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9화 (9/33)

'얼굴도 현실세계에서와 뚝같고, 몸도 바디 스캔으로 스캔해서 플레이하는 것이라 했으니...'

그 말은 그녀가 얼마나 미인인지 알 수 있는 부분이었다.

즉 디모나님은 현실세계의 모습 그대로로 LD&LD+를 플레이하고 있었던 것이다.

'정말 이 정도 미모라면 현실세계에서도 인기가 엄청 많겠구나.'

난 주눅이 드는 느낌이 들었다.

성인인 그녀에 비해 난 아직 중1학년의 어린아이였으니까 말이다.

"그렇다면 왜 그런 표정을 짓는건데?"

디모나님은 장난끼 어린 표정으로 내 볼을 주욱 늘어뜨리며 물어보았다.

"내,내 얼굴이 어때서요?"

난 한심스런 얼굴을 애써 펴면서 물어보았지만 그녀는 피식 웃기만 할 뿐이었다.

'우으으...내 얼굴에 그렇게 티가 났나.'

역시 그녀는 나이가 나보다 많은 만큼 내 마음을 정확히 꿰뚫어보고 있었다.

난 솔직히 질투하고 있었다.

"후후, 여자와도 이렇게 기분 좋을 수 있는 줄 알았다면 그냥 하지 말 걸 그랬나 봐. "

그녀는 나와 했던 것이 너무 기분 좋았다면서 키스를 해왔다.

"고마워. 연아야. 어쩌면 연아, 너랑 해서 이렇게 기분좋은지도 모르겠다. 나 이렇게 누군가에게 순식간에 빠져보긴 처음인데 말야."

장난스럽게 그렇게 말한 그녀는 빙그레 웃었다.

그 모습이 너무나 아름다워서 난 멍하니 그녀를 쳐다보았다.

"혹시 이거 내 착각일 수도 있으니 우리 한번 확인해볼까?"

"확인이요?"

난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물어보았다.

"응, 확인. 내가 정말 레즈끼가 있는 건지 아닌지 말야. 혹시라도 내가 정말 연아, 네게 빠진거면 그것도 한번 확인해보고 싶어."

왠지 장난끼가 다분해 보였지만 그녀는 나름 진지한 것 같았다.

"그래서...어떻게 확인해보려고요?"

난 예감이 좋지 않았지만, 조금은 기대도 되어서 물어보았다.

"으음, 간단해. 우리 한번 현실에서 만나서 해보자." 

"에?"

난 어이가 없다는 듯 디모나님을 쳐다보았다.

"못 알아듣겠어? 현실에서 만나보자고. 그럼 좀 더 자세히 알 수 있을 것 같아."

디모나님은 왠지 뾰로뚱해진 표정으로 다시 말해주었다.

"아니, 그런..."

난 당황해서 그녀를 빤히 쳐다보았다.

설마 그녀 쪽에서 먼저 그런 이야기를 해올 줄은 몰랐다.

"지,진짜루요?"

"응. 진짜루."

디모나님은 확답했다.

소악마처럼 웃는 표정의 그녀는 아름다웠다.

그리고 그 모습이 마치 서큐버스라는 요마같아서 난 가슴이 두근거렸다.

xxx

그로부터 1시간 뒤.

게임에서 접속을 끊고나서 난 준비를 해서 디모나님을 만나러 갔다.

다행히 디모나님은 우리 집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살고 있었다.

'이런 걸 인연이라고 해야 하나.'

난 자꾸만 두근거리는 가슴을 진정시키며 마구 뛰어갔다.

'301호실이라고 그랬지?'

-두근 두근

집에서 멀지 않는 원룸 맨션에 찾아간 난 디모나님이 살고 있다는 곳의 문 앞에 서서 심호흡을 했다.

그 원룸 맨션은 매우 고급이라서 부자 자제들만 산다고 알려진 곳이었다.

-딩동~!

초인종을 누르고서도 난 미친 듯이 뛰는 심장을 진정시키기 힘들었다.

-두근 두근 두근 두근

가슴이 미친듯이 뛰었다.

"연아니?"

원룸 안에서 응답이 들려왔다.

그건 게임에서도 들었던 디모나님의 목소리였다.

-찰칵 찰칵!

안에서부터 자물쇠가 열리는 소리와 함께 문이 열렸다.

"와아, 진짜 연아다!"

그녀는 현실세계에서 처음보는 내 모습에 놀라워했다.

게임상에선 거의 성인같던 내가 아직 초등학생처럼 보이는 미소년이었으니 그건 당연했다.

디모나님의 모습은 게임과 똑같았다.

"어서 들어와."

문이 열리면서 보인 얼굴은 게임에서 보았던 그녀의 모습 그대로였다.

다만 그녀는 짧은 탱크탑과 팬티만 입고 있어서 모습이 매우 야했다.

난 그녀와 함께 방 안에 들어갔으나 얼굴을 바로 들지를 못했다.

"아, 이런. 혹시 이 모습 때문에 그래? 미안 미안. 나 집에 혼자 있을 땐 언제나 이렇게 편하게 지내거든."

그녀는 살짝 얼굴을 붉히며 풍만한 가슴을 숨겼다.

"놀랐니?"

"아, 네."

그녀는 수줍아 하는 내 모습에서 오히려 그녀는 용기를 얻은 듯 했다. 

장난스럽게 미소지은 그녀는 숨기던 가슴을 내보이며 물어보았다.

"흥분됐어?"

장난스럽게 웃은 그녀는 내게 다가오며 속삭이듯 물어보았다.

"우윽."

난 아무런 대답도 하지 못했다.

대신 살짝 고개만 끄덕였다.

"후훗, 역시 연아는 너무 귀여워."

그녀는 자신도 가슴이 두근거리고 흥분된다면서 내 손을 이끌어 자신의 가슴에 가져다 대었다.

-뭉클~.

풍만한 유방의 느낌에 난 흠칫 놀라고 말았다.

난생처음으로 현실에서 엄마가 아닌 여성의 가슴을 만져보았다. 

너무나 충격적이었다.

"내 심장이 뛰는 거 느껴지니?"

"아, 네..."

디모나님의 질문에 난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나도 너처럼 몹시 기대해서 그래."

"아...!"

난 그녀의 고동소리가 그렇게 세차게 뛴다는데에 놀라고 말았다.

어른으로서의 여유에 어울리지 않게 그녀의 심장은 미친듯이 뛰고 있었다.

그녀의 얼굴은 붉게 물들어있었고, 눈빛은 촉촉히 젖어있었다.

그녀는 나와의 만남을 무척이나 기대한 듯 싶었다.

"그러니 우리...빨리 확인해보자."

-두근 두근 두근

그녀의 말에 내 심장도 그녀의 것과 마찬가지로 미친듯이 뛰었다.

난 너무나 기대가 되었다.

내 첫 경험을 그녀와 하게 된다는 것이 너무나 기뻤다.

"침대로 갈까...?"

"네..."

우리 둘은 침대로 가자마자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서로에게 키스를 했다.

현실에서는 처음하는 키스는 너무나 감미로웠다.

"쪽! 쪼옥! 쪽! 쪽!"

"하아, 하아, 나 참 나쁘다. 그치? 대학생이나 되어서 중학교 1학년짜리를 꼬시다니."

키스를 하는 동안 붉게 상기된 얼굴로 디모나님은 부끄러워했다.

그녀의 짧은 탱크탑과 팬티는 이미 완전히 벗겨져서 그녀는 나체가 된 상태였다.

"후아...후아..."

난 입에서 흥분으로 거친 숨이 뿜어져 나왔다.

-스윽

그녀는 내 시선을 피하면서 손으로 몸을 가렸다.

게임 상에선 늠름하기만 했는데, 현실에서 만나니 부끄러움을 많이 탔다.

그 모습이 너무나 신선해서 난 완전히 흥분하고 말았다.

"후후, 연아는 정말 건강한 남자아이였구나?"

내 흥분한 남성을 본 디모나님은 붉어진 얼굴로 깔깔거리며 웃었다.

"그렇게 흥분한 아이를 더이상 기다리게 하는 건 안되겠지?"

준비만땅인 내 모습을 본 디모나님은 몸을 감싸던 손을 치웠다.

수줍은 듯 알몸을 내보이는 그녀의 모습은 게임상에서의 과감했던 모습과는 갭이 커서 날 설레게 했다.

"바,바보...그,그렇게 빤히 보지만 말고 얼른 오도록 해..."

그녀는 내가 신기한 듯 바라보기만 하자 부끄러운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

"아우, 죄송해요."

난 당황해서 사죄를 했다.

"바보. 죄송해요가 아니잖아."

그녀는 그런 내 모습에 핏잔을 줬다.

"죄,죄송해요."

그에 난 또다시 자동적으로 사죄를 하고 말았다.

"푸훗, 정말 연아도 참."

그녀는 내게 손을 벌리면서 안아달라는 시늉을 했다.

"빨리 안아줘. 나 더이상 기다리기 힘들어."

난 그녀에게 이끌려 같이 침대에 누웠다.

따스하고 부드러운 디모나님의 몸을 만지게 되자 난 감격하고 말았다.

정말 여자의 몸은 너무나 부드러웠다.

"나 이렇게 가슴 설레기는 처음이야."

디모나님은 나와 같이 안은 상태에서 고백해왔다.

"역시 나 연아 너에게 한눈에 반한 게 맞나 봐."

그녀는 이렇게 누군가에게 매혹되어본 적은 처음이라면서 기쁘다고 했다.

나이차가 7살이나 나는 것도 상관없다면서 그녀는 내게 안겨왔다.

약간의 농후한 키스 뒤 내가 처음으로 그녀의 안에 들어가게 되자 그녀는 미안해했다.

"미안해, 연아야. 내 처음을 너에게 주지 못해서."

"아니예요. 전 첫 경험을 디모나님과 하게 되어서 기쁜걸요." 

난 첫 삽입을 헤매긴 했지만 제대로 그녀 안에 삽입을 하자 기뻐하면서 속삭였다.

"그,그래? 그럼 나도 기뻐."

그녀는 나의 강직한 상징을 배 안에서 느끼면서 수줍게 웃었다.

그뒤 그녀는 날 유도하면서 첫 경험을 즐길 수 있게 가르쳐주었다.

"하아...역시 네가 최고야. 나 이제 너 아니면 느끼지 못할 것 같애."

서서히 빨라지는 리듬을 즐기면서 디모나님은 미소지었다.

그건 너무나 행복에 가득찬 미소여서 난 가슴이 두근거렸다.

눈 앞의 여인을 행복해줄 수 있다는데 난 수컷으로써의 자긍심마저 가졌다.

"좀 더 강하게 갈께요."

비록 현실세계에서의 첫 경험이긴 했지만 그동안 여러가지의 매체를 통해 익힌 지식이 있었기에 난 그걸 충분히 즐길 수 있었다.

그리고 게임상에서 여자가 되어서 클리토리스를 희롱했을 때와는 달리 컨트롤이 가능해서 난 강약을 조절했다.

"하아, 하아! 너 정말 처음이야?"

디모나님은 놀란 듯 물어보았다.

처음엔 어색하던 내 몸놀림은 어느새 백전노장이라도 된 듯 과감했고 또한 능숙해져갔다.

그녀는 서서히 절정에 빠지듯이 몸을 부들 부들 떨면서 기뻐했다.

"헉, 헉, 헉~!"

이미 난 이성을 잃어서 그녀의 안을 탐하느라 대답을 할 형편이 못 되었다.

처음으로 겪어보는 여성의 몸은 너무나 기분 좋았다.

"하아, 후아~~!"

당장에라도 오줌을 쌀 것 같은 조마조마함을 느끼며 난 미친듯이 디모나님의 몸을 탐했다.

아직 중학생이라 보기엔 작은 신체의 내가 성인인 디모나님의 몸에 달라붙어 몸부림치는 모습은 매우 음미스러웠다.

"으윽, 디모나님...! 나 더이상은...!"

한계에 이르자 난 어쩔 줄 모르며 말했다.

"아앙~! 괘,괜찮아. 연아야. 안에 싸도...!"

디모나님은 질내사정을 바래왔다.

그녀 역시 한계에 다다른 듯 눈이 풀려있었다.

"아으윽!!"

난 그녀의 허락이 떨어지자마자 격렬하게 분출을 하고 말았다.

쾌감이 몰려오며 시원한 사정감이 느껴졌다.

-울컥 울컥 울컥!

정말 엄청난 기분이었다.

"후아아...최고였어..."

사정이 끝난 뒤 디모나님은 몽롱하게 풀린 표정으로 내게 안겨서 속삭였다.

그 뒤 그녀는 내 입술에 다시 키스를 해오며 이제 우리 둘은 연인 사이라고 말했다.

"앞으로도 잘 부탁해. 연아야."

"저도요. 그..."

난 순간 디모나님의 현실세계 이름을 모른다는 걸 깨달았다.

"후후후, 혜선이야. 이혜선."

"아, 네...혜선이 누나."

얼빠진 내 말에 디모나, 아니 혜선이 누나는 눈을 흘겼다.

"바보, 연인끼리는 경칭 생략이잖아."

"하지만..."

그녀의 말에 어쩔 줄 몰라하는 날 보며 혜선이 누나는 한숨을 포옥 쉬더니 말했다.

"정말이지, 넌 연인으로서의 자각이 부족하구나. 뭐, 어쩔 수 없지."

그녀는 차근 차근 바꿔나가자며 내 뺨에 키스를 해줬다.

"그럼 다음 번에는 게임에서 보도록 할까?"

"네."

발랄하게 웃는 그녀의 미소가 너무나 이뻐서 난 기쁨에 찬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헤헤헤~~"

집에 돌아온 뒤로도 난 기분이 최고였다.

LD&LD를 하면서 불행한 줄만 알았는데, 이런 굉장한 인연이 만들어질 줄은 꿈에도 몰랐다.

마치 꿈 같았다.

중학교 1학년에 동정탈피라니! 

정말 최고의 경험이었다.

그동안 여자애같단 말을 많이 들어서 걱정했는데, 처음으로 남자로서의 경험을 해보자 자신감이 들었다.

혜선이 누나같은 미녀의 마음을 얻게 되다니 너무나 기뻤다.

"뭐,뭐야, 그 헤벌레한 얼굴은? 기분 나빠."

친구집에서 하룻밤 보내고 온 여동생 소은이가 기분나쁘다는 듯 인상을 찌푸렸다.

한살 터울인 소은이는 날 오빠라고 인정하질 않았다.

오히려 잡아먹지 않으면 다행인 것처럼 날 갈궜다.

"엄마, 연아가 이상해!"

소은이는 내 얼굴을 가지고 엄마에게 뭐라고 꼰질렀다.

저 망할 것. 평생 도움이 안돼.

뭐, 소은이가 엄마에게 뭐라고 하든 말든 내 기분은 완전 하늘을 나는 것 같았다.

아직 초딩인 소은이가 어른의 경험을 알 리 없으니 당연하겠지만.

"후흐흥~!"

소은이와 내가 사이가 안 좋은 것은 그다지 얘기꺼리도 안되기 때문에 엄마는 그저 다투지 말고 잘 지내라는 한마디로 끝냈다.

그때문에 삐져버린 소은이는 다시금 식탁으로 돌아오며 짜증을 냈다.

"그 멍청해 보이는 웃음 그만 좀 하지 그래? 안 그래도 짜증나는데 더 짜증나."

소은이의 짜증에 난 혀를 내밀면서 약올렸다.

"싫다~. 정 보기 싫으면 소은이 니가 방 안에 들어가면 되잖아."

난 과자를 집어먹으면 말했다.

"난 TV봐야 한단 말야. 그리고 야! 그거 내 과자잖아!"

소은이는 내가 먹던 과자를 빼앗으려 하며 말했다.

"야, 이게 어떻게 니꺼야. 엄마가 쇼핑하며 사다둔 거잖아."

난 과자를 빼앗기는 걸 저항하며 말했다.

프링X스는 나도 좋아하는 감자칩이라서 빼앗기기가 싫었다.

'하여간 지 것은 깐깐하게 챙긴대두.'

그런 소은이가 얄미워서라도 난 과자를 필사적으로 사수했다.

"얘들아! 그만 좀 싸우거라! 한두살 먹은 애들도 아니고 허구헌날 왜 그렇게 싸우기만 하니?!"

엄마가 화가 나서 빽 호통을 치셨다.

"연아야. 넌 오빠잖니. 소은이에게 과자를 양보하거라."

난 엄마의 말에 서운한 기분이 들었다.

"네에."

조금 불만이었지만 어차피 난 기분이 최고조였다.

그정도 과자쯤은 별로 중요하지 않았다.

"어쩔 수 없지. 자, 받아."

난 순순히 과자를 양보한 뒤, 방으로 들어가기로 했다.

시계를 보니 혜선이 누나와의 약속시간이 다 되어가려 하고 있었다.

"나 먼저 방에 들어간다."

난 읽고 있던 책을 챙기고는 소은이에게 말했다.

소은이는 나랑 같은 방을 쓰기 때문에 방을 잠가둘 수는 없었다.

그렇기에 사전에 미리 못 박아두는 편이 좋았다.

"나 오늘 컴퓨터 쓸 거니까 특별한 볼 일 없으면 방해하지 마라."

난 LD&LD를 하기 위해 사전에 소은이에게 못 박아뒀다.

TV에선 내가 좋아하는 개그 프로그램이 하고 있었지만 난 이제 거기엔 흥미가 없었다.

그리고 서둘러 방에 가는 바람에 난 소은이가 중얼거리는 말을 듣지 못하는 우를 범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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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에, 저게 왠일이지? 그렇게 좋아하던 프로그램도 안 보구?" 

뭔가 의심이 드는 듯 소은이는 입술을 삐죽 내밀었다.

과자를 입안에 집어넣어 씹으면서도 맛을 느끼지 못했다.

하루 종일 시계를 바라보며 히죽거리는 모습이 매우 기분나빴다.

마치 데이트 약속이라도 한 사람처럼 서성이는 연아의 모습이 매우 눈에 거슬렸다.

"수상해..."

남몰래 좋아하던 연아를 다른 타인이 채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짜증이 와락 났다.

그건 여자로서의 직감이었다.

"역시 뭔가 있어."

소은이의 눈이 의심으로 반짝였다.

동생 소은이와 헤어진 나는, 그대로 R머신에 들어가 LD&LD+에 접속을 하였다.

(지금쯤이면 혜선이누나가 기다리고 있겠지?)

나는 서둘러 혜선이누나를 만나고 싶어서 기쁜 마음에 로그인을 하였다.

-지이잉~

약간의 어지러움과 함께 가상현실의 세계로 접속되는 것이 느껴졌다.

(하아...이 놈의 4D 울렁증...)

언제나 느끼는 것이지만 이 4D 울렁증은 적응이 잘 안된다. 

4D울렁증은 먼 옛날 3D울렁증이라 불리우던 공간왜곡(어안현상)에 따른 어지러움증과 같은 부작용으로 현대사회(23세기)에 살아가는데 있어 가장 불편한 부작용이었다.

낭떨어지에서 그대로 떨어지는 끔찍한 기분이랄까?

아무리 자주 겪어보아도 익숙해지지 않는, 롤러코스트를 타다가 그대로 공중에 내던져지는 느낌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었다. 

뭐 4D를 통해 새로운 세계로 내던져지는 것이기에 그런 기분이 드는 게 맞는 말이기도 하겠지만,

 하여튼 소름이 끼친다.

-띠링~! 새로온 메시지가 있습니다. 읽어보시겠습니까?

나는 게임에 접속하자마자 메시지가 들어와 있다는 걸 깨닫게 되었다.

(설마 혜선이 누나에게서 온건가?)

난 나의 연인이 된 아름다운 대학생 누나의 것인 줄 알고 좋아라하며 그 메시지를 열어보았다.

-빰빠라라바~!! 

숨겨진 히든피스를 찾으신 유저님, 축하드립니다.

유저님이 이번에 승급하신 직업 '저주받은 암울한 운명의 성노'는 

게임 내에서도 가장 찾기 힘든  유니크 직업 중 하나로서 현재는 오직 유저님만이 고르실 수 있는 직업입니다.

하지만 이 직업을 택하고 거기에 포함된 모든 재미를 완전히 즐기기 위해선 반드시 프로토 타입의 신형 R머신이 필요합니다.(물론 이 머신은 당사의 커스텀메이드 제품입니다) 

현재 이 머신을 무료로 테스트 해볼 수 있는 프리테스트 행사를 진행 중인데 이를 승낙하시겠습니까?

경쾌한 팡파르 소리와 함께 메시지가 열렸다.

아무래도 내가 새로운 직업으로 승급하게 되면서 어떤 행사에 당첨된 것 같았다.

(쳇, 이게 뭐야?)

나는 그 메시지가 혜선이 누나에게 온 것이 아닌 걸 깨닫자 실망을 해서 그냥 알았다며 무시했다.

-띠링~! 새로운 메시지가 도착했습니다.

바로 그때, 때맞춰 또다른 알람소리가 울렸다.

(어라? 또다른 메시지네?)

나는 행사 관련 메시지를 닫으려던 도중, 새로운 메시지가 도착했다는 알람소리를 듣고는 그걸 확인해보았다.

-From 디모나

(아, 혜선이 누나가 보낸거다!)

난 기다리고 있던 메시지가 도착한 것을 발견하곤, 서둘러 내가 읽고 있던 메시지를 접으려 하였다.

-띠링~! 이 메시지를 닫기 위해선 반드시 승인 또는 거절 처리를 하셔야만 합니다.

(아휴, 귀찮아. 알았어. 알았다구.)

나는 서둘러 메시지를 닫기 위해 대충 눌러댔고, 그냥 뜨는 메시지들을 전부 승인하고 말았다.

-띠링~! 유저님께서 승인하셨습니다.

그후 나는 메시지를 전부 생략하고는 바로 게임 안으로 들어갔다.

새롭게 뜨는 메시지들을 전부 무시하는 잘못을 저지르고 말았고 말이다.

그것이 앞으로 정말로 저주받은 암울한 운명으로 인도하는 계시인 줄도 모르고서...

-당사의 신형 R머신 프리테스트 행사에 참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행사를 선택하신 결과, 앞으로 유저님께서는 다른 캐릭터로 바꾸거나 캐릭터의 삭제를 하실 수가 없습니다. 

만약 현재의 캐릭터를 삭제 하시려는 경우에는 신형 R머신의 가격을 전부 지불하셔야 하는 패널티가 붙습니다.

인내심을 가지시고 끝까지 이 행사에 참여해서 이 유니크 직업에 숨겨진 비밀을 풀어보시기 바랍니다.

그럼 행운을 빕니다. 연.아.님. 킥킥킥~

-띠리링~!

알림: 캐릭터 확인 작업 중입니다 [::            ]

알림: 캐릭터 확인 작업 중입니다 [:::::         ]

알림: 캐릭터 확인 작업 중입니다 [:::::::::::   ]

알림: 캐릭터 확인 작업 중입니다 [::::::::::::: ]

-띠리링!

-확인되었습니다-

언제나처럼 검은 바탕화면에 파랑색 글자로 메시지가 떳다.

여전히 끊기는 느낌이 강한 랙.

아무리 무료라지만 너무 느렸고, 리소스도 원활하지 않았다. 

"후흐흥~♬"

하지만 어떠랴. 

이 게임은 내게 너무나 좋은 게임인 걸.

디모나란 닉네임을 가진 혜선이 누나를 만날 수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이 게임은 이 세상 그 어느 것보다 소중한 게임이 되어버렸다.

완소게임 LD&LD+! 완전 사랑한다!

-띠리링~!

-재시작지점:턴싱워 여관-

다시금 들어온 LD&LD의 세계의 시작점은 

마지막으로 저장해두었던 장소인 턴싱워의 어느 여관이었다.

디모나님(혜선이 누나)의 숙소이기도 한 방이었는데, 현재 그 주인은 부재 중이었다.

(혜선이누나가 턴싱워 중앙에 있는 분수대에서 보자고 그랬지?)

나는 게임 안으로 들어오기 전, 혜선이 누나에게 받은 메시지를 기억해내고는 서둘러 방을 빠져나왔다.

-턴싱워 도심의 중앙 분수대-

나는 마을 중앙의 분수대에 오자 혜선이 누나를 찾았다.

마을 중앙이라 플레이어들이 많이 모여있었지만, 워낙 미모가 뛰어난 탓에 혜선이 누나는 금세 찾을 수가 있었다.

그냥 서있었도 눈에 띄는 미모인지라 사람들이 훔쳐보는 시선을 따라가도 되었기 때문이다.

"혜선이 누나!"

"연아야!"

누나도 날 알아보았는지 냉큼 달려왔다.

"연아야, 반가워. 그런데 여기선 현실의 이름말고 게임 상의 이름을 불러주지 않을래?"

"디모나 말이죠? 하지만 전 혜선이란 이름이 더 이쁘고 좋은데...게다가 저는 게임상에서나 현실에나 이름이 같기도 하고... "

"후후, 고마워. 하지만 너야 여성스런 이름이니 상관없겠지만, 난 금세 들통이 나버리는 걸. 그리고 난 게임상에선 디모나란 이름이 더 마음에 들어."

"후우~, 잘 알았어요. 앞으로 게임상에선 디모나님이라고 부를께요."

꾸지람을 들어 내가 주눅이 든 것 같자 혜선이 누나, 아니 디모나님은 나를 꼬옥 끌어안아주었다.

"내 말 들어줘서 고마워. 연아야. 그리고 무척 보고 싶었어. 헤어진지 얼마되지 않았는데도 말야."

"저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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