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ve 아일랜드 11부
방으로 돌아온 우리는 같이 샤워를 했다. 샤워를 하는 도중에 축 늘어진 내 자지를 리카코가 입으로 빨아주는 바람에 자지가 발기를 했는데 워낙 아내와 폭포에서 많이 해서 그런지 아프기까지 했다. 하지만 리카코는 자신을 혼자 내버려둔 벌이라며 샤워가 끝날 때까지 발기가 된 상태로 내버려 두었다. 샤워를 마치고 나와 식사를 하러 식당으로 내려왔는데 식당에는 스미스 부부만 남아있었다. 대영 부부는 이미 식사를 마치고 올라간 모양이다.
이거 우리들이 너무 늦었군요.
하하! 아닙니다. 나와 와이프가 좀 늦게 먹는 편이라서요.
우리는 스미스 부부와 함께 저녁을 먹었다. 그들이 식사를 하는 모습은 우아함이 느껴졌다.
그들에게 식사란 영양분을 섭취하기 위함이 아닌 품격을 보여주는 하나의 수단으로 보였다.
천천히 먹으면서 소리를 내지 않고 우아하게 포도주 한 모금을 마시는 모습을 보면 이들이 과연 폭포에서 대영 부부와 스와핑을 하며 쾌락에 허덕이던 그들이 맞는지 의심조차 든다. 식사를 하면서 나누는 대화는 평범한 주제로 시작했다. 이곳은 어떠냐? 무슨 일을 하느냐? 취미는 뭐냐? 뭐 이런 것들 말이다.
식사를 마치고 샴페인이 가미된 디저트를 먹으면서 우리는 시간을 함께 보냈다. 그러다가 아내가 피곤해하는 것이 보였다.
가서 잘래?
예, 좀 피곤하네요.
아내는 도수가 약한 술에도 쉽게 취기가 올라온다. 폭포에서 나한테 그렇게 시달려 피곤할 텐데 술까지 마셨으니 피로가 한꺼번에 몰려오는 것도 당연했다. 난 리카코에게 아내를 방으로 데려다주겠다고 하고 자리에서 빠져나왔다. 방으로 돌아와 아내를 침대에 눕히자 아내는 금세 잠이 들었다. 잠시 TV를 본 나는 리카코를 혼자 식당에 놔둔 것이 마음에 걸려 TV를 끄고 식당으로 내려왔다. 식당 앞에에 도착하자 식탁에 앉아 리카코와 스미스 부부가 대화를 나누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무슨 대화를 나누나 궁금하여 몰래 다가가 지켜보았다.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것 같은데 온통 영어라 정확하게는 알 수 없었지만 대충 무슨 뜻인지는 알아들을 수 있었다. 일상적인 대화를 나누다가 갑자기 레베카의 입에서 내 이름이 나오자 리카코의 얼굴이 조금 굳어지는 것이 보였다. 하지만 그 뒤로는 무슨 말을 하는지 알 수 없었다. 대화를 나누면서 그들의 얼굴은 반대가 되었다.
리카코는 여유로운 표정이 되었고 반대로 스미스 부부는 굳은 표정을 짓더니 의외라는 표정으로 바뀌었고 곧 흥미로운 표정을 지어보였다. 무슨 대화를 나누는지 몰라 답답하기만 하다. 이럴 줄 알았다면 영어 공부 좀 더 해둘 것을. 난 그냥 식당 안으로 들어가기로 했다. 내 모습을 보자 칼이 반가우면서도 의미심장한 표정을 지으면서 나에게 소리쳤다.
오! 미스터 최! 미세스 기무라가 걱정되서 왔습니까?
칼의 말에서 나는 이상함을 느꼈다. 마치 나와 리카코의 관계를 아는 것 같은 느낌이 드는 말에 나는 혹시나 리카코가 스미스 부부에게 우리 관계를 말한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리카코는 성급하게 그런 말을 꺼낼 사람이 아닐 텐데....내가 자리에 앉자 대화는 다시 시작되었다. 그들은 날 배려해서인지 한국말로 대화를 이어나갔다. 그런데 문득 날 보는 레베카의 눈빛이 조금 달라진 것 같다는 느낌이 드는 것은 왜 일까?
이전에는 그저 평범하게 대하는 그런 눈빛인 것 같았는데 지금은 무언가 끈끈한 느낌이 드는 눈빛이다.
내 착각이려니 생각하고 대화를 이어가던 중 갑자기 나는 발에 무언가가 닿는 느낌이 들었다.
느낌 상 레베카와 내 발이 맞닿은 것 같아 발을 뒤로 조금 뺐다. 그런데 발을 뒤로 뺏는데도 레베카의 발이 또 내 발에 닿았다. 왜 그러나 싶던 그 때 나는 레베카의 발이 내 발을 넘어 다리 위로 슬며시 올라오는 느낌을 받고 몸을 움찔하고 말았다. 나는 놀라 레베카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레베카는 여전히 웃는 얼굴로 리카코와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혹시 지금 내 다리 위로 올라오고 있는 다리가 레베카가 아닌 칼의 것은 아닐까 하는 착각마저 들었다.
실제로 그렇다면 기분이 좀 더러울 것 같다. 확인을 하려고 바닥까지 내려오는 식탁보를 살짝 치워 아래를 확인하자 날씬한 다리가 내 쪽으로 뻗어있는 것이 보인다. 분명 레베카의 다리가 맞다. 나는 살며시 레베카의 다리를 잡아 아래로 내려놓았다. 하지만 레베카는 다시 내 다리 위로 발을 올려 놓았다. 그리고 내 다리 사이로 발을 집어넣었다. 나는 속으로 굉장히 당황하고 있는 중이다. 옆에 리카코도 있는데 이러다가 들키면 무슨 망신일까?
나는 재빨리 식탁보로 내 하반신쪽을 가렸다. 다행히 리카코는 물론 칼도 눈치를 채지 못한 것 같다.
레베카의 다리는 능숙하게 바지 위로 내 자지를 매만지고 있다. 난 발기한 자지를 어떻게든 진정시키고 싶었지만 레베카는 그렇게 내버려 두지 않았다.
대체 이 여자가 갑자기 나한테 왜 이러는 걸까? 분명 리카코에게서 무슨 말을 들은 것이다.
나는 이런 식으로 농락 당하는 것이 싫다. 난 내 하반신을 매만지는 레베카의 다리를 살짝 꼬집었다. 그러자 웃으며 대화하는 레베카의 표정이 살짝 일그러지는 것이 보였다. 그래도 다리를 치우지 않아 좀 더 세게 꼬집었다.
다시 살짝 일그러지는 레베카의 표정을 보니 난 속으로 웃음이 나왔다. 몇 번을 더 꼬집자 그제 서야 레베카는 날 살짝 흘겨 보더니 다리를 내려놓았다. 그리고 마치 어디서 앙탈이야 라는 식의 눈빛으로 날 흘겨 보더니 미소를 짓는 것이 아닌가. 이 여자 혹시 M아냐? 라는 생각도 들었다. 난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렇게 계속 대화를 이어가는 도중 마이클이 식당으로 들어왔다.
아직 식사 도중이셨군요.
마이클은 우리가 식사를 마쳤을 것이라 여기고 식기를 치우기 위해 내려 온 것이다.
우리도 슬슬 이쯤에서 일어날까요?
그렇게 하죠. 대화야 내일도 얼마든지 할 수 있으니까요.
자리에서 일어나자 리카코와 레베카는 마이클을 도와주고 가겠다며 나와 칼에게 먼저 방으로 돌아가라고 하며 식기를 치우기 시작했다. 결국 나와 칼도 함께 식기를 치우게 되었다. 레베카는 내 옆으로 더 가까이 다가와 조용한 목소리로 말했다.
아까 당황했었죠?
갑자기 다리 사이로에 발을 가져오는데 당황하지 않을 리가 없다.
대체 왜 그랬습니까?
미세스 기무라에게서 들었어요. 당신과 가영 그리고 미세스 기무라와의 관계.
설마했는데 정말 리카코가 이야기를 했단 말인가.
말은 우리가 먼저 꺼냈어요. 미스터 최는 몰랐겠지만 우리는 최근에 미스터 최 부부와 미세스 기무라가 친밀하게 어울리는 것을 여러 번 봤어요. 너무 친밀하게 지내서 의심을 하게 됐죠.
역시 내 예상대로 리카코가 먼저 말을 꺼낸 것은 아니었다. 그런데 우리가 다른 사람이 봐도 알 정도로 그렇게 친밀하게 지냈던 건가? 조금 더 조심을 할 것을 그랬나 보다.
미세스 기무라에게서 많은 이야기를 들었어요. 미스터 기무라, 그렇게 안 봤는데 정말 못된 사람이더군요. 생긴 건 얌전하게 생겨놓고.
기무라 켄지 이야기가 나오자 나도 화가 났다. 아내인 리카코를 이곳에 두고 정부의 전화에 일본으로 돌아간 그.
정말 남자 망신은 혼자 다 시키는 놈이다. 식기를 치우자 마이클은 고맙다면서 나머지는 자기가 알아서 하겠으니 우리한테는 그만 방으로 돌아가서 쉬라고 했다. 식당을 나와 방으로 돌아가려던 중 레베카가 나와 이야기를 하고 싶다며 날 불러 세웠다. 난 리카코를 보며 어떻게 해야 할 지 물었고 리카코는 괜찮다며 고개를 끄덕이고 칼과 함께 계단을 올라갔다. 나와 레베카는 펜션 밖으로 나와 길을 걸었다.
리카코에게서 무슨 말을 들은 겁니까?
이런 저런 이야기요. 그나저나 미스터 최.
예?
섹스를 그렇게 잘한다면서요?
순간 나는 다리가 휘청거릴 뻔 했다.
호호, 뭘 그렇게 당황해요?
갑자기 그런 이야기를 하니까....그것도 리카코에게서 들었습니까?
예. 미세스 한과 미세스 기무라 둘을 모두 만족시켜 준다면서요? 대단해요. 여자 한 명도 만족시켜 주기 힘든데 둘이나 만족시켜 주다니.
리카코가 스미스 부부 앞에서 그런 이야기까지 했다니. 여자들끼리라면 몰라도 칼이 있는 곳에서 그런 이야기를 꺼낸 것을 보면 리카코가 대담하기는 대담한 모양이다.
처음에는 떠보려고 한 이야기였는데 오히려 당황한 것은 우리였어요. 알고 있었다면서요? 우리 부부와 대영씨 부부가 스와핑 한다는 거. 우리는 들키지 않았을 거라 여겼는데 알고 있었다니 놀랐어요.
나도 아내와 리카코에게서 들어서 알게 된겁니다. 대체 어떻게 그렇게 된 건지 물어도 될까요?
이제 와서 뭘 숨기겠어요. 사실 처음부터 그럴 생각은 없었어요. 단지 우연히 방에서 같이 이야기를 나누면서 술을 마시게 되었고 술김에 개인적인 부부 생활 이야기까지 하다가 그렇게 된 거죠. 다음 날 우리가 벌인 일에 당황도 했고 후회도 했지만 스와핑을 했을 때의 그 흥분감과 쾌감에 끌리기 시작했죠. 결국 그 관계로 시작해서 지금까지 오게 된 거에요.
그렇군요. 그런데 이런 이야기를 하려고 절 따로 부른 겁니까?
아뇨.
조금 으슥한 곳에 도착하자 갑자기 레베카가 내게 안겨오면서 내 바지 위를 쓰다듬기 시작했다.
뭐, 뭐 하시는....
미세스 기무라의 말을 듣고 조금 궁금했어요. 두 여자를 만족시킬 정도의 테크닉을 한 번 맛보고 싶었달까요?
그, 그렇다고 갑자기 이러는 것은....
내가 말릴 틈도 없이 레베카는 내 바지 안으로 손을 집어넣고 자지를 쓰다듬기 시작했다.
사실 그이한테는 미안하지만 그이와의 섹스가 그다지 만족스럽지는 않아요. 페니스가 크지만 실속이 그다지 없는 편이거든요.
아내와 리카코에게서 전에 들었지만 그 정도일까 했었는데 칼의 아내에게서 직접 그 얘기를 들으니 사실임을 알 수 있었다. 레베카는 이야기를 계속해 나갔다.
스와핑을 시작하고 나서야 어느 정도 나아졌어요. 배덕적인 분위기가 그이를 조금 강하게 만들어 준 셈이죠. 오히려 대영이 남편보다 더 오래 해줘요. 우리 앞에서 미세스 기무라가 얼마나 자랑을 하는지 질투가 나더군요. 해서 직접 확인해보고 싶었어요.
아무리 그래도 이건...
레베카에게 흥미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이건 너무 갑작스럽니다.
레베카를 떼어놓고 뒤를 돌아가려는데 갑자기 그녀가 꺼낸 말에 다리가 굳고 말았다.
미세스 기무라도 미리 합의한 거에요. 그러니 거절할 필요없어요. 아마 그녀는 지금쯤 남편과...
난 놀란 눈으로 레베카를 보았다.
그게 무슨 소리입니까?
미세스 기무라가 그랬어요. 당신이 스와핑에 관심이 있는 것 같다고. 그래서 자기가 기회를 만들어 주고 싶은데 우리 생각은 어떠냐고요.
아까 식당에서 그들이 나누었던 대화가 그런 것이었나? 그렇다면 지금쯤 리카코는 칼과....
난 나에게 숨기고 일을 진행한 리카코에게 화가 났다. 이건 내가 바란 것이 아니었다.
그저 자연스러운 분위기 속에서 기회가 생겼다면 나도 했을지 모른다. 그런데 이것은 리카코가 의도적으로 상황을 만들어낸 것이다. 그런데 이상했다. 화가 나는데 이상하게 묘한 흥분감과 긴장감이 생겨난다.
레베카는 내 심정을 눈치 챘는데 미소를 지으며 다시 내게 안겨왔다.
미세스 기무라가 그러더군요. 당신이 화를 낼 거라고. 그래도 그녀는 당신에게 한 번 정도의 경험을 하게 해주고 싶다고 했어요. 대신 이번 한 번만 하고 이 다음부터는 당신의 선택에 맡기기로 했어요. 그녀는 당신에게 기회를 주고 선택을 할 폭을 넓혀주고 싶었던 거에요.
그렇다는 말은 리카코는 자신을 희생한 셈이다. 내가 스와핑에 관심을 가졌지만 선택은 오로지 아내와 리카코에게 맡기기로 했다. 만약 아내와 리카코가 바라지 않았다면 그냥 넘어가버릴 수도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리카코는 내게 기회를 주려고 스미스 부부와 자신의 몸을 걸고 거래를 한 셈이다.
그녀가 준 기회, 이대로 날려버리고 싶나요? 싫다면 여기서 그만 두어도 괜찮아요. 그녀는 무조건 당신의 뜻대로 한다는 조건을 걸었고 우리도 거기에 동의한 거니까요. 지금이라면 늦지 않았어요. 아직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았으니 그들을 멈출 수 있어요.
난 무슨 선택을 해야할까? 이대로 욕망에 휩쓸려야 하나? 아니면 그만 두어야 하나?
그만 두기에는 레베카의 매력이 너무 치명적이다. 나는 살며시 그녀의 허리를 끌어 안으려고 했다. 그런데 그 때 리카코의 얼굴이 떠올랐다. 도도하고 퇴폐적이며 아름다운 그녀지만 속내는 외로움을 잘 타고 약한 여인.
그런 그녀가 날 위해서 자신의 몸을 걸고 거래를 했다. 난 머릿속이 차가워져 레베카에게서 떨어졌다.
어디 있습니까?
굳은 내 얼굴을 본 레베카가 한숨을 내쉬었다. 그런데 어째서인지 그녀가 살짝 웃는 것 같은 기분도 들었다.
우리가 머무는 방이요. 205호실. 아마 문은 안 잠겨있을 거에요.
난 서둘러 205호실로 달려갔다. 내 착각인지는 몰라도 서둘러 달려가는 내 귀에 레베카의 중얼거리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
'미세스 기무라가 말한 대로의 남자군요. 정말 나도 빠져버릴 것 같아.'
난 서둘러 205호실로 달려가 문앞에 멈추어 섰다. 지금 당장 문을 열고 들어가려고 했지만 막상 문을 열려고 하니 그게 쉽게 되지 않았다. 안에서 벌어지고 있을 일에 대해 생각하니 순간 이대로 가버릴까도 생각도 했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내가 바란 것이 아니기에 용기를 내어 살며시 문을 열었다.
문을 열자 나는 방안에서 묘한 열기가 느껴지는 것만 같았다. 그리고 살며시 들려오는 신음소리에 이끌려 천천히 방안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방안으로 들어가자 내 예상과는 달리 칼과 리카코가 옷을 그대로 입고 있었고 리카코는 날 보자 미소를 지으며 내게 달려와 안겼다.
리, 리카코?
역시 형석씨, 내 기대를 져버리지 않았어요.
어느새 뒤쫒아왔는지 레베카도 내 뒤에 자리잡고 서있었다.
내기는 내가 이긴 것 같군요.
리카코의 말에 칼과 레베카는 웃으면서 어깨를 들썩였다.
리카코, 이게 대체 무슨...
일단 앉아요. 그럼 다 얘기해줄게요.
내가 자리에 앉자 리카코와 레베카도 자리에 앉으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사실 우리는 미세스 기무라와 내기를 했어요. 미스터 최가 과연 유혹을 이겨낼 지 그렇지 않을지를요. 그녀는 당연히 미스터 최에게 걸었고 우린 본대로 져버리고 말았죠.
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 자세히 말해보세요.
레베카가 내 질문에 답해주었다.
사실 우리 부부와 대영 부부가 스와핑을 시작하고 나서 우리는 미세스 기무라를 끌어들이기로 하고 관심을 가지고 있었어요. 남편도 없이 홀로 지내는 그녀가 안쓰러웠던 이유도 있었지만 혼자라서 유혹에 쉽게 넘어올 거라 생각한 것도 있었어요. 그리고 칼이 미세스 기무라에게 관심이 많았거든요. 만약 미스터 최가 없었다면 미세스 한도 끌어들였을 거에요. 둘 모두 보기 드문 미인이잖아요. 해서 그녀를 끌어들이려고 했는데 어느 날 부터 미스터 최 부부와 미세스 기무라가 상당히 친밀하게 지내는 것을 보았죠. 우리는 그녀를 한 번 떠보려고 했어요. 그런데 오히려 그녀는 당당하게 미스터 최와의 관계를 밝히더군요. 게다가 우리가 대영 부부와 스와핑을 하고 있다는 사실까지 말하면서 우리를 당황케 했어요. 아무에게도 들키지 않았을 거라 생각하고 있었거든요.
내가 리카코를 보자 그녀가 말했다.
이미 상대가 알고 있는데 숨겨봤자 아무 소용도 없다고 생각해서 사실대로 말했어요.
하긴 그런 상태에서 숨기고 변명해봤자 상대에게 휘둘릴 뿐이다.
레베카가 잠시 말을 멈춘 사이 칼이 이야기를 계속 해나갔다.
모든 일을 알고 있는 것 같아 우리도 마음 편히 말하기로 했어요. 스와핑에 관심있냐고. 미세스 기무라는 조금 관심이 있다고 했고 미스터 최와 미세스 한도 그렇다고 했죠. 그저 의도치 않은 자연스러운 분위기 속에서 기회가 생기면 몰라도 누군가의 권유로 하고 싶지는 않다고 했어요. 게다가 설령 그런 기회가 있다고 해도 미스터 최는 미세스 한과 미세스 기무라에게 선택의 몫을 넘겨주었다고 했죠. 우리는 굳이 그렇게까지 할 필요있느냐, 이런 권유도 자연스러운 것 아니냐며 그녀를 설득했죠. 하지만 그녀는 듣지 않았어요. 우리는 어떻게든 미세스 기무라를 끌어들이고 싶었죠. 그런데 그녀가 한 가지 내기를 제안하더군요. 조금 전의 의도적인 상황 속에서 미스터 최가 내 아내의 유혹을 이겨낼 지 이겨내지 못 할지를요. 과연 자신이 한 말을 그대로 이행할 사람인지 아니면 한순간의 유혹에 넘어가 자신이 결정한 일을 번복할 사람일지 내기를 한 거죠.
난 칼에게 물었다.
내기 조건이 뭐였습니까?
미세스 기무라가 만약 자신이 내기에서 진다면 언제든지 자신과 섹스를 하고 싶을 때 응해주겠다는 조건이었습니다.
리카코는 자신의 몸을 걸고 내기를 한 것이다. 그만큼 날 믿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난 그녀에게 고마움을 느끼면서 사랑스러워져 손을 잡아주었고 리카코는 미소를 지으며 내 손을 마주 잡았다.
그럼 리카코가 이겼을 때의 조건은 무엇이었습니까?
내 질문에 칼이 답했다.
미세스 기무라가 이겼을 때는 미스터 최가 원할 때 언제든지 내 아내와 섹스를 해도 좋다는 조건이었습니다. 물론 저는 미세스 기무라에게 손끝 하나 대지 못하고요.
그럼 스미스 부부도 레베카의 몸을 조건으로 내기에 응했단 말인가? 난 그 말도 안 되는 조건에 화가 났다.
자신의 아내를 내기 조건으로 거는 건 조금 그렇군요.
뭐 어떻습니까? 레베카도 동의했고 이곳에서 만큼은 자유롭게 지내자고 합의를 했는데.
아무리 그래도 남편인 당신은 그걸 말렸어야 했습니다.
내가 살짝 언짢은 기분이 들어 리카코에게 말했다.
리카코도 그래. 자신의 몸을 내기 조건으로 걸다니. 무슨 생각을 한 거야?
화내지 말아요, 형석씨. 그만큼 당신을 믿고 있어서....
아무리 믿고 있다고 해도 이건 아니라고 생각해. 당신 그렇게 아무렇지도 않게 자신의 몸을 팔 정도로 싸구려 여자였어? 당신이 창녀야?!
내 언성이 조금 높아지자 리카코가 움찔하며 놀란 눈으로 날 바라보았다. 내가 스와핑에 관심이 있고 아내와 그녀에게 선택할 권리까지 주었지만 이런 것을 바란 것은 아니었다. 난 자리에서 일어나 리카코의 손을 거칠게 잡아 끌었다.
내기 조건은 없었던 걸로 하겠습니다, 그럼.
난 리카코의 손을 잡아 끌어 방으로 향했다.
형석씨, 아파요.
리카코가 뭐라고 하던 내 귀에는 들리지 않았다. 난 방까지 돌아와 리카코를 거칠게 소파로 밀어 넘어뜨렸다.
리카코는 약간 두려움을 느끼는 얼굴로 날 바라보았다.
그래, 내가 그런 것에 관심이 있기는 했어. 하지만 난 이런 것을 바란 것이 아니었어. 내기라니! 게다가 자신의 몸을 상품으로 내걸어? 당신 미쳤어?! 창녀야?! 자신을 상품화 하고 싶었어?!
너무 화가 났다. 도도했던 그녀가 스스로를 상품화하고 깎아내렸다는 사실이 말이다.
아직 이혼을 하지 않아 기무라라는 성을 쓰고 있지만 이제 그녀는 내 여자다.
내 여자가 나 때문에 스스로 자신을 깎아내렸다는 사실이 너무 화가 났다.
미안해요, 형석씨. 미안해요.
슬픈 얼굴로 사과하는 리카코를 보며 나는 애써 화를 참아냈다. 그리고 차분하게 말했다.
다시는...이런 짓 하지마.
알겠어요.
리카코는 내게 다가와 안기며 말했다.
고마워요. 당신이 날 이렇게까지 생각해주는 줄 몰랐어요.
자신을 생각하는 내 마음이 얼마나 큰 지 깨달은 리카코는 고맙다며 내게 키스를 해왔고 나도 그녀에게 키스를 해주었다. 그 때 바깥에서 노크 소리가 들려왔다. 누구인지 문을 열고 확인해보니 칼과 레베카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