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22화 (22/24)

                 제 19화: 호모와 레즈비언들.

       숙박 업소에서 일하는  사람들 사이에선 호모와 레즈비언

     들이 그리 이상한 손님은 아니다. 오히려 그들은 업소의 매

     상을 올려 주는 중요한 단골 손님이기까지 하다.

       그러면 그들은  일반 손님들과 별다른 차이점이  있을까.

     전혀 그렇지가  않다.  그들은 일반 손님들과 전혀  차이가

     없을 뿐더러 오히려 더욱 얌전하고 매너가 있다. 비록 그들

     의 손을  잡은 서로의  상대가 같은 동성(同性)이라는 점이

     다를 뿐이지 그들은 남들과  똑같이 서로의 손을 잡고 애정

     표현을 한다.

       옛날에는 사회의 바라보는 시각이 있어서인지 여간해서는

     표를 안 냈지만 요즘은  시각의 변화도 많이 바뀌었을 뿐더

     러 그들 스스로도 많이  당당해 지려고 노력한 덕분인지 웬

     만하면 업소에 들어오는 손님이 일반 손님인지 아니면 동성

     애 자들인지는 쉽게 구분이 간다고 한다. 그들 스스로 남의

     눈을 의식하지 않고 스스럼없이 애정 표현들을 하기 때문이

     다.

       모텔 불야성도 예외는 아니어서 위와 같은 동성애자 손님

     이 공교롭게도 각각 한 팀씩 단골로 있었다고 한다.

       먼저 남성  동성애자 손님의 나이는  60이 넘은 할아버지

     한 분과 40대  중반의 남자 였는데 그들은  꼭 토요일 서너

     시쯤 하여 두시간 정도씩 대실로(숙박 손님이 아닌 잠시 쉬

     어 가는 손님) 여관을 이용하곤 했다.둘 중에 누가 여자 역

     할을 했는지 어떻게  피임을(?) 했는지 따위는 자세히 전해

     듣지 못했다. 두  사람 다 가정이 따로이 있어 보였는데 중

     요한 것은 그들이 그런  둘의 행위로 인하여 가정에서 찾지

     못한 그 무엇을 채우고 있었다는 점이다.

       레즈비언 단골 손님은 한달에 한두 번씩 불규칙하게 들르

     곤 했다. 처음에는 종업원들도 그들이 레즈비언들임을 몰랐

     다고 한다. 남자들이야 여관의 특성상 아무리 속이려  해도

     표가 나지만 여자들은 여간해서 표가 나지 않는 편이다. 인

     근의 술집 아가씨들도  종종 두 서너 명씩  짝을 지어 숙박

     업소에 들려 잠을 자는 경향이 있었기 대문이다.

       그런 그들이 꼬리를 잡힌 것은 빈 방으로 알고 방을 청소

     하기 위해 잘못 열고 들어간 청소 아주머니 때문이다. 손님

     이 체크아웃한 방으로 오인한  아주머니는 별 생각 없이 방

     문을 열고 들어갔고 그만 못 볼 것(?)을 보고 만 것이다.

       그녀들의 나이는 꽤 어린  편이어서 스물 한두 살이 겨우

     넘은 나이였다.

       그 일 이후,그녀들은 다시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다. 아무

     래도 단골 여관을 옮긴 모양이다.

       한번은 이런 일도 있었다.

       일주일에 한번씩은 꼭 오는 단골 손님이 있었다. 물론 동

     성이 아닌 일반  남녀 손님이었다. 그들은 누구보다도 사랑

     하는 사이처럼 보였고 다정해 보였다.

       그런데 어느 날,기가 막힌 일이 벌어지고 말았다. 인근에

     서 벌어진 폭력 사건으로 인하여 경찰에서 급작스레 인검이

     나온  것이었는데 그 과정에서(주민등록증을 조회하는)  두

     남녀중 한명이(남자처럼 분장했던) 여자로  밝혀진 것이다.

     머리는 짧은  스포츠 머리였고 남자 구두에 남자 옷,  굵은

     목소리는 틀림없는 남자  였건만 어이없게도 그는 틀림없는

     여자의 주민등록을 가지고 있었다.  즉, 그들은 레즈비언의

     일종이었던 것이다.

       그러던 어느 날, 그 동안 그들 동성애자들을 바라보는 내

     시각에 일대 변혁을  가져오는 사건이 발생했다. 그간 친하

     게 알고 지내던  형으로부터 자신이 동성애자라는 충격적인

     고백을 듣게 된 것이다. 그간 오직 그들을 혐오하는 눈으로

     만 바라보던 내 시선에도 조금씩 변화가 일어났다. 비록 취

     재(?)라는 변명하이긴 했지만 그 형을 따라서 종로의 빠(동

     성애자 술집)들과 극장(그들이 자주 오는 극장)목욕탕(그들

     이 자주 모인다는)들을  다녀보게 되었고 그들의 삶을 조금

     이나마 이해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렇게 하여 많은 양의 자료들을 모을 수 있었고 얼마 전

     엔 그들에 대한 글을 한번  써 볼까 생각도 했지만 이미 많

     은 글들이 나와 있고 또 함부로 그들의 이야길 다룬다는 것

     이 왠지 조심스러워 아직까지 미루고 있다.

       글의 앞에서  나는 오직 흥미  위주의 동성애자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하지만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는 다른 것

     이다. 이쯤하여  우리 일반인들도  그들을 바라보는 시각을

     다르게 고쳐야 할 때가 된 것은 아닌지.

       그들도 우리와 똑같은 사람이며 똑같은 사고를 가지고 있

     다. 오히려 더욱 착하고 온순한 사람들 뿐이다.다만 태어날

     때부터 몸과  마음을 따로 가지고  태어난 조물주의 실수가

     있었을 뿐이다.  오죽하면 그들이 목숨을  내 걸고 성 전환

     수술에 매달리겠는가.

       이 글을  읽은 우리들 만이라도  그들에 대하여 색안경을

     끼기 보다는 따스한 위로의 눈빛을 가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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