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럭셔리버프-166화 (166/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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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새로운 시작

“현재 상황은 어떻게 되고 있지?”

깔끔한 정장을 입은 한 남자가 연구실로 들어와 물었다.

그 연구실은 매우 넓고 최신의 설비를 갖추고 있었으며, 흰 가운을 입은 이들 7명 정도가 모여서 열심히 연구를 하고 있는 듯 보였다.

“현재까지 1명의 능력자를 완벽하게 개조할 수가 있었습니다.”

“그런가? 그럼 1등급이 되었다는 소리겠지?”

“물론입니다. 한 번 보시겠습니까?”

끄덕.

정장을 입은 한 남자가 고개를 끄덕이자, 연구원이 그를 이끌고 한쪽으로 갔다. 벽의 문이 열리며, 그곳에는 넓은 장소가 눈에 보였다. 그리고 그곳에 한 남자가 서 있는 모습이 보였다.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인지, 주변에는 여러 가지의 파편과 더불어 핏물이 여기저기 튀어 있었다.

“저 자인가?”

“그렇습니다. 방어계 능력자로 4등급 능력자였습니다. 하지만 실험을 통해 S급 마력석과 융합하여 아주 강력한 힘을 동반하게 된 것이지요. 측정 수치에 따르면 1등급의 능력자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인체 실험을 통해서 4등급의 능력자가 1등급까지 올랐다는 사실은 정말 대단한 성과였다. 만약 이런 실험이 계속 이어진다면 지구는 새로운 시대를 개척하는 것이나 다름이 없을 것이다.

연구원이 반대쪽 유리에 비치는 이들을 향해서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그들 역시도 고개를 끄덕여 보이고는 무엇인가 행동을 취했다.

작은 버튼 하나를 눌렀을 때, 넓은 공간의 바닥 판이 사라지며, 그곳에서 쇠창살에 갇혀진 괴수 하나가 올라왔다.

“지금 보시는 괴수는 C급 괴수입니다.”

“C급? 위험하지 않겠나?”

“후후…… 보시면 알게 되실겁니다.”

C급 괴수를 가두고 있던 쇠창살이 사라지고 괴수가 자리에서 움직이기 시작했다. 주변을 이리저리 움직이며 시선은 한 남자에게서 떼지 않고 있었다.

“크르르르…….”

보통의 괴수였다면 곧장 달려들어 물어뜯는 행동을 했겠지만, C급 괴수는 남자에게 상당한 경계심을 지니고 있었다.

그런데 오히려 괴수보다 남자가 먼저 움직이기 시작했다.

저벅저벅.

아무렇지도 않은 듯 남자는 천천히 괴수를 향해서 걷기 시작했다. 괴수가 그 모습을 보며 저도 모르게 뒷걸음질 친다.

남자의 시선이 금방이라도 괴수를 죽일 듯이 노려보며 접근하자, 이에 괴수도 가만히 있질 않았다.

“크아아앙!!”

4미터가 넘는 거대한 C급 괴수가 한 남자를 그대로 덮쳤다. 쩍 벌린 거대한 입의 크기만 해도 남자의 반을 삼키고도 남을 정도다.

콰악!!

괴수의 거대한 입이 남자의 상반신을 물었다.

그그극~!

그런데 괴수는 더 이상 움직이지 못하고 있었으며, 거대한 괴수의 벌어진 입에는 남성의 손이 보였다. 그리고 점차 그의 몸이 다시 드러나기 시작한다.

양 팔로 괴수의 입을 밀어내고는 그대로 괴수를 향해 주먹을 뻗었다.

뻐억!!

균형을 잃고 한쪽으로 나뒹구는 괴수는 계속 비틀 거리고 있었다. 남성은 또다시 괴수를 향해서 걸어간다. 괴수의 날카로운 발톱이 삐죽 튀어나오기 시작했다.

쉬익!

날카로운 발톱이 남성을 할퀴고 지나간다. 하지만 깊숙한 상처를 안겨주진 못했고, 얇게 그어진 피부에 피가 조금 세어 나올 뿐이다. 남성은 이정도의 상처가 날 것을 알고 있는 듯 보였다.

그리고 그 상황에서 괴수의 앞 발을 잡았다.

뚜욱!!

“크아앙!!”

괴수의 앞발이 남성의 힘에 의해 부러지고 말았다. 가히 엄청난 힘이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였다. 그리고 그것은 끝이 아니었다. 앞 발 하나를 부러뜨린 후, 괴수에게 재차 공격을 가하기 시작했다. 이것은 마치 괴수를 잡기 위한 것이 아닌, 오히려 폭력을 즐기는 듯한 행동에 불과했다.

괴수는 더 이상 반항을 하지 못하고 그대로 몸이 땅에 붙어버렸다. 남성은 괴수가 쓰러지자, 즉시 손을 날카롭게 폈다. 그리고는 괴수의 몸속으로 손을 ‘쑥’ 집어넣었다.

푸확!!

그리고 괴수의 몸에서 무엇인가를 뽑아냈다.

“마, 마력석?”

“그렇습니다.”

그 장면을 지켜보고 있던 정장을 입은 남성이 놀라며 물었다.

“어떻게 마력석이 있는 것을 알았지? 애초에 마력석을 품고 있는 괴수를 내 보낸건가?”

“후후, 아닙니다. 지금 저 자는 마력석의 힘을 느끼고 있습니다. 앞서 몇 번의 괴수와도 전투를 벌렸는데, 그때마다 정확하게 마력석을 지닌 괴수를 찾아냈습니다.”

으그적으그적!!

“그, 그런데 지금 저게 뭐하는 것인가?”

“마력석을 먹고 있는 것입니다.”

“장난하는거요? 마력석을 먹는 인간이라니?”

“그건…… 저희도 알 수가 없습니다. 다만 확실한 것은 이번 인체 실험을 통해서 저들의 능력이 급상승 된 것 또한 사실이지만, 특이하게도 마력석의 힘을 느낄 수도 있는 것 같더군요.”

“음…….”

괴수의 마력석의 힘을 느낀다는 것이 잘못 되었다는 것은 아니다. 다만 지금 저 남성은 괴수의 마력석을 먹고 있다는 것이 가장 의아 할 수밖에 없었다.

“대체…… 마력석을 왜 먹는거요?”

“그건 저희도 알 수 없습니다. 아직까진…….”

연구원의 말에 따르면 현재 2명이 인체 실험을 통해서 1등급 능력자가 되었다. 하지만 지금 눈앞에 보이는 남성을 제외한 다른 한 명의 경우는 대처 할 수 있는 안전의 수위를 넘은 상태였기에 격리 처리가 되어 있었다.

“지금 저 사람…… 제대로 된 이성은 지니고 있는거요?”

“아뇨…… 인체 실험으로 만들어 진 두 사람 중, 그나마 나은 사람이 저 자입니다. 현재까지는 말이지요.”

지금 눈 앞에 보이는 능력자는 누가 뭐라해도 제정신으로 보이진 않았다. 단순한 살육과 파괴를 즐기고 마력석에 미쳐 있는 것처럼 보인다.

“S급 마력석은 이제 없소. 그러니 연구를 신중히 해야 할 겁니다.”

“예? 하, 하지만 S급 마력석을 구해 준다고 하시지 않으셨습니까?”

“누군들 노력 안했는 줄 압니까? 천조원을 준다해도 내놓지 않는 S급 마력석을 무슨 수로 가지고 온단 말입니까.”

“으음…….”

연구원은 난감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현재 그들에게 남은 S급 마력석의 조각은 고작 한 명에게 실험할 양 밖에 남아 있지 않기 때문이었다.

“우선은 다음 실험을 하기 전…… 저들이 이성을 제대로 찾을 수 있는 방법부터 알아보시는게 좋을 겁니다. 그게 아니면…… 명령이라도 듣게 만들던지…….”

끄덕.

연구원은 고개를 끄덕였고, 정장을 입은 사내는 탐욕스러운 표정으로 마력석을 씹어먹고 있는 남성을 바라볼 뿐이었다.

***

대한민국은 전 세계 어느 곳보다 빠르게 괴수를 처리 했다. 그리고 이제는 1/10만 남은 곳에 괴수가 자리하고 있을 뿐이었다.

백호 길드는 백호 산하 길드원들을 다시 각 나라로 돌려보냈다. 이제 나머지는 대한민국 능력자들로써도 충분했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능력자들은 모두가 힘을 합쳐 남은 땅의 괴수들을 처리하고 있었다. 사실 모두가 힘을 합치고 있는 것이 아니라, 현재 한국에서는 능력자 생활을 오래 할 수가 없기 때문에 마지막까지 괴수에 대한 욕심을 버릴 수가 없기 때문이다.

백호 시티가 계속 건설되는 가운데, 남백호와 신민배는 건설에 대한 지식이 거의 없기 때문에 모든 것을 임창종에게 맡길 따름이다. 임장총 역시도 건설 쪽에 지식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최소한 건설 업자들과 함께 이야기 나눌 정도는 되었기 때문이다.

이들에게 대다수의 일을 맡겨놓고, 백호 길드는 현재 백호 시티가 건설 될 땅의 지하 터널을 탐색하고 있다.

“휴…… 생각보다 복잡하게 꼬여 있네?”

“그러게 말이에요. 설마 이정도로 많은 터널이 있을 줄은 꿈에도 몰랐네요.”

가장 먼저 부산에서부터 시작을 해서 현재는 대구 인근까지 도달한 그들이다. 시일만 해도 몇 달이 걸리는 작업이었으며, 지하에는 아직도 여러 괴수들이 존재하고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였다.

해서 가급적 가장 적은 피해를 받을 수 있는 백호 길드가 직접 지하 터널 괴수 처리에 나

서면서 안전 확보까지 겸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이곳에는 백호 길드 20명과 터널 폭파를 전문적으로 하는 정부 측 사람들 그리고 통신 전문 인원들이 모여 있어 총 40명 정도의 이들이 함께 이동 중이다.

먹고 자고에 대한 것을 벌써 두달이 넘게 이곳에서 진행 중이다.

칠흑 같이 어두운 곳을 탐험하고 있다 보니 빛은 아주 중요한 수단 중 하나였다.

그들이 지나간 자리는 대다수 폭파를 하였고, 표시를 통해서 밖에서 차량까지 드나들 수 있을 정도다. 하지만 워낙 많은 곳을 둘러보고 있다보니, 차량을 타고 복귀하는데 시간을 허비할 수밖에 없었고,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아예 지하 터널에서 생활을 하고 있는 중이다.

“일주일 남았다. 다들 힘내라!”

남백호가 모두에게 외친다. 일주일 뒤 그들은 이곳 터널을 나가 한 동안 휴식을 취하기로 했던 것이다.

아마도 부산, 대구, 포항 지역의 모든 터널을 조사하고 안전한 구역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최소 1년 이상의 시간이 소비 될 듯 했기에, 길드원들의 컨디션 조절도 중요했다.

쿠그르릉!

그런데 그때 지하 터널이 떨리기 시작했다.

“빌어먹을! 이 진동은 또 A급인가?”

“그런 것 같네요. 능력자를 제외한 다른 분들은 빨리 뒤로 빠져나가세요.”

“알겠습니다!”

그들은 급히 자신들의 짐을 챙기며 왔던 길을 되돌아갔다. 그리고 일정한 지점에서 그들이 전투를 하는데 최대한 방해가 되지 않게 해야 했으며, 만약을 대비해 터널이 무너져버린다면 그들만이 유일하게 백호 길드가 파묻힌 자리를 알고 있기 때문에 그들의 안위는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구그그그그~!

투확~!

터널이 울리기 시작하더니, 이내 터널의 구멍이 더 넓어지며 그곳에서 거대한 괴수의 얼굴이 드러났다.

지금까지 모든 학자들도 몰랐던 괴수가 이동하는 방법. 그것은 터널을 괴수가 기어 다니고 있다는 것이다.

A급 괴수 같은 큰 괴수들은 터널을 정상적으로 이동하며 다닐 수가 없었다. 그렇다보니 몸이 터널에 끼어서 이동하게 되었으며, 터널의 넓이가 작은 경우 그 넓이를 넓히며 이동하는 것이다. 해서 터널이 대다수 넓이가 다른 이유 중 하나였다.

거대한 얼굴이 터널을 메우자 남백호가 달려들었다.

“빌어먹을 자식! 하필이면 또 우리를 힘들게 하려고!”

A급 괴수가 나타난 것이 문제가 아니다. 이녀석으로 인해서 그들이 잠시 후에 다시금 시간을 허비해야 되는 일이 진행되기 때문이다.

신민배가 모든 버프를 시전했다. 그리고 언제나 그렇듯 강력한 공격계들이 자리를 잡기 시작했고, 이내 가장 먼저 두 사람의 능력이 시전 됐다.

“비켜!”

빠우우우웅!!!

귀를 찢을 것 같은 소리가 터널 전체를 울리기 시작한다. 여기저기 능력자들은 각기 귀를 막을 정도의 엄청난 소음이다.

파아아악!

그리고 렌드의 창이 괴수의 얼굴을 그대로 찌른다.

지금 터널에서 괴수가 얼굴을 들이민 상황은 백호 길드에게 가장 쉽게 A급 괴수를 사냥하게 만들어 주는 모습이다.

말 그대로 얼굴을 들이밀고 있으니, 알아서 얼굴만 공격하면 되기 때문이었다.

“검풍!”

쉬카카카칵!!

바람을 가르며 날카로운 검풍이 그대로 쏟아져 갔고, 이후 원거리 공격계들이 화려한 공격이 A급 괴수의 얼굴에 직격하기 시작했다.

단 5분 만에 A급 괴수의 얼굴이 거의 형체를 알아 볼 수 없을 정도로 일그러져 숨져 있었다.

“어? 마력석인데요?”

측정기를 보며 한 인물이 말하자, 남백호가 답했다.

“그래봐야 그림의 떡 아니냐? 이곳을 공사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그냥 위치 추적기 하나 붙여놔. 사체야 부폐가 빠르지만, 마력석은 유지가 될테니까. 그리고…… 다들 짐 챙겨라. 돌아가라.”

거대한 A급 괴수가 터널을 막고 있는 상황에서 더 이상 앞으로 전 진할 수가 없었다. 그렇다는 건 결국 다른 구역의 연결 길을 파악하고 갈 수밖에 없게 되었다.

남백호의 말에 한 남자가 괴수의 입에 위치 추적기를 넣어 두고, 그들을 뒤 따라 가기 시작했다. 어둠속에 위치추적기만이 빛을 내며 그곳에 백호 길드가 왔다갔다는 사실을 알려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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