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63화 (63/68)

[집안 이야기 그 전 63. 현서의 고민 1.]

늦은 가을날, 토요일 아침 나절의 햇빛이 김 교수의 연구실 안에 환하게 드리웠다.

밖은 벌써 차가워져가고 있지만 김 교수의 연구실은 아침 햇살로 인해 조금은 더운 느낌이 드는 날이다.

김 교수와 현서 엄마는 부끄럽지도 않은지 홀라당 벗은 채 연구실 한쪽에 마련된 침대에 누워 서로의 몸을 애무하며 농탕이질 친다.

그러나 이들이 이렇게 대학 내에서 농탕이질 쳐도 아무도 모른다.

그것은 토요일 오전에는 누구도 학교에 오지 않기 때문이다. 조교들도 이날만큼은 쉰다.

이러한 것은 2000년대 후반 주 5일 근무제가 시행되기 전에도 대학은 60년대 후반부터 이미 주 5일 근무제가 정착되었기 때문이다.

어떤 대학교수가 토요일에 강의하는 놈이 있나 물어봐라. 한 놈도 토요일에는 강의하지 않는다고 할 것이다. 아마 그건 보따리 장사를 하는 강사들도 토요일엔 강의가 없다.

그러니 김 교수와 현서 엄마처럼 불륜을 저지르는 상대로서는 대학구내보다 더 안전한 곳은 없는 셈이다. 두 사람은 그런 사실을 너무나 잘 알았다.

오히려 월요일의 강의를 준비하기 위해 일요일에는 가끔 학교에 나오는 교수들은 있어도 토요일은 모두 다 집에서 푹 쉰다.

그러기에 김 교수는 더 안심하고 사촌 여동생인 민희를 연구실 안으로 끌어 들일 수 있는 것이었다.

그런데 정말 김 교수의 연구실에 아무도 오지 않았던가? 그건 아닌 것 같았다.

학교와 관계되는 사람들은 물론 아무도 오지 않은 것은 맞다.

김 교수는 현서 엄마의 농익은 육체를 만지작거린다.

아니 만지작거리다 못해 주물럭 탕을 만든다.

잘 익은 중년 여동생의 젖가슴이 풍만하다.

풍만하다 못해 풍선처럼 부풀어 올랐다고 보는 게 맞다.

그래서 겉에서 보면 약간은 처져 있는 느낌이다.

현서 엄마는 중년의 단단한 오빠 손이 아주 좋다.

게다가 김 교수는 헌원심법을 연마한 사람이 아닌가?

그가 주무르기만 하면 그냥 아무렇게나 주물러도 손가락 마디마디엔 힘이 주어지게 마련이고, 그것은 여자의 몸을 녹작지근하게 만들어버리고 만다.

60년대 뿐 아니라 70년대에 이르러서도 당시 한국의 여자들은 아기를 낳은 후엔 관리를 잘 하지 않아 푹 퍼지게 마련인데, 김 교수의 사촌 여동생인 민희, 곧 현서 엄마는 사회 생활하는 커리어우먼답게 몸매를 잘 가꾸었다.

돈 많은 집안의 여인으로 사회활동을 통해 전쟁이 끝난지 얼마 안 되는 그 당시 빈민촌에서 허덕이던 수많은 당시 여인들은 꿈도 못 꿀 체육활동이나 여가활동에 힘을 기울일 수 있었으니, 어찌 그녀의 몸매가 탄탄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게다가 주말마다 등산이다, 뭐다하며 몸매를 가꾸니 얼핏봐도 삼십대 초반의 아가씨 모습이다. 

민희는 그의 팔을 베게 삼아 누운 채 한 손으로 전통 무술로 단련된 탄탄한 오빠의 가슴을 살그머니 쓰다듬는다.

사십이 넘은 남자의 가슴이지만 여전히 단단하고 믿음직스럽다.

오히려 나이 어린 젊은 애들보다 훨씬 더 매력적이다.

박물관에 근무하는 나이 많은 여직원들끼리 하는 얘기들 중에는 젊은 애인을 두고 있다는 소리가 심심찮게 들리지만 민희는 역시 남자는 나이가 지긋한 편이 믿음직스럽고 부담이 없이 느껴진다.

김 교수가 한 손을 밑으로 내려 그녀의 음부를 만진다.

풍성한 그녀의 보지털이 만져졌다. 그녀의 음모(陰毛)는 새카맣고 너무 풍성해 보지 입구가 잘 안 보일 정도였다.

민희는 유달리 보지털이 많았다.

그래서 과거 그녀가 처음 사촌 오빠와 섹스를 할 땐 보지털을 트리밍했던 기억이 났다.

“흐응 -- 오빤 ---? 거긴 왜 만져 --- 부끄럽게 -- ?”

지나간 세월의 흔적이 거기 남아 있었다.

“부끄럽긴? --- 뭘 그딴 걸 부끄러워 해? -- 그 땐 -- 너, 거기 털이 없었잖아 --- ”

김 교수는 오랜만에 지나간 과거 이야기를 꺼낸다.

“흐응 --- 없었긴? -- 그 땐 좀 깎았었지 --- ”

처녀시절엔 T자형 팬티를 입기 위해서도 보지털을 좀 깎아야 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제 유부녀가 된 마당에 굳이 털을 깎아 트리밍을 하는 게 어색하게 느껴져 근래는 털이 긴 채로 그냥 두었다.

“오빠 --- 그럼 나 -- 거기 -- 깎아? --- ”

민희는 이 오빠가 보지털을 깎으라면 얼마든지 보지털을 깎을 용의가 있다.

“아냐 -- 괜찮아, 뭐 안깎아도 보기 좋은데 뭐 --”

그러면서 무성한 보지털을 헤집고서는 그 안으로 질척한 그녀의 질구 안으로 손가락을 집어넣어 공알을 콕 찝는다. 그리고 두 손가락을 이용해 사라락 비벼준다.

“흐으응 ------- ”

민희의 입에서는 대번에 비음이 흘러넘친다. 사십이 넘었어도 애교는 여전하다.

아니 애교만 여전한 것이 아니라 육체도 여전하다.

그러나 그녀의 이런 애교와 육체를 정작 남편인 윤 사장은 받아보지도 못한 애교이며, 육체이다.

“아퍼 잉 -------------”

이제 두 사람은 이제 본격적으로 이 차전을 뛸 모양이다.

그러면서 허여멀쑥한 허벅지를 짝 벌린다.

아주 음란한 모습이다.

이 년은 자신의 사촌 오빠하고의 벌써 두 번째 씹 판을 벌리면서 ‘이번에는 꼭 딸을 자궁 속에 담아갈 꺼야’라고 굳게 작정하였다.

이미 자신의 몸이 가임기에 들어선 것을 아는 민희는 이번 주차의 섹스가 임신하기에 적절한 때인 것을 본능적으로 알았다. 그러나 애를 갖는다는 게 어찌 제 맘대로만 되나?

활짝 벌려진 여자의 허벅지 위로 중년의 남자가 올라타면서 한 손으로 굵다란 음경을 쥔 채 중년 여성의 보지 안으로 쑤욱 집어넣는다.

‘흐억 - ’

남자의 좆이 자신의 보지 속으로 들어오자 중년 여성은 숨이 막히는지 허파에 바람빠지는 소리를 낸다.

순간 여자는 남자의 허벅지 위로 벌어졌던 두 다리를 마치 가위질 하듯 엑스자로 조이며 남자를 자기 몸 안으로 끌어 들인다.

‘으윽 - ’

이번에는 남자가 여자의 몸 안으로 좆을 밀어 넣으면서 소리를 낸다.

남녀가 너나 할 것 없이 피장파장이다.

두 남녀는 서로 억세게 끌어안으며 입술을 부딪친다. 혀가 서로 엉키고 타액이 입속에서 춤을 춘다.

남자는 격렬하게 허리의 반동을 일으키며 왕복운동을 시작한다.

여자는 그 반대로 남자의 왕복 운동에 허리를 흔들며 박자를 맞춰준다.

이들의 행위는 마치 잘 그려진 한 폭의 그림과도 같다.

곧 밑에 있던 여자가 일어나면서 남자를 올라타는 자세를 취한다.

이 일련의 행동은 마치 자동적으로 취해지는 행동같다.

여인은 남자의 커다란 좆을 한 손으로 잡고 자신의 음부 끝에 댄 채 엉덩이를 자연스럽게 내린다.

곧추 서 있던 남성의 심벌은 여인의 흥건한 보지 안으로 아무런 저항도 없이 쑤욱 들어간다.

이미 수없이 음액을 흘리고 있으니 저항이 있을 리 없다.

다시 한 번 여인의 콧소리가 들린다.

‘흐응 - ’

여인은 커다란 엉덩이를 전후좌우로 돌리며 맷돌질을 한다.

이제 남자는 여자의 움직임에 맞춰 허리를 올렸다 내렸다를 반복한다.

두 사람의 몸이 부딪칠 때마다 ‘처얼떡 - 처얼떡-’ 떡치는 소리가 요란하다.

얼마나 지났을까? 그래도 이들은 여전히 지치지도 않는지 주말 오전, 두 번의 격렬한 정사를 마친 중년의 남자가 중년의 여성에게 말한다.

“그 쪽에 샤워장이 있어 --”

민희도 이미 이 대학에 샤워 시설이 있는 것은 알았다.

대학에서 교수들을 위한 전용 샤워 시설을 갖춘 것은 최근의 일이었지만, 그것은 순전히 김 교수의 끊임없는 노력 덕분이기도 했다.

처음에는 운동을 많이 하는 체육 대학 교수들을 위한 시설로 마련되었지만, 체육대 교수 뿐 아니라 일반 교수들도 사용하는 데에는 지장이 없었다.

물론 당연하게도 남자와 여자 전용은 확실히 구분되어 있는 시설이기도 했다.

샤워 시설에 들어가 시원하게 오전에 흘린 땀을 씻어 낸 민희는 검은색 추리닝을 갖춰 입고 난 뒤, 땀 흘린 속옷은 미리 준비한 가방에 넣어 두었다.

그리고 김 교수에게 긴히 상의할 말이 있다면서 그의 책상 맞은편에 있는 의자에 앉았다.

김 교수는 이 사랑스러운 사촌 여동생이 무슨 할 말이 있는지 궁금했다.

“다름이 아니라 현서 --- 때문인데, --- ”

여동생은 아들 이야기를 까낸다.

“요즘 애가 수척해진 것 같아-- 뭔가 분명히 고민이 있는 것 같은 데, -- 얘가 글쎄 - 말을 안해요”

현서가 요즘 수척해진 채 고민이 있단다.

그런데 엄마에게 말을 하지 않는다고 한다.

엄마인 민희는 하나밖에 없는 아들이 자기와 말을 하지 않으니 답답하기 이를 데 없다고 한다.

어릴 땐 그렇게 말을 잘 듣던 착한 아이였는데, 중학교 2학년이 되더니 엄마 말도 잘 안 듣고 제멋대로란다 어쩌면 좋으냐는 것이다.

오빠와 씹을 할 땐 영락없는 요부였는데, 아들 이야기를 하자니 또 사춘기 아들을 걱정하는 현모양처 엄마가 된다.

여자의 변신은 무죄라지만, 이 여자는 변해도 너무 심하게 변한다.

김 교수는 이 여동생의 말을 듣고 곰곰이 생각에 잠겼다.

현서의 문제는 사실 여동생의 문제라지만, 딴 사람 문제가 아니라 곧 자기 문제이기도 했다.

사실 서로 공개적으로 말을 안해서 그렇지 현서는 실제로는 자신과 여동생이 합작하여 만든 ‘자기 아들’ 아닌가?

그러므로 그녀의 근심은 자기 근심이 되어야 마땅했다.

그러나 그는 현서 문제가 그리 걱정이 되지는 않았다.

김 교수는 오히려 사춘기 아이들이 부모의 걱정을 끼치지 않는다면, 그게 더 큰 문제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민희야, 그건 너무 당연한 거야! 현서 문제를 가지고 크게 걱정하지 마 --- ”

김 교수가 민희의 걱정을 덜어주기 위해 위로의 말을 하였다.

그러나 민희의 반응은 정반대로 나타난다.

“오빤, 어떻게 걱정을 안 해? 오빤 걔가 남의 자식이라구 --- 그래서 무심한 거야? 그런 거야? --- ”

“아냐, 그런데 아니구 -- ”

김 교수가 한 마디 하려다가 다시금 역공을 받는다.

“그런데 아니면 뭔데? ---뭔데? --- 말해봐! --- ”

여자들은, 그게 또 엄마라면 그게 또 자기 아들 문제라면 전혀 이성적이지 못하다.

그러자 이번에는 김 교수가 말을 끊고 이야기한다.

“얘, 차분히 오빠 말을 좀 들어봐 --- 좀 ---- 너, 이런 생각을 갖고 있는 엄마인 여자가 뭐?-- 아가를 또 원한다구?---”

아기 이야기가 나오자 민희의 자세가 확 쪼그라들었다.

그건 그만큼 김 교수의 말이 강력하고 영향력이 있다는 증거다.

“그럼--- 얘기 해 봐요 --- ”

민희는 마지못해 양보한다.

“남자 애들은 사춘가가 되면 다 그렇게 변하는 거야!”

그러자 이번에도는 민희가 말을 한다.

“그럼 오빠두 -- 그 나이에 그랬어요?--- ”

그러자 김 교수는 한심하다는 표정으로 그녀에게 대답한다.

“왜 그런데 -- 나를 끌고 들어가니? ----”

민희는 지지 않고 말한다.

“아니 그렇잖아요 -- 남자들은 다 그렇다며--- ”

김 교수는 민희를 향해 이야기를 시작한다.

“자, 사랑하는 여동생 민희야 - 이 오빠 말좀 들어봐 - 니 아들 현서가 올해 학급 반장이 됐잖니 --- 반장이 자기 역할을 하려면 뭔가 남보다 탁월한 점이 있어야 하는 거야 -- 그런데 내 생각에는 걔가 반 전체를 이끌고 가는데 뭔가 부족한 것을 느낀 것 같아 -- 그래서 그것을 어떻게 하면 ‘반까이(ばんかい -挽回)’할 수 있는지 고민을 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 ---그게 첫 번째 그 아이의 고민인 거 같아 -- ”

그러자 민희도 오빠의 분석이 뭔가 논리적이라는 것이 마음에 들었다.

그리고 남자는 ‘사회적으로 이성적’이기 때문에 큰 문제를 가지고 고민한다는 어떤 사람의 이야기가 그녀의 머릿속에서 떠올랐다.

“그래서요? 그럼, 어떻게 해야 만회할 수 있는 건데요?”

김 교수는 만회하려면 무슨 수가 있어야 하느냐는 그녀의 질문에는 대답하지 않고 다른 문제를 꺼낸다.

“그리고 또 다른 문제가 있는데, --- 니 아들이 혹시 ‘여자 문제’로 고민하는 것은 아니니? -- ”

그러자 민희는 이제 겨우 만으로는 열 네살 밖에 안된 중학교 2학년짜리 아들이 이성 문제로 고민한다는 것은 생각도 해보지 않았던 일이라 깜짝 놀랐다.

“뭐? 여.자.문.제 ---?”

민희는 입을 다물지 못하고 있다가 두 손으로 입을 가렸다.

“그래, 여자 문제야. 내가 학교에 있어봐서 잘 아는데, 요즘 애들의 이성 문제는 생각 밖으로 빨리 찾아와. -- 대부분 여자 아이들이 먼저 이런 이성 문제에 부딪치지만, 남자인 현서도 이성 여자 때문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어 ---”

민희도 가만히 생각해 보니 현서에게서 여자 문제가 심각하게 발생할 수도 있겠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러면서 자기 여동생인 민정의 딸인 은지 얼굴이 떠올랐다.

은지는 현서보다 한 살 어리지만 고년이 얼마나 여우같은지, 일곱 살 때 국민학교에 입학해서 지금은 현서와 동급생인데 현서보다 훨씬 어른 티가 나는 것이 행동 하나하나에 색끼가 어려 보였던 것이었다.

‘그래 맞아! -- 어쩌면 여자 문제일 수 있어!’

이렇게 자기 생각에 허둥대는 민희에게 김 교수는 한 가지 문제를 더 얹었다.

“또 현서에게 고등학교 진학을 위한 학업 문제는 없는 거니? -”

당시 k 중학을 나온 아이들의 90%가 k 고등학교에 들어갔다.

그건 좋은 일이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나쁜 일이기도 했다.

물론 k 고교가 학생 수가 많아 외부에서 들어오기를 원하는 아이들을 다 받아들이면서도 k 중학 출신의 아이들을 받아들인다면 전혀 문제가 없을 수도 있지만, 그렇게 다 원하는 대로 이루어지지는 않는 것이 이 세상 이야기인 것이다.

제 아무리 k 중학에 들어갈 때 똑똑하고 잘난 아이들이었다 하더라도, 그들이 모두 다 k 고교에 진학하지는 못한다.

그러면 세간에서는 “쟨, k 중학 나왔는데, k고교를 나오지는 못했어 - ”라고 수근거린다.

그것은 이들로서는 치명적인 상처를 입는 말이 된다.

물론 현서는 반장으로서 학급에서 상위 5% 이내의 성적을 거두고 있으므로 지금 당장 걱정은 안되지만 오빠로부터 듣고 보니 이 또한 걱정거리 중의 하나인 것을 민희는 간과하고 있었음을 알 수 있었다.

“옵바 그럼 나 어떡해요? ---”

민희는 당장에 울상이다.

그것은 조금 전 음탕하고 요염한 자세로 오빠와 육체를 섞어대며 섹스를 즐기던 모습과는 전혀 딴판이다.

“히잉 -- 오빠가 -- 현서 좀 만나봐요 -- 당신 ‘조카’잖아요 --- ”

김 교수는 이 사랑하는 여동생의 하소연에 그만 두 손을 든다.

“그래, 내가 만나 보마 --- ”

그렇다고 김 교수에게 무슨 잘난 방법이 있는 것은 절대로 아니었다.

단지 그의 무술 제자인 정용이 있으니 그에게 살짝 물어보면 무슨 좋은 정보가 있을 것 같았다.

그 때 정용은 정혜 엄마와 정아 사이에 푹 빠져서 아주 좋은 ‘한 세월’을 보내고 있었다.

그러나 정용도 아무리 좋다 해도 엄마와 정아 사이에만 빠져 있을 수는 없는 일이었다.

가끔 새벽에 성균관에 오르는데, 오랜만에 성균관에 나타난 정용을 보며 김 교수가 한마디 한다.

“어이, 정용 — 너 요즘 너무 바쁜 거 아냐? --- ”

김 교수는 자기가 사촌 여동생과 깊은 육체관계를 맺고 있지만, 정용이 자기 엄마와 여동생, 심지어 마나님과 마나님의 두 딸까지 낼름낼름 잡아먹은 천하의 카사노바인 것은 알 수가 없는 일이었다.

아니, 그것 뿐 아니라 과외하는 여학생의 엄마인 은지 엄마와 은지까지, 또 수진 엄마까지 셀 수 없는 여인들이 그의 큰 좆을 숭배하는 애호자이며, 그를 통해 아기를 갖고자 한 사실을 그가 어떻게 알겠는가?

“예, 교수님 -- 요즘 좀 바빴어요 - 학기말 시험이 있어서 --- ”

그가 학기말 시험이 있어서 바빴던 것은 결코 아니었다.

그는 학교에서 공부하는 것으로, 은지와 수진이 등의 여학생들에게 예습, 복습을 시키고 틈틈이 시험문제 출제경향을 연구하면 저절로 다음 시험의 방향이 잡혔다.

그래서 학교 공부 때문에라기보다는 여학생들의 엄마들 때문에 바빴고, 엄마와 정아 때문에 더 바빴고, 마나님과 누나들과의 섹스 때문에 더욱 더 바빴던 것이 사실이었다.

노골적으로 말하자면 그녀들의 보지에 그의 좆을 들이미는 일 - 떡치는 일 때문에 시종일관 분주했던 것이 사실이었다.

김 교수는 정용에게 은밀히 묻는다.

“응, 너한테 물어 볼게 하나 있는데 --- ”

김 교수가 말하는데, 뜸을 들이자 정용은 그가 무슨 말을 할지 궁금했다.

김 교수는 정용에게 한 마디도 허튼 이야기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름이 아니라 네 친구 현서 때문에 --- 현서가 요즘 무슨 일이 있니? -- ”

갑자기 김 교수가 현서 이야기를 물어오자 정용은 무슨 이유인지 궁금했다.

물론 김 교수와 현서와의 인척관계는 어렴풋이 알고 있지만, 그 내면의 속사정을 알 길이 없기 때문에 그의 질문을 받고는 멀뚱하게 그를 바라보았다.

그러다가 언뜻 상대방에 대한 정보를 알고만 있어도 그것으로 충분하다는 마나님의 이야기가 떠올랐다.

만약 현서에 관한 여러 가지 신상 정보를 알기만 해도 나중에 그런 정보를 유익하게 써먹을 일이 생겨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정용의 머릿속을 번개처럼 스쳐지나갔다.

물론 이런 것들을 통해 친구를 어떻게 이용해 먹자는 생각은 아니었지만, 어쨌든 그가 마나님과 한 집에서 몸을 섞어가면서, 또는 대화하면서 그녀들에게서 배운 지혜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그는 김 교수에게 대답한다.

“교수님, 궁금한 거 -- 있으면 물어 보세요 -- 제가 아는 건 -- 다 말씀 드리죠 -- 모르는 건 - 알아볼께요 - ”

그러자 김 교수는 크게 한 숨을 내쉰다.

“그게 -- ”하며 뜸들이다가 “우선 걔 성적은 어떠니---?”

정용은 부모도 아닌 사람이 아무리 조카라도 성적을 묻는 것이 이상했지만 아는 대로 말한다.

“음 -- 뭐, 반에서 한 사오 등 하닌깐 - 뭐 - 나쁜 편은 아니죠 -- ”

김 교수는 정용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성적문제로 고민하는 것은 아니란 결론을 내렸다.

“그럼 --- ” 이번에는 더 고약한 질문이었다. 그래서 더 뜸을 오래 들이면서 말한다.

“혹시 현서 여자 문제 있는 거 아니니? -- ”

이 문제는 아무리 돌려서 이야기를 해도 말할 수 있는 단어가 한정되어 있고, 또 나이 많은 사람이 정용처럼 어린 사람에게 물어보기에 쑥스러운 말이었기에 김 교수는 “흐음 -- ”하고 큰 기침을 한 번 한 뒤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정용은 김 교수가 물어보고 싶은 핵심이 바로 이 질문이었다는 사실을 대번에 눈치를 챌 수 있었다.

그러나 여자 문제는 정용도 잘 알 수 없었다.

사실 사춘기 남학생들이 가장 비밀로 삼는 것이 바로 이 문제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용은 매일 만나는 현서와의 대화를 통해 몇 가지 유추할 수 있는 것이 있었다.

그것은 현서가 정용에게 은지의 정황을 자주 묻는다는 것이었다.

그것은 정용으로서도 현서에게 제대로 말해 줄 수 없는 문제였기 때문이었다.

사실, 정용과 은지가 지난해부터 시간만 나면 씹을 하는 사이로 발전했다는 것을 어떻게 알려 줄 수 있겠는가?

게다가 현서와 은지는 사촌 남매지간이 아닌가?

그런데 정용은 현서가 은근히 사촌 여동생인 은지를 짝사랑하고 있는듯한 느낌을 받고 있었기 때문에 은지의 상황은 더욱 더 알려 줄 수가 없었다.

그래서 그가 현서에게 알려 줄 수 있는 정보는 한계가 있게 마련이었다.

따라서 김 교수가 정용에게 현서 문제에 대해서 물어도 제대로 알려 줄 수 없는 셈이 되어 버렸다.

그러나 정용으로서는 현서의 주변 상황의 윤곽을 그려줄 필요가 있었다.

그래서 그는 김 교수에게 현서가 요즘 어떤 여학생을 짝사랑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고 넌지시 일러주었다.

김 교수는 ‘그러면 그렇지 - ’ 하는 투로 자신의 짐작이 맞았다는 기색을 내 보인다.

“그런데 저는 그 여학생이 누군지는 몰라요 - ”

정용은 다 알면서도 모르는 채 시치미를 뚝 뗀다.

그는 자신이 관여할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알기 때문에 더 이상 진전했다가는 스스로가 함정에 빠질 염려가 있기 때문에 발을 뺀 것이었다.

물론 김 교수가 이런 사실을 알 리 없었다.

그는 사춘기 남학생들 간에 여자 문제는 철저히 비밀을 지킨다는 것을 잘 알기에 오히려 그 여학생이 누군지 물어보고 싶은 생각은 들지 않았다.

이튿날 학교에서 정용은 현서를 만나 근황을 물어보았다.

학급 문제는 예상대로 별 문제가 없었다.

사실 학교 문제가 말썽이 나고 힘이 들면 학급 반장인 현서가 여자 문제에 신경을 덜 쓰게 마련인데, 오히려 학급에 문제가 없는 것이, 너무 잘 굴러 가는 것이 현서에게 여자 문제에 눈을 돌리게 한 배경이 될 수도 있었다.

그런데 현서는 정용에게 은지의 근황을 집요하게 물어 본다.

“야, 너 밖에 없잖아 -- ”

은지의 근황을 알려줄 사람이라곤 정용밖에 없다는 투로 이야기한다.

그러나 정용은 은지의 근황을 알려 줄 건덕지가 없다.

“야, 현서-- 나두 잘 몰라 -- 남의 여학생 사정을 내가 어떻게 아냐? -- 알긴 -- ”

“야, 그래두 넌 걔 과외공부 선생이잖아 -”

두 사람은 동상이몽이다.

현서는 학급반장으로 선출된 후 자기 집에서 가든파티가 끝난 후, 대문 밖에서 정용과 나란히 걸어가던 은지의 삼삼한 엉덩이가 얼핏얼핏 떠올라 그의 마음을 뒤숭숭하게 만들었던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었던 것이었다.

그리고 정용과 은지가 무슨 관계가 있는 것이 아닌지 의심스러운 생각도 들었지만 그런 일을 두 사람의 입을 통해 확인할 수는 없었다.

현서가 확인하려고 그들에게 묻는다 해도 그들이 대답할 리 없고, 물어보는 자신만 쪽 팔리는 일이었기 때문에 물어보기는 더 난감한 일이었다.

이렇게 현서는 타는 가슴으로 끙끙 앓을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현서에게 있어서 엄청난 일이 그 후에 일어났다.

그것은 엄마와의 일이었다.

사실 현서가 자기 엄마에게 말을 하지 않게 된 원인은 그가 엄마와 김 교수 간에 벌어진 음탕하고도 은밀한 일을 알아차렸기 때문이었다.

그는 엄마가 토요일이면 등산하러 북악산 쪽으로 올라간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런데 어느 토요일 오후, 집에 있던 현서는 등산하고 돌아오는 엄마의 얼굴에 홍조가 가득 피어 있는 것을 보고 물었다.

“엄마 뭐 좋은 일이 있어?”

그러자 현서의 엄마는 당황한듯한 기색을 보이며, “아니 - 얜, 엄마가 뭐 좋은 일이 있겠어?”하며 뭔가 숨기는 기색이 역력하였던 것이다.

현서는 순간 자기의 엄마에게 분명히 말 못할 무슨 일이 있음을 직감하였다.

그리고 그 일은 토요일과 관련이 있을 것이란 생각이 스쳐지나갔다.

그러지 않아도 요즘 매일매일 예뻐지는 은지란 년 때문에 미칠 지경인데 자기 엄마마저 묘한 냄새를 풍기며 엉덩이를 알짱대며 걷는 것이 이상하다 싶었던 것이었다.

그래서 학교 수업을 일찍 종료한 어느 토요일, 하교 길에 우연히 집에서 예의 검은 삼색선 트레이닝복 차림으로 가벼운 등산을 위해 집을 나서는 자기 엄마를 발견할 수 있었다.

그는 현서는 갑자기 머리에 스치는 번개 같은 영감에 의해 집 앞 골목에서 자기 엄마와 마주치지 않으려고 다른 골목으로 잽싸게 숨어들었다.

현서는 자기 엄마가 자기를 발견하지 못한 채 가회동에서 북악 방향으로 성큼성큼 걸어 올라가는 것을 보고 슬며시 집으로 들어갔다.

옆구리에 꼈던 책가방을 내려놓고 제일 편한 옷으로 갈아입었다.

그리고 자기 엄마가 올라갔던 방향으로 뛰어가며 추적을 시작하였다.

얼마 되지 않아 현서는 멀리서 삼청동 방향으로 올라가는 자기 엄마를 발견할 수 있었다.

그는 한동안 엄마 몰래 그녀의 뒤를 멀찌감치 따라가다가 놀라운 사실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의 엄마는 뒷모습은 그가 보기에도 너무 매력적이라는 사실이었다.

그것은 아들인 현서로서는 처음 발견한 엄청난 사건이었다.

그래서 현서는 자기 머리를 흔들었다.

“어떻게 내 엄마를 매력적인 여자로 볼 수 있나?”이런 생각이 불순하게 느껴진 그는 계속하여 머리를 흔들었지만, 그러면 그럴수록 그의 눈에는 그녀가 매력적이란 사실은 변함없는 일이었다.

사실 민희는 사십대라 하여도 누가 봐도 이십대 후반이나, 삼십대 초반으로밖에는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잘 가꾸어진 몸매가 분명했다.

더욱이 착 달라붙은 검은색 트레이닝복에 숨겨진 민희의 몸은 몸의 굴곡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었다.

사실 민희는 김 교수와의 밀회를 위해 검은색 트레이닝복 안에는 속옷밖에는 입고 있지 않았기 때문에 자연히 그녀의 몸매는 드러날 수밖에 없었다.

요즘 은지란 년이 현서를 보기만 하면 엉덩이를 흔들어대는 통에 마음이 싱숭생숭한데 엄마의 그런 모습을 보니 현서의 마음은 여자들을 다 저런 건지 잘 알 수가 없었다.

현서는 본능적으로 자기 엄마의 뒤를 따라갔지만 자기도 왜 따라가는지 잘 알 수 없었다.

그런데 한참 올라가던 현서의 모친은 북촌 언덕길에서 삼청공원 쪽을 향하는 것이 아니라 뒤를 흘끔하고 쳐다보더니 냅다 성균관 방향으로 몸을 움직이는 것이 아닌가?

현서는 자기 엄마가 뒤를 흘끔 쳐다보기에 깜짝 놀라 들킨 것이 아닌가 싶었는데, 그녀는 아들은 쳐다보지도 않은 채 성균관 쪽으로 가는 것에 현서는 슬쩍 가슴을 쓸어 내렸다.

그러나 그쪽으로 움직이는 것이 현서 입장에서는 몸을 숨겨 쫓아가기가 더 쉬웠다.

왜냐하면 그쪽 길은 큰 길이 아니기 때문에 오히려 현서와 같은 중학생들이 더 빠삭하게 아는 숲길이었고 더욱이 그 끝은 분명히 성균관으로 통하는 길이기에 현서는 눈을 감고도 찾아갈 수 있는 길이었다.

현서는 자기 엄마가 그 길을 다 지나갈 수 있는 정도의 시간을 기다렸다가 재빨리 그녀의 뒤를 따랐다.

얼마 오르지 않아 현서는 가시덤불과 철조망을 엉켜 있는 소롯길을 낑낑대며 올라가고 있는 자기 엄마의 모습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었다.

그는 큰 나무들 뒤로 몸을 숨기면서 들키지 않도록 천천히 조심하면서 움직였다.

물론 그녀는 자기 아들이 자기의 뒤를 따를 것이라곤 전혀 눈치 채지 못하였다.

그녀는 자신의 불륜을 의심할 사람이 세상에 그 누구도 있지 않을 것이란 확신에 차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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