란제리 연구원 -36-
“여러분! 모두들 놀라지 마세요. 우리 백호준 대리가 이번에 대형 사고를 치고 말았습니다.”
강현희 팀장의 얼굴에서는 싱글벙글 웃음이 사라지지 않았고, 블랙과 화이트가 강렬한 배색을 이루고 있는 스트라이프 무늬의 화려한 정장상의를 차려입은 그녀의 모습은 정말이지
섹시하기만 했다.
“무슨 사고요?”
가장 어린 김희선 주임의 걱정이 먼저 튀어나왔고,
“또, 술 먹고 싸웠나?”
유경희 대리의 습관적인 빈정거림도 뒤를 이었으나, 모두들 궁금한 마음은
매한가지였으리라.
여직원들의 얼굴이 단상 앞에 서 있는 강현희의 얼굴과 맨 뒷자리에 엉거주춤 앉아있는
호준의 얼굴을 의아한 듯 몇 번이나 번갈아보았을 때에야 강현희의 목소리는 이어졌다.
“여러분! 독고 빈양이 누구인줄은 다 들 아시겠죠?”
“그럼요, 국민 막내딸!”
누구라고 할 것 없이 동시에 대답이 튀어나오는 것을 보면, 매스컴의 위력이 대단하긴
대단한가 보다.
“그 독고 빈양을 이번 신제품의 홈쇼핑 광고 모델로 섭외했답니다...믿어지세요?”
말을 내뱉는 강현희조차 아직도 믿어지지 않는 듯 흥분한 목소리였으니, 그 소식을
처음으로 접하는 여직원들이야 더 할 나위가 있으랴.
“그, 그게 사실인가요?”
맨 앞자리에 앉아있던 한수진 부장 역시 무언가 잘못들은 것이 아닌가 하는 목소리로
되물었지만, 강현희 팀장이 빙긋 웃으면서 고개를 끄떡이고 나자, 정말 큰일을 해냈다는
표정으로 호준을 돌아봤다.
“대단하네!”
한수진의 감탄이 끝나기가 무섭게 여기저기서 환호성과 박수가 튀어나온다.
“야~호...”
“와~아!”
짝. 짝. 짝. 짝.
뭘, 겨우 이 정도 같고 그래...흠. 흠.
호준은 쑥스러운 듯 뒷머리를 긁적였지만, 어디 숨긴다고 그 기고만장한 표정이 쉽게
숨겨지기야 했겠는가.
이내 코를 벌름벌름 거리면서 대번에 한쪽 손으로 턱을 받치고는 다리를 건방지게
꼬면서 고쳐 앉는 모양새가 옆에 바짝 붙어 앉아 있는 김영희 주임의
껄끄러운 레이더망에 포착되고 말았으니, 대체 그 뒷감당은 어찌하려고.
호준은 기분이 한껏 업 되어 있던 상태였는지라 자신을 뚫어지게 응시하고 있던
김영희 주임의 얼굴이 바로 지척까지 바짝 다가온 것도 느끼지 못했음이 분명하다.
“고생하셨네요.”
김영희 주임의 몸에서 풍겨 나오는 은은한 향수냄새와 상큼한 머릿결 내음을 맡는 순간,
하필이면 독고 빈 모녀가 떠오른 것은 또 무슨 이유란 말인가.
“고생은 무슨...”
무심결에 대답을 하는 호준의 얼굴이 꿈결인양 몽롱하기만 한데, 김영희의 눈빛은
묘하게 번뜩인다.
“예쁘던가요?”
그럼, 예쁘지...크크...그걸 질문이라고 하냐?
얼굴에 한껏 미소를 머금은 호준의 턱이 당연하다는 듯 자연스럽게 끄떡여 졌다.
“스크린에서 볼 때는 다리가 무척 하얗던데, 실재로도 그래요?”
당근이~쥐. 너무 하얘서 아예 우유 같았지. 아, 그 야들야들 한 허벅지의 감촉이라니...
이번에도 호준의 턱이 크게 끄떡여 졌다.
“가슴은요? 가슴도 하얗겠죠?”
하하. 그럼, 허벅지가 새하얀데 가슴만 선탠을 했겠냐? 당근 새하얗지.
정말, 웃기는 질문이야. 크크...
호준의 머리가 너무나 당연하다는 듯이 아주 크게 끄떡여지는 것이 아닌가.
“아직 어려서 젖가슴도 탱탱했겠군요?”
김영희의 목소리에는 어느덧 독기가 서려있었지만, 호준은 자신의 머릿속에 차곡차곡
담아 두었던 독고 빈의 누드집을 한 장씩 펼쳐보느라고 그녀의 목소리 따윈 도무지
신경 쓸 여력이 없었을 것이다.
히야, 머릿속에 담아둔 독고 빈의 누드집을 이미 펼쳐봤어도 수십 번은 펼쳐봤건만,
도무지 질리지가 않는 것은 예술도 그런 예술은 정말이지 없을 것만 같았기 때문이다.
이번에는 자신도 모르게 입에서 대답까지 튀어나오는 것이 아닌가.
“당연하지...”
“그건 끝내주던가요?”
그거라니? 섹스를 말하는 건가? 아무렴. 끝내줬지.
옹달샘에 틀어박혔던 독고 빈의 손가락을 뽑아들 때의 그 「뽁」소리가 나던 청량한 음향을
왜 어제는 녹음할 생각도 못했을까. 하는 뒤늦은 아쉬움이 밀려들었기 때문에 호준은
자신도 모르게 입맛을 다시고 말았다.
그러니, 그 모습을 쳐다보던 김영희의 눈동자에서 강한 레이저 광선이 쏘아져 나와서
금방이라도 자신을 태워죽일 것처럼 노려보고 있다는 사실을 알 리가 있나.
김영희 주임의 목소리가 갑자기 커졌음은 두말하면 잔소리리라.
“끝내주더냐 구요?”
어, 깜딱이야. 어째서 이 여자가 당연한 대답을 같고 이렇게 사람을 놀래 키는 거야?
김영희의 잔머리에 말려든 것도 모르는 호준의 목소리에서 자신도 모르게
버럭 힘이 들어가 버린 것이 아닌가.
“당연히 끝내줬지!”
급기야 한껏 고무되었던 회의실의 분위기가 갑자기 차갑게 가라앉았으면서 모든 여직원들의
눈동자가 호준에게 집중되고 말았던 것이다.
“뭐가 끝내줬다는 거예요?”
강현희 팀장의 눈빛에서 어이가 없다는 듯 예의 그 경멸감이 떠오른 것은 둘째 치고라도,
이미 그를 겪은 여인들의 눈빛에서 뿜어져 나오는 저 가공할 질투의 살기라니.
한수진 부장의 눈빛에선 무시무시한 번갯불이 쏟아져 나왔고,
송주희 차장의 눈빛에선 자학이 섞인 한탄이 밀려들었고,
유경희 대리의 눈빛에선 도끼가 피슝피슝 날아들었고,
김희선 주임의 눈빛에선 배신감의 눈물이 뚝뚝 튕겨져 나왔으니,
오직 나수정 대리만이 무슨 영문인지 모르겠다는 듯 토끼 같은 눈만 커다랗게 뜨고는
주변상황에 어리둥절한 모습이었다.
이, 이런...
도대체 무슨 말로 이 총체적인 난국을 타파해 나간다는 말이냐.
“그, 그게 독고 빈이 그만큼 귀여웠다는...그, 그런...하하.”
잽싼 동작으로 자세를 바르게 고쳐 앉은 호준이 방긋 웃으면서 말도 안 되는 변명을
둘러댔지만 이미 그를 겪은 여인들이었는데, 어찌 그 말에 담긴 속내를 알아듣지 못하랴.
싸늘해진 회의실의 분위기는 도무지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흠...흠...내 어쩌자고 이런 어처구니없는 실수를...
언뜻 김영희를 노려보자니, 그녀는 터져 나오는 웃음을 참기 힘든 듯 어깨까지 들썩이면서
킥킥거리는 것이 아닌가.
이런, 썩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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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호준...1980년생. 혈액형 O형』
책상 앞에 펼쳐진 호준의 인사기록카드를 읽고 있는 강현희 팀장의 머리가 지끈지끈
아파왔다.
S대 출신이라면 머리가 매우 뛰어날 것이라는 것은 짐작이 되는데,
도무지 어째서 저렇게도 엉뚱한 것인지 전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연구팀으로 발령이 나서 오던 첫날에도 자신과 대면한 자리에서 무안할 정도로
상관의 젖가슴을 훔쳐보던 그 얼빠진 눈빛이라니.
여직원들만 구성되어 있던 직장이었지만, 더러 가뭄에 콩 나듯이 왔다 가는 남자직원들도
있긴 했다.
하지만, 그들 중 누구 한 사람 감히 자신을 성적인 대상으로 쳐다봤던 이는 없지 않았던가.
‘백호준...도대체 그의 머릿속에는 무슨 생각들이 들어있는 것일까?’
진득하니 붙어 앉아서 연구에 집중을 하는 것 같지도 않았고, 그렇다고 보고서를 제대로
제출하지도 않는다.
남들 다 하고 있는 공통실험을 할 때에, 혼자서 화학반응을 실험한답시고
이런 저런 화학용액을 책상위에 널려놓지를 않나? 그것도 모자라서 언젠가는 누군가가
입었다가 벗어놓은 것이 분명한 여자팬티를 갖고 와서는 천연덕스럽게 책상위에 펼쳐놓은
적도 있지 않은가.
그 날의 기억을 떠올리면 얼마나 어이가 없던지. 이건 원 변태도 아니고...
그나마 다행이라면 얼마 버티기도 힘들 것이라고 예상했던 직장에서 자신을 비롯한
모든 여직원들의 온갖 눈총을 받아가면서도 견디어내는 그 꿋꿋한 인내력이라고나 할까.
하지만, 이번 건은 도대체 어떻게 해석을 해야만 하는지.
기밀유출 건으로 인해서 거의 궁지에 몰려 있다시피 한 자신에게 있어서는 거의 기적과
다름없는 일이 아니던가.
사실, 홈쇼핑 광고 얘기를 꺼낼 때만 해도 속으로 얼마나 웃음이 터지던지 간신히
눌러 참느라고 눈도 마주치지 못했었는데...
더구나 독고 빈을 섭외하겠다면서 큰 소리를 치던 모습이라니.
그런데, 그 꿈만 같던 얘기가 정말로 이루어 질 줄이야.
사실, 어제 저녁에 걸려 온 독고 빈의 전화가 아니었다면, 자신은 절대로 믿지 않았으리라.
‘도대체 그의 능력은 어디가 한계일까?’
부하직원에 대한 근무실적을 냉정하게 파악해서 본사에 보고해야 하는
강현희의 입장으로서는 정말이지 머리가 욱신거리는 골치 아픈 문제가 아닐 수 없었다.
‘참, 내 정신 좀 봐. 화장실 가는 것도 잊고 있었네.’
한참을 골머리를 썩이고 앉아있다 보니, 아까부터 아랫배를 짓누르던 배뇨감도 느낄 틈이
없었나 보다.
뒤늦게 깨닫고는 다급하게 화장실로 뛰어들었을 때 까지만 해도
옆 칸에 사람이 있는지 조차 신경 쓸 상황이 아니었다.
허겁지겁 스커트 자락을 걷어 올리고는 양손으로 팬티와 팬티스타킹을 동시에 잡고
끄집어 내리면서 무작정 차가운 변기위에 엉덩이를 걸치고 주저앉은 다음에야
그녀는 바로 옆 칸에 사람이 있다는 것을 눈치 챌 수 있었다.
“오빠! 정말 아무 일도 없었던 거지?”
옆 칸에서 들려온 목소리는 사무실에서 가장 나이가 어렸던 김희선 주임의 목소리인 듯
했다.
‘사귀는 사람이 있었던가? 전화통화를 하는 중인가 보네.’
뭐, 요즘의 아가씨들이야 애인이 없는 것이 이상한 일이지. 하는 생각과 동시에 오줌줄기가
시원하게 쏟아져 나온다.
쏴아아...
어휴. 시원하다.
백대리 때문에 이게 무슨 마음고생인지.
하마터면 팬티에 오줌까지 지릴 번 하지 않았는가. 생각하니 그 인간의 얼굴을
더 이상 떠올리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는다.
“쉿.”
또 다시 들려오는 옆 칸의 목소리.
그런데, 이 소리는 분명히 상대방에게 조용히 하라는 주의를 줄 때 내쏟는 신호음이
아니던가.
‘어? 김희선 주임이 누군가와 같이 있었나?’
잘못 들었겠지. 하는 생각이 우선 들었지만, 어느새 배설의 쾌감은 저만치 날아가 버렸고,
강현희는 자신도 모르게 오줌 소리를 줄이면서 호기심으로 귀를 쫑긋 곤두세우고 말았다.
“왜 그래?”
또 다시 들려오는 김희선의 목소리에 이어졌고, 이번에도 들릴 듯 말 듯 누군가의
목소리가 이어지는 것이었으니,
“쉿! 누가 있어!”
하는 듯싶었다.
그것은 분명 굵은 남자의 목소리였던 것이다.
참, 이상한 일이로군.
사무실에 남자라고는 백대리 하나뿐일 텐데...
설마? 백대리!
돌연 강한 호기심이 밀려들면서 강현희는 자신도 모르게 심장이 터질 것처럼 두근거리는
긴장감을 맛봐야 했다.
백호준과 김희선이 사내커플이었단 말이지?
어이가 없군. 저 멍청한 백대리가 도대체 뭐가 좋다고.
김희선으로 말하자면 키 크지. 늘씬하지. 얼굴 예쁘지. 똑 소리 나지. 무엇하나
빠질 구석이 없는 그야말로 퀸카가 아니던가.
참, 세상일이란 도무지 알 수가 없네.
오줌 줄기도 끊어버린 채 마치 사람이 없는 듯 숨소리마저 죽이고 있자니,
아니나 다를까. 김희선의 목소리가 다시 들려오는 것이 아닌가.
“있긴 누가 있다고 그래? 봐! 아무 소리도 안 들리잖아.”
“어? 아까 키스할 때 분명히 누군가 들어오는 것 같았는데...”
“시간 없어. 빨리 해줘!”
말을 마친 김희선이 다급하게 팬티를 끄집어 내리는 듯 사륵 사륵하는 옷자락 소리가
들려왔고, 백호준으로 짐작되는 남자의 바지 지퍼를 내리는 소리도 화장실 칸막이 벽
너머로 선명하게 들려왔다.
아무리 급해도 그렇지. 다른 곳도 아닌 회사 화장실에서 도대체 이게 무엇 하는 짓들이람.
공연히 부아가 치밀어 올랐지만, 호기심 또한 참을 수 없었던 것도 사실이었다.
강현희는 자신도 모르게 변기에 엉덩이를 붙인 자세에서 그대로 상반신만 기울이고는
화장실 칸막이에 자신의 귀를 바짝 밀착시키고 말았다.
쿵.
그때, 누군가의 몸이 화장실 칸막이에 거칠게 부딪치는 소리가 울려나왔으니,
화들짝 놀라서 얼른 귀를 떼어냈을 때에, 김희선과 백호준의 신음소리가 동시에
울려나왔다.
“아흑.”
“헉.”
‘이, 이 자세는...’
비록 보이지는 않았지만, 옆 칸에서 벌어지는 상황이 마치 직접 보기라도 하는 것 마냥
머릿속에서 선명하게 그려진다.
아마도 김희선은 양손으로 화장실 벽을 짚은 채, 스커트를 허리위로 말아 올리고는
허리를 깊이 숙인 자세에서 달덩이처럼 뽀얗고 탐스러운 엉덩이를
불룩 내밀고 있겠지.
“아흥...아흥...”
“헉...헉...”
변기에 앉아있던 강현희의 허벅지가 움찔움찔 떨려온다.
이게, 무슨 망측한 일이란 말이냐. 젊은 부하직원들이 화장실에서 몰래 하고 있는
섹스를 엿들으면서 흥분하는 모습이라니.
살그머니 빠져나가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도대체 무슨 미련이 남아서
일어서지 못하는 것일까.
강현희의 손은 그녀의 마음과 달리 크게 벌어진 자신의 허벅지 사이로 파묻히는
것이었으니,
‘아흥...난 몰라...’
곧이어 백호준의 자지가 김희선의 엉덩이를 거칠게 압박하는 듯 그녀의 몸이
화장실 벽면에 쿵. 쿵 소리를 내면서 부딪쳐왔고, 그때마다 김희선의 입에서는 비명에
가까운 신음소리가 울려 퍼지는 것이 아닌가.
“아흑...아흑...”
자신의 옹달샘 속에 깊숙하게 박혀있던 강현희의 손가락은 이미 그녀의 머릿속에서는
더 이상 그녀의 손가락이 아니었다.
그것은 바로 첫 만남부터 자신의 수박만큼 커다란 유방을 빨지 못해서 안달난 사람처럼
훔쳐보던 호준의 자지였던 것이다.
찔꺽...찔꺽...
‘하아...하아...’
더, 더 세게...
강현희의 안타까운 마음이 전달되기라도 한 것처럼 옆 칸에서 들려오는 신음소리는
갈수록 높아만 갔고, 덩달아 강현희의 엉덩이도 움찔움찔 들썩 거렸다.
‘조, 조금만 더...하아...하아...’
찔꺽...찔꺽...
강현희의 사타구니 사이에서 물기에 젖은 마찰음이 리드미컬하게 솟아나왔고, 엉덩이가
크게 들썩거렸기 때문에 그녀가 앉아있던 변기도 요란하게 덜컥거렸지만, ‘뭐 어때.
옆 칸에 들어앉은 두 사람은 너무나 흥분한 상태라서 아무것도 들을 수 없을 텐데.’ 하는
안도감이 그녀 역시 빠른 절정으로 내몰고 있었던 것이다.
‘하아...하아...’
블라우스 섶 사이로 집어넣은 손바닥에서 한 손으로 쥐기에는 너무나도 우량한
초특급 울트라 유방이 아픈 듯 연신 비명을 내질렀고, 단단하게 곧추 선 유두가
손가락 사이에 파묻혀서 원통한 듯 자지러지는 것이었으니.
그나저나 옆 칸에 들어있던 두 남녀의 신음소리는 어느새 산 정상에 올라서서
야호를 외쳐대는 것이 아닌가.
“아흐으응...”
“헉...씨팔...”
그때였다. 김희선의 엉덩이에 세차게 정액을 뿜어 낸 호준의 자지가 화장실 칸막이를
삽시간에 넘어온 것은.
‘아흥...안돼! 이러면...’
직장 상하관계를 떠나서 나이만 생각한다고 하더라도 호준과 자신은 절대로 그러면
안 되는 사이인 것이다.
‘제, 제발...하지마!...아흐응...’
누가 들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자, 강현희는 부끄러운 마음에 허겁지겁 자신의 입술을
틀어막고 말았다.
‘아흥...안 돼!’
몸부림치면서 막아도 봤지만, 불끈 솟아오른 호준의 자지는 도무지 거침이 없이
밀려들었고, 기어이 강현희의 머릿속에도 세찬 정액을 내갈기는 것이 아닌가.
‘아악...’
머릿속이 새하얗게 탈색될 정도의 강렬한 쾌감이 밀려들었으나, 강현희의 손바닥이 자신의
입술을 거칠게 틀어막았기 때문에, 목구멍을 비집으면서 치밀어 오르던 쾌감은
답답하다는 듯 그녀의 가슴을 세차게 두들겨댔다.
그것은 두 남녀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화장실을 떠났는데도 불구하고,
아주 오래도록 이어지는 이상한 전율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