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ve 아일랜드 10부
아내와 리카코에게서 노래방에 있었던 일에 대해 전해 들은지 3일이 지났다.
아내와 리카코는 평소처럼 지냈다. 내 바램대로 결코 억지로 행동하려 하지 않아 난 안심을 느꼈다.
괜히 그녀들이 내 뜻을 오해하지 않기를 원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조금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그러다가 슬슬 집과 가게가 걱정이 되었다. 전화로 좀 길어질 것 같다고 직원들에게 이야기를 해놓아서 안심은 되었지만 그래도 걱정이 되지 않을 수 없었다. 하지만 이 낙원은 나를 떠나지 못하게 하고 있다.
난 아내와 리카코를 해변에서 놀게 놔두고 펜션으로 돌아오던 중 마이클을 만날 수 있었다.
아, 형석씨. 잘 지내고 있었습니까?
물론이죠. 그런데 왜 그렇게 당황하십니까?
아무 것도 아닙니다. 하하!
마이클은 어색함을 줄여보려는 듯 어설프게 웃어보였다. 며칠 전 아내와 리카코에게서 노래방에 있었던 일들에 대해 들어서 마이클이 그 이후 날 의도적으로 피해다닌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이전의 나였다면 마이클의 얼굴에 주먹을 날리고 당장 섬을 떠났겠지만 지금은 아니다.
아내가 달라진 만큼 나 또한 달라졌다.
오랜 만에 같이 체스나 둘까요?
그, 그럴까요?
마이클의 유일한 취미는 체스다. 게다가 이 섬에서 마이클과 체스를 같이 둘 사람은 나밖에 없다.
그 동안 날 피해다니느라 체스를 두지 못했는지 내 제의를 거절하지 못한다. 난 문득 재미있는 생각이 들었다.
난 마이클에게 체스판과 체스말을 들고 해변으로 오게 했다. 해변에는 아내와 리카코가 놀고 있는 중이다.
과연 마이클은 어떤 반응을 보일지 기대된다. 그리고 아내와 리카코의 반응도 궁금하다.
마이클은 나와 함께 해변으로 오자 아내와 리카코의 모습을 보고 주춤했다.
뭐하고 있어요? 빨리 와요.
저, 저기 형석씨. 우리 다른 곳에서 두면 안 될까요? 여기는 조금...
여기까지 와서 다른 곳으로 가기도 뭐 하잖아요. 해변을 바라보며 체스를 두는 것도 나름 괜찮을 겁니다. 자, 어서 오세요.
마이클은 마지 못해 날 따라오는 모습이었다. 결국 마이클은 나와 함께 해변에서 체스를 두게 되었다.
함께 체스를 두던 중 멀리서 아내와 리카코가 우리에게 오는 모습이 보였다. 그녀들도 나와 마이클이 체스를 두는 모습을 보고 살짝 놀라는 눈치다.
어서와. 쉬려고?
내 질문에 아내가 살짝 더듬었다.
아, 네. 잠깐 쉬려고요.
그럼 여기 와서 앉아.
아내는 어색함을 애써 감추고 내 옆으로 왔다. 리카코는 못말린다는 듯 고개를 살짝 저으며 마이클의 옆에 앉았다. 리카코가 내 옆이 아니라 마이클의 옆에 앉은 것은 의외다. 내 생각이지만 내가 일부러 마이클을 이곳에 데려온 이유를 알고 리카코는 오히려 날 떠보려고 일부러 그의 옆에 앉은 것 같았다.
거기 폰을 f6으로 옮기세요.
리카코가 내게 훈수를 두자 난 얼떨결에 그녀가 시키는 대로 폰을 움직였다. 그리고,
체, 체크메이트.
이겼다. 처음으로 마이클에게 이겼다. 그것도 리카코의 훈두대로 두니 말이다.
나와 아내, 마이클은 놀란 눈으로 리카코를 보았다.
리, 리카코. 체스도 둘 줄 알았어?
대학교 때 조금 배웠어요.
조금 배운 수준이 아닌데요.
나는 물론 마이클까지 감탄을 하며 리카코를 보았다. 마이클은 오랜 만에 호적수를 만난 것처럼 들뜬 마음으로 리카코에게 체스를 두자고 했다. 솔직히 내 수준으로는 마이클을 만족시킬 수 없다.
하수와 두는 마이클도 상당히 심심했을 것이다. 그런데 호적수를 만나게 되었으니 기쁘지 않을 리가 없다.
리카코는 기꺼이 마이클의 체스 상대가 되어주었다. 어느새 리카코와 마이클은 체스에 빠져 들었고 나와 아내는 둘을 방해하고 싶지 않아 그 자리에서 조심히 물러났다.
언니는 참 대단한 것 같아요. 도쿄대 법학과를 수석으로 졸업한 것도 대단하고 체스도 둘 줄 알고.
감탄하는 아내의 말에서 조금 열등감이 느껴지는 것 같은 기분이다.
질투하는 거야?
.....질투까지는 아니고요. 나와 언니를 비교하면 솔직히 내가 많이 떨어지는 것 같아요.
굳이 비교할 필요있어? 그렇게 따지면 난 어쩌라고. 난 이제 중학교 때 배운 수학 문제도 기억이 안나. 굳이 비교하지마. 당신이나 리카코나 솔직히 나에게 과분한 여자들이야. 당신이 그럼 나는 더 비참해져.
당신이 어디가 어때서요? 여보, 그렇게 자신을 비관하지 말아요. 당신도 다른 사람에 비해 떨어지는 사람이 아니에요. 얼굴도 이 정도면 잘 생긴 편이고 의지도 강하고 체력도 좋고 그리고...
그리고?
밤일도 잘 하는 편이잖아요. 호호호!
아이고! 그거 감사합니다.
우울했던 분위기는 농담을 주고 받으면서 날아가 버렸다. 우리는 해변을 걷다가 스미스 부부와 대영 부부를 만날 수 있었다.
대영씨, 오늘도 스미스씨 부부와 노시는 겁니까? 가끔 우리하고도 어울려주시죠?
하하하! 이거 미안합니다. 스미스씨 부부와 마음이 맞아서 이거 두 분에게 너무 소홀했군요.
호호호! 그러게요. 미안해요, 가영씨.
대영과 혜진씨는 웃으면서 우리에게 사과를 했다. 우리도 사과를 받으려고 한 말은 아니라 그냥 같이 웃기 시작했다. 그 때 뒤쪽에 있던 스미스 부부가 우리에게 다가왔다.
헬로우, 미스터 최. 이거 이 섬에 온 지 꽤 되었는데 미스터 최와는 대화를 나눈 적이 거의 없군요.
하하, 그럼 앞으로 자주 어울리자고요.
하하하! 그래요. 아, 우리는 이제 숲으로 산책을 가려고 합니다. 거기에 신기한 동식물들이 많거든요. 미스터 최와 미세스 한도 같이 가지 않겠어요?
으음, 그러고는 싶은데 기다리는 사람이 있어서요. 아쉽지만 다음 기회에 같이 가죠.
그래요. 그럼 다음 기회에.
스미스 부부와 대영 부부가 숲 쪽으로 가버리자 아내가 내게 물었다.
언니와 마이클은 지금 한창 체스에 몰두하고 있는데 그냥 같이 가지 그랬어요?
아내의 말에 난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아니야. 지금은 같이 가지 않는 것이 좋아. 다음에 미리 약속을 하고 가자고.
어째서요?
설마 저 사람들이 숲에 가서 그냥 산책만 하겠어?
아내는 그제 서야 이해를 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저들 부부는 지금 한창 스와핑에 빠져 있는 중이다.
언제 어디서든 자기들만 있다면 바로 섹스를 할 것이다. 괜히 우리가 끼면 그들을 방해할 뿐이다.
왜? 아쉬워? 구경이라도 하고 싶어?
아뇨. 아직은 그럴 생각이 들지 않네요.
아직은 이란 아내의 말에 난 아내가 조금이나마 스와핑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많이 변했다. 리카코를 만나기 전이라면 스와핑에 스자만 들어도 기겁을 했을 텐데.
며칠 전 나와의 진심어린 대화도 한몫을 한 것이겠지만.
자, 마님. 우리는 이대로 데이트나 즐기시죠.
호호호! 그럴까요?
아내는 데이트라는 말에 기분이 좋은지 팔짱을 끼어왔다. 나와 아내는 수영도 하고 산책로를 걸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그렇게 아내와 데이트를 하며 섬을 돌아다니던 중 문득 내 귀로 폭포 소리가 들려왔다.
나와 아내는 데이트에 정신이 팔려 어느새 섬 안쪽에 있는 폭포 근처까지 온 것이다.
이런, 너무 멀리 온 것 같은데.
여기까지 왔는데 폭포 구경은 하고 가요.
그럴까?
나와 아내는 폭포가 있는 곳으로 갔다. 점점 폭포소리가 크게 들려오자 우리는 폭포 가까이 왔음을 알고 그쪽으로 향했다. 그곳에 도착한 우리는 아름다운 폭포를 보며 마음까지 시원해짐을 느꼈다. 그런데 아래를 내려다 보니 누군가가 폭포 아래에서 수영을 하고 있는 것이 보였다. 나는 아까 전 숲으로 산책을 간 스미스 부부와 대영 부부를 떠올렸다. 아내도 나와 같은 생각을 했는지 난감한 표정을 짓는다. 나는 아내와 함께 그 자리에서 벗어나려고 했다. 그런데 그 때 폭포 아래에서 4명의 인영이 모습을 드러냈고 우리는 재빨리 몸을 숙이고 아래를 주시하기 시작했다. 나는 내가 왜 이렇게 깜짝 놀랐는지 몰랐다. 그런데 물에서 나오는 그들의 모습을 보고 숨기를 잘했다고 생각했다. 내 예상대로 그들은 스미스 부부와 대영 부부였다. 그런데 모두 옷을 벗고 있었다.
난 혜진씨와 레베카의 나신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모델같은 혜진씨의 날씬한 몸매와 아내와 리카코 같은 글래머 체형이지만 가슴은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레베카의 몸매에 잠시 넋을 잃었다.
아내는 그런 내 모습을 보더니 못말린다는 듯 살짝 내 뺨을 잡아 고개를 돌리게 했다.
뭘 그렇게 보나요? 변태씨.
하하, 여보. 이건 어디까지나 남자로써 태어난 자의 슬픈 운명이야.
그렇게 보고 싶으면 나하고 언니 걸 봐요. 나나 언니나 어디가서 뒤쳐지는 몸매는 아니잖아요.
많이 봤잖아.
그래서 질린다는 건가요?
아니 그게 아니고 가끔은 다른 반찬도 맛을 봐야하지 않겠어?
못말려 정말.
아내는 마음대로 하라는 듯 내 뺨을 놓아주었다. 다시 폭포 아래로 시선을 내린 나는 그들 부부가 넓고 평평한 바위 위에 앉아 정답게 이야기를 나누는 것을 보았다. 그런데 그렇게 정답게 대화를 나누던 도중 칼이 혜진씨의 옆으로 다가가자 대영이 레베카의 옆으로 자리를 옮기는 모습이 보였다. 그리고 각자의 파트너와 키스를 나누더니 이내 낯뜨거운 장면을 연출하기 시작했다.
어머나, 어머나.
아내는 조금 놀란 눈으로 그들을 보기 시작했다. 아내도 호기심이 났는지 돌아가자는 말은 하지 않았다.
난 아내와 함께 그들을 지켜보았다. 그들은 진한 애무를 주고 받으며 흥분을 올리고 있었다.
먼저 시작은 칼과 혜진씨였다. 혜진씨를 바닥에 눕힌 칼은 혜진씨의 다리를 양손에 끼고 펌프질을 시작했다.
혜진씨의 신음 소리가 얼마나 큰지 폭포 소리에 섞여 희미하게 나와 아내의 귀에 들려온다.
'아아아!...칼!...당신 자지는 정말 굉장해요!....하악!...하악!...좀 더...좀 더 깊게 찔러줘요!...하앙!...아프지만....너무 좋아!....하응!...하응!....
혜진씨의 신음이 조그맣게 들려오자 내 자지는 어느새 부풀어오르고 있었다.
옆에서 지켜보던 대영과 레바카도 삽입을 시작했고 똑같이 떠나가라 신음을 내질렀다.
아마 파도 소리에 자신들의 목소리가 지워질 거라 여기고 마음 놓고 소리를 지르는 모양이다.
그렇게 혜진씨의 보지에 자지를 쑤시던 칼이 혜진씨를 돌려 세워 뒷치기를 한다.
그 때 옆에서 섹스를 하던 대영과 레베카가 다가가더니 혜진씨의 아래로 레베카가 들어간다.
그리고 다시 레베카의 보지에 대영이 자지를 쑤신다. 혜진씨는 자신의 남편인 대영의 자지가 레베카의 보지에 쑤셔 박히는 모습을 보더니 고개를 숙인다. 아마 보지와 자지가 연결된 부분을 혀로 핥고 있을 것이다.
칼의 몸에 가려 보이지는 않지만 레베카도 혜진씨의 보지에 똑같이 해주고 있을 것이다. 그렇게 한참을 열을 올리던 중 칼과 대영이 자리를 바꾸며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다시 자리를 바꾼다.
저들은 이미 누구의 남편이고 누구의 아내인지 상관하지 않아 보였다. 오로지 섹스가 주는 쾌감만을 추구하고 있는 중이다.
여보...
옆에서 아내의 희미하게 떨리는 목소리에 나는 고개를 돌렸다. 어느새 아내의 손은 보지 쪽으로 가있었다. 난 아내를 보며 씨익 웃어준 후 아내를 바닥에 눕히고 보지에 자지를 삽입하고 허리를 움직였다.
철퍽 철퍽 철퍽
하악...하악...하악....아아...좋아요...당신....너무 좋아...흐으응...
아내는 최대한 소리를 죽여 신음을 냈다. 난 허리를 움직여 아내의 보지를 쑤시면서도 폭포 아래를 주시했다.
그들이 한참을 그렇게 난교를 하던 중 혜진씨가 먼저 절정에 도달하여 몸을 늘어뜨렸다.
대영은 레베카를 일으켜 세우더니 다시 보지에 자지를 쑤셔 넣고 손으로 엉덩이를 벌렸다. 그리고 레베카의 뒤에 칼이 자리 잡더니 하반신을 엉덩이에 붙이며 앞뒤로 움직이기 시작한다. 지금 레베카는 칼과 대영에게 보지와 애널을 동시에 쑤셔지고 있는 것이다. 난 혼자 보기 아까워 아내를 엎드리게 한 후 그들을 보게 했다.
아내는 양구멍이 동시에 쑤셔지며 쾌락에 허덕이는 레베카를 보았다. 그러자 갑자기 아내의 보지가 내 자지를 강하게 수축해온다.
철퍽 철퍽 철퍽
후후, 당신 지금 흥분했군.
하아...몰라요....으응...당신...너무....흐윽....짓궂어요....하으으....
당신도 저렇게 양구멍에 동시에 쑤셔지고 싶지 않아?
하아..하아...몰라요...하응....
결코 싫다는 말을 하지 않는 것을 보면 아내가 그만큼 흥분하고 있고 관심을 주고 있다는 말이다.
솔직히 말하자면 아내보다 내가 더 흥분하고 있는 것 같다. 평소의 나라면 아내의 반응을 보면서 섹스를 했겠지만 지금은 오로지 아내의 보지를 격렬하게 쑤시고만 있다. 아내도 흥분했고 나도 흥분했다. 그들 부부의 대담한 모습에 말이다. 덕분에 우리는 평소보다 더 빠르게 절정에 도달했다. 아내의 보지 안에 사정을 한 나는 아내에게 키스를 해주고 끌어안아주었다. 아내도 기분이 좋았는지 상기된 표정으로 날 보고 끌어안는다.
결국 나와 아내는 폭포 아래서 그들 부부가 사라진 후에도 계속해서 사랑을 나누었고 해가 기울어질 때가 되서야 펜션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펜션으로 돌아가던 중 난 아내가 조금 비틀거리는 모습에 미안함을 느꼈다.
미안, 내가 좀 심했지?
너무 흥분을 한 나머지 난 아내를 너무 거칠게 몰아붙였었다. 지쳐서 쓰러진 아내에게 마치 강간하듯이 내 욕심을 계속 풀었더니 아내는 걷는 것도 힘들어 보인다. 그게 미안하여 사과를 했는데 아내는 내 팔짱을 끼며 다정하게 말했다.
아니에요. 저도 좋았어요. 야성미 넘치는 당신 모습도 보기 좋았는 걸요.
그, 그래?
예. 무엇보다 그만큼 제가 당신에게 매력적으로 보였다는 뜻이잖아요. 전 너무 좋았어요. 그러니 미안해하지 말아요.
그럼 앞으로도 그렇게 해줄까?
풋! 너무 자주 그러는 건 당신이나 나나 몸에 해로워요. 하지만 가끔이라면 상관없어요.
나와 아내는 훈훈한 분위기 속에서 펜션으로 걸어갔다. 시간이 지날 수록 아내도 점점 괜찮아지는지 이제는 내 몸에 기대지 않고 혼자서 잘 걷기 시작했다. 펜션으로 돌아가던 중 난 문득 이전 아내가 리카코와 함께 알몸으로 해변을 걸으며 펜션으로 돌아왔었다는 이야기를 떠올렸다. 그리고 난 그걸 내 눈으로 보고 싶은 욕망이 생겨났다.
저기...
예? 왜 그래요? 여보.
나 무리한 부탁 좀 해도 될까?
무슨 부탁인데요?
그 있잖아. 일전에 리카코와 함께 알몸으로 돌아다녔다는 얘기 말이야.
아내는 내가 그 말을 꺼내자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눈치를 챈 모양이다. 묘한 미소를 지어보인 아내가 내게 말했다.
보고 싶어요?
으, 응. 한 번 보고 싶어.
으음....어떻게 할까나~?
아내는 새침한 표정을 지으며 고민하는 척 했다. 난 아내에게 합장을 하며 부탁을 했다.
부탁드립니다! 꼭 좀 보여주십시오!
진지하게 부탁하는 내 모습이 웃겼는지 아내는 웃어 보였다.
호호호! 알았어요. 그렇게까지 하지 않아도 해주려고 했어요. 당신 부탁인데 내가 거절할 리가 없잖아요.
이전의 아내라면 이런 부탁을 들어줄 리 만무하다. 하지만 아내는 변했다.
좀 더 개방적이고 퇴폐적이면서도 도도하고 아름답게. 마치 리카코의 분신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아내를 이렇게 변하게 만든 리카코라는 마성의 여자에게 난 조금 두려움까지 들었다. 하지만 그 두려움도 아내가 마치 내게 일부러 보여주려는 듯 요염하게 수영복을 벗는 모습을 보고 사라지고 말았다.
천천히 입고 있던 모노키니를 벗는 아내의 모습이 너무나도 섹시하게 보인다. 크기, 모양, 균형까지 딱 알맞게 잡힌 풍만한 가슴과 잘록한 허리, 달덩이 같은 엉덩이에 날씬한 다리까지. 글래머 체형이지만 군살 하나 보이지 않아 날씬한 느낌까지 드는 아내의 매력적인 몸매가 어둠이 깔리기 시작한 주위에서 마치 자체 발광을 하는 것만 같은 기분이다.
뭘 그렇게 노려 봐요? 수도 없이 봤으면서.
너무 아름다워서.
아으, 그 말도 가끔이면 모를까 자주 들으면 오히려 닭살 돋아요.
사실인데 뭐.
피이~ 요즘은 언니한테 더 푹 빠져 살면서.
리카코도 아내처럼 미인에 글래머 체형이지만 아내와는 다른 매력이 있다.
그래서 그런지 지금까지 많이 본 아내보다 리카코에게 정신이 더 팔렸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맹세하건데 결코 아내를 소홀히 하려는 마음은 없다.
여러 번 먹어본 과일보다 새로운 과일에 흥미가 가는 건 당연하잖아.
뭐라고요!
하하, 농담이니까 그리 화내지 마. 그래도 당신이 아름다운 건 변함이 없으니까.
보여주지 말까보다.
말은 그렇게 했지만 아내는 다시 수영복을 입지 않았다. 그리고 길을 따라 걷기 시작했다.
난 긴장감으로 심장이 빠르게 뛰며 주위를 살피면서 아내와 걸었다. 행여나 누가 있을까봐 조심했다.
오히려 아내가 나보다 더 덤덤해 보였다. 사람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지만 이렇게 탁 트인 야외에서 몸에 아무 것도 걸치지 않고 걷는 아내와 그것을 지켜보는 나. 이 상황 자체가 묘한 흥분을 불러 일으키고 있었다.
그렇게 펜션 앞까지 도착하자 수영복 위에 자켓을 입고 있는 리카코의 모습이 보였다.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던 모양이다. 리카코는 우리를 보더니 미소를 지으며 다가왔다.
재미가 좋았나 보군요.
리카코는 자켓을 벗어 아내에게 덮어주었다.
혼자 내버려둬서 미안.
언니, 미안해요.
아니에요. 저도 마이클과 체스를 두느라 시간 가는 줄 몰랐어요. 자, 어서 들어가요. 사람들은 이제 막 저녁 식사를 하느라 식당으로 갔어요.
펜션 안으로 들어가면서 나는 아내의 다리 사이에서 투명한 무언가가 전등의 빛에 반사되어 반짝이는 것을 보았다.
아내는 알몸으로 이곳까지 오면서 흥분을 느끼고 있었던 것이다. 그렇게 우리는 방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