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화 (1/33)

"연아야~."

친구녀석이 내 이름을 부른다.

하지만 난 무시. 

"야, 연아!"

무시하자. 무시...

-빠직!

계속되는 나의 무시에 열받았는지 친구가 끝내 소리친다.

"얌마! 이름을 불렀으면 대답을 해야 할거 아냐?"

하아, 정말 싫다.

왜 이리 넌 눈치가 없냐. 이한성.

"이한성!, 너 내 이름 부를 때 꼭 풀네임으로 부르라고 그랬잖아!"

한번 난 친구인 한성에게 개겨본다.

난 녀석을 그저 그런 친구로 생각하는데 녀석은 날 베프(베스트 프렌드)라고 부르며 졸졸 따라다닌다.

그것도 내 이름을 친한 척 '연아'라고 친근하게 부르면서 말이다.

귀찮지만 어쩌랴. 오타쿠라 친구도 별로 없는 녀석 구제해준다고 하고 내가 친구해줘야지.

내 이름은 진 연.

외자이기 때문에 이름은 연이다.

이번에 중학생으로 오른 13살의 미소년.

내 입으로 미소년이라고 부르기 부끄럽지만, 그건 안타깝게도 사실이다.

"쿡쿡, 뭐야. 너 설마 이름 때문에 삐진거야?"

"..."

난 답변을 하지 않았다. 놈이 연아라고 부르는 것은 틀린 것이 아니었다.

하지만 난 그렇게 친구들이 부르는 것을 질색해하고 있었다.

"너의 그 컴플렉스는 언제쯤이면 없어질거냐?"

녀석은 내가 귀엽다는 듯 머리를 헝크러뜨리며 말했다.

그에 난 인상을 찡그리며 녀석의 손을 신경질적으로 걷어챘다.

"이것도 하지마 좀!"

같은 초등학교 출신이여서 녀석은 나의 컴플렉스를 잘 알면서도 꼭 날 귀찮게 군다.

'나라고 이런 여자같은 이름으로 태어나고 싶었던 건 아니라구!'

나의 컴플렉스.

그렇다. 난 나의 이름에 불만이 많다. 

'하필이면 하고 많은 이름 중에 연이 뭐냐고, 연이.'

진 연. 다른 사람들은 나를 부를 때 연아 또는 연낭자라고 부른다.

나의 외모가 여자아이처럼 생겼기 때문이다.

당연히 그런 걸 질색해하는 나는, 날 약올리는 녀석들을 다 쥐어패준다.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말이다.

어렸을 때부터 태권도장을 다닌 나는 적어도 싸움에서만큼은 져본 적이 없었다.

하지만 내게 쥐어터지는 녀석들은 그 다음날이면 역시 연아 또는 연낭자라며 날 놀린다.

재미가 들린 걸까. 아니면 화내는 그런 모습조차 귀엽기 때문일까.

오히려 녀석들은 내가 화를 내면 화를 낼수록 여자아이 같이 히스테리를 낸다며 놀려댔다.

'그 중에서도 최악인 녀석은 바로 눈 앞의 이 녀석이구.'

난 녀석을 노려보며 이를 갈아본다.

하지만 녀석은 이제 그런 내 살기어린 눈치 공격쯤은 가볍게 무시하는 경지에 이르렀다.

내 눈꼬리는 제법 날카로워 매서워보이는데도 녀석은 끄덕이 없다. 

무서운 놈. 녀석은 친구지만 정말 바퀴벌레 이상의 강적이다.

(참고로 난 벌레라면 질색을 한다. 특히 바퀴벌레는 보기만하면 다리가 후들거린다)

"하아, 도대체 오늘은 또 뭐 때문인데?"

난 악우(惡友)인 한성녀석을 바라보며 물어보았다.

한숨이 절로 난다. 이 녀석의 성격상 이야기를 안 들어주면 밤늦게까지 쫒아다닐 것이 분명했다.

"짜잔~! 이걸 보시라! 이번에 비밀리에 구한 레어 아이템이시다!"

녀석은 한장의 BD-R(블루레이 디스크)을 꺼내며 자랑하듯이 말했다.

"그건 뭔데? 또 야동이냐?"

난 한심하다는 듯이 한성이 놈을 바라보며 물어보았다.

야동의 황제 이한성. 이 녀석은 어디서 구하는지 알 수 없는 루트로 모든 류의 야동과 야겜 그리고, 만화, 애니를 비롯한 미디어믹스들을 들고 다니는 악의 축이었다. 그것도 저작권을 무시한 불법 복제로 말이다.

'작년까지 초딩이었던 녀석이 왜 이리 야한 걸 밝히는건지 알 수가 없어.'

그래. 나도 야한 것엔 관심이 조금 있다.

하지만 한성이 놈처럼 광적이진 않다.

녀석은 완전히 음란병이니 할 말 다 한 셈이다.

"쯧,쯧,쯧~. 연낭자께서는 아직도 그런 수준낮은 것을 즐기시나 보구려."

녀석은 마치 내가 안됐다는 듯이 혀를 찼다.

-발끈!

나는 그 말에 화가 나서 녀석에게 따지려고 했는데, 녀석은 가만히 그 디스크를 내게 넘겨주며 진지하게 말을 이었다.

"이건 널 위해 준비한 특별한 선물이라네. 진연군."

"...?"

나는 녀석이 내 이름을 풀로 불러준다는 것에 괜히 마음이 누그러져 얼떨결에 그 디스크를 받고 말았다.

그것이 매번 악의 구렁텅이로 빠지는 지름길이라는 걸 알면서도 말이다.

난 학습능력이 딸리는 것도 아닌데도 매번 녀석의 페이스에 이끌려 매번 그런 유해물질을 집에 가져가 구경을 한다.

(아아, 참으로 슬픈 남자의 성이여. 도저히 그런 걸 거부 못하는 나의 한심함이 슬프구나)

"너희 집에 리얼게임 머신있지?"

한성의 말에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요즘 컴퓨터치고 리얼게임머신이 안 달려있는 경우는 없었으니까 말이다.

리얼게임머신. 통칭 R머신.

양파자루처럼 생긴 리얼게임 전용 슈츠와 함께 팔리는 그 가상체험기계는 가격이 조금 비싸서 그렇지 요즘 컴퓨터에 흔히 장착되는, 옛날의 마우스와 같이  흔한 인터페이스 중 하나였다.

나 역시 리얼게임머신을 가지고 있었다.

우등생인 나는 순전히 그걸 교육용으로 가지고 있었는데, 그 이유는 리얼게임머신을 통해 공부를 하면 능률이 몇배나 더 높아지기 때문이다.

뇌파를 통해 현실세계보다 그 시간을 적게는 2배, 많게는 5배까지 느리게 체험을 할 수 있는 리얼게임머신은 시간이 없는 수험생들에겐 신의 축복이라고도 부를 수 있는 대단한 기계였다.

그리고 학구열을 논하자면 대한민국의 부모님들보다 높은 이들이 세상에 어디있겠는가.

당연히 난 원치않았는데도 부모님이 떡하니 내 전용으로 컴퓨터와 리얼게임머신을 한대 마련해주셨다.

"그거랑 이거랑 무슨 상관이 있는데?"

난 아직도 녀석의 의도를 알지 못해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물어보았다.

"킥킥킥, 뭘 모르는구나. 이걸 사용하면 리얼게임머신을 통해 바로 어른의 단계를 경험해볼 수 있다는 말씀!"

녀석은 그 디스크엔 가상현실 게임 프로그램이 들어있으며 까다로운 성인인증이나 그런 게 필요없는 그런 축복받은 게임이 들어있으니 한번 해보라고 권했다.

"성인인증이 필요없는 게임이라고? 그런 게 가능해?"

나는 도저히 믿기지가 않아 녀석을 쳐다보았다.

성인인증은 가상현실게임을 할때 반드시 거쳐야 하는 필수과정이었다. 락키라는 것이 반드시 필요했는데, 그것이 없으면 할애비의 할애비가 와도 성인용게임엔 접속을 할 수 없었다.

"괜찮아. 나도 벌써 해봤으니까. 무료게임인데, 성인인증이 필요없는 게임이었어. 그리고 이건 널 위해 내가 특별히 개조한 크랙버젼이니까 설치에서부터 캐릭터 메이킹까지 한큐에 끝내줄거야."

녀석은 마치 날 위해 배려해준다는 듯이 말햇다.

'성인인증이 필요없는 게임이라니..재밌겠는데?'

나 역시 사춘기로서 성에 대한 호기심이 왕성한 시기이니 관심이 없다면 거짓말이었다.

그래서 난 마지못한 척, 녀석이 건네주는 디스크를 내 책가방 안에 집어넣었다.

집에 가서 한번 해볼 요량으로 말이다.

그리고 그것이 나와 성인용 무료게임 LD&LD+와의 첫 인연이었다.

난 집에 가자 간단히 숙제를 마치고 컴퓨터를 켰다.

리얼게임머신은 슈트를 뒤집어써야 실행가능했기에 난 느긋하게 컴퓨터가 부팅될 동안, 옷을 벗고 슈트를 입었다.

'이제 준비는 된 셈이고, 한번 실행을 해볼까?'

난 디스크를 컴퓨터에 넣고 인스톨을 시킨 뒤, 리얼게임머신에 들어가 눈을 감았다. 

그리고 약간 몽롱한 기분과 함께 난 가상현실세계로 빠져들었다.

Light & Dark , Life & Dead

아이디:

비밀번호:

신규가입

으음, 게임 제목이 무척 촌스럽다.

'아니 그보다 제목으론 명사를 써야 하니까, Light & Darkness, Life & Death가 더 옳은 거 아닌가?'

누군지 모르지만 개발자가 영어에 무지 약한 것 같았다.

아니면 의도적인 것 일수도 있고 말이다.

'에이, 공짜 게임이 다 그렇지 뭐. 그냥 태클 걸지 말자.'

그래, 태클 거는 순간 지는거다. 

그렇게 생각한 난 신규가입을 위해 그곳을 선택하려 하였다.

아이디: lady_yeun

비밀번호: ********

확인을 위한 비밀번호: ********

성: 진

이름: 연 

생년월일: 220X년 2월 14일

연락 가능한 이메일주소: [email protected]

하지만 내가 뭘 하기도 전에 프로그램은 저절로 실행이 되더니 멋대로 내 이름과 아이디를 생성하기 시작하였다.

'에엑, 이거 왜 이래?'

난 놀라서 어쩔 줄 몰라하다가 낮에 한성이놈이 내게 해준 말을 기억해내었다.

"이건 널 위해 내가 특별히 개조한 크랙버젼이니까 설치에서부터 캐릭터 메이킹까지 한큐에 끝내줄거야."

아아, 그 말이 이걸 뜻하는 거였구나.

이건 간단하네.  이런 식으로 미리 설정해두면 설치와 신규등록까지 한번에 끝나니 무척 편리해보였다.

-공지사항

-이게임은 성인용으로 건전한 판단과 어쩌구 저쩌구....

"패스!"

간단히 공지엔 성인전용이니까 청소년은 하지 말라고 경고였지만 난 그냥 넘어가기로 했다.

양심이 찔리긴 했지만, 거기엔 청소년이 해도 자기네는 책임없다는 내용과 함께, 플레이어는 성인이므로 모든 게임상 사기나 사

고등에 대해서 자신이 져야 한다는 즉 자기들은 아무 책임없다는 내용이 공지에 쭈욱 나열되어 있어 잃기 짜증이 났기 때문이다.

'참 어지간히 책임을 지기 싫어하는 사람이 만든 게임이구나.'

그걸 난 공지를 보며 실감했다.

그렇게 가입이 전부 처리가 되자 로그인 화면으로 돌아오게 되었다.

새로 로그인 해주세요.

아이디:lady_yeun

비밀번호:********

역시 자기 멋대로의 로그인.

난 자신의 비밀번호를 자기가 몰라도 되는지 불안해졌다.

하지만 우리의 멋진 자동프로그램은 멋대로 로그인을 강행하였다.

'다음에 한성이 녀석 만나면 비밀번호가 뭔지 물어봐야겠다.'

-로그인 되었습니다.-

-새로운 캐릭터를 만들어 주세요.-

자동로그인이 되자 캐릭터 생성 화면이 나왔다.

'어라, 또 자동이야?'

난 프로그램이 또 멋대로 내 캐릭터를 만들기 시작하자 당황해야 했다.

캐릭터명: 연아

성별: 여

-지금 얼굴을 스캔합니다 -

'응? 이게 뭐야? 왜 내 성별이 여성으로 나와있는거지? 게다가 왜 내 얼굴만 스캔하는데?'

-원하는 몸체를 선택해주시기 바랍니다.-

"헉!"

화면이 나온 순간 난 경악을 하고 말았다.

성인용게임인 건 알았지만, 설마 캐릭터 메이킹 단계에서 완전 나신의 여체들이 적나라하게 나올 줄은 몰랐기 때문이다.

-두근 두근

'이거 너무 야한거 아냐?'

난 순간 너무 놀래서 심하게 쿵쾅되는 가슴을 진정시켜야 했다.

'보통은 게임이라도 캐릭터가 속옷은 입고 나오는데 이 게임은 완전 나체로 나오네?'

게다가 노모자이크였다!

'아래의 털까지 세세히 표현하고 있다니...이거 심의에 걸리는 거 아닌가?'

성인용게임이라도 한도가 있는 법이다. 

아래의 털은 아예 표현이 안되거나, 된다고 해도 특별한 경우에만 구현이 되어야 하는 게 관례인데 이 게임엔 그런 것이 전혀 

안되고 있었다.  

'이거 완전 불법게임아냐? 아무리 무료에 베타성이 짙은 게임이라지만 이건 도가 너무 지나치잖아. 한성이 이 개자식...!'

난 속으로 한성이녀석을 욕하며 가만히 캐릭터 생성이 다 끝나기를 기다렸다.

캐릭터 메이킹엔 몇몇 기본 샘플 이외엔 바디툴로 수정해서 사용하도록 되어 있었는데, 자동프로그램은 멋대로 내 캐릭터를 만

들어서는 내게 보여주기 시작하였다.

'쿨럭~!'

난 그걸 본 순간 각혈을 할 뻔했다.

내 눈 앞에 구현된 캐릭터는 얼굴만 나일 뿐, 대략 17~18세 정도로 보이는 미소녀였기 때문이다.

그것도 8등신에 가슴은 언발렌스하게 큰 미소녀 말이다.

'과연 오덕후 이한성....!'

마치 인형처럼 생긴 그 미소녀를 보며 나는 한숨을 내쉬었다.

녀석은 내 얼굴을 기본으로 자기 취향의 초미녀를 완성시킨 것이었기 때문이다.

미연시를 좋아할 때부터 알아봤는데, 역시 녀석은 오덕후였다!

'조금 위화감이 들긴 하지만, 내가 만약 여자이고, 나이가 조금 더 든다면 저런 모습이 되겠구나.'

앳되어 보이는 내 얼굴이 조금은 성숙해보이는데다 짧은 쇼트커트의 귀여운 미소녀로 변해있자, 나는 왠지 모를 충격과 두려움

을 느껴야 했다.

마치 내게 쌍둥이 누나가 있다면 저런 모습이 아니었을까 싶은 모습.

스스로도 너무나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그 모습에 나는 충격을 먹었다.

'왜이리 부끄럽지?'

게임이란 걸 알아도 그런 나의 모습을 보게 되자 몸이 화끈거려왔다.

속옷도 없이 나오니 그런 느낌은 더 했다.

자신의 몸을 적나라하게 전신거울로 보는 느낌이었으니 말이다.

-기본 능력치를 설정해주세요-

그후 내가 뭐 할 것도 없이 캐릭터 외형 설정이 끝나고 기본 능력치 설정에 들어갔다.

과연 자동 프로그램!

계정설정에서부터 캐릭터 메이킹까지 모든 걸 끝내는데도 1분 걸리지도 않는다니 놀라웠다.

솔직히 말해 난 캐릭터 메이킹을 할때 조금 버벅이는 경향이 있었다.

아무래도 처음 만들때부터 공을 들인다고나 할까.

그래서 간단한 캐릭터를 만드는데도 한두시간은 그냥 소비하기도 했다.

힘:9

민첩성:9

지능:9

지혜:9

체력:9

지도력:9

남은 포인트: 5

'기본 능력치는 일반 MMORPG와 비슷하구나.'

- 자동 분배합니다 -

힘:9+0

민첩성:9+0

지능:9+0

지혜:9+0

체력:9+5

지도력:9+0

'엥? 무슨 콘(con)기사 만들 일 있나? 왜 체력에 올빵을 하지?'

-그럼 시작하겠습니다-

'잠깐, 난 납득을 못했다구!'

난 도저히 알 수 없는 그 능력분배에 항의하려 했다.

하지만 내가 뭐라고 항의를 하기도 전에 게임은 시작되었다.

"띠리링~"

알림: 캐릭터 확인 작업 중입니다 [::            ]

알림: 캐릭터 확인 작업 중입니다 [:::::         ]

알림: 캐릭터 확인 작업 중입니다 [:::::::::::   ]

알림: 캐릭터 확인 작업 중입니다 [::::::::::::: ]

"띠리링~"

-확인되었습니다-

검은 바탕화면에 파랑색 글자로 몇가지 메시지가 떳다.

끊기는 느낌이 많은 걸로 보아 랙이 심한 것 같았다.

무료에다 성인게임이니 그런 거라쳐도 너무 느렸고, 리소스가 원활하지 않은 것 같았다. 

"띠리링~"

-시작지점:턴싱워 여관-

처음 게임에 접속을 하자 볼 수 있었던 건 어느 작은 방 안이었다.

작은 창문과 회색 벽,

작은 원형 탁자와 작은 1인용 침대가 눈에 띄였다.

그외에 아이템을 보관할 때 쓰는 작은 상자와 판타지 식의 여관에는 어울리지 않는 전신거울이 보였다.

MMORPG를 하다보면 흔히 처음 시작지점이 여관이나, 차원이동석 부근이니 나름 익숙한 풍경이었다.

'여긴 시작지점의 여관 안인가 보구나.'

작은 침대와 가구 몇개만 보이는 걸로 보아 확실한 것 같았다.

시작지점 이름이 턴싱워라....후에 한번 이에 대한 것을 검색해봐야겠다.

"응?"

그런데 일반적인 게임과는 다른 점이 딱 한가지 더 있었다.

"꺄아~, 이,이게 뭐야. 대체! 왜 내가 알몸으로 나오는거지?"

난 서둘러 몸을 손으로 가리며 부끄러워 했다.

설마 처음 시작할 때 캐릭터 메이킹 때와 똑같이 알몸으로 시작할 줄은 몰랐기에 난 당황해야 했다.

'이 게임 도대체 뭐냐구?! 게임을 처음 시작할 때 알몸으로 시작하는 게임은 듣도 보도 못했어..!'

난 얼굴을 붉히며 짜증을 냈다.

정말 변태스런 게임이엇다.

'그리고 나도 '꺄아~' 라니...정말 나 여자가 된 건가?'

난 웅크린 상태로 나의 몸을 바라보았다.

평소 여자아이같단 말을 많이 듣긴 했지만, 설마 내가 꺄아 꺄아 거리게 될 줄은 몰랐다. 

"...."

적나라한 여성의 알몸.

"아...!"

난 나의 몸인 걸 확인하자 왠지 모를 충격과 호기심이 들고 말았다.

그건 남자라면 너무나 자연스런(?) 호기심이었다.

-콕 콕!

조심스런 터치.

"우와...이것이 바로 여자의 몸...!"

난 그걸 용기를 내어 보면서 솔직히 감탄하고 말았다.

감격했다고 해야 하나.

실제 모니터로 본 것과 자신이 직접 체험하는 것과는 너무나 달랐다.

오히려 실제로 보니 너무나 아름다워 정신이 아득해지는 기분마저 느껴야 했다.

야리 야리한 팔다리에, 

말랑 말랑하고 매끄러운 피부, 

부드러운 S자의 몸매 라인과 푹씬 푹씬한 가슴...! 여자의 몸은 너무나 환상적이었다.

'응? 가슴...?'

난 자신의 몸을 훑어보다 남자에겐 있을 수 없는 기관을 보며 눈을 휘둥그레 떴다.

'으윽...정말 크다...'

나는 나의 가슴에 매달린 커다란 가슴을 보며 부끄러워 했다.

변태 마왕 이한성의 수작에 넘어가 여성의 몸이 된 나는 정말 아름다운 몸을 가지게 되었다.

초미소녀들을 보며 심미안을 키워온 한성이 놈이니 만큼 어떤 몸이 내게 가장 잘 어울리는지 연구를 했던 것이리라.

'하웃...!'

가슴을 만져보며 난 아랫배가 간질거리는 느낌과 함께 조마 조마한 기분이 들어 움찔거려야 했다.

'설마 이런 것까지 재연을 해낸거야?'

설마 설마했다. 

그런데, 설마 진짜로 가상현실에서 여성의 성감을 느낄 수 있을 줄은 몰랐다.

'아니 이게 정말 여자가 느끼는 감각이란 거야?'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