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4화 (14/68)

[집안 이야기, 그 전 14, 지영과 경주 결투]

제인이 호텔 양식부의 매니저에게 술을 따로 갖고 와서 먹겠다고 양해를 구하였다.

제인이 종이 봉투에서 조니 워커 블루라벨을 꺼내자 양식부 매니저가 깜짝 놀란다.

당시 한국에서는 이런 술은 볼 수도 없었다.

본래 조니 워커 블루 라벨은 최상급의 프리미엄 위스키이다.

이 술이 얼마나 귀한가 하면 각 병마다 시리얼 넘버가 매겨져 있고 증명서가 첨부된 술이다.

스코틀랜드 산인 이 조니 워커는 몰트 위스키와 그레인 위스키가 블렌디드 된 술이다.

향이 아주 진하고 도수가 높은 술이었다.

물론 미국에서야 돈만 주면 이런 술을 얼마든지 구할 수 있었지만 당시 한국에서 가장 흔한 것은 조니 워커 레드 라벨 정도였다. 그래서 사람들이 보통 ‘조니워커’하면 레드라벨만을 의미하는 것이 된다.

호텔 양식부의 매니저 정도가 되니 ‘블루 라벨’을 알아보는 것이지, 보통 사람들은 ‘레드 라벨’이든 ‘블랙 라벨’이든 다 똑같이 여겼다. 그러니 귀한 ‘블루 라벨’은 알아보지도 못한 것이 당연했다.

“그래 오늘 한 번 실컷 취해보지 뭐”

지현 누나가 옛날 마나님 흉내를 내며 말하자 두 여인이 까르르 웃는다.

정용도 두 누나와 함께 잔을 받았다.

제인이 양식부 매니저에게 부탁하여 얼음 통에 얼음을 넣어 달라고 부탁한다.

“오늘 우리 모두 한 번 취해 봐?”

큰 누나가 잔을 들며 외친다. 작은 잔으로 따른 스카치위스키를 대번에 원 샷으로 마신다. 스트레이트!

제인도 따라서 자기 잔에 부어진 위스키를 입에 탁 털어 넣는다.

그러면서 스테이크 조각을 입에 넣는다.

“굿 --- ”

제인이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자 지영 누나도 자기 잔에 담긴 위스키에 입을 가져간다.

그러나 한꺼번에 다 삼키지 못하고 절반쯤 마시고 다시 잔을 내려놓았다.

“아, --- 너무 독한 술 같아---”

정용도 위스키 잔을 들었지만 다 마시질 못했다.

그도 절반쯤을 마시고 절반 정도 든 잔을 테이블에 내려 놓았다.

“진짜 너무 독한 것 같아요----”

정용은 사실 독한지 독하지 않은지도 잘 모른다.

그가 먹어 본 술이란 것이 저번에 먹은 양주뿐인데다가 그 때 정신을 잃었기 때문에 무슨 맛인지도 기억할 수 없었다.

그러나 지금은 스테이크와 함께 술을 곁들여 먹으니 한껏 풍미가 더하는 것 같았다.

따른 술의 반쯤만 마셨는데, 갑자기 뱃속이 화끈 화끈거렸다.

‘이게 무슨 맛이람?’

아직 어린 정용이 술맛을 이해하기란 어려운 일이다.

이제 겨우 대학 1년생인 지영 누나도 술맛을 모르기는 매 한가지다.

지난 일 년 동안 학교에서 선배들이나 학우들과 학교 앞 막걸리 집에서 소주와 막걸리는 조금씩 마셔 보았지만, 그렇게 먹는 술맛과 지금 마시는 양주의 맛은 전혀 달랐다.

그러나 어딘지 모르게 양주는 우아하고, 고상한 맛이 나는 것 같았다.

지영은 남아있는 양주를 비웠다.

술맛이 알싸하게 입 안에 퍼졌다.

알콜이 목구멍을 넘어가면서 화끈했다. 그리고 뱃속이 짜했다.

‘이런 맛인가?’ 그녀는 어렴풋이 몰트 위스키의 훈향(燻香)이 느껴졌다.

그녀도 양주는 이번이 두 번째뿐이지만, 학교에서 남학생들과 어쩔 수 없이 어울려 강제로 먹어 본 소주 맛보다는 양주가 훨씬 더 기품이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러나 지영은 한 잔으로 인해 눈앞이 어질어질했다. 얼굴이 발갛게 달아올랐다.

지현 누나가 지영을 놀린다.

“우리 신부는 -- 오늘 참 예쁘대요---”

지현 누나는 이제 본격적으로 지영과 정용을 엮어 줄려고 한다.

그러나 어제 저녁 정용과 함께 엄청난 밤을 보낸 제인은 더 이상 정용에게 욕심을 품지 않는다.

그런데 그 때 갑자기 입구 쪽이 왁자지껄하는 소리가 들렸다.

한 패거리의 손님들이 호텔 양식부로 들어오는 것 같았다.

정용은 양주를 마시다 말고 입구 쪽으로 눈을 돌렸다.

거기엔 몇 명의 건장한 녀석들이 들어오려고 하는데 매니저가 가로막고 못 들어 오게 한다.

“손님들, 여기서 이러시면 안돼요!”

“뭐시라꼬 --- 안 돼? 왜, 안 돼?”

“손님 취하셨어요 -- 들어가 주무세요 ---”

호텔 양식부의 매니저가 간곡하게 부탁한다.

양식부의 웨이터들 몇이 그 옆으로 다가가며 걱정스러운 낯빛을 한다.

“이, 시키들 -- 저기 -- 재네들은 되는 데. 왜 -- 난 안돼?”

술에 취한 녀석 하나가 정용 일행이 식사하는 모습을 보고 시비를 건다.

매니저가 불똥이 다른 데로 튀는 것을 막기 위해 최대한 노력한다.

“저 분들은 -- 외국에서 오신 -- 손님들이에요”

당시 한국에서는 내국 손님들이 호텔을 이용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었다.

그것은 워낙 값이 비싼 연유도 있었지만, 국가 정책상 호텔 이용을 외국인으로 제한하려는 움직임이 있었기 때문이다.

“아니, 그것 참 --- 좃만한 놈들은 돼고, 왜 난 안돼?”

건장한 놈들은 슬슬 시비의 수위를 높이고 있었다.

“아니, 외국 분들이라니까요!”

매니저가 시비를 끝나게 할 욕심으로 좀 큰 소리로 말한다.

그러자 그 양아치 같은 녀석은 꼴에 “이 개새끼! 외국 놈은 돼고, 난 안돼?”하며 매니저를 확 밀친다.

양식부 식당 매니저가 바닥에 나 뒹군다.

갑자기 식당 분위기가 싸늘해졌다.

지현 누나가 일어서며 말한다.

“용아, 거러지 같은 놈들 때문에 분위기 망쳤다. 일어서자”

그런데 술 취한 놈이 그 소리를 들은 모양이다.

“뭐, 거러지? --- 허허 -- 이쁜 아가씨 입에 걸레를 쳐 발랐나?”

시비를 본격적으로 걸어오는 것이 이 사내들의 목표가 처음부터 정용 일행이었던 것이 분명했다.

다만 시비 거리가 없어서 매니저를 상대로 말을 했던 것인데 지현 누나가 말을 던지자마자 대번에 ‘이거, 잘 걸렸다’ 싶은지 강도 높은 시비를 걸어왔다.

그러자 넘어졌던 매니저가 벌떡 일어서며 시비 거는 놈을 두 손 벌려 막는다.

“이봐요, 저 분들이 누군 줄 알고 그러는 거요”

그러자 이제까지 술 취한 척 했던 놈은 말짱한 어조로 말한다.

“누구긴, 누구야! 냄비지! --- ”

누나들 보고 ‘냄비’라고 말하자 정용이 화가 확 치밀어 오른다.

엄밀히 말하자면 여기 세 여자는 다 정용의 여인들인 셈이다.

어떤 남자가 자기 여자들에게 ‘냄비’라는 비속어를 쓰는 것을 듣고 가만히 있는 놈이 어디 있나?

그러나 아직 그가 나설 땐 아닌 것 같았다.

그러자 매니저는 그 놈을 막아서며 정용 일행에게 다급하게 말한다.

“아가씨들 빨리 뒷문으로 나가요”

그러자 그놈들은 슬슬 움직이며 뒷문 쪽으로 나가는 사람들을 막을 준비를 한다.

그러나 지현 누나는 일어선 채 허리에 뒷짐을 지며 좀 더 노골적으로 말을 탁 던진다.

“별, 꼴 사나운 놈들이 지랄하고 있네 --- !”

그녀는 ‘지랄하고 자빠졌네!’라고 더 강도를 높여 말하고 싶었지만 참았다.

제인은 의자에 앉은 채 정용의 옆에 기대어 어떻게 꼴이 되어가나 빙그레 웃기만 한다.

‘이런 -- 술 취한 녀석들은 정용의 한 주먹거리도 안되는 --- 데 -- ’

제인이 움직이지도 않고 자리에 앉아 웃기만 하자, 지현 누나도 그만 다시 자리에 주저앉았다.

지영 누나는 아예 일어설 생각도 않고, 말하지도 않고 가만히 어떻게 되어가는지 추이를 살핀다.

그녀도 일어설 생각은 조금도 없었다.

그러나 그녀는 이 기회에 정용이 어떻게 나서는지, 그의 진짜 실력은 어느 정도인지 확실히 구경하고 싶었다.

어떤 여자든 자기가 마음을 빼앗기고 있는 남자가 강한 것을 원하는 법이다.

그러나 반대로 정용은 건장한 녀석들이 나타나자마자 긴장하고 있었다.

못돼먹은 수컷 녀석들은 예쁜 암컷들이 있으면 거렁뱅이 같이 기어 나와 자기 자랑을 하고 싶어 못견뎌한다.

여기 세 명의 아리따운 아가씨와 애송이 같은 녀석 하나가 있으니 오늘은 이놈들의 꼴린 아랫도리를 확실하게 풀어줄 냄비가 대령하고 있는 것으로 완전히 착각하고 수작을 부리고 있는 것이다.

양식부 매니저 녀석은 이 양아치 녀석들의 수작을 잘 알았으나, 그냥 신혼여행 온 일반 손님들처럼 눈감아 줄 처지가 아닌 것을 잘 알았다.

그는 이 아가씨들은 정부에서 추진 중인 울산 조선소 건설 대표의 친인척으로서 잘못 건드렸다가는 호텔이 큰일에 휩싸일 수도 있고, 경찰이 왔다 갔다 하는 일이 벌어지면 건드는 놈 뿐 아니라 호텔에서는 자기에게 책임이 돌아올 수도 있었다.

그래서 그는 필사적으로 이들을 막아섰다.

“안돼요!”

그런데 그 중의 한 놈이 자기 앞을 막고 있는 매니저를 확 밀친다.

매니저는 아무런 힘도 못쓰고, 다시 식당 바닥에 나자빠진다.

식당 매니저가 나자빠지자 웨이터들은 그만 그놈들을 그냥 내버려 두고 만다.

그 때 누군가 잽싸게 밖으로 나간다. 아마 카운터에 호텔 지배인을 부르러 간 모양이다.

지현은 자기네 일행 앞으로 다가오는 남자들을 차가운 시선으로 바라보았다.

모두 네 놈이다.

그녀는 ‘조니워커 블루라벨’ 술이 아까웠다. ‘아 정말 맛있는 술인데 --- ’

그러나 그녀와는 달리 정용은 근육을 팽팽하게 당긴 채 긴장한다.

이제 그들이 더 자기네 자리로 다가오기 전에 일어서야 하겠다고 생각하였다.

그들이 오는 걸음 수를 세어 본다. 하나, 둘, 셋!

정용이 일어서며 그들이 더 이상 아가씨 곁으로 오지 못하게 하였다.

“그만! 거기 서세요!”

그들은 어린 정용이 자기들에게 ‘서라’고 하자 기가 막힌 듯 "흐흐"하고 웃는다.

“야가, 시방 -- 머라 씨불대냐?”

정용은 아주 단호하지만 크지 않은 목소리로 말한다.

“댁들, 거기 서라고 했소”

그러자 네 명의 깡패같은 놈들이 잠시 멈칫한다.

“뭐락 -- 꼬? -- 서라꼬? 애기들은 -- 가라 -- 이 언니가 이뿐 아가들과 연애 쫌 하려 -- ---- 우악!”

그 말을 뱉던 놈은 자기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아구창이 날라가 버렸다.

그놈은 딱, 그것으로 그만이었다. 정용은 더 이상 양아치 녀석의 소리를 듣고 싶지 않았다.

그는 그의 오른쪽 발을 올려 말하는 양아치 녀석의 귓싸대기를 올려 붙였다.

손으로 귀싸대기를 때린 것이 아니라, 순전히 발로만 올려붙인 것이었다.

이놈들은 정용이 무슨 수를 써서 자기네들 가까이 왔는지도 몰랐다.

갑자기 정용의 운동화 발로 귀싸대기를 얻어맞은 녀석은 자기 손으로 자신의 귀싸대기를 싸매며, 옆으로 ‘퍽’ 꼬꾸라졌다.

그 녀석의 입에서는 대번에 핏물이 배어 나왔다.

그냥 한 대 맞고 정신이 해롱해롱해 진 것이었다.

시비를 걸려고 술을 한 잔 먹은 데다가, 정용이 누군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완전히 방심하고 있던 차에 기습적으로 아구창을 한 대 맞으니 견딜 재간이 없다.

그 녀석이 ‘퍽-- ’하고 꼬꾸라지자, 나머지 세 명이 ‘어쭈 -- ’하는 얼굴로 정용을 빙 둘러 싼다.

정용은 더 이상 이 녀석들을 봐주고 싶은 마음이 싹 사라졌다. 그의 눈에서 강렬한 적의가 솟구쳐 올라왔다.

‘이 개새끼들이 어디서 함부로 나대 -- ’

그 때 정용은 아침에 토함산에서 본 아침 햇살이 생각났다.

그 햇살은 마치 무지개처럼 산종우리를 휩싸고 있었다.

그러는 찰라 한 녀석이 손을 뻗었다.

다른 한 녀석은 발을 들어 정용을 공격하였다.

나머지 한 놈도 주춤거리면서 덤벼드는데, 세 놈이 한꺼번에 달려든다.

그러자 정용은 두 발을 위로 움직이며 마치 바람개비처럼 돌려댄다.

순간 화려한 정용의 발차기가 그들을 향해 시전(施展)되었다.

이건 순전히 호보(虎步)를 배우면서 생각난 수법이었다.

발을 바깥으로 움직이되, 더 크고 강력하게 움직이면 두 다리는 마치 바람개비처럼 돌아갈 것이고, 그 다리 힘이 엄청나질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물론 다리 근육이 강력하지 않다면 휘두르는 다리가 남아나지 못할 것이지만 ---

옆에 있던 세 여인은 정용의 다리가 움직이며 펼쳐지는 것만 보았지, 양아치 같은 녀석들이 어떻게 맞고 어떻게 떨어졌는지 쓰러졌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

그러나 여하튼 정용이 움직이자마자 세 녀석이 식당 바닥에 나뒹굴며 뻗어 버렸으니 눈이 똥그래지며 여인들의 입에서는 저절로 환호와 감탄의 소리가 나온다.

세 여인은 순식간에 뻗어버린 세 녀석을 보고 ‘쯧쯧 --’ 하고 혀를 찬다.

여인들 생각만 같아서는 당장이라도 정용에게 달려들어 뽀뽀라도 해주고 싶은 생각이었지만 남의 눈들이 많으니 그럴 수는 없는 일이었다.

정용에게 맞아 쓰러진 녀석들은 한동안 충격에 일어나질 못한다.

정용은 그래도 가장 위험한 급소는 피해 발길질을 해댔기에 그나마 그 녀석들이 움직일 수나 있었지, 정통으로 급소만 질러댔으면 한동안 병원 신세를 져야 했을 것이다.

무예를 시전하는 정용은 이들을 겪어보자마자 이들이 자신의 상대가 전혀 되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아채고는 발에 사정을 두어 힘을 빼고 움직였다.

특별히 마지막 녀석에게는 조금만 더 힘을 주어 걷어찼으면 그 놈은 갈비뼈나 늑골뼈가 대번에 부러지고 말았을 것이다.

네 녀석이 다 식당 바닥에 엎드러지자 매니저가 다가와 대단한 듯 정용의 손을 만진다.

“어디 다친 덴 없어요?”

정용은 아무렇지도 않은 듯 손을 툭툭 턴다.

“괜찮아요 --- ”

1960년대 초엔 이런 깡패 녀석들이 많았다.

이런 녀석들은 좋은 식당이나 술집에 기생하여 손님을 등쳐먹고 살았다.

특히 경주에는 외지 손님들이 많이 오기 때문에 그런 점을 이용하여 건달로 살아가는 녀석들이 꽤 있었다.

사실 5.16 이후 그런 놈들은 거의 다 국토재건대에 끌려갔지만 그렇다고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고, 오히려 큰 깡패가 사라진 곳에 작은 깡패들이 득세하는 경우도 있었다.

이 호텔의 양식부의 매니저도 그런 사실을 잘 알았기 때문에 양아치 같은 녀석들이 손님을 희롱하는 경우 경찰을 불러 해결하곤 하였는데, 오늘은 아직 경찰이 오지 않고 있다. 그런데 이미 상황은 끝나 버렸다.

그런데 그제서야 양식부 문 앞에 서있는 사람들이 길을 비켜 준다.

불국사 경내에는 파출소가 하나 있는데 당직을 서던 순경이 부랴부랴 뛰어 온 모양이다.

매니저가 순경에게 경위를 뭐라 뭐라 알려 준다. 순경이 쓰러진 녀석들을 끌고 가 버린다.

“아, 이 개새끼들 여기서도 못된 짓을 하고 있어!”

정용 일행에게는 아무 소리도 없이 그 녀석들을 끌고 간 걸 보면 양아치 녀석들은 아마 이 동네 말썽꾼들 중의 한 패거리인 모양이다.

매니저가 정용 일행에게 다가와 미안하다고 사과한다.

“아가씨들 미안해요 -- 잘못하면 큰 일 날 뻔 했네요--- 그나저나 이 청년은 어디서 그런 걸 배웠대요?”

제인이 ‘후훗’ 하면 웃으면서 대답한다.

“글쎄요 -- 저도 모르는데요----”

매니저가 정용의 손을 만진다.

“뭐 별로 다른 것도 없는 것 같은데 --- ”

그러자 지현 누나가 나선다.

“자 됐고, ---- 우리 여긴 김이 샜으니 그만 정리하고 방으로 들어가자 -- ”

그때 양식부 매니저가 나선다.

“남은 음식은 저희들이 룸으로 보내드리겠습니다”

정용은 세 아가씨들과 함께 이층의 호텔 방으로 들어 왔다.

마나님은 문도 안 열고 곤히 주무시고 계신다.

“우리 여기서 한 판 벌리자 ---”

지현 누나가 식탁에 자릴 잡고 앉는다.

마침 양식부에서 먹다 남은 음식과 과일이며 다른 음식과 함께 룸 서비스로 배달해 왔다.

가장 먼저 지현 누나가 입에 술을 가득 머금고 정용에게 키스를 했다.

“난, 진짜 정용이 재가 그렇게 날쌘 줄 몰랐어!”

키스를 하면서 자기 입의 술을 정용의 입 속으로 흘려 보낸 후 지현은 정용의 무술 실력에 대해 칭찬한다.

바로 지현의 한 마디가 신호탄이 되어 제인도 입에 술을 머금고 키스를 한다.

“난 알긴, 알았지, 한 번 봤었거든 --- 귓 싸대기 맞고 쓰러진 놈 꼴이 쌤통이드라구 --- ”

여인들의 입속에 있던 술은 그녀의 입을 통해 정용의 뱃속으로 그대로 들어간다.

마지막으로 지영 누나가 머뭇거리며, 입 속에 술을 머금고 있다가 정용에게 키스를 해 준다.

그녀의 입 속에 들어 있던 술도 역시 정용의 뱃속으로 들어간다.

조니워커 블루라벨의 향취와 여인들의 아련한 육체의 향이 섞여 오묘한 술맛을 낸다.

“난, 그렇게 무시무시한 발차기를 본 적이 한 번도 없었어! --- 그래도, 난 정용이가 있으니깐 -- 걱정은 하지 않았어!”

막내인 지영 누나도 조잘조잘 한 마디 한다. 요는 셋 다 정용의 실력을 믿고 있었다는 거다.

정용이 통쾌하게 그 녀석들을 혼내 줄 것이라고 세 여인은 철석같이 믿었던 것이다.

정용은 여인들의 소원을 한 순간에 다 풀어 주었다.

여인들 입장에서 보면 이보다 더 신나는 일이 어디 있겠는가?

자기네들이 사랑하고 아끼는 잘난 남자가, 그것도 좆도 크고, 밤에 정력도 끝내주는 핸섬한 귀공자가 여자들을 어떻게 하면 꼬셔볼까, 혹 협박하면 한 코 따먹을 수 있을까 찌질하게 굴던 못된 놈들을 한꺼번에 해치웠으니 그런 남자를 보기만 하더라도 질금질금 거릴 수밖에 더 있나?

한마디로 정용은 한바탕 시원한 쑈를 그 여인들에게 보여준 셈이다.

양아치들은 겨우 두들겨 맞는 단역에 출연한 꼴이다.

정용은 세 명의 여인이 입에 머금어 주는 술로 벌써 세잔째 스트레이트로 마신다. 게다가 모두 여인의 입술표 조니 워커 블루 라벨의 별미이다.

마지막에 지영 누나가 입에 술을 머금고 키스를 하자, 지현 누나가 두 사람의 입술이 붙어 있는 순간 두 사람의 머리를 꽉 붙들고 놔주질 않는다. 둘은 하는 수 없이 서로 입 속에 술을 꼴딱꼴딱 나누어 마셨다.

“푸우 --- ”

얼굴이 떨어지자 둘은 깊은 숨을 쉰다.

“언니는 ---- !!!”

지영은 지현 누나의 등 뒤로 돌아가 장난친 댓가에 대해 마구마구 두드린다.

“히힛 ㅋㅋ--- ”

지현은 재미있다는 듯 웃으며 정용의 뒤로 몸을 피한다.

그러면서 정용을 지영 쪽으로 확 밀치며 그가 지영을 끌어안게 만든다.

휘청한 정용은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넘어지지 않으려고 지영을 끌어안는다.

두 사람이 자연스럽게 서로를 껴안은 채 잠시 그 자리에 있자, 지현 누나가 제인과 함께 일어섰다.

“우린 저 방으로 갈 거야!”

지현과 제인은 지영과 정용을 두고 스위트 룸에서 밖으로 나가 제인의 방으로 가고 말았다.

“둘이 -- 잘 자!”

두 사람은 방을 나가면서 지영에게 말한다.

“신혼의 단꿈을 꾸어봐!”

지현은 지영에게 귓속말로 속삭인다. 그 소리를 언니로부터 듣자 지영은 귓바퀴가 빨개진다.

제인과 지현은 짜고 치는 고스톱처럼 죽이 척척 맞는다.

이제 스위트 룸엔 마나님은 자기 방에서 죽은 듯 자고 있고, 거실은 술잔과 병으로, 먹다 남은 음식들로 식탁이 어지럽혀져 있었다.

지영 누나를 껴안고 있던 정용은 입술을 마주대고 키스를 한다. 풋풋한 젊은 여인의 입술이 다가온다.

지영은 눈을 감고 정용의 입술을 빨아 당긴다.

둘은 거실을 내팽개쳐 두고 지영의 침실로 입술을 마주댄 채 움직였다.

그들 뒤로 방문이 닫혔다.

지현과 지영이 자던 방으로 지영과 함께 들어 온 정용은 지영을 가볍게 들어 침대에 눕힌다.

그리고 지영의 위에 올라타 입술에 키스 세례를 퍼부었다.

지영은 그런 정용의 얼굴을 두 손으로 잡고 입술을 벌려 그의 혀를 ‘쪽쪽’ 빨았다. 혀와 혀가 엉켰다.

지영은 키스할 때마다 씹을 한 번도 안 해 본 처녀 보지가 꼼지락 거렸다.

아하! 그래서 이렇게 키스를 하면 씹을 해보고 싶은 거로구나!

그녀는 정용과 키스를 할 때마다 발랑발랑하며 꼼지락거리는 보지가 못내 안타까왔다.

정용은 침대에 누운 누나의 옷을 한꺼풀씩 벗겼다.

어느새 정용이 섹스를 리드해 가고 있는 형편이다.

지영도 언니 지현과 제인이 이미 정용과 씹을 한 사이란 것을 잘 안다.

그러나 그녀는 그들을 따라 자기도 한 번 정용과 씹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해왔었다.

더욱이 자기는 그녀들과는 달리 처녀 아닌가?

처녀 씹을 준다는 것은 의미가 전혀 다른 일이다.

여자들은 이미 온천에 갔다 올 때 편한 옷으로 갈아입고 있었기에 어차피 겉옷은 별로 없었다.

티 셔츠를 벗기니 곧 브래지어가 나온다. 정용은 식당에 갈 때 입었던 푸른색 플레어 스커트도 벗겼다. 흰 팬티 차림이다.

지영 누나는 흰 브라자, 흰 팬티 뿐이다.

정용은 지영 누나의 브래지어를 벗기고 두 유방에 얼굴을 묻었다.

지영의 유방은 아직 마나님의 풍만한 유방에는 못 미친다.

그러나 큰 누나인 지현의 유방보다는 조금 작지만 그래도 충분히 만질만하게 솟아 있다. 하얀 젖가슴의 꼭대기에는 빨간 젖꼭지가 달려 있다.

정용은 젖꼭지를 두 손가락으로 자근자근 비벼주었다.

정용이 그녀의 젖꼭지를 비틀자 짜릿짜릿한 감촉이 지영의 등줄기에 퍼진다.

입술을 대고 젖꼭지를 물었다. 젖가슴 가득 침이 묻는다. 정용은 혀를 굴렸다. 젖꼭지가 빳빳하게 일어난다. 지영은 숨을 죽이며 신음을 참는다. 젖꼭지를 비롯한 온몸에서 세포가 일제히 일어나는 소리를 낸다.

“아 ----응 --- ”

도저히 참지 못한 신음 소리가 그녀의 입에서 나온다.

정용은 천천히 그녀의 목덜미로부터 시작하여 혀의 세례를 베푼다.

천천히, 그렇지만 확실하게 지영의 몸이 달구어지기 시작하였다.

귀바퀴와 목덜미를 지나 겨드랑이 안에 입술을 대자 “흐윽 -- 흐윽---”하는 소리로 바뀐다.

정용은 지영의 팔을 들어 자신의 혀를 겨드랑이 옴폭한 곳에 대고 빤다.

뜨거운 입김을 훅훅 불어 넣었다.

“아이 자기, ----거긴 너무 자극이-- 쎄 ---- ”

지영은 자극을 도저히 못 참고 팔을 내리려 한다.

그러나 정용은 그러면 그럴수록 집요하게 지영의 몸에 자극을 준다.

정용은 두 팔로 두 유방을 꼭 끌어쥔다.

그러자 지영의 유방이 터질 것 같이 모아진다.

두 개의 젖꼭지가 한 곳에 모여졌다. 정용은 입으로 두 젖꼭지를 한꺼번에 물어 뜯는다.

“으아 ---- 악 !”

지영은 도저히 신음 소리를 참지 못하고 토해낸다.

정용은 지영의 신음 소리를 옆방의 마나님이 들을지 걱정 되었다.

그러나 이미 시작한 일을 멈출 수 없다.

하얀 아랫배를 지나 허벅지가 모여지는 삼각주에 이르렀다. 거기엔 짜락털이 윤기를 내며 솟아 있었다.

아직 무성한 풀은 아니었지만 음부 위로 도도록하니 솟아 있는 까만 보지털이 윤기를 내고 있었다.

정용은 허벅지를 벌리며 그 안으로 얼굴을 묻었다.

지영은 그의 얼굴을 허벅지 안으로 끌어 당겨 두 손으로 그의 머리를 쥐었다.

정용은 그 자세에서 혀를 그녀의 음부 안으로 밀어 넣었다.

아직 누구의 침범도 허락하지 않았던 처녀 보지의 비경이었다.

그녀의 보지는 꽉 닫힌 상태였다. 그는 혀로 지영의 보지의 문을 살살 열었다.

그리고 아래에서부터 위로 혀를 핥아 올라갔다.

새큰 새큰한 보지 물이 맛이 있다. 지영은 저도 모르는 사이에 보짓물을 질질 흘렸다.

정용의 혀끝에는 공알이 걸렸다. 공알을 빨아 주면서 잘근잘근 물어 준다.

그녀의 보지 속 공알이 발갛게 팽창하기 시작한다.

“흐아 -아-- 윽 ---- ”

정용이 공알을 집요하게 공략하자 지영은 처음 경험하는 놀라운 쾌감에 두 다리를 교차시켜 그의 머리를 꽉 조였다.

자기 보지를 빨아 주는 쾌감에 그만 내장이 쑥 빠져 나오는 것 같았다.

그건 도저히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쾌감의 정수였다.

저도 모르는 사이에 지영의 입에서는 ‘막 해달라’는 소리가 튀어 나온다.

“자기 -- 나 -- 해줘 ---- 해줘 ---- 막 해줘----!”

지영은 큰 소리로 울부짖는다.

지영은 처음 겪는 경험이 노련한 사냥꾼에게 잡힌 짐승과도 같았다.

정용은 이미 세 명의 여자를 따먹어 본 경험이 있기에 그들로부터 전수받은 기술이 이미 몸에 배었다.

정용은 허리 아래로부터 얼굴을 들고 그녀의 몸 위로 올라갔다.

지영은 허벅지를 한껏 벌려 준다.

그의 좆은 이미 그녀의 보지 입구에 닿아 있다.

정용은 그의 좆을 한 손으로 들고, 그녀의 보지 입구를 문지른다.

꽉 닫혔던 그녀의 처녀 보지는 이미 정용이 혀로 애무하면서 어느 정도 열려 있는 형편이다.

슬쩍 그녀의 작은 손을 가져다가 자신의 좆 몽둥이를 만지게 했다.

지영이 작은 손으로 그의 좆을 꽉 만지며 말한다.

“이거 너무 --- 뜨거워! --- 엄청 커 --- ”하면서 “이게 다 -거기 -- 들어가?”라며 묻는다.

정용은 고개를 끄덕이며 그녀의 보지 입구에 자신의 좆을 밀어 넣는다.

“누나 -- 아프면, 얘기 해---”

발갛게 상기된 지영이 걱정스런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인다.

“응--- ”

정용은 좆 끝을 이미 촉촉해진 지영의 처녀 보지에 대더니 한꺼번에 밀어 넣는다.

그가 밀어 넣으면 “쑤욱 --- ”하고 들어가던 다른 세 여자와 달리 지영은 조금 들어가다가 콱 막힌다.

정용은 ‘아하, -- 이게 처녀막인가 보다’싶어 허리에 힘을 주고 콱 밀어 넣었다.

지영은 “흐윽 --- ” 하고 숨을 멈춘다.

그녀는 자기 몸을 꿰뚫고 들어오는 정용의 살 무기에 그만 숨이 턱 막혔다.

이미 그녀는 정용의 살에 꿰인 한 마리 산토끼에 불과하였다.

“아악 --- ”

지영은 저절로 나오는 신음소리에 아픔을 참지 못해 소리를 질렀다.

이제 그녀는 정용의 거대한 육봉에 뚫려버린 비맞은 참새였다.

정용은 지영의 신음소리를 들으면서 그녀를 꽉 끌어안아 주었다.

그리고 그녀의 처녀 보지 속에 한참이나 말좆을 박은 채 가만히 있던 그는 몸을 들면서 아랫도리를 천천히 전진 후퇴 운동을 해 보았다. 지영은 처음의 아픔이 가셨는지, 암말도 안한다.

정용은 그녀의 얼굴을 물끄러미 쳐다보았다. 지영도 눈을 반짝 뜨고 그의 얼굴을 본다.

지영의 눈가에 이슬이 맺힌다. 눈물이 또르르 굴러 떨어진다.

정용은 그녀의 입술에 키스를 했다.

“누나 사랑해 ----”

그의 사랑한단 말에 그녀가 화답한다.

“용! 나도 자길 사랑해 --- ”

정용은 좆을 밀어 넣은 채 천천히 움직이면서 묻는다.

“안 아파?”

“응, 이젠 덜 아파--- ”

“천천히 움직여 볼까?”

“응 --- ”

그러나 정용이 조금 쎄게 움직이자 지영 누나는 “아 -- 쫌 아파, 움직이지 마---” 한다.

정용은 누나를 배려하여 움직임을 멈추었다.

땀으로 젖은 그녀의 긴 머리카락이 얼굴에 흩어져 있다.

정용은 윗몸을 일으키며 한 손으로 그녀의 머리카락을 쓰다듬어 준다.

밑에 깔려 누운 지영은 한 손으로 그의 탄탄한 가슴을 만지며 말한다.

“용아! 용아! -나 -- 자기 -- 너무 -- 사랑해! -- 용아! 자기야!--- ”

정용도 지영에게 “사랑해 --- 누나 ---”를 연발하며 키스를 한다.

지영은 몸을 바르르 떨며 정용의 키스에 열렬히 반응한다.

정용과 지영은 한참이나 서로의 몸을 붙인 채로 가만히 있다가 그대로 있으면 안 될 것 같아 함께 일어나 욕실로 가서 간단히 샤워를 하고 돌아왔다.

정용이 침대를 보니 시트엔 붉은 피 자국이 선연했다.

정용은 지영을 껴안고 말한다.

“누나 미안해 ---”

그러자 지영은 “괜찮아, 난 오히려 자기가 --- 고마운 걸!”하고 말한다.

둘은 침대 시트를 함께 갈았다.

여분의 시트가 있는 게 고마웠다.

정용과 지영은 같은 침대에 누워 껴안고 서로의 몸을 만졌다.

지영은 정용에게 ‘자기’ ‘자기’를 연발한다.

이제 정용은 지영에게 영원한 ‘자기’가 되었다.

알몸인 채로 함께 잠자리에 든 두 사람은 서로의 몸을 만지며 잠이 들었다.

정용도 지영의 손을 잡은 채 꿈나라로 떠났다. 그러자 어느 사이에 새벽이 오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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