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란제리 연구원 -33- (33/43)

란제리 연구원 -33-

밤새 진행된 촬영은 아침 10시가 되어서야 비로소 끝이 났고, 동료배우 등 촬영팀과 뒤늦은

아침식사를 마치고 집에 왔을 때에는 커다란 집이 텅 비어 있었다.

‘참, 엄마는 미선고모네 집에 다녀오신다고 했지...’

사람의 온기가 느껴지지 않는 썰렁한 집안의 느낌 앞에서 허전함 보다도 짙은 외로움이

먼저 밀려들었다.

온 국민의 귀여움을 독차지하고 있었지만, 아직은 학교 친구들과 어울려서 그 나이에

걸 맞는 수다를 떨고, 순대며 떡볶이며 제법 군침 도는 음식 앞에서 마치 경쟁이라도

하듯이 먼저 포크를 찔러 넣는 모습이 어울리는 나이다.

벽에 걸린 액자 속에 들어있는 그녀의 모습은 언제나 귀여운 보조개가 앙증맞게 드러난

얼굴로 환하게 웃고 있었지만, 막상 그런 자신의 얼굴을 바라보는 것이 낯설기만 했다.

사람들은 늘 그녀에게서 아무런 걱정도 없을 것만 같은 천진난만한 미소만을 기대했고,

이미 연기경력만 십 년이 훌쩍 넘어버린 그녀에게 있어서 그것은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니었다.

하지만, 얼굴에 비춰오던 조명과 카메라의 불빛이 멈추어 섰을 때 밀려드는 그 참담한

기분이라니.

대충 씻고, 그녀가 좋아하는 귀여운 곰 캐릭터가 수놓아진 하얀색 원피스 잠옷을

갈아입은 상태로 익숙한 침대에 누웠을 때에야 전신을 감싸고 있던 긴장감이 풀어지면서

아득한 피로감이 밀려들었다.

잠은 그 누구도 빼앗아 갈수 없는 그녀만의 유일한 안식이었고, 한바탕 편한 잠속에

빠졌다가 깨어날 때쯤이면 엄마도 집에 와 계시겠지.

우리 딸 밤새 촬영하느라고 힘들었지 하면서 따뜻한 미소로 안아주겠지...

그로부터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 알 수 없었다.

잠결에 엄마가 돌아오신 듯 설핏 인기척이 느껴졌고, 흐트러졌던 이불이

다시 포근하게 덮여지는 것을 느꼈지만 너무 지쳐있었던 터라 깊은 단잠에서 쉽게

깨어나고 싶은 생각은 도무지 들지 않았다.

이상한 소리가 들려온 것은 또 다시 얼마간의 시간이 흐른 다음인 듯 했다.

그것은 왠지 달착지근하면서도 가슴을 묘하게 두근거리게 만드는 원초적인 것이었으며,

가슴을 쥐어짜는 것 같기도 한 그 소리는 어찌 들으면 짐승의 울음소리 같기도 했다.

‘응, 이건?’

잘못들은 것이겠지 생각했지만 끊어질 듯 끊어질 듯 어렴풋하게 이어지던 그 소리에서

익숙한 엄마의 음성 몇 자락이 섞여있는 것을 깨달은 다음에야 확연하게 느낄 수 있었다.

그 소리가 호기심 어린 마음에서 훔쳐보았던 성인영화 속의 왠지 요란하면서도

가식적으로만 느껴지던 긴 생머리의 여배우와 닮아있다는 것을.

설마 저렇게 요란하기야 하겠어. 자신이 나중에 성인배역을 맡게 된다면 저런 가식적인

신음소리 말고 무언가 리얼리티가 살아나는 그런 연기를 하겠다고 다짐도 했는데,

정말 여자의 입에서 저런 신음소리가 나올 수도 있다는 말인가? 대체 얼마나 좋기에...

그것은 충격이었고, 잠은 어느새 달아나버렸다.

자식밖에 모르고 산다고 생각했던 한없이 자애롭고 헌신적인 모습만을 보여주었던

엄마의 입에서 저런 음탕한 신음소리가 흘러나오다니.

엄마에 대한 배신감도 충격이었지만, 남자는 누굴까 하는 생각보다도 엄마는 지금

어떤 표정을 짓고 있을까 하는 궁금증이 더 크게 다가오는 것은 아무래도 연기에 대한

그녀의 끝없는 호기심 때문이리라.

살금 살금.

최대한 발소리를 죽여서 다가가 보니, 엄마의 방문은 채 닫혀있지도 않은 상태였다.

‘세상에...’

젊은 남자의 몸 아래 짓눌려서 울부짖고 있는 엄마의 표정이라니.

남자가 엉덩이에 잔뜩 힘을 주면서 거칠게 방아를 찧어댈 때마다 엄마는 무척이나

고통스러운 듯 전신을 뒤틀면서 신음을 내질렀으나, 남자의 엉덩이가 다시 솟구칠 때에는

마치 생선가시를 빼앗긴 고양이처럼 양다리로 남자의 허벅지를 거칠게 조이면서 달려드는

것이 아닌가.

아흥...아흐응...조금 더...조금만 더 세게...아흑.

그것은 매우 굴욕적인 상황이었으며, 안타까운 애원이었다.

모녀지간을 떠나서 같은 여자로써 생각해 보아도 도저히 내뱉어서는 안 될

자존심 상하는 신음이었던 것이다.

도대체 왜 엄마가 무엇 때문에 저 낯선 남자에게 구걸을 해야만 하는 거지?

다름 아닌 전 국민의 귀여움을 독차지하고 있는 자신의 하나뿐인 엄마가.

도대체 왜? 왜?

순간, 독고 빈의 눈동자에서 젊은 남자를 향한 강한 적의가 떠올랐다.

여자란 어떠한 경우가 되더라도 항상 사랑을 받고 존중을 받는 존재여야만 했다.

더구나 독고 빈 자신을 낳은 모친이 아닌가.

그런 엄마가 자존심도 없이 생전 보지도 못했던 젊은 남자에게 구걸과 다름없는 비참한

애원을 보내다니...이럴 순 없어.

그때였다.

젊은 남자가 돌연 허리를 일으키자 그의 몸에 붙어있던 딱딱하면서도 괴상망측하게 생긴

징그러운 물건이 엄마의 보지에서 불쑥 튀어나오는 것이었으니.

“아흐으으으응...”

엄마의 몸이 크게 휜 활처럼 허리가 꺾인다고 생각한 순간, 엄마의 보지에서 오줌이

벌컥 벌컥 쏟아져 나오는 것이 아닌가.

‘세상에 이게 무슨 망신이람.’

어린아이도 아니고 다 큰 엄마가 낯선 남자의 눈앞에서 오줌을 싸갈기는 모습이라니.

나는 어떡하라고.

독고 빈의 얼굴이 부끄러움 때문인지 새빨갛게 물들어버리고 말았지만,

승리에 도취한 듯 보이는 젊은 남자의 얼굴은 기고만장하기 짝이 없어 보인다.

그런데, 그의 괴상망측한 물건이 또 다시 엄마의 끈적거리는 보지를 꿰뚫는 순간,

자존심도 뭣도 없는 엄마의 입에서는 좋아서 어쩔 줄 모르는 쾌락의 신음소리가 부끄러움도

모르는 듯 울려나오고 있었다.

아흥...모, 몰라...어떡해...

엄마! 제발...그런 창피한 신음소리 따위는 제발 이젠 그만 두세요.

그런 자존심 상하는 표정이랑 비참한 신음소리 따위는 제발 더러운 쓰레기통

속에나 깊이 처박아 두란 말예요.

늘 천진난만한 미소만을 짓고 살던 독고 빈의 얼굴에서 참담한 표정이 떠올라 있었지만,

그녀는 느끼지 못할 뿐이었다.

그녀의 귀엽고 앙증맞은 보지가 젊은 남자의 괴상망측하게 생긴 징그러운 물건을

얼마나 강하게 열망하고 있는 것인지를.

독고 빈의 오른 손이 그녀의 의지와 달리 자신의 흠뻑 젖은 팬티 둔덕을

잠옷 위에서 거세게 문지르고 있었지만, 독고 빈은 아직 자신의 행동을

깨닫지 못할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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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우...

급기야 동작을 멈춘 호준의 입에서 깊은 한숨이 새어나오고 말았다.

침대에 누워있는 차원희는 여전히 쾌락이 멈추지 않는 행복한 미소를 머금은 체

기절한 듯 보였다.

땀에 젖어서 화장이 지워진 그녀의 눈가에서는 잔주름들이 지나간 세월의 흔적을 낱낱이

나타내고 있었지만, 그것은 초라하거나 천해보이지 않는 깊은 연륜의 굴곡이었다.

‘정말 느낌이 좋은 여자로군요. 당신은.’

호준은 자신도 모르게 기절한 상태로 누워있던 차원희의 땀에 젖은 머릿결을 어루만졌다.

그녀는 강한 쾌감에 몸서리를 치더니 결국 세 번이나 물줄기를 뿜어낸 다음에야

이렇게 지친 모습으로 기절해 버린 것이 아닌가.

호준 역시 만족스럽기는 매한가지였다.

호준의 자지에 맞추어 마치 주물로 찍어내기라도 한 것처럼 그녀의 동굴은 깊이와 넓이가 호준과 한 쌍인 듯 딱 맞았던 것이다.

이런 걸 두고 속궁합이 맞는다고 해야만 하는 건가.

광고를 위해서 어쩔 수 없이 강행한 일이었지만, 기절한 그녀의 얼굴이 행복한 듯 보이니

그나마 다행이라는 안도감이 들었다.

침대 머리맡에 놓여있던 사각티슈를 꺼내서 그녀의 배꼽에 겨냥하고 쏘아댔던 자신의

걸쭉한 정액과 아직도 열기가 식지 않은 그녀의 번들거리는 동굴입구를 닦아주려다 보니,

무슨 놈의 화장지가 이따위로 너저분하게 눌러 붙으면서 사람 신경을 곤두서게

만든단 말이냐.

‘젠장, 만들려면 제대로나 만들지.’

어차피 서비스해주려고 마음먹은 것. 이왕 해주려면 제대로 해줬다는 소리나 들어야지.

호준이 하반신을 벌거벗은 상태에서 삐죽 방문 밖을 살펴봤으나, 독고 빈은 아직도 깊은

잠에 빠진 듯 집안은 조용하기만 했다.

화장실은 어디 있을까?

잠깐 고개를 기웃거리고 보니, 문들이 다 똑같이 생긴 것이 아닌가.

‘옳거니, 저 곳이로군.’

주방 건너편에 보이는 두 개의 문중에서 필히 좌측의 문이렸다.

어느 집구석이고 화장실은 대개가 방과 방 사이에 위치하기 마련이리라.

더구나 문까지 살짝 여려있는 폼 새가 한 눈에 보기에도 그것이 화장실임을 짐작할 수

있을 만큼 부실한 문단속이었으니.

독고 빈이 자고 있는 방이라면 저렇게 관리가 소홀할 리가 없지.

팬티라도 걸치고 뛰어갔다 올까 생각했지만, 온통 미끈거리는 액체가 범벅이 된 자지위에

속옷을 걸친다는 것이 영 찝찝하기만 했다.

차원희의 끈적거리는 음부를 깨끗하게 씻어주기 위해서 물에 적신 수건이 필요했지만,

기왕에 화장실에 가는 것이라면 자신의 물건도 깨끗하게 씻고 나와야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상태로 얼른 뛰어가서 잽싸게 씻고 나오면 되지. 뭘.’

마음을 먹자마자, 그의 행동은 번개보다 빠르게 이어졌다.

후다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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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 눈알이 뒤집어 지는 꼴을 봐야지만 내 속이 후련하겠는 걸.’

독고 빈은 잠결인 듯 한쪽 발로 이불을 걷어 차내면서 자연스럽게 양 다리를 한껏

벌린 자세를 만들었다.

언제 갈아입은 것인지 곰 캐릭터가 수놓아졌던 그녀의 잠옷은 하얀 상의에 회색치마인

학교의 교복으로 바뀌어있었으니, 그것은 이 앙증맞은 꼬마 숙녀가 짜낸 한편의

단막극인 셈이리라.

아니나 다를까 살며시 열어둔 방문 사이로 남자의 끈적거리는 시선이 느껴진다.

호호. 멍청한 아저씨 같으니라고.

남자어른들은 어린 여학생의 교복 입은 모습만 보아도 달려들지 못해서 환장을 한다면서요?

어디 실컷 구경이나 한번 해 보시죠.

연기라면 이미 프로인 그녀가 아닌가.

전 국민의 가슴을 녹여낸 그녀였는데, 겨우 저런 덜 떨어진 놈팽이 하나 구워삶지 못한다면

그녀는 국민 막내딸 독고 빈이 아니지.

어쩌다가 우리 착한 엄마를 운 좋게 꼬드겨냈는지는 몰라도 오늘 망신 한번 톡톡히

당해보시라니깐요. 호호호.

잠버릇이 심한 듯 이리저리 뒤척이던 그녀의 허벅지가 교복 치마아래에서 활짝 벌어지자,

귀엽고도 앙증맞은 분홍 팬티가 부끄러움도 없이 낯선 남자의 눈앞에서 손을 흔들면서

향긋한 향기를 풀풀 날려대는 것이 아닌가.

헉...

방문을 훔쳐보는 남자의 눈동자가 화등잔만하게 커졌음이 분명하리라.

뭘요? 멍청한 아저씨! 뭐 겨우 이정도 같고 그래.

독고 빈이 답답한 듯 교복 상의의 단추를 몇 개 풀어헤치자, 봉긋 솟은 유방위에 얹혀있는

귀여운 브래지어가 수줍은 듯 모습을 드러내는 것이었으니.

윽...

이번에는 남자의 심장에서 금방이라도 터져버릴 것만 같은 심장고동 소리가 귀속에 들리는

듯 느껴진다.

엄마도 참.

저런 멍청한 아저씨가 뭐가 그렇게나 좋다고 집안이 떠나가도록 신음을 내질렀을까.

어린 독고 빈의 마음 한구석에서 왠지 뿌듯한 웃음소리가 울려 퍼지고 있었다.

그나저나 저 멍청한 아저씨는 어째서 다가오지 않는 것이지? 소심하긴.

얼른 다가 와서 내 몸을 한번 만져 봐요. 여기 전 국민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는

귀여운 독고 빈이 누워 있잖아요.

독고 빈의 오른 손이 마치 벌레에 물린 자리를 긁기라도 하는 것처럼 자신의 새하얀

허벅지를 긁어댔을 때에야 문밖에서 훔쳐보던 남자가 쭈뼛쭈뼛 다가오는 것이 느껴졌다.

독고 빈이 입고 있던 교복치마는 그녀가 허벅지를 이리저리 긁어대는 통에 어느 결인지

허리 위까지 말려 올라가 있었고, 그것은 이미 독고 빈이 의도한바 그대로였다.

킁. 킁.

이상한 느낌 때문에 실눈을 뜨고 내려다 봤더니, 세상에나 자신의 도톰하게 부풀어 오른

팬티위에 얼굴을 가까이 들이댄 남자가 뜨거운 숨결을 내쏟으면서 깊은 숨을 들이마시는

것이 아니겠는가.

이런 변태 같은 아저씨 좀 보라지. 엄마는 저런 사람이 어디가 좋다고.

순간, 부끄러움 때문에 독고 빈의 얼굴이 빨갛게 달아오르고 말았다.

씻는다고 씻기는 했지만, 그래도 냄새가 날 텐데...난 몰라.

차라리 지금 고함을 지를까도 생각했지만, 어린 마음에도 아직은 조금 이른 감이 있다고

생각되었다.

‘이왕이면 완벽한 함정으로 몰아넣어야지. 그래야만 엄마도 정을 뗄 수 있을 거야.’

그나저나 이 아저씨 정말 대단한 변탠가 봐.

변태는 여자들하고 섹스를 하는 것보다도 여자들이 입었던 속옷이나 하루 종일 신었던

냄새나는 구두나 스타킹에 더 환장한다고 하더니 이 사람이 그런가 봐.

그를 완벽하게 몰아세우려던 계획을 할 수 없이 수정해야 되겠다고 마음먹었는데,

실컷 자신의 팬티 냄새만 맡고 있던 남자가 더 이상 미련이 없다는 듯 돌연 몸을

일으키더니 자신의 방에서 나가는 것이 아닌가.

저런 덜 떨어진 사람을 봤나.

이봐요, 변태 아저씨! 나 독고 빈이란 말예요.

그것은 너무나 예상 밖의 일이었기 때문에 독고 빈은 오히려 자존심에 상처를 입고 말았던

것이다.

그랬는데, 또 다시 살금살금 인기척이 들려오는 것이었으니,

그럼, 그렇지.

나락으로 떨어져 내리던 독고 빈의 자존심이 부활의 날개 짓을 활활 꿈꾸고 있는데,

이번에는 애꿎은 자신의 귀만 만지작거리는 것이 아닌가.

정말, 이해할 수 없는 변태야.

귀를 만지작거리던 남자의 얼굴은 또 다시 독고 빈의 부끄러운 팬티 둔덕 위에 바짝

다가들어서 뜨거운 숨결만 내쏟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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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의 얼굴이 자신의 팬티위에 머무른 상태로 십 여분을 흐른 듯 느껴졌고, 독고 빈은

꼼짝도 하지 않는 변태의 시선 앞에서 거의 왕짜증이 일어나기 일보 직전이었을 무렵,

무언가 스멀거리면서도 간지러운 것 같은 느낌이 전신에 살며시 퍼져 나가는 것이 아닌가.

‘뭐, 뭐야...이 느낌?’

그 야릇하고도 오묘한 느낌이라니.

활짝 벌어졌던 그녀의 허벅지가 자신도 모르게 움찔움찔 떨리면서 한껏 조여지고 있었다.

남자는 멀건이 바라만 보고 있는데, 대뜸 고함을 질러대기도 무안한 일인 듯 여겨졌고,

이제 와서 잠에서 깨어난 듯 돌연 눈을 부릅뜨자니 그것은 애로영화를 찍다가 갑자기

전설의 고향으로 내용이 바뀌는 것처럼 어색하기 짝이 없는 노릇이 아닌가.

연기자로서 그런 어색한 연기는 절대 지양할 일이었다.

‘어, 어떡해...아흑.’

신음을 참으려다 보니 몸은 갈수로 뒤틀어지고, 몸을 움직이지 않으려다 보니 새어나오려는

신음을 이기지 못하고 이빨이 탁탁 부딪치는 소리를 낸다.

‘난, 난 몰라...’

살그머니 실눈을 떠보니 이제껏 망부석인 듯 움직이지 않던 남자의 손이 살며시

자신의 팬티를 들추려는 모습이 보인다.

그래. 진즉에 그랬어야지.

빨리 내 팬티를 벗겨주세요. 변태 아저씨!

그렇게만 해준다면 벌떡 일어나서 온 동네 사람들이 다 들을 수 있도록

고함을 힘껏 질러줄 테니까...호호.

떨리던 그의 손이 드디어 독고 빈의 수줍은 하체에서 하얀 팬티를 끄집어 내리는 순간,

기다렸다는 듯이 독고 빈의 참았던 목소리가 승리한 로마군 병사의 나팔소리처럼

기세 좋게 울려 퍼졌다.

“엄마! 도, 도와줘!”

그런데, 이게 웬 일.

기껏 잘 짜여 진 각본에 주연배우조차 더 할 수 없이 완벽했다고 생각했는데,

하필이면 대사를 까먹을게 뭐람.

엄. 마. 도. 와. 줘.

겨우 다섯 글자를 다 외우지 못해서 이런 실수를 저지르게 되었단 말인가.

그녀의 입에서 울려 퍼진 소리는 너무나 어처구니없게도 바로 조금 전에 자신의 엄마가

질러댔던 바로 그 굴욕적인 신음소리가 아니냔 말이다.

“아흐응...아흥...”

더구나 자신의 부끄러운 하반신을 감싸고 있던 수줍은 팬티가 이미 자신의 발목에서

분리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신음소리는 도무지 멈추어지지가 않는 것이었으니.

“아흥...아흐으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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