 반항에 놀라 흠칫 놀랐고, 몸을 움츠렸다.

손이 결박되어 어떻게 움직일 수가 없었다.

-스르륵, 스릅~!! 

"앗?!"

-쉬리리릭~!

마치 채찍처럼 날아온 촉수들의 기습에 나는 기겁을 했으나, 촉수들의 행동이 더 빨랐다.

"으읍!"

갑자기 덥쳐오는 촉수들의 군집.

놈들은 나를 결박한 상태로 무지막지하게 몰려들어왔다.

그리고 두 팔과 두 다리가 묶인 상태에서 입을 통해 칩입해오는 촉수의 공격에 

난 손수무책으로 당해야만 했다.

(수...숨이....)

입과 목구멍 깊숙이 들어온 촉수의 난폭한 침입에 나는 두 눈에 별이 보이는 듯 했다.

( 목구멍을 지배당하면서 숨을 못 쉬겠어...)

숨을 못 쉬게 되자 나는 목숨의 위협을 받았다.

이대로 촉수에 목구멍이 박혀서 죽을 것 같았다.

-꿀쩍! 꿀쩍~!

내 목과 입을 범하면서 촉수는 앞뒤로 율동을 치기 시작했다.

"우웁! 우우웁!"

나는 바둥거리면서 눈물을 질질 흘렸다.

이대로라면 숨을 못 쉬어서 죽을 것 같았다.

(그...그런 것 싫어...무서워....)

나는 죽는 것이 너무나 두려웠다.

이렇게 숨을 못 쉰다는 것이 그토록 괴로운 것일 줄은 꿈에도 몰랐다.

기계따위에게 목을 범해져서 질식해 죽는다니 끔찍했다.

(무..무서워....)

나는 급격히 두려워져서 어쩔 줄 몰라했다.

삶에 대한 욕구에 나는 살기 위해 비굴해져 갔다.

"우우웁~!"

살고 싶다는 일념에 나는 목저울과 혀를 마구 움직여서 촉수를 만족시켜주었다.

그렇게 해야만 살 수 있다는 걸 본능적으로 알게 되었다.

-꿈틀, 꿈틀!

촉수가 부들 부들 떨려왔다.

사정의 전조인가?

-찌익! 찌익~! 울컥, 울컥!

나는 촉수가 뭔가 끈적한 액을 발사하자 살고 싶다는 일념에 연신 목저울을 움직여서 촉수가 싸대는 체액를 삼켜댔다.

"꿀꺽, 꿀꺽~!"

정말 성심성의껏 열심히 삼켜댄 나는, 역겨움도 참고 맛있다는 듯 마셔댔다. 

그래야만 촉수가 만족해할테니까 말이다.

"꿀꺽, 꿀꺽!"

-스르륵~~~~!

오줌을 지릴 것처럼 두려운 1분이 지나고...

촉수는 내가 온순하게 액체를 전부 삼키대자 그제야 만족한 듯 내 입에서 물러나 주었다.

"푸하~!"

너무나 상쾌하고 소중한 산소가 폐에 유입되어 들어오는 것이 느껴졌다.

정말이지 단맛이 날 것처럼 달콤한 공기였다.

삶이 다시 내 몸 안에 돌아온 것 같았다.

"흐으읍~! 하아..하아..!"

숨이 가득 폐에 차자 나는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너무나 기뻤다.

"흐흑~!"

겨우 살아났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들어서 행복했다.

눈물 콧물로 엉망이 된 얼굴에, 입가엔 촉수가 싸댄 체액으로 범벅이 되었지만 그런 건 지금 내겐 아무래도 좋았다.

"우웁~!"

갑자기 촉수가 빠져나간 목구멍이 간지러워져서 기침을 나왔다.

뒤늦은 구역질에 나는 고개를 옆으로 돌려 구역질과 기침을 해댔다.

"콜록! 콜록!"

억지로 삼켰던 백탁액이 입에서 침과 함께 섞여 튀어나왔다.

"하아..하아..."

나는 눈물을 찔금거리며 숨을 골랐다.

그저 살았다는 안도감에 나는 혼자 기뻐했다.

"응...?"

그런데 나는 겨우 숨을 되찾자 촉수가 아직 완전히 물러나지 않았다는 것을 깨달았다.

마치 내가 자신을 바라보기를 기다리는 듯한 모습....

-지긋이

촉수는 내 얼굴 바로 앞에서 가만히 나를 지켜보고 있었다.

"뭐...뭐야...?"

나는 그런 촉수를 보며 불길한 느낌이 들어왔다.

-꿈틀!

내 입가에 살짝 다가오다가 다시 되돌아가는 촉수.

녀석은 나로 하여금 입을 열라고 종용하는 것 같았다.

"지..지금 나보고 널 핥으라는 거니...?"

-꿈틀!

촉수는 그렇다는 듯 위아래로 흔들렸다.

그리곤 말하는대로 안 들으면 또다시 목구멍 안까지 범해주겠다는 듯 주변의 촉수들을 꿈틀거리며 몰려왔다.

마치 말을 안 들으면 다구리를 치겠다는 듯이 말이다.

"...."

나는 또다시 목숨의 위협을 받기는 싫어서 얼굴이 파래졌다.

그래서 고개를 연신 끄덕이며 불쌍하게 알았다고 대답했다.

한낱 기계따위에게 목숨을 구걸하는 것이 비참했지만, 더이상 고통을 받기는 싫었다.

그런 건 오줌을 지릴 것처럼 두려웠다.

"우우~!"

나는 입을 벌리고는 혀를 뻗어 비굴하게 촉수의 귀두 끝을 가져다 대었다.

"흑..."

눈물이 절로 흘러서 또르륵 뺨을 타고 흘러내렸다.

한낱 촉수 따위에게, 이지도 없는 기계 따위에게 인간인 내가 비굴하게 목숨을 구걸하며 빨아줘야 한다는데 비참한 기분이 들었다.

-쭈웁! 쪽! 쪽!

그후 나는 성심성의껏 촉수의 귀두를 핥아갔다.

마치 아이스캔디를 핥고 빨아주듯이 녀석이 화내지 않도록 조심스레 열심히 애무해주었다.

-할짝, 할짝~!

내가 정성을 들여 핥아주자 촉수는 기분좋은 듯 내 혀끝에서 꿈틀거렸다.

기분좋은건가?

(나는 기분 최악인데...)

콧물도 훌쩍이며 나는 촉수를 침으로 범벅으로 만들었다.

-움찔!

녀석은 내 입안에 들어오자 참을 수 없다는 듯 백탁액을 쏟아냈다.

밤꽃향과 함께 미끌 미끌하고, 텁텁한 맛이 입안에 퍼졌다.

"꿀꺽! 꿀꺽~!"

촉수의 끝에서 쏟아져 들어오는 그 역겨운 액체를 나는 억지로 삼켜야 했다.

또다시 말을 안 들으면 목 안까지 침입해와서 범할 것이 분명했으니 말이다.

-츄루룹~!

촉수는 실컷 백탁액을 쏟아내자 내 입에서 빠져나와 나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마치 애완견에게 잘했다는 듯 칭찬하듯이 말이다.

-쉬리리릭~!

그리고는 또다시 다가오는 또다른 촉수 한마리.

그리고 녀석의 뒤로는 차례를 기다리는 촉수들이 줄을 잇고 있었다.

아무래도 자신의 순서를 기다리는 촉수들이 많아보였다.

(도대체 몇마리나 봉사를 해줘야 하는거야...?)

나는 눈물이 날 것 같았지만 놈들에게 반항을 할수가 없어 다시 입을 벌려주었다.

(젠장, 그래. 실컷 가지고 놀아라.)

나는 눈물을 글썽이며 속으로 욕을 했다.

이딴 기계, 다시는 안 타고 말겠어.

(기필코 반납해주지. 아니 이런 기분나쁜 기계를 만든 회사따위 고소하고 말테다.)

그렇게 속으로 다짐하며 나는 다시 내 입안에 들어온 촉수의 귀두를 혀로 핥아주었다.

-쉬리릭~!

엉덩이 쪽과 사타구니 사이로 촉수의 느낌이 전해졌다.

아무래도 놈들은 본격적으로 나를 가지고 놀려는 것 같았다.

(뭐냐구, 대체...이 놈들 이전과는 반응이 전혀 달라...)

마치 날 강간하듯이 난폭하게 움직이는 촉수들... 

전에도 꽤 험하게 날 가지고 놀긴 했지만, 이번처럼 강간하듯이 범하지는 않았는데....

"으흑...!"

나는 엉덩이 안으로 침입해온 이질감을 느끼며 신음소리를 내었다.

자지를 빨아대는 느낌도, 엉덩이를 범하는 느낌도 이전과는 너무나 달라서 나는 번민하고 말았다.

(혹시 그 앰플때문인가?)

평소에는 징그럽긴해도 내 몸을 배려해주는 듯한 느낌이었는데, 어제부터 촉수들은 난폭하게 날 다뤘다.

나의 직장과 항문 안에 요동치는 촉수의 느낌이 척추를 타고 전해졌다.

(역시 뭔가 이전과는 달라....)

자기 혼자 만족하려는 듯한 이기적인 움직임...

나는 촉수의 그런 이기적인 움직임에 고통을 느껴서 허리를 비비 꼬았다.

-울컥! 울컥! 

(아...내 안에 또 뜨거운 액이 들어오고 있어...)

정액일까?

고작 기계따위가 정말 정액을 쌀 리가 없었지만 나는 그것과 비슷한 것임을 확신했다.

근데 하필 밤꽃냄새나는 체액라니.

정말이지 이 기계를 만든 제작자들은 악취미이다.

(설마 여태까지 내가 싼 정액이 다시 내 몸 안에 들어오는 건 아니겠지?)

내가 싼 정액이 다시 내 안으로 들어온다니 기분나빴다.

만약 내가 싼 정액으로 임신이라도 하게 된다면 정말이지 절망적이었다.

물론 나같이 남자였다가 여자로 변하는 케이스가 있을리 없으니 그럴 일은 없겠지만,

(게다가 엉덩이로 임신이라니...)

상상만해도 최악이었다.

물론 엉덩이로 사람이 임신을 할 일은 절대 없겠지만 말이다.

"하아...하악....하악...!"

나는 점점 거칠어진 숨결을 참지못하고 촉수를 입안에 머금은 상태로 숨을 뿜어내었다.

땀과 콧물 그리고 눈물로 엉망이 된 내 모습은 정말이지 참혹할 것이다.

비굴하다 못해 노예보다 못한 굴종의 모습으로 촉수를 만족시켜주는 유저.

그것이 지금의 나였으니 말이다.

-찌익! 찌익~~!

뜨겁고 걸쭉한 정액의 비가 나의 얼굴을 때렸다.

"으으윽...."

(뜨..뜨거워...!)

수십마리의 촉수들이 일제히 내 얼굴과 엉덩이 안에 사정을 해댔다.

-쉬리리릭~! 스르릅~~!!

하지만 아직도 많은 촉수들이 내 입과 엉덩이에 몰려오는 것으로 보아, 

아직도 내가 만족시켜줘야 하는 촉수들은 많은 것 같았다. 

(나...이대로 촉수들에게 강간을 당하다 죽는걸까..?)

완전히 흥분해서 나의 몸을 노리고 다가오는 촉수들....

아직도 놈들은 만족을 다 못한것 같았다...

-쪼르르륵~!

그 절망스럽고 공포스런 모습을 보자 나도 모르게 오줌이 줄줄 새어나왔다....

xxx

그 뒤 얼마나 긴 시간이 지난 것일까?

거의 5~6시간은 마구 당하지 않았을까?

나는 완전히 실신을 할 때까지 촉수들에게 괴롭힘을 당했다.

-짹! 짹!

그리고 내가 다시 정신을 차렸을 때는 이미 밖은 아침이 된 후였다.

캡슐 안에서 떡실신을 돼서 널부러져 있던 나는, 캡슐의 에어도어를 열려 있다는 걸 깨닫고는 비틀거리며 겨우 빠져나왔다.

"우웁~! 우웩!"

백탁액의 잔류물이 입에서 뿜어져 나와 바닥을 더렵혓다.

"켁,켁!"

도대체 얼마나 많은 체액를 내 안에 싸댄거야....

-주르륵~!

엉덩이에서도 다 들어가지 못한 백탁액들이 흘러서 바닥을 더럽혀댔다.

캡슐안에도 그리고 캡슐 밖에도 촉수와 내가 지린 오줌들로 엉망이 되어 있었다.

(하아... 언제 이것들을 전부 청소한다냐?)

"그..그전에 먼저, 화..화장실...!"

나는 엉덩이에서 전해지는 강한 변의에 얼굴이 하애져서 서둘러 화장실로 뛰쳐들어갔다.

설사라도 할 듯이 너무나 다급해진 엉덩이. 

당장에라도 쏟아질 것 같은 엉덩이의 느낌에 나는 항문에 힘을 주고는 변기를 찾아 돌진했다.

-찌이익~!

나는 신형 리얼머신 전용 슈트의 하의 부분을 열었다.

다행히 전용슈트는 아랫쪽에 배설용 구멍이 지퍼형식으로 달려있어서, 입은 상태로도 급한 변의를 해결할 수 있게 되어있었다.

-푸화악~!! 쭈르륵~! 찌익 찌익~! 

내 안에 있던 것들이 격렬히 뿜어져 나오며 분출되었다.

"끄으으응~~!"

그것들은 전부 촉수들이 싸댄 백탁액들이었다.

촉수들이 내 항문안에 싸질러댄 냄새나는 새하얀 체액들....

묽은 변처럼 흘러내리는 그것들은, 내 엉덩이 안에서 마치 고름처럼 끊임없이 질질 새어나왔다.

"으윽~~!"

장이 꼬이는 듯한 느낌과 함께 하염없이 흘러나오는 덩어리들.

차라리 진흙처럼 완전히 덩어리진 것들이었다면 편하련만, 마치 설사처럼 물처럼 묽어서 액체상태로 찌익 찌익 분출되어 항문이 아파왔다.

-화끈!

그리고 그렇게 싸질러지는 촉수들의 정액느낌이 너무나 부끄러웠다.

그것들은 내가 비굴하게 목숨을 구걸하며 받아낸 더러운 체액들이었으니 말이다.

고작 촉수들에게 위협되어져 이런 역겨운 액체를 삼키고, 엉덩이로 받아들였다는 것이 인간적으로 수치스러웠다.

(근데 설마 이거 정말 내가 이전부터 싸댄 정액들은 아니겠지?)

설마의 설마겠지만 만약 그게 진짜라면 자살하고 싶을정도로 비참해졌다.

나는 그런 불길한 생각을 애써 지우며 약 30분간을 더 화장실에서 볼일을 해결하였다.

-쏴아아아~~~!

"하아아....."

(겨..겨우 끝났네...)

세번은 더 변기물을 내린 뒤에야 변의가 완전히 사라지자,

탈진을 할 때까지 몸안에 있던 액체를 쏟아낸 나는, 녹초가 되어 근처에 있는 티슈를 빼내서 엉덩이를 닦으려 하였다.

(우우....쏟아내다 죽을 것 같아....)

속이 완전 텅빈 느낌에 빈혈을 하듯이 머리가 띵해졌다.

"...응?"

그런데 나는 엉덩이를 닦는 도중, 뭔가 이상한 느낌을 받아서 손을 연신 더듬거려야 했다.

"어라...?"

뭔가 허전한 느낌....

그건 절대 공복감을 느껴서가 아니었다.

그것과는 절대적으로 다른 위화감....그런 것이었다.

"어...?"

(없어...?)

거기에는 있어야 할 것이 없었다.

"이, 이게 대체 뭐냐구...?!"

나는 엉덩이와 사타구니를 더듬거리다가 울상이 되어 아래를 바라보며 소리를 쳤다!

그나마 존재만은 유지하고 있던 나의 소중한 물건이 사라지고 없었다!

"아아아....꺄아아악~~~!!!"

아래를 확인한  내 입가에서는 절망적인 비명소리만이 터져나왔다.

그곳에서 오직 내가 볼 수 있었던 것은, 양쪽으로 갈라지고 그 안에 아름다운 핑크빛의 촉촉한 속살을 지닌 여성의 성기 뿐이었기 때문이다. 

 너무나 화창하고 활기차보이는 아침의 거리.

"하아..."

하지만 나는 한숨을 푸욱 쉬면서 터덜 터덜 학교로 향하고 있었다.

"정말 최악..."

이제는 최악이란 말을 입에 달고 사는 인생이 되어버려 너무 불행했다.

"불행해...."

그 옛날 초인기 애니메이션 '어떤 마술의 금서X목'이란 곳에 나오는 주인공과 같은 심정이랄까.

나는 눈물이 나올 것 같은 심정으로 학교로 향했다.

(후우....덕후 말로는 한 이삼일은 더 지나야만 완전히 여자가 된다고 했었는데...)

어찌된 일인지 나는 단 이틀만에 여자가 되어버렸다.

아무리 소울가디언의 가속화로 인해 더욱 빨라졌다고 해도 이건 너무나 빨랐다.

-꾸욱~!

압박붕대로 단단히 동여맨 가슴이 답답해졌다.

너무나 풍만한 가슴을 억지로 눌러놓은 상태라서 숨조차 제대로 쉬지를 못하겠다.

단 이틀만에 커진 가슴 탓에 어깨가 은근히 뻐근했다.

왜 거유인 여성들이 큰 가슴이 그리 좋은 것만은 아니라고 주장했는지 이해가는 부분이었다.

(하아..정말 최악...)

물론 아침에 거울로 본 나의 모습은 그야말로 초절정 미소녀의 것이었다.

흔히 베이글녀라고 부르는 그런 미소녀의 모습.

아기같은 귀여운 얼굴에 터무니없이 큰 가슴을 지닌 글래머스한 그런 모습 말이다.

하지만 문제는 내가 원래는 남자이며, 그런 여성스런 모습을 평소 안 좋아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또한 이런 나의 모습을 가장 좋아할 사람이 바로 덕후라는 것이지...)

그 부분이 가장 불행했다.

차라리 혜선이누나에게 안기는 거라면 모를까, 

하필이면 그 뚱뚱하고 땀냄새나는 돼지새끼에게 안겨야 한다니 소름이 다 돋아났다.

온몸이 간지러워질 정도로 혐오스러웠다. 

"하아~ 학교에 가긴 싫지만 녀석에게 약점이 잡혀버렸으니 안 갈 수도 없고..."

불행하다.

너무나 불행해서 눈물이 다 난다.

"후우우...불행해...."

나는 한숨을 다시 푹 쉬고는 사형선고를 받은 죄인마냥 학교로 향하였다.

xxx

-드르륵~

"....?"

-조용~

학교에 도착한 나는 이상하게 애들의 시선집중을 받게 되었다.

"왜..왜들 그래..?"

나는 내가 교실에 들어가자마자 일제히 하던 말을 멈추고는 나를 바라보는 애들이 이상해서 물어보았다.

혹시라도 잔뜩 동여맨 가슴이 들킨 것일까?

아니면 내가 여자가 되어버린 것이라도?

나는 가슴이 너무 떨려와서 미칠 것 같았다.

"아..아니...그게..."

반친구들-대다수는 남자애들--은 고개를 흔들면서 말을 더듬거렸다.

"묘하게 오늘 연아 너...분위기가 틀려졌다?"

-뜨끔!

"부..분위기...?"

나는 아이들의 말에 가슴이 뜨끔했지만 모르는 척 물어보았다.

"그게 뭐랄까...아냐, 아무것도..."

친구 중 한명은 말을 얼버무리려고 하였다.

그건 다른 녀석들도 마찬가지라서, 나는 친구들의 그런 반응이 너무 불안해서 한성이에게 다가가 인사를 했다.

"어이, 한성아?"

그런데 이게 왠 걸?

한성이 녀석은 넋이 나간 표정으로 나의 모습을 멍하니 바라볼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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