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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조건
[영국은 왜 자국의 능력자를 데리고 가서 10년 동안 아무런 말이 없었는가?]
[이 모든게 영국의 계략이 아니고 뭐겠는가?]
[당장 정부는 럭셔리버프 신민배를 송환 요청해라. 그는 한국 사람이다.]
[애초에 사망했다는 사실을 근거로 영국에 귀화 시킨 것은 합당하지 않다.]
많은 불만들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하면서 인터넷은 뜨겁게 달궈지기 시작했다. 정말 영국이 이러한 행동을 했느냐에 대한 진실을 파헤치려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었던 것이다.
지금 한국 국민들은 신민배에 대한 처분이 상당히 중요한 부분이었다. 그가 있다면 한국도 이렇게 힘든 상황을 맞이하지는 않을 수가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정부에 수많은 요구를 하는 네티즌들로 인해서, 또다시 시위는 계속 되었다. 정부는 하는 수 없이 신민배에 대한 영국 정부에 송환 요청을 했다. 그리고 럭셔리버프 신민배에 대한 국제 재판이 열렸다.
결과는 당연히 영국의 손을 들어주었다. 애초에 사망을 했다는 사실은 한국 정부가 내린 결과인 것은 물론, 10년 동안 의식이 없던 것에 대한 부분은 묵과 되었다.
그리고 귀화는 신민배 스스로가 선택한 것이기 때문에 한국 정부의 송환 요청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결론이었다.
이런 국제 재판에 대해 수많은 한국인들이 다시 비난이 들 끓었다. 하지만 백호 길드와 신민배를 옹호하는 글들도 올라오기 시작했다.
[애초에 목숨 받쳐 괴수를 잡는 이들에게 관심종자 너희들이 욕할 자격이 있는거냐?]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우리나라의 국민성이 이런 현실을 만들었다.]
[차라리 잘 됐다. 이 나라는 능력이 있다고 해서 죽을 때까지 대우는 받지 못해. 하나 잘못하면 잡아먹으려고 할테니까. 차라리 영국 귀화 한 것이 신의 한수다.]
[우리나라에겐 정말 안된 일이지만, 그들에겐 잘 된 일이다. 이 나라는 더욱 더 위기를 느껴야 정신을 차릴거다. 어차피 관심종자들은 죽기 직전까지 이러겠지만.]
많은 네티즌들이 백호 길드와 신민배를 옹호하고 있는 가운데, 정부는 백호 길드에 대한 입국 금지를 해제 시켰다. 이에 대해 또다시 많은 말들이 오고가는 가운데, 정부는 계속해서 백호 길드에 재차 의뢰 요청을 했으나, 그들은 언제나 받아들이지 않았다.
남백호가 한국 정부에 남긴 말은 이러했다.
[우리가 한국에서 죽음을 각오하고 괴수를 잡아줘봐야 결국 우리에게 비난을 쏟아내는 이들에게 좋은 일만 할 뿐이다. 그들은 죽기 전까지 우리를 인정하지 않으려 할 것이다. 그러니 그들이 모두 사라진다면 그때 한국에 가겠다.]
이 말은 언론을 통해서 한국에 보도 되었다. 한 마디로 한국에 가지 않겠다는 것을 못 박았고, 대대적으로 알렸던 것이다.
수많은 네티즌들이 이에 대해 반발을 하는가 하면, 네티즌들끼리의 싸움이 시작 되었다.
나라가 위험한데 상황을 직시 못하는 네티즌들에 대한 비난, 그리고 괴수의 위협으로부터 방관하는 백호 길드의 처세에 대한 글들이 하루가멀다하고 검색어에 오르고 있었다.
그리고 이때 쯤 한국에서는 하나의 동영상이 만들어지기 시작했고, 유투브를 통해 전 세계로 퍼지기 시작했다.
동영상의 내용은 길거리 돌아다니는 수많은 국민들이 백호 길드에게 진심 어리게 자신들을 도와달라는 내용이었다.
한 명 한 명 파라노마 형식으로 빠르게 흘러가며, 그들이 눈물을 흘리며 반성하는 모습은 물론 대한민국을 지켜달라는 간절한 부탁이었다.
이런 동영상은 당연히 백호 길드원들에게도 전달이 되었다.
백호 길드원들은 모두가 모여서 그런 영상을 지켜보고 있었다. 아무래도 이슈가 되었다 보니, 어떠한 영상인지 모두가 확인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걔중에는 이미 유투브를 통해서 본 이들도 있었지만, 다시 한 번 모두가 회의실에 모여서 동영상을 재차 확인하는 계기가 되었다.
“보니까 마음이 찡하네.”
“그러게…… 모두가 나쁜 것은 아니었지만, 그런 사람들로 인해서 피해를 보는 사람들이라고나 할까?”
“하지만 이제와서 저러는 이유야 뻔하잖아? 만약 저들이 진심이었다면 애초에 우리가 입국 금지가 되었을 때부터 저렇게 나왔어야지? 안그래?”
백호 길드원들도 상황은 양분되어 있었다. 한국 국민들에 대한 동정과 아직까지 그들의 비난을 잊지 못하는 분노다.
하지만 이 중에서 그 누구도 ‘한국을 돕자’라고 말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애초에 귀화를 할 때부터 그러한 생각을 버리고 영국으로 온 이들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상황이 사람을 변화시킨다고, 동영상의 안타가운 국민들의 모습을 보니 대다수가 한국을 돕는 것에 대한 생각만을 가지고 있을 뿐이다.
“난 하나만 말해주마. 너희들이 어떠한 결정을 내린다고 하더라도, 반드시 그 계기가 성립되지 않는 이상은 난 한국에 갈 생각이 없다.”
남백호는 여전히 단호했다. 그렇다보니 길드원들도 그 어떠한 의견을 내세우는 사람은 없었다.
이런 동영상을 보고 있을 때쯤, 한국 정부는 강경책을 내놓기 시작했다.
그 첫 번째가 악성 댓글의 네티즌들을 고발하기 시작했다. 이는 국가의 안보를 위협하는 행위로 간주하게 된 것이다.
현재 한국의 경우 백호 길드와 신민배가 아니면 해결을 할 수 없는 수준에 도달했다. 그런데 그런 이들에게 비난과 악성 댓글을 퍼붓는 이들에게 법으로 처벌을 가하기 시작했다.
사실상 인터넷의 경우 자유민민주의 국가에서 개인의사 존중을 완전 무시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이런 정부의 강경한 결정에도 네티즌들은 별말을 할 수 없었다. 애초에 악성 댓글러들로 인해서 백호 길드가 떠났고, 그로 인해 대한민국의 위기가 찾아왔다.
위기는 계속 되는 가운데 악플러들의 이러한 행동이 국가의 안보를 위협한다는 결론을 지었던 것이다.
정부의 이러한 대처에 수많은 댓글러들이 정부를 비판하기 시작했으나, 정부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그리고 결국 인터넷 실명제까지 나오게 되었다.
인터넷 실명제를 선택한 대한민국의 결정에 많은 언론들이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로 인해서 악플러들이 약간은 줄어들게 되었다.
아무래도 본인의 이름을 걸고 비난을 퍼붓는 것이기 때문에, 수많은 사람들의 비판을 받을 자신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때부터 악성 댓글은 사라지고, 비판에 대한 글들이 무수히 올라오기 시작했다. 물론 이런 글들은 대다수 타당성을 연유로 두고 있었기 때문에, 악성 댓글과는 많은 차이를 보이고 있었다.
대한민국의 이러한 결정에 백호 길드원들은 상당히 놀라고 있었다. 설마하니 이런 강경책까지 내놓을 줄은 몰랐던 것이다.
“한국이 정말 힘들긴 한가보네요.”
“그러게요. 설마 국민을 상대로 강경책이라…… 어떻게 보면 독재라고도 보이긴 하지만…… 나라를 위한 결정인건가?”
백호 길드원들은 대체적으로는 한국이 이런 결정을 했다는 것에 대해 어느 정도 이해를 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때쯤 남백호의 의사를 바꿔놓는 일이 발생했다.
“길드장님. 한국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한국? 또 차혁진인가 그 사람인가?”
“아뇨. 이번에는 임창종이라고하는 분의 아내라고 하십니다.”
“뭐?”
임창종 본인도 아닌 그의 아내가 연락했다는 소리를 듣고 남백호의 표정이 확연하게 변했다.
‘뭔가…… 불길하군.’
남백호는 즉시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제수씨?”
이미 임창종의 아내를 몇 번이나 본 적이 있었고, 호칭은 ‘제수씨’로 오래전부터 부른 상태다.
[흑흑…….]
그녀는 쉽게 입을 열지 못하고 있었다.
“제, 제수씨. 왜 그러십니까? 무슨 일인가요?”
[남편이…… 남편이…….]
그녀가 우는 상황에 임창종에 대한 일이다. 분명히 안좋은 일이 생긴 것이 확실했다.
“제수씨. 천천히 말씀해보세요. 네? 무슨 일입니까? 창종이에게 무슨 일이 생긴 건가요?”
남백호가 오히려 더 흥분하며 그녀에게 물었다. 그리고 그 말을 들은 남백호는 한 동안 충격에 빠져 그 어떠한 말도 하지를 못하고 있었다.
그날 남백호가 길드원 전원을 소집하고 통화 내용에 대해 말해주었다.
“계기라면 이미 충분하다. 물론 한국에가서 괴수를 처리하는 문제는 다시 논의 해봐야겠지만, 난 당장 한국으로 가야겠다. 같이 갈 사람있나?”
10년이 넘은 시점에서 처음으로 남백호가 한국행을 결정했다. 그리고 그가 그런 결정을 한 이유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백호 길드원 전원이 한국으로 가는 것에 찬성을 했다.
남백호가 임창종의 아내에게서 들은 말은 다소 충격적이었다.
괴수의 갑작스러운 출현. 그것은 임창종이 거주하는 지역이었고, 괴수들이 주변 도시와 건물을 파괴하는 가운데, 임창종의 저택에도 들이 닥쳤다는 것이다. 괴수들이 저택을 파괴하는 동안 임창종은 아내와 아이들을 지키기 위해 애를 썼고, 겨우 그들을 안전한 곳으로 도주하게 만들 수 있는 시간을 벌었다. 그러나 임창종은 지금 사경을 해매고 있다는 소식이었던 것이다.
한국의 그 누구도 아닌 임창종의 문제다. 남백호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사람을 꼽으라고 한 다면 세 손가락 안에 드는 사람이 바로 임창종이었다. 그랬기에 곧장 그들 모두가 비행기를 타고 한국으로 갔다.
백호 길드가 한국으로 온다는 소식에 수많은 사람들이 환호를 했다. 아마도 백호 길드가 한국에 괴수를 처리하기 위해 오는 줄 알고 있었던 모양이다. 하지만 그들 중에서는 아니꼽게 보는 이들도 많았다.
공항에 도착했을 때, 수많은 인파가 그들을 맞이했다. 하지만 남백호는 그 어디에도 시선을 주지 않았고, 언론에 대해 그 어떠한 말도 남기지 않았다.
취재진의 수많은 질문에도 백호 길드원들은 그대로 공항을 빠져나가 즉시 병원으로 달렸다.
한국 최고의 병원이라고 하는 S병원. 그곳 중환자실에 임창종이 산소 호흡기를 끼고 가쁜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치유계의 치유로도 소용이 없는 겁니까?”
“흑흑…… 네.”
백호 길드원들이 모두 바라보고 있는 임창종의 모습은 참혹하기 그지 없었다.
오른쪽 팔꿈치 부분이 사라져 있으며, 오른쪽 다리 하나도 사라져 있다. 치유계로 인해서 외형적인 부분은 고쳐진 상태였지만, 내상이 더 큰 문제 같아보였다.
“수, 수술은 안되는 겁니까?”
“흑…… 심장이 크게 손상되어 수술을 하게 될 경우 죽게 될지도 모른데요. 어떻게 하면 좋죠?”
그녀의 물음에 남백호는 어떠한 말을 할 수가 없었다. 그가 보기엔 목숨을 건긴 것 자체부터가 다행이라고 여겨질 정도다. 하지만 지금의 모습을 보니 오래 못가 못숨이 위험할 것처럼 보였던 것이다.
“우선 의사를 좀 찾아가보죠.”
신민배가 남백호와 둘이 의사를 찾아갔고, 나머지 길드원들은 임창종의 아내를 보살펴주며 임창종을 향해 기도를 할 뿐이었다.
“현재 심장의 손상이 매우 극심합니다. 수술 도중 빠르게 봉합하는 것이 우선인데, 그렇게 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없습니다. 해서 수술은 시도도 못해보고 있는 상황입니다.”
의사의 말을 듣고 침울해 할 수밖에 없는 남백호. 하지만 신민배는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의사에게 물었다.
“혹시…… 보조계의 버프도 수술에 효과가 있을까요?”
“예……? 버프요?”
능력자 관리소의 의사들과 외과 의사들은 서로 배우는 것이 다르기 때문에 신민배의 말에 의사도 약간 놀랄 수밖에 없었다.
“음…… 솔직히 시도 되어본 적이 있다고는 들었습니다만, 크게 효과는 없다고 들었습니다.”
남백호가 그 말을 듣고 강한 어조로 말했다.
“그거야 평범한 보조계였을 뿐이겠지요. 여기 있는 사람은 세계 최고의 보조계입니다. 아마도 확실한 도움을 줄 방법이 있을 겁니다.”
“예? 세계 최고라면……?”
그제야 의사는 신민배의 얼굴이 어디서 본 것 같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그들이 입고 있는 정복이 바로 백호 길드라는 사실에 꽤나 놀라고 말았다.
“아! 바, 반갑습니다. 제가 미쳐 알아보질 못했네요.”
“아뇨. 신경 쓰지 마십시오. 현재는 임창종씨의 수술이 가장 최우선입니다. 저의 능력을 말씀드릴테니, 혹시 수술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것인지를 먼저 생각해 보셨으면 합니다.”
이후 신민배는 자신의 능력에 대해서 의사에게 모두 설명을 했고, 그 중 몇 가지의 능력에 대해 크게 관심을 보이는 의사.
“지금 있는 능력중에서 현재 수술에 필요한 능력은 생명력, 정신력 강화와 회복의 가호, 철벽 방어, 신의 가호, 생명의 혈화 정도겠군요.”
“네? 방어력 강화는 필요가 없는 겁니까?”
“음…… 그건 저도 생각해봤습니다만, 수술을 하는데 있어서 방어력이 올라간다는 것은 저희 의사들에게는 도움이 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하물며 환자의 피부가 단단해진다면 절개하는데 있어서 어려움이 있을지도 모르고요.”
“그렇군요…… 그럼 당장 수술을 시도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신민배가 말하자 의사가 양손을 흔들며 말했다.
“아뇨. 보조계의 능력을 알았다고해서 제가 적응 할 수는 없을겁니다. 그러니 우선은 버프의 능력에 익숙해지는 것이 우선입니다. 그리고 그것이 익숙해진다면 바로 수술을 감행하는 것이 좋겠지요.”
“알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