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8화 (18/33)

학교에서의 수업시간은 언제나처럼 따분했다.

일단 여느 사춘기 때의 아이들처럼 게임이나 야한 걸 좋아해도 난 모범생.

예습 복습을 잘 해놓은 탓에 수업시간에 나오는 것들은 확실히 이해하고 있었다. 

"십덕후, 십덕후 없나?"

선생님은 수업을 하다말고 누군가를 찾았다.

아무래도 질문을 하려는 것이겠지.

하지만 그 당시 호명된 아이는 배를 웅크린 채 책상에 엎어져 있었다.

"선생님, 십덕후 어디 아픈가 본데요?"

호명된 아이 근처에 있던 여자아이가 대신 대답을 해줬다.

노골적인 혐오감이 뒤섞인 시선.

여자아이들은 그 십덕후란 아이를 기피하는 눈치였다.

"그래? 그럼 다음 사람이 이 질문에 답을 해보도록."

선생님도 학생이 아프다는데 그냥 넘어가려 하고 있었다.

학생도 선생도 다들 호명된 아이를 무시하고 별 신경 안 쓰려 하고 있었다.

(뭐야, 이건?)

하지만 그런 걸 그냥 넘어갈 내가 아니었다.

누군가 아프다는데 왜 다들 그냥 넘어가려 하는거지?

정의감에 불타는 난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서 교실을 둘러보며 말했다.

"자,잠깐..?! 이게 대체 뭐하는거야? 왜 다들 쟤의 본명을 말하지 않는거지? 오덕후란 멋진 이름이 있잖아?"

"어라? 그랬나?"

선생님도 몰랐다는 듯 출석부를 들춰보면서 되물었다.

아이들은 서로의 얼굴을 보며 어깨를 으쓱거렸다.

설마 진짜 몰랐던거야?

"오덕후라는 거 별명 아니었어?"

이봐, 쟤 부모님이 애써 정해준 멋진 이름을 그렇게 무시하면 안되지!

"아니거든? 덕 덕자에 두터울 후를 써서 두텁게 덕을 쌓으라는 의미로 지어진 이름이잖아?"

나는 왠지 억울한 처지에 빠진 덕후를 감싸주었다.

어떻게 같은 반 친구들끼리 저렇게 무심할 수가 있지?

"그리고 지금 덕후는 배가 아픈 듯 웅크리고 있잖아? 왜 다들 신경을 안 쓰는거야?"

나는 선생님을 쏘아보며 물었다.

정말이지 책임감도 지지리도 없는 선생이다.

자기 학생이 아파서 쓰러져 있다는데 어떻게 물어보지도 않냐?

"선생님! 덕후가 정말 아픈 듯 한데 제가 양호실로 데려다줘도 되겠죠?"

"그..그래...그러도록 하거라."

선생님은 나의 기세에 꺾여서 식은 땀을 흘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괜찮니, 덕후야?"

"응..그래..."

덕후는 나의 친절에 감격한 듯 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간신히 대답했다.

"내 어깨를 잡아. 내가 부축해줄께."

덩치는 산만한 애가 고통스런 표정으로 내게 기대어오자 나는 순간 균형을 잃을 뻔했다.

하지만 어렸을 때 태권도도 배웠고, 운동도 좋아하는 편이라 하체가 튼튼해서 간신히 버티었다.

-후끈!

덕후에게선 열기와 함께 찌든 땀냄새가 났다.

난 순간 코에 들어오는 악취에 인상을 찡그릴 뻔했지만 간신히 참았다.

지독한 냄새.

구역질이 날 정도로 악취가 풍기는 냄새였다.

양호실로 가서 침대에 눞혀준 나는 곧 그곳을 나오려고 하였다.

그런데 양호선생님이 덕후의 배를 들춰보이자 그곳엔 시퍼렁 멍이 있는 것이 아닌가?

"뭐야, 너? 설마 누군가에게 맞은거야?"

나는 돌아가려다말고 덕후에게 물어보았다.

"으..응..."

덕후는 무뚝뚝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

난 그말에 뭐라 말을 할 수가 없었다.

아무래도 이런 아이들은 왕따 당하기 쉽긴 하다.

뚱뚱한데다 행동도 굼뜨고 냄새도 지독하니 말이다.

하지만 이런 건 정말 이해가 안된다.

"혹시라도 다음에 너 괴롭히는 애들이 있으면 내게 말해줘. 내가 대신 혼내줄께."

나름 싸움에 자신이 있는 나는 진심으로 화를 내주며 말했다.

"그..그래..."

덕후는 그런 내게 고마운 듯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왠지 어두운 그 애의 표정에선 자포자기한 심정이 엿보였다.

"꼭이야. 알았지?" 

나는 거듭 그렇게 약속을 받은 뒤, 양호실을 나왔다.

하지만 나는 이때 몰랐다.

덕후를 때린 애가 한성이라는 것도, 그리고 덕후가 내게 친구 이상으로 호감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도 말이다. 

xxx

"허억, 허억!"

십덕후는 오늘도 열심히 자위를 하고 있었다.

그가 보는 앞에는 클래스메이트인 연아의 사진이 꼿혀있었다.

"크으윽~! 연아야~~!!"

사진 속엔 남학생복을 입은 연아가 화사하게 웃고 있었다.

천사처럼 너무나 순진하게 웃고 있는 모습.

하지만 그 사진이 누렇게 변색이 된 것으로 보아, 그동안 십덕후가 그 사진을 반찬삼아 수십차례 이상이나 자위를 했었다는 것을 알 수가 있었다.

-찌익! 찌익~!

격렬한 분출감과 함께 다시금 연아의 사진이 더럽혀졌다.

천사처럼 웃고 있던 연아의 모습은 덕지 덕지 묻은 정액에 완전히 더럽혀져 있었다.

자신의 우상을 더럽혔다는 배덕한 기쁨에 십덕후는 만족감을 느꼈다.

"후우...정말 좋았어..."

정말이지 아무리 봐도 여자처럼 생긴 아름다운 아이였다.

진 연.

십덕후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흥미를 느끼게 된 현실 속의 인간.

그 아이는 남자아이로 태어난 것이 오히려 불행하게 보일정도로 아름다운 아이였다.

"넌 정말 최고의 여자야. 진연아."

처음 그가 연아를 좋아하게 된 계기는 단순했다.

더이상 아무도 그의 이름을 알지도 부르지도 않게 되었을 때, 유일하게 그의 이름을 기억해준 이가 바로 연아였기 때문이다.

그건 오늘과 마찬가지였다.

"왜 다들 덕후를 십덕후라고 부르는거야? 분명 이 얜 오덕후라는 좋은 이름을 가졌는데?"

십덕후, 아니 씹덕후라는 고약한 별명을 지어준 건 바로 연아의 절친인 한성이 녀석이었다.

(망할 이한성 녀석.)

왠지 서로의 취향이 비슷하다보니 덕후와 한성은 만나자마자 서로를 알아보곤 서로를 싫어하게 되었다. 

지독한 동족혐오랄까.

그리고 덕후가 연아를 좋아한다는 걸 알게 되자 그런 괴롭힘은 더 심해졌다.

무엇보다 텔런트처럼 잘 생긴 한성이녀석과는 다르게 외모에서 한참 딸리는 오덕후는, 곧 한성이 녀석의 계략에 의해 완전히 반에서 외톨이가 되고 말았다.

하지만 그런 그를 유일하게 편견없이 봐주고 있는 건 반의 여신인 연아 뿐.

오늘도 연아는 그를 위해 감싸주고 옹호해주었다.

자신을 양호실까지 데려다줬고, 자신을 때린 아이에 대해 같이 화를 내줬다.

"제길, 이제 더이상 참질 못하겠어."

오덕후는 연아에 대한 소유욕이 이제 한계에 다달았음을 깨달았다. 

남자아이인 연아의 사진을 보며 안타까워하는 것은 비단 그 뿐만이 아니리라.

연아 본인은 모르겠지만, 학교 내 홈페이지에는 연아전용 팬클럽까지 버젓이 존재를 하고 있었으니 말이다.

옷을 갈아입을 때의 반나체 사진이나, 운동하고 땀에 젖은 모습, 그리고 연아가 체육복으로 갈아입을 때 살짝 비치는 유두 등이 찍힌 갤러리도 엄연히 존재를 했다. (물론 어떤 것을 찍어도 그건 꼭 남장을 한 여자아이의 모습 같았다)

그 중 상당수는 십덕후가 몰래 도촬한 것이지만, 나머지의 반은 반 아이들이 자발적으로 몰래 찍어 올린 사진들이었다.

"연아야..."

덕후는 자신이 유료로 구입한 동영상을 틀어보았다.

그곳엔 연아로 보이는 여자가 여자 두명과 뒤엉켜서 서로 섹스를 하는 모습이 보였다.

연아가 성인이 되면 그러할까? 정말이지 그 얼굴과 표정이 전부 닮아있었다.

게다가 동영상 안의 여자의 이름도 연아였다.

부끄러워 하는 모습도 느끼는 모습도 하나같이 연아와 판박이.

"이거 정말 연아일까?"

덕후는 솔직히 진짜 그렇다고 믿고 싶었다.

게임 상에서 남자가 여자 캐릭터로 플레이 하는 것이 이상한 것은 아니니까 말이다.

"제길, 진짜 연아가 여자였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그렇다면 협박을 해서라도 어떤 비겁한 수를 써서라도 자신의 여자로 만들어버릴텐데...

덕후는 안타까운 마음을 참을 수 없어서 그 동영상을 보며 연아를 연상하며 5차례나 더 자위를 하였다.

다음날, 학교를 가게 된 나는 최대한 조심을 하였다.

전전날을 비롯해 전날까지 연속으로 나와 연관된 동영상이 유출된 것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그런 일이 있었구나."

그 사실을 혜선이 누나에게 알렸을 땐 누나도 이해를 해줬다.

"그럼 어쩔 수 없네. 그렇다면 며칠동안은 게임에 접속하지 말자."

혜선이누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고, 그녀의 말처럼 우리는 며칠동안 게임에 접속을 하지 않았다.

"대신 오늘부터 방과 후엔 데이트하기야~!"

혜선이 누나의 그런 막무가내식의 약속잡기에 나는 승낙을 할 수 밖에 없었다.

뭐 나라고 누나와의 데이트가 싫은 게 아니었으니 말이다.

(다행이다. 오늘은 아무도 이상한 동영상을 가져오지 않았구나...)

어제 나와 한성이가 따끔하게 혼낸 것이 유효했던 것 같았다.

하긴 반 여자애들과 합심해서 그렇게 들고 일어났으니 다들 한동안은 조심을 할 것이다.

나는 의외로 반여자애들의 지지를 한몸에 받고 있어서 영향력이 셌다.

"연아야. 오늘 나랑 용산에 가지 않을래?"

한성이가 같이 놀러가자고 나를 꼬셨다.

예나 지금이나 용산은 일본의 아키하바라처럼 오타쿠들의 성지이다.

아니 한때 몰락까지 갔던 그곳은 일본의 아키하바라를 벤치마킹해서 

메이드카페를 비롯해 온갖 성인물들이 넘쳐나는 종합쇼핑매장으로 거듭난 탓에 이제는 일반인들이 가기에는 위험한 곳이 되어버렸다.

하긴 그 누가 우리나라가 그런 해괴한 곳이 탄생할 줄 알았겠는가. 

그것도 절대 우리나라엔 들어오지 못할 것 같았던 성인물들이 버젖히 팔리게 되고 말이다.

"아니, 미안. 한성아. 나 오늘 약속이 있어."

나의 말에 한성이는 명백히 실망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그래? 그럼 어쩔 수 없지..."

풀이 죽은 듯한 녀석의 모습을 보는 것은 조금 가슴이 아팠다.

아이돌을 닮아 잘 생기고 늠름한 녀석이건만, 희한하게 내게는 귀여운 남동생 같았다.

물론 한성이에게 내가 그런 것 같지만 말이다.

(미안. 한성아. 다음에 꼭 같이 가줄께.)

나는 학교가 끝나자 바로 가방을 쌌다.

테블랫을 가방에 넣고 일어난 나는, 선생님께 인사를 하자마자 바로 튀어나가 혜선이 누나와의 약속장소로 향했다.

들뜬 마음에 나의 발걸음은 한없이 가벼웠다.

누나와의 두번째 데이트. 나는 너무나 행복했고 기대가 되었다.

xxx

"에에?"

하지만 그런 나의 기대감은 혜선이 누나를 만난지 한시간도 안되어 산산조각이 나고 말았다.

최고로 기대되는 행복감? 그런 게 내게 있기는 한 거였나?

"혜선이 누...아니 언니?"

나는 혜선이 누나가 내 호칭때문에 눈을 흘기자 급수정하였다.

에휴, 오늘도 언니를 입에 달고 살아야 하나보다.

"설마 오늘도 이걸 입고 데이트를 해야 하는거예요?"

"응." 

나의 질문에 혜선이 누나는 당연하다는 고개를 끄덕였다.

누나의 손에는 예의 치렁치렁한 긴 가발과 드레스가 들려있었다.

첫번째 데이트 때 했던 여장에 필요한 물품들....

혜선이누나가 날 끌고다니며 잔뜩 샀던 그것들이 그녀의 손에 들려있었다.

(윽...)

나는 본능적인 거부감이 들었지만, 이미 혜선이 누나의 취향(레즈 취향)을 받아주기로 약속한 것이 있어서 어쩔 수 없이 건네받고 말았다.

(또 이걸 입어야 하는구나...)

정말이지 너무나 불편해보이는 여자옷들.

뭐 실제로 입어보면 그리 불편한 것도 아니지만, 일반 캐주얼복이 아닌 고스로리 옷을 닮은 드레스였기에 레이스가 하늘 하늘 장식되어있어 풍성하고 요란해보였다.

사내아이가 입기에는 부담스러울 정도로 말이다.

"후우..."

한숨이 절로 나왔지만 나는 거부하지 않지 그 옷들을 갈아입기로 하였다.

아니 나에게는 거부권이란 것이 애당초 존재하질 않았기에 선택권이란 없었다. 

그저 누나가 시키는대로 해야 할 뿐.

-스윽~!

근처 공원에 간 우리는, 근처에 사람이 없자 서둘러 옷을 갈아입었다.

혜선이 누나가 망을 봐주는 동안,  교복과 속옷을 전부 벗은 나는 서둘러 여성속옷으로 갈아입었다.

여성팬티를 입자 그 미끄러운 듯한 매끈한 감촉이 내 피부를 자극했다.

-꾸욱!

손바닥만한 여자팬티는 사타구니를 조이듯이 압박해와 불편했다.

너무나 작은 팬티.

엉덩이 틈 안에 먹혀들어간 하얀 레이스 팬티는 나의 심볼을 아플정도로 눌러대서 불편했다.

(압박감이...장난 아니야...)

역시 여자들의 팬티는 너무 작았다.

그리고 조금 흥분도 되었다.

(다리 사이를 감싸오는 감촉이 마치 여자 피부같아서 이상해...)

불끈 불끈 솟아오르려는 흥분을 애써 진정시키며 

나는 드레스와 가발을 뒤집어써서 변장을 마무리하였다.

"와아, 굉장해."

혜선이 누나는 내가 다 갈아입자, 곧 나의 여장한 모습을 보며 감탄을 하였다.

"역시 연아는 너무 예뻐. 진짜 여자로 태어나지 않은 게 불행할 정도로."

그런 뒤 그녀는 내게 화장을 가볍게 해준 뒤 나를 껴안고는 열렬히 뺨을 비벼대었다.

귀여운 것과 이쁜 것에 사족을 못 쓰는 혜선이 누나는 변장한 내 모습을 너무나 좋아했다.

"그럼 데이트를 하러 가볼까?"

얼굴에 미소가 가득한 혜선이나 누나가 물어보았다.

"네...."

나는 여장을 한 내 모습이 너무 부끄러워 얼굴만 붉혔다.

드레스의 끝자락을 만지작거리며 안절부절 못하는 나의 모습은, 순진하고 부끄러움 많은 어린 소녀처럼 보일 것이다.

"자, 어서 가자."

결국 나는 혜선이누나의 손에 이끌려 그녀의 자가용을 올라탔다.

혜선 누나와 차타고 가게 된 나는, 누나가 가는 길이 왠지 눈에 익은 길인 것을 깨닫고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

(이 길은 설마...?)

용산으로 가는 길인가?

설마가 사람잡는다고, 공원을 나와서 차를 타고 가는 길이 내가 자주 가던 용산으로 가는 길임을 깨달은 나는 혜선이 누나에게 물어보았다.

"누나...가 아니고 언니.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거에요?"

나는 혜선이 누나가 날 째려보는 모습에 황급히 단어를 수정하였다.

"용산."

역시나....

나는 혜선이 누나가 당연하다는 듯 하는 말에 우리가 가는 길이 용산임을 깨닫고는 절망하고 말았다.

(제길. X됐다. 오늘 한성이 녀석도 용산에 온다고 그랬는데...!)

어떻게 나는 되는 일이 이리 없을까.

하필이면 그 많고 많은 데이트 장소 중에 하필이면 용산이라니.

그것도 오늘같이 한성이도 용산에 가는 날에 말이다!

(휴우...)

하지만 혜선이 누나의 선택이 나쁜 건 아니었다.

누나와 내가 사는 곳 근처에서 가장 번화한 곳은 용산역 부근이었고, 문화의 거리로서도 각광받고 있는 관광의 메카로 거듭났으니까 말이다.

"오늘 개봉한 영화가 있는데 무척 재밌다고 하더라. 근처에서 4D로 볼 수 있는 곳 중에 용산이 가장 좋으니까 그곳으로 가는거야."

"네...ㅠ"

4D 영화관은 이미 일반화가 되었지만, 그래도 용산의 아이맥스관이 가장 크고 좋은 것은 사실이었다.

비싸서 그렇지 완벽한 가상현실기기가 준비되어 있어서 마치 실제로 영화 안에 있는 것 같은 현실감을 주니까 말이다.

난 울 것 같았지만 혜선이누나를 이길 순 없었다.

-두근 두근!

나는 용산역에 와서도 주변을 연신 둘러보며 아는 사람을 만나지 않을까 긴장했다.

"...."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그날따라 자주 만나던 친구들이 다 증발했는지 전혀 코빼기도 보이질 않았다.

그래서 우리 두 사람은 CGV에서 영화도 보고 즐겁게 보냈다.

(오늘 반아이들이 단체로 용산에 놀러간다고 알고 있었는데 왠일이지?)

나를 비롯해 반아이들이 자주 놀러오는 주요 구역인데도 희한하게 그날따라 얼굴이 보이질 않았다.

(이거 불행 중 다행이라 해야 하나?)

한성이와 만날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에 쭈뻣거리던 나였지만 다행히 녀석과는 만나지 않았다.

(후우, 어쨌건 다행이다.)

하긴 성인용 게임을 사기 위해 왔을테니 전자상가 쪽을 돌아다닐 뿐, 쇼핑몰 근처에는 안 올 것이 분명했다.

쇼핑몰은 나 같은 아베크족이나 돌아다니는 곳이니 말이다.

(아무래도 한성이는 전자상가 근처에서 놀고 있나 보네.)

나는 크게 안도를 서서히 안면에 미소가 번져갔다.

그래서 나는 안심을 하고 혜선이 누나와 같이 용산 쇼핑몰인 아이파크몰에서 쇼핑도 하고, 맛난 것도 먹으면서 즐겁게 보냈다.

xxx

때는 어느새 저녁이 다 되어가고 있었다.

"오늘 즐거웠지?"

"네, 정말 재밌었어요."

혜선이누나의 질문에 나는 정말 기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마치 말 잘 듣는 애완견 같은 표정이랄까.

-쭈웁~♥ 

그런 내가 귀여운 듯 혜선이 누나는 빙긋 미소를 짓고는 내 입술에 키스를 해주었다.

"오오오~!!"

여자끼리(?)의 딥키스를 본 행인들이 우리를 바라보며 감탄사를 내었다.

"이제 갈까?"

-발그레

"네..."

혜선이 누나의 길고 달콤한 입맞춤이 끝나자, 난 홍조가 가득한 얼굴을 끄덕이며 답하였다.

-불끈 불끈!

부드러운 여자팬티에 휩싸여 있는 내 페니스가 막 터질 것 같았다.

엉덩이의 틈새에 먹혀들어간 부드러운 천의 느낌에 나는 항문이 근질 근질한 느낌을 받아서 더욱 흥분하고 말았다.

(엉덩이가...불편해...)

너무나 작은 팬티 탓에 사타구니가 조여져서 나는 연신 치마자락을 움켜쥘 수 밖에 없었다.

팬티를 벗고 싶은 압박감에 시선이 자꾸만 아래쪽으로 향하는 기분이었다.

-쿵!

그 바람에 나는 미처 앞에서 다가오는 사람의 모습을 보지 못하고 충돌하고 말았다. 

"아...!"

데이트를 끝내고 돌아가려는 찰라에 벌어진, 누군가와의 부딪침!

"죄, 죄송합니다."

나는 상대의 체중이 떠밀려 뒤로 비틀거리다가 서둘러 사죄를 하며 꾸벅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는 다시 얼굴을 들어보니 왠지 눈에 익은 사람이 시야에 들어왔다.

(으윽...)

하필이면 그건 오덕후였다.

십덕후란 별명을 가진 나의 클래스메이트.

나는 두눈을 크게 뜨고는 갑작스런 그 불행에 당혹해했다.

"어엇?! 너는?"

너무나 놀라워하는 덕후.

"왜...왜 그러시죠...?"

나는 속으로 몹시 놀라고 떨리긴 했지만 서둘러 안색을 고쳤다.

"절 아시나요?"

다행스럽게도 지금 나의 모습은 여자아이였다.

평소엔 여자아이 같은 내 모습이 너무나 싫었고, 부끄러워 죽을 것 같았지만 지금처럼 옅은 화장을 한 내 모습은 평소의 모습과는 많이 차이가 났다.

너무나 아름다워서 진짜 미소녀 같다랄까.

그 사실이 얼마나 지금은 다행스러운지 몰랐다.

(물론 만화에서 나오는 것처럼 완전 변신은 아니지만.)

나는 제발 오덕후가 나의 그런 모습에 속아주길 바랬다.

"...."

끝까지 사람을 잘못 보았다며 회피하는 나의 모습에 오덕후는 정말 아리송한 표정으로 고개를 갸웃거렸다.

"혹시 진 연 아닌가요?"

조심스럽게 존댓말을 하는 오덕후가 매우 우스꽝스러웠지만, 그도 지금 헷깔려 한다는 걸 깨달을 수 있었다.

게다가 아직 난 변성기를 거치지 않은 상태.

조금만 음성을 높이면 여자아이처럼 귀여운 말투를 흉내낼 수 있었다.

"자..잘못 보신 것 같은데요..."

나는 여동생 소연이의 목소리를 흉내내며 말했다.

다행스럽게도 난 소연이를 화나게 만들기 위해 그 목소리를 흉내낸 적이 많았다.

평소에도 부모님조차 헷깔려 한 명연이기니까 잘하면 통할지도?

"그런가요?"

(소, 속은건가...?)

덕후는 이리 저리 나의 모습을 뜯어보더니 역시나 착각이라 생각했는지 그냥 넘어가는 분위기였다.

(후우....)

나는 덕후가 갸우뚱거리며 혼란스러워하는 모습을 보고는 서둘러 혜선이 누나의 팔을 이끌었다.

"어, 언니. 빨리 가도록 해요. 많이 늦었어요."

나는 어서 가자며 혜선이 누나의 팔을 끌고 그곳을 벗어났다.

"...."

-지릿!

오덕후의 시선이 자꾸만 뒤통수에 느껴져 식은 땀이 절로 흘렀다.

(망할. 역시 용산에 오는 것이 아니었어...)

후우~후회는 아무리 빨라도 늦은 법이라고 누가 그랬더라.

정말 그 말이 딱맞는 상황이라 울고 싶어지는 오후였다.

 "...."

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가면서 나는 침묵을 지켰다.

아니 하지를 못했다는 표현이 옳을 것이다.

(들켰으면 어쩌지...)

상상하기도 싫지만 그랬을 경우를 상상하면 정말 죽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초조함과 불안감...

평소 여자 같다는 말을 질색해하던 나의 과거 또한 생각나서 미칠 것 같았다.

(정말 싫다...나 그렇게 된다면 다시는 학교에 못 나갈지도 몰라...)

내가 이런 저런 생각에 빠져있을 즈음, 혜선이 누나의 자가용은 예의 공원에 멈춰섰다.

-끼이익!

아마도 이곳에서 빨리 옷을 갈아입어야겠지.

나는 그렇게 생각하곤 마치 정신이 나간 사람처럼, 내 남자옷을 꺼내들고는 수풀 쪽으로 향하였다.

그 공원의 좋은 점은 한적한데다 수풀이 많아서 숨어서 갈아입을 곳이 많다는 것이었다.

"혹시 아까 그 아이, 반 친구니?"

-끄덕!

혜선이 누나의 물음에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덜덜덜~!

들키진 않았을까하는 걱정에 휩싸여 부르르 몸을 떠는 나에게 다가온 혜선이 누나는 괜찮다며 위로해주었다.

"연아야, 아까 그 애에게 들킨 것 같진 않으니까 너무 걱정하지마."

"혜선이 누나..."

나는 그녀의 위로에 조금 마음이 편해져서 눈물을 글썽였다.

"나 때문에 미안. 내가 여자아이처럼 이쁜 애를 좋아하는 성격이 아니었다면 좋았을텐데...."

그랬다면 아마 우리는 평범한 연애를 하고 있었을 것이다.

(아니 어쩌면 우리 둘은 서로 사귀기 힘들었을지도 몰라...)

우리 둘은 나이차가 7살이나 난다.

게다가 난 아직 초등학생티를 못 벗은 어린아이...중학교2학년이나 되었지만 아직 너무 어렸다.

-두근 두근!

그런 걸 생각하면 왠지 불안해졌다. 

이대로 혜선이누나와 헤어지게 될까봐 그게 두려웠다.

-꼬옥!

그런 나의 불안감을 눈치챘는지 혜선이 누나가 자신의 풍만한 가슴에 내 얼굴을 끌어당기고는 나를 부드럽게 안아주었다.

"아...!"

그 압도적인 부드러움에 휩싸인 나는 저도 모르게 감탄사를 터뜨리고 말았다.

"사랑해, 연아야. 그러니 걱정하지마."

-쪼옥!

나의 얼굴을 감싸준 혜선이 누나는 두눈을 감고는 촉촉한 입술을 내밀어왔다.

당연히 나는 그런 그녀의 행동에 안도를 하며 키스를 하였다.

"으음..."

"하아...하아..."

달콤한 콧숨을 내쉬며 우리 두사람은 진한 애정을 나누었다.

아직 여자 옷을 입고 있던 탓에 마치 여자 둘이서 키스를 나누는 모습 같았다.

"혜선이 누나..."

공포에서 벗어나자 급격히 차오르는 성욕에, 나는 얼굴을 붉혔다.

"후훗, 혹시 하고 싶니?"

미소를 지은 체 물어오는 혜선이누나의 질문에 나는 미약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네..."

혜선이 누나는 그 대답을 듣자, 나의 머리에서 가발을 벗겨낸 다음, 근처의 나무에 팔을 지지했다.

"그래? 그럼 여기서 하도록 하자."

그녀는 뒤를 돌아보며 자신의 치마에서 팬티를 내리고는 자신의 엉덩이를 내밀었다.

누나의 얼굴도 살짝 달아오른 것이 그런 공개된 장소에서 성행위를 한다는 것이 몹시도 보끄러운 것 같았다.

"연아야, 네가 하고 싶은대로 하도록 해. 난 니 것이니까."

마음껏 자신의 몸을 범하라며 혜선이 누나는 자신의 음부를 벌려주었다.

-꿀꺽!

그 모습이 너무 음란해보여서 나는 급흥분하고 말았다.

속 안의 자궁까지 보일정도로 안을 열어주는 행위가 마치 그 자궁마저도 내 것이라는 표현같았다.

게다가 아직도 핑크빛이 감도는 깨끗한 질 안은 그녀가 많은 경험을 해보지 않았다는 걸 잘 알려주고 있었다.

"그럼 안에 집어넣을께요?"

나는 뭐에라도 홀린 듯, 그녀의 엉덩이 쪽에 달라붙어 그녀의 허리를 손으로 감싸 안으며 물었다.

"응...좋아..."

나를 위해서라면 뭐든지 해줄 수 있는 사람.

내가 그녀를 위해 여장까지 감수하는 것처럼, 혜선이 누나는 자신의 프라이드마저 버리고선 개처럼 후배위를 취하였다.

나는 잘 몰랐는데, 행위가 끝난 뒤 알려주길 혜선이 누나는 그 자세가 너무 민망해보여서 한번도 남자에게 허락하지 않은 자세였단다.

하긴 여왕님 포스를 보이는 도도한 미녀인 그녀가 남자에게 그런 모습을 보일리는 없었다.

이전에 펠라치오를 해준 것도 남자로선 내가 처음이라니 누나는 아직 처녀같은 느낌이었다.

"연아야...넌 걱정하지마...네게 무슨 일이 생기면...내가 다 처리해줄께..."

혜선이 누나는 나의 페니스가 안쪽 깊숙히 박혀서 음란하게 피스톤질을 할때 속삭였다.

"하윽...그러니 넌 아무 걱정하지 않아도 돼...."

숨을 헐떡이며 말하는 그녀의 설득은 나의 마음을 부드럽게 풀어주었다.

(아아...기분 좋아...)

역시 여자의 질속은 기분이 좋았다.

마치 생명의 바다에 감싸여져 있는 느낌.

어머니의 자궁 안을 탐험하는 기분이었다.

(너무나 편해...그리고 불안감도 전부 녹아서 사라지는 기분이야...)

그와 동시에 나는 급격히 차오르는 성욕을 참지 못하고 곧 사정을 할 것 같았다. 

"혜,혜선이 누나...나와요...!"

"으응, 괜찮아. 연아야. 안에 싸버려..."

혜선이 누나의 허락이 떨어지자 나는 항문에 힘을 주고는 격렬한 사정을 시작했다.

"아아~~!"

"아윽!!"

-울컥 울컥 울컥!

요도를 타고 뿜어져 나오는 정액을 참을 수 없었던 나는 시원하게 정액을 싸서 혜선이 누나의 자궁을 더럽혔다.

-움찔 움찔!

항문을 조이면 조일수록 격렬히 쏟아지는 기분좋은 사정감에 나는, 혜선이 누나의 질과 자궁 전부를 범했다.

"하아...하아..."

깊은 관계를 맺고나자 공포에서 완전히 벗어난 나는, 옷을 갈아입기 시작하였다.

"너무 기분 좋았어요...고마워요, 혜선이 누나."

옷을 다 갈아입고 혜선이 누나에게 고맙다며 키스를 했다.

"응, 나도. 연아야."

-쪼옥♥

우리 둘은 서로의 마음이 연결된 느낌을 강렬히 받으며 기분좋은 입맞춤을 만끽했다.

"그럼 이제 가도록 할까?"

"네에~!"

나는 남자옷으로 전부 갈아입고나자 상쾌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부르릉~!

모든 불안감을 떨쳐버린 우리 두 사람은, 그대로 승용차에 올라 기분좋은 추억만을 가지고 돌아갔다.

-반짝!

하지만 이때 우리는 몰랐다.

누군가 주시하고 있는 눈이 있었음을.

그리고 달빛에 번쩍이는 비디오 카메라의 렌즈가 소름끼칠 정도로 파랗게 빛나고 있었다는 것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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