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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 나타나다.
쓰윽!
날카로운 손톱이 가슴을 파고 들었다.
“컥!”
헛바람을 들이 삼키는 신민배. 차가운 안젤리나의 손톱은 그의 살을 후벼파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는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고,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았다.
“뭐하는 짓이야!!”
쉬악!!
그런데 그때 날카로운 목소리와 함께 검이 안젤리나를 향해 날아들었다.
휙~!
안젤리나는 너무나 쉽게 그 자리를 벗어나며 검을 피했다.
시란은 모든 능력자들이 후퇴를 하고 있는 가운데 신민배가 나오지 않자, 걱정이 되어 그들에게 아무런 검이나 빌려서 지금 이 자리로 온 것이었다.
“너…… 넌……?”
단지 뒷모습만 보았던 상태에서 그제야 앞 모습을 확인 할 수 있었던 시란은 너무나 놀라고 말았다.
“어, 언니가 어떻게?”
안젤리나는 10년 전의 모습 그대로 자신의 앞에 서 있었던 것이다.
“음…… 방해되는데……?”
쉬익!!
안젤리나가 빠르게 움직였다. 그녀의 모습이 사라진 순간, 그녀의 손톱은 날카롭게 변해 시란의 목을 찔러 들어가고 있었다.
“보, 보호막!!”
가슴의 상처를 막으며 신민배가 급히 외쳤다.
챠아앙~!
보호막이 깨지는 것이 아닌…… 찢어지는 모습에 신민배와 시란 두 사람이 크게 놀라고 말았다.
“철벽방어!!”
그리고 안젤리나의 손톱이 시란의 목에 닿기 전 버프를 시전하여 공격을 반감 시켰으나, 시란의 목에서는 피가 흘러 내렸다.
“시, 시란아!!”
시란은 목이 베여진 상태였다. 그렇게 위급하다고 할 순 없으나, 출혈이 생각보다는 커 보였다.
안젤리나를 바라보며 두려운 눈빛에 시란은 점차 뒷걸음질 치기 시작했고, 빠르게 신민배가 그녀를 향해서 달려왔다.
“안젤리나! 대체 왜 이러는거야!!”
하지만 안젤리나는 신민배를 바라보지 않았다. 그리고 마치 끝장을 내려는 듯, 시란을 향해서 다시 한 번 손을 들어보였다.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에서 신민배는 멍하니 그 모습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고, 시란은 마지막 눈빛을 신민배에게 던질 뿐이었다.
쉬익!!
그녀의 날카로운 손톱이 다시 한 번 시란을 향해서 내려 꽂히고 있다.
으어어어!
“음?”
어디선가 들려오는 괴성 소리에 안젤리나의 손이 움찔 했다. 그리고 고개를 하늘로 들어올린 순간 그녀의 모습이 순식간에 사라졌다.
쿠아아앙!!
그녀가 사라진 그곳에 무엇인가 강력하게 떨어져 내렸고, 자욱한 먼지 속에서 거대한 인영이 모습을 드러냈다.
족히 2미터가 넘을 것 같은 거대한 체구에, 근육은 터질 것만 같은 육체파. 그리고 얼굴
은 가면과 함께 마치 고글을 쓰고 있는 듯한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후욱! 후욱!!”
거친 숨을 몰아 쉬는 괴인이 고개를 들어 신민배의 뒤편을 바라본다.
“넌 또 뭐니? 내 심장 내가 가져가겠다는데, 왜 이렇게 방해하는 것들이 많아?”
안젤리나는 약간 짜증이 난 어투로 말을 했지만, 그 말을 듣고 이해하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
투확!!
거대한 덩치의 괴인이 빠르게 안젤리나를 향해서 달려가기 시작했다. 그 모습은 마치 신민배의 버프를 받은 것보다도 대단해 보였다. 눈으로 쫓기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괴인과 안젤리나가 서로 맞부딪혔다.
터어엉!!
두 사람의 팔과 팔이 서로 부딪히자 엄청난 소리가 들려왔다. 그 파장은 주변을 넓게 퍼질 정도였고, 그때부터 두 사람의 전투가 진행되었다.
쿠쾅!! 퍼퍼펑!!
마치 괴수에게 원거리 공격계들이 원소 공격을 할 때와 비슷한 굉음들이 연신 들려오기 시작한다. 하지만 신민배는 그들을 확이 할 겨를이 없었다.
“시, 시란아. 괜찮니?”
“오…… 빠…….”
그녀는 연신 피를 흘리면서 매우 놀랐는지, 두 눈을 크게 뜨고 있었다. 그리고 그는 그녀의 상처를 살펴보기 시작했다.
다행이도 깊지 않은 상처였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 피가 멈출 수도 있었지만, 지금 당장이라도 치유계의 도움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었다.
신민배는 시란을 들쳐 업었다. 그리고 즉시 자리를 벗어나기 위해 걸음을 내딛었지만, 좀처럼 걸음이 떨어지지 않고 있었다. 그리고 슬쩍 한 번 뒤를 돌아보았다.
눈으로 쫓을 수도 없는 엄청난 스피드로 두 인영이 전투를 펼치고 있다. 건물이 파괴되고 쓰러지기를 반복했지만, 두 인영은 지칠 줄도 모르고 싸우고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안젤리나…….”
10년이 넘도록 한 가닥의 희망만을 품으며 그녀를 생각했다. 그리고 모든 것을 포기한 시점에서 그녀가 다시 모습을 나타내었기 때문에 신민배는 지금 너무나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그렇다고 지금 이 자리를 빨리 벗어나지 않을 수는 없었다. 만약 정체불명의 괴인이 안젤리나를 막지 못한다면 안젤리나는 방금처럼 자신을 공격할 것이다. 하물며 시란의 상태 때문이라도 이곳을 벗어나야만 했다.
그는 곧장 시란을 업고 달리기 시작했다.
‘안젤리나…… 살아 있었어! 살아 있었어!! 그런데 왜…… 날 알아보지 못하고 그런 행동을 한 것일까?’
그는 달리면서도 온통 안젤리나의 생각 밖에는 하지 않고 있었다. 그리고 그런 그의 등에 업힌 시란은 아주 약하게 떨고 있었고, 가녀린 주먹을 꼭 쥘 뿐이었다.
시란을 등에 업고 광장으로 빠져 나왔을 때 쯤, 백호 길드도 전용기에서 헬기를 갈아타고 이곳으로 도착해 있었다.
“민배야!! 어떻게 된거야?”
신민배의 가슴에서 흐르는 상처와 더불어 시란의 목 상처를 확인한 남백호가 깜짝 놀라며 물었다.
“야! 여기 치유계! 빨리 한 명 와서 치료 좀 해줘!!”
그가 소리치자 급히 치유계 한 명이 달려 왔고, 두 사람을 향해서 치유를 진행했다. 치유가 끝나고 두 사람의 모습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앉아 있을 뿐이었다.
“무슨…… 일인데 이래?”
두 사람의 모습에서 왠지 모를 불안감과 절망감을 느낀 남백호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시란은 아직까지도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했는지 멍한 시선을 하고 있을 뿐이었고, 남백호를 바라보며 신민배가 입을 열었다.
“괴수가 있었습니다…….”
“괴수? 그래. 당연히 알고 있지.”
“그런데…… 엄청난 능력을 가지고 있었어요…….”
“음. 역시 S급 이상이었던거야?”
신민배는 아무런 대답도 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리고 천천히 입을 열며 남백호를 바라보았다.
“형님…… 안젤리나를 봤습니다…….”
남백호의 눈이 동그랗게 변했다.
“무슨 소리야? 안젤리나라니?”
“지금 저곳에…… 안젤리나가 있습니다. 그리고…… 정부에서 말한 괴수라는 것이 바로 안젤리나 인 듯 했습니다…… 안젤리나가 많은 능력자들을 죽여 버렸어요…….”
“너…… 혹시 먹는 약 같은거 있니? 아니면…… 방금 저곳에서 머리를 다치거나 하지는? 야! 치유계! 방금 민배 머리 다친 것 봤어?”
“아, 아뇨?”
남백호는 지금 신민배가 제정신이 아니라고 판단을 내리고 있었다. 그가 하는 말이 도무지 믿을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이미 죽었다고 알려진 안젤리나가 있다는 것도 그렇고, 괴수가 안젤리나라니? 하물며 안젤리나가 살아 있다면 능력자들을 왜 죽이겠는가?
“형님…… 정말입니다. 모든 게 사실이에요…… 저에게 상처를 입히고, 시란에게 상처를 안겨다 준 사람도 안젤리나입니다…….”
“무슨…… 그런 말도 안되는? 시란아. 지금 민배가 하는 말이 사실이냐?”
시란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있었다. 당혹스러웠지만 두 사람의 이런 반응에 의해서 남백호는 그의 말을 믿을 수밖에 없게 되었다.
“그럼…… 지금 들리는 저 굉음 소리는 뭔데?”
쿠아아앙~!!
콰콰쾅~~!
만약 저곳에 안젤리나가 있다면 대체 왜 이렇게 굉음 소리가 들리는지 이해를 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모르겠어요…… 저희가 위험한 순간에 어떤 괴인이 나타났어요…… 상당한 덩치 같아 보였는데, 자세히 볼 순 없었습니다. 하지만 능력이 대단했어요. 안젤리나와 호각을 이룰 것 같은…….”
남백호는 지금 그의 말을 어떻게 받아 들여야 할지 모르고 있었다.
괴수가 안젤리나라는 것은 인지를 했다. 그런데 안젤리나는 애초에 치유계의 능력자였다. 막상 그녀가 살아 있다면 치유계가 저런 엄청난 굉음을 내며 싸우고 있을 수는 없지 않겠는가?
그리고 괴인의 등장. 대체 어떤 괴인인지 모르겠지만, 건물을 파괴하고 안젤리나와 싸우고 있다는 정체불명의 소리에 그 역시도 혼란스러워지기 시작했다.
남백호는 즉시 정신을 차리고 뒤를 바라보았다.
“자자! 다들 주목해라! 지금 저곳에 괴수가 있다. 현재 듣기로는…… S급 이상! 그에 버금가는 괴수인 듯 하다. 그리고…… 괴수라고 불리는 것은…… 사람 같다.”
백호 길드원 전원의 표정이 똥씹은 표정으로 일관했다.
“길드장님. 지금 이런 곳에서 농담이 하고 싶으십니까?”
“그러게 말이야…… 어째 한 동안 좀 부드럽고 진지하게 생활한다 싶었어…….”
“역시 사람이 달라지긴 힘든 건가봐.”
길드원들이 모두 상황 인지를 하지 못하고 있는 남백호에게 야유를 퍼붓고 있었다.
“야!! 이것들이 진짜! 내가 지금 이 상황에서 거짓말 하게 생겼냐!! 진짜라고! 그러니까 다들 정신 똑바로 차려! 여기서 죽어나간 능력자만 상당하다고 알려져 있다. 하물며 민배와 시란까지 부상을 입고 나왔단 말이야. 여태까지의 괴수들과는 달라! 그러니까 정신 바짝 차리라고!”
남백호가 그들을 보며 크게 호통쳤다. 그리고 신민배를 바라보며 말했다.
“어떻게? 같이 갈 수 있겠어? 아니면 넌 이곳에서 쉬고 있어.”
도리도리.
고개를 강하게 가로저으며 신민배가 말했다.
“아뇨…… 따라가겠습니다. 그리고 저의 버프가 없다면 상황은 최악이 될 겁니다.”
“저, 저도 가겠어요…….”
지금까지 멍하게 있던 시란까지 입을 열며 함께 가는 것에 동의 했다. 그런 그녀에게 신민배가 어깨에 손을 올렸다.
“아냐. 넌 오지마. 이곳에서 쉬는 게 좋겠어.”
“아뇨! 절대로요. 반드시 제 눈으로 다시 확인을 해봐야겠어요……. 그 사람이 안젤리나 언니가 맞는지 아닌지…….”
그녀의 말에 고개를 끄덕인 신민배. 그 역시도 다시 한 번 확인을 해볼 필요성을 느꼈기 때문이었다.
신민배는 백호 길드원에게 블루투스를 받으며 그들과 함께 이동하기 시작했다.
현재 수많은 능력자들이 몰려 있는 상태에서 굉음이 들리고 있는 도심 내부로는 들어가지 못하고 있었다. 아직까지 그 어떠한 명령 하달도 내려지지 않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에 백호 길드만이 현재 굉음이 들리고 있는 곳으로 걸음을 옮겼다.
============================ 작품 후기 ============================
아.. 지금 글적는 상황이 아니게 되었습니다.
간단하게 말씀드리자면 주객전도 상황이네요...
솔직히 너무 짜증나서 머리 폭발해버릴 것 같습니다.
어떻게... 호의를 이렇게 호구로 알고 있는 사람이 있는지...
술처먹고 욕하고... 글에 집중할 수도 없고...
여러분... 사람 쉽게 믿지 마십시오... 그리고 함부로 집에 들이지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