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
지훈의 집 현관에 다다른 현준은 조심스레 아까 훔친 열쇠를 구멍에 꽂았다.
찰칵
열쇠와 고리가 맞닿는 약간의 파열음이 현준의 등뒤로 스친다. 다시금 거친 숨을 한번 토해낸뒤,
현준은 집안으로 발을 들인다.
'하여튼 조심성이라고는..... 잠금장치나 보안장치는 하나도 없군. 뭐 나야 고맙지만'
그렇게 생각하곤 어둑해진 거실을 자신의 핸드폰으로 밝히며 걷는 현준이었다.
혹여라도 현지가 불이 꺼진 쇼파위에서 잠든것은 아닐까 노심초사했지만
휴대폰의 불빛으러 쇼파를 비췄을땐 아무것도 없었다.
'다행이네'
그렇게 얼마간 현준아 방향을 잡고 해맸을 무렵이었다.
'어 이건.....'
현준이 눈을 돌려 욕실앞에 휴대폰 후레쉬를 가져다 댔을 때였다. 현준의 눈앞엔
아까 얘기를 나눴던 현지가 허물처럼 벗어낸 옷자락이 주섬주섬 널부러져 있었다.
'의외로 정리하곤 거리가 먼 캐릭인가?'
현준은 그렇게 생각하며 연신 후레쉬 불빛을 비춰 현지의 허물을 비춰 보았다.
'아까 보니 연습실에서 바로 온 것 같던데... 솔직히 나도 나지만 너도 꽤 더웠을거야. 음..'
그러고 나선 이나 현지가 벗어놓은 스커트를 잡아 들었다.
'부드럽네.... 잘 어울리긴 해. 이런 스타일. 음.. 어디 잠깐.'
이내 들고 있던 현지의 허물에 코를 들이대는 현준이었다. 평소 그런쪽에 취미가
있던 편은 아니었지만, 옷의 주인이 현지라는 생각에 스멀스멀 피어오른 본능을
주체할 수 없었다.
'아... 향기좋아.....향수같은건 뿌리지 않은거 같은데.. 조..좋으네'
그렇게 생각하고 미니스커트를 내려놓은뒤, 혹시라도 현지가 깰까 조심스레 다른 것도 살폈다.
유심히 옷을 뒤적이던 현준은 이내 극도의 성적인 흥분에 휩싸였다.
그의 눈에 들어온건 현지의 브라와 팬티였다.
'젠장.... 원래 이런 쪽엔 흥미 없는데.. 왜이렇게...... 흥분되는거야....'
농밀한 느낌의 핑크 브라. 대충보기에도 꽤나 큰 사이즈다. 평소에 현지를 봤을때
슬렌더한 몸매에 어울리지 않을 정도로 큰 가슴이 눈에 띄곤 했는데 막상 그것을 감싸는
브라를 눈으로 확인하니 현준은 끝내 흥분할 수 밖에 없었다.
'이건 팬틴가?'
현준의 눈에 들어온 것은 하얀색의 현지의 팬티였다. 손끝에 느껴지는 부드러운 감촉.
오늘 하루종일 현지의 맨몸을 감싸고 있었다고 생각하니 현준은 제법 야릇한 기분에 휩싸였다.
그리고 자신도 모르게 현지의 팬티를 자신의 코끝에 밀어넣고 있는 현준이었다.
'에이 그래도 이건 아니지... 내가 변태도 아니고'
극도의 흥분감이 현준을 감싸고 있었지만, 끝내 현준은 현지의 팬티를 내려놓는다.
자신은 더 큰 일을 하러 여기에 왔다. 큰 결심이었다. 복수나 치졸한 질투심의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지금 이순간 현준이 정복해야 할 것은 따로 있다고 생각한 순간
저멀리 떨어졌던 이성의 고리가 현준을 낚아챘다.
그리곤 반쯤 열려있는 지훈의 방으로 시선을 던지고 일어서는 현준이었다.
하지만 웬지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는건 왜일까.
'아이씨...내가 왜이러지?'
그렇게 생각하며 얼굴이 붉어진 현준은 방금 내려놓았던 현지의 팬티를 집어들어
자신의 바지춤에 기어이 밀어넣고야 말았다.
불빛조차 새어나오지 않는 방.... 현준은 잠시전 거친 파도처럼 요동쳤던 자신의 심장을
다시한번 다스린채 조심스레 방문을 열었다.
'다행히도 문이 조금 열려있다. 처음부터 끝까지.... 신은 나와 함께 있다'
현준은 혹여라도 현지가 깰까 조심스레 방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어둑한 밤의 공기가 현준을 맞이했고, 현준은 신경을 곤두세우고 미지근한 숨소리가 들려오는
쪽으로 시선을 향했다.
젠장 옆이다.... 바로 자신의 옆에서 현지가 자고 있다.
깊이 잠든듯한 현지의 요염한 숨소리와 방안의 공기가 어우러져 잠시, 아주 잠시나마
막아두었던 지훈의 남성적인 본능을 일깨워주고 있었다.
주체할 수 없는 흥분에 지훈은 그 자리에 차가운 얼음장처럼 서서 소리가 나는 곳으로
휴대폰의 후레쉬를 비췄다.
발목이 훤히 보이는 배기팬츠... 그녀의 맨살이 보인다. 자세히 보니 이불은 덮지 않았다.
불빛을 조금더 위로 조심스럽게 올리자 윗옷이 잠결에 반쯤 올라가 있었다.
현준은 시간이 멈춘듯 그 자리에서 꼼작할 수 없었다.
'가....가슴이 보인다...'
잠결에 틀어진 현지의 자세가 현준을 흥분하게 만드는건 당연한듯 보였다.
'그래... 이런 여자니까.... 이렇게 그림처럼 아름다운 여자니까 내가 아까
그런짓도 서스름 없이 할 수 있었던거야....'
현준은 생각했다. 애시당초 지훈을 이기고 싶고 밝아주고 싶다는 생각에 그녀의 여자를 뺏겠다는
가장 원초적인 방법을 택했고 그녀와의 섹스는 (혹 그것이 강제로 이루어 진다고 하더라도)
일의 완성을 위한 하나의 노동이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화장실앞에 놓여져있던 현지의 옷거지와, 채 1미터도 되지않는 얄궂은 거리에서
보여지는 현지의 자태는 이미 현준을 극도의 흥분상태로 내몰기에 충분했다.
'진짜..... 갖고싶어졌어.'
시계의 시간은 10시 30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더 이상 지체할 수없다.
그렇게 생각하며 천천히 휴대폰 후레쉬의 불을 끄고 현지에게 다가서는 현준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