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2화: 음흉한 직장 상사들
여상 졸업반인 혜진은 점점 높아져만 가는 취업 문턱에서 한시
라도 빨리 일터를 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우연
히 신문에 모 무역상사에 대리점의 경리사원 모집 공고를 본 후
응시, 서류 전형에 합격하였다.
1차 면접시험을 보기 위해 회사를 찾아간 그녀는 그곳에서 최고
상사인 영업 소장 최소장을 만났다. 아직 사회 경험이 없는 그녀
에게 대리점 소장이란 무척 높은 위치처럼 느껴졌다.
그녀를 처음 본 최소장은 의외로 호의적으로 그녀를 대했다. 학
교 성적도 좋았고 얼굴에 잡티 하나 없는 예쁜 얼굴이었기 때문에
그의 호의는 별로 이상스런 일이 아니었다.
"언니, 합격하면 나 맛있는 것 많이 사줘야 해."
"그래, 잘하면 취직이 될 것 같애. 그곳 분들이 나를 잘 본 것
같거든."
공사판 막일을 하는 아버지는 늘 술에 찌들어서 살았고 때문에
가정 형편이 어려운 처지에서 김양은 한시라도 빨리 취직을 하고
싶었다. 막냇동생의 희망 어린 시선을 대하면서 혜진은 빨리 취직
이 되어 동생에게 맛있는 것을 사 주고 싶었다.
다음날 저녁, "개인 면담과 함께 이력 상황의 확인이 필요하니
시내 모 백화점 앞으로 나오라"는 최소장의 전화를 받고 혜진은
아무런 의심 없이 약속 장소로 나갔다. 고졸이라는 학력 제한에도
불구하고 어쩌면 사무직으로의 취업이 될 것 같은 예감이 들었기
때문이다.
"사실은 학력이 안돼서 위에서 퇴짜를 맞았는데 내가 김양을 강
력하게 추천을 했지."
최소장은 혜진의 착한 마음씨에 감동을 했다며 근처의 레스토랑
으로 그녀를 데려갔다. 최소장의 인간미에 마음을 놓은 혜진은 고
맙다는 인사를 하며 내친김에 어려운 집안 형편까지 털어놓았다.
우수한 학교 성적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어려운 집안 형편으로 대
학 진학을 포기한 그간의 사정을 털어놓으며 혜진은 눈물까지 흘
렸다.
"자, 다 털어 버리라구. 앞으로 무슨 일 있으면 날 아버지라 생
각하고 상의하도록 해. 내가 힘닿는 데까지 도와 줄 터이니..."
"속상 한데 술이나 마시자구."
"술은 못하는데..."
"맥주는 괜찮아... 그리고 앞으로 사회생활 하려면 맥주 정도는
마셔야지.. 오늘 부로 묵은 기분 싹 풀어 버리고 내일부터 새롭게
출발하는 거야."
자신에게 호의를 베풀고 있는 최소장을 혜진은 딱히 거절할 수
없었다. 처음에는 한두 잔만 하던 술이 점차 늘었고 시간은 자정
무렵이 되어 갔다.
"흠... 집이 어디라고 했지.."
"소장님 많이 취하셨어요. 일어서야 겠는데요?"
"그래, 이런...늦었구나.. 일어나야지..."
시간이 되어 자리를 일어서던 최소장이 갑자기 의자 옆으로 푹
고꾸라졌다.
"어멋 소장님, 괜찮으세요?"
"으응.. 내가 너무 취했나 보군..날 좀 부축해서 근처 여관으로
안내해 주지 않으련.."
혜진은 난감했지만 자신의 취직이 딸린 문제라 그대로 버려두고
집으로 갈 수 없었다. 자신의 일자리가 위태할지도 모른다는 생각
을 했기 때문이다.
최소장의 의도를 전혀 몰랐던 그녀는 정말로 그가 취해서 그런
줄로만 알고 서둘러 계산까지 하고 레스토랑을 나왔다.
밤 공기는 차가웠다. 다행히도 근처 가까운 곳에 여관이 있었기
에 여관까지 늘어진 최소장을 안내했다.
그러나, 방으로 들어가 최소장을 눕히고 방을 나서는데 갑자기
최소장의 억센 팔이 혜진의 어깨를 잡았다.
"왜 이러세요. 소장님."
"왜, 그러냐구? 몰라서 그래?"
갑자기 늑대로 돌변한 최소장은 거칠게 혜진을 침대로 끌어다가
눕혔다. 혜진은 그제서야 최소장의 본심을 파악하고 도망치려 발
버둥쳤지만 이미 엎어진 물이었다.
"소장님. 제가 잘못했어요. 한 번만 용서해 주세요."
"잠자코 있지 못해. 다 널 위해서야. 월급도 내가 많이 주고 뒤
를 돌봐 줄 테니 가만히 있으라구. 알았지?"
혜진은 필사적으로 발버둥을 쳤지만 그럴수록 오히려 취소장의
욕정만 부채질할 따름이었다. 두툼한 입술로 혜진의 입을 막은 그
는 서둘러 그녀의 옷을 모조리 벗겨 냈다.
아직 단 한 번도 남자의 손길이 닿지 않은 혜진의 살구 빛 가슴
이 최소장의 시야로 들어왔다. 순간, 이성을 잃은 최소장은 울고
매달리는 혜진을 힘으로 누른 뒤, 그녀의 순결한 몸 위로 자신의
더러운 몸을 얹었다.
태어나서 난생 처음으로 당하는 고통에 몸을 떨며 혜진은 눈물
을 흘렸지만 이미 때는 늦어 있었다.
처녀지에서 마음껏 욕심을 채운 최소장은 잠시 후 절정을 맛본
후 쓰러졌다.
"너 취직과 보수는 걱정 마. 내일부터 출근하게 해 줄 터이니
앞으로 내 말만 잘 들으라구. 알았지."
참담한 심정으로 쓰러져 있는 혜진의 몸을 어루만지며 그 뒤에
도 최소장은 오랜만에 맛본 흥분 감으로 인하여 몇 번이고 그녀를
공격했다.
눈물을 흘리며 누워 있던 혜진은 새벽녘, 최소장이 잠에 빠진
틈을 타 여관을 빠져나와 경찰에 그를 신고했다. 최소장은 경찰에
연행되어 신문을 받았고 징역 5년형이 선고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멋모르는 사회 초년병들을 향하여 가해지는 직장 상사
들의 야릇한 눈길은 지금도 멈춤 없이 계속되고 있다.
[이설야/저. 사건 기록 25시에서 자료 채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