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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다시 명성을 날리다
도착한 곳에는 많은 수의 군 장성들과 정부의 능력자로 보이는 이들. 그리고 베르나가 함께 자리하고 있었으며, 대다수 이름이 있는 길드장들이 모여 있는 듯 했다.
“장군님. 모시고 왔습니다.”
나이가 대략 60살 정도는 되어 보이는 백발의 남자 앞에 남백호가 다가갔다.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는 정중히 남백호에게 인사를 건넸다. 반면 남백호는 무심하게 주변을 둘러보고 이내 그에게 말했다.
“S급 괴수에 대한 조건은?”
남백호의 말에 다른 길드장들과 정부 측의 능력자들이 눈빛이 한 순간 바뀌었다. 설마하니 이런 상황에서 조건을 말을 할 수 있는 강심장의 소유자가 있다는 것이 황당했던 것이다.
“저 사람 제정신이야? 무슨 조건을 따져? 목숨이 왔다갔다하는 판국에?”
“그러게 말이야. 보니까 동양 원숭이로 보이는데?”
“동양 원숭이? 그럼 저 남자가 백호 길드의 길드장인가?”
이 자리에 있는 능력자들 중 백호 길드를 모르는 사람은 한 명도 없을 것이다. 오래 전 가장 명성을 드높인 길드의 이름일 뿐만 아니라, 그들이 가는 곳마다 언론이 함께 움직일 정도였다.
“그런데 지금은 그때와 다르잖아?”
“그러게 말이야. 한국에서 S급 괴수가 나왔을 때 많은 피해를 입었다고 하지 않았었나?”
“그랬지. 그때 럭셔리버프도 내가 알기론 죽은 걸로 알고 있는데?”
“신민배라는 보조계가 없는 상황에서 잘도 저런 말을 하는군?”
길드장들은 서로 남백호를 헐뜯기 시작했다. 그런 이들에 반해 정부 측의 장성들은 백호 길드에게 강한 믿음을 가지고 있다.
이미 캐마린 의원에게 들은 내용도 있을 뿐만 아니라, 영국 최고의 길드장인 베르나에게서 많은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이다.
“정부에서 제시한 조건은 S급 괴수를 처리한 후 대화하기를 원하십니다.”
“음…… 그런가? 그럼 우선 S급 괴수가 죽게 된다면 괴수에 대한 모든 권리는 우리에게 있다고 보면 되는 건가?”
“물론입니다.”
장성의 대답이 너무나 쉽게 이루어지고 있었다. 그리고 그들의 대화에 빠르게 타 길드장들이 끼어 들었다.
“무슨 말을 하는거요? 그럼 우리는?”
“장난합니까? S급 괴수가 어떤 괴수인지나 알고 있소? 다 같이 열심히 잡은 괴수에 대한 권리를 왜 백호 길드가 가집니까?”
“대체 백호 길드 따위가 뭐라고? 예전과 비교하기엔 지금은 너무 터무니 없이 약한 길드가 아닌가?”
길드장들의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었다. 그런 이들에게 남백호가 간단하게 한 마디 했다.
“그럼 니들이 S급 괴수 몸빵하고, 니들이 때려잡아. 우리는 시민들의 안전과 대피에만 힘쓸테니까.”
남백호의 말에 발끈하기 시작하는 길드장들. 하지만 이런 길드장들을 대신해 장성이 사과를 하며 나섰다.
“죄송합니다. 부디 화를 푸십시오. 현재는 한 시가 급한 상황입니다.”
“한 시가 급한 건 나도 알아. 하지만 같은 능력자들이 서로를 믿지 못하는 상황이라면 말은 달라지지. 니들이 S급 괴수 잡아.”
남백호가 길드장 무리를 보며 자신있게 말했다. 그리고 약간은 비아냥거리는 어투로 한 마디 더 던졌다.
“부디 한 번에 밟혀서 죽지만 말라고.”
“뭐라구?”
“이 자식이?”
“동양 원숭이 따위가 주제 파악을 못하는 건가?”
그들은 예전 백호 길드가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더군다나 신민배가 빠진 백호 길드가 강해봐야 그들 길드 정도의 수준과 대등하다고 생각했다. 그렇다보니 무시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그들이 조용히 있을 리는 없었던 것이다.
“그만들 하시죠. 현재 S급 괴수를 잡을 수 있는 것은 백호 길드 밖에 존재하지 않습니다. 물론 영국의 능력자들 모두가 덤벼든다면 가능하겠지요. 하지만 인명 피해는 어떻게 하실 생각입니까? 제가 알기론 백호 길드는 그 어떠한 피해도 받지 않고 S급 괴수를 쓰러뜨릴 수 있는 유일한 길드입니다.”
베르나의 말에 다른 길드장들이 다시 입을 열었다.
“하? 그게 무슨 소리요? 고작해봐야 20명도 되지 않는 길드원들이 S급 괴수를 잡는다고?”
“거짓말도 정도껏 하시오. 아무리 신성 길드가 영국에서 가장 대단하다고 하지만, 이런 거짓말까지 하면서 백호 길드를 옹호하다니?”
지금 이 자리에 있는 이들은 그 누구도 백호 길드가 S급 괴수를 잡을 수 있다는 말을 믿지 않고 있다. 물론 군부의 장성들도 마찬가지다.
“맞아요. 20명도 안되는 백호 길드가 S급 괴수를 잡는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겁니다. 해서 신성 길드가 그들을 도울 거예요. 그리고…… 럭셔리버프의 신민배씨가 있는 상황에서 S급 괴수는 반드시 쓰러뜨릴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는 백호 길드입니다.”
마지막 베르나의 말은 길드장들은 물론 장성들까지 놀라고 있었다. 바로 베르나의 입에서 럭셔리버프라는 단어가 나왔기 때문이다.
얼마나 유명한 호칭이던가?
전 세계적으로 이름을 알리며, 가장 잘나갔을 당시 최고의 능력자라고 찬사까지 받은 럭셔리버프였다. 하지만 그가 죽었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상황.
“장난합니까? 럭셔리버프가 죽은지가 벌써 10년이 넘었어요. 무슨 좀비라도 나타났단 말입니까?”
한 사람이 화를 내다시피 말을 하고 있었다.
“그래서? 지금 제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말인가요?”
베르나가 그를 매섭게 쏘아보았다.
“으음…….”
영국 최고 길드의 길드장이다. 그녀의 말을 거스를 수 있는 사람은 몇 명 없을 정도다.
“아무튼 지금은 시기가 급하니까 이 문제는 여기서 끝내도록하죠. 당신들은 시민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고, 싱크홀에서 나타난 하급 괴수들의 사냥에 힘써주세요.”
베르나는 그 말을 하고 남백호와 함께 막사를 나왔다.
“우리가 도와 줄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요?”
베르나는 남백호를 보며 물었고, 남백호는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
“글세? 난 잘 모르겠는데? 민배한테 물어봐야지. 아무래도 괴수 사냥에 있어서 모든 지휘권은 민배에게 있으니까.”
“알겠어요. 그럼 함께 가시죠.”
두 사람은 나란히 신민배를 향해 걸음을 옮겼다.
백호 길드원들이 있는 장소에 도착한 베르나와 남백호는 신민배의 의견을 듣고 있었다.
“아시다시피 S급 괴수는 터무니없는 생명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미국에서도 3일 동안 잡았다면서요? 그것도 수많은 능력자들을 대동하고.”
“그랬지. 그렇지만 너는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의 능력을 가지고 있잖아?”
“뭐…… 그거야 인정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괴수의 엄청난 생명력을 백호 길드만으로는 해결 할 수가 없습니다. 그러니 신성 길드의 공격계 능력자들을 전부 투입해서 괴수를 잡아야만 할겁니다.”
“그런데 그렇게 되면 너의 정신력이 남아나겠어?”
“후후, 시란이 있잖아요. 그리고 상황에 맞게 버프 운용을 잘하면 정신력의 문제는 아마 걱정 안해도 될 겁니다.”
“그렇군. 그럼…… 가볼까?”
남백호가 자신의 방패와 해머를 들어 올렸다. 그리고 길드원들을 보며 큰 소리로 외쳤다.
“가자! 가서 녀석을 죽이고, 예전의 명성을 되찾자!!”
우와와와~!
소수의 길드원들이 외치는 함성은 주변 능력자들의 시선을 쏠리게 만들었다.
“뭐야? 미친것들 아냐?”
“그러게? 근데 저것들은 뭐야? 클랜이야?”
“일반팀 아냐? 인원이 너무 적은데?”
그들은 백호 길드를 그저 미친팀 취급을 하고 있었다.
백호 길드가 가장 먼저 앞장서서 S급 괴수를 향해 걸음을 옮겼고, 그들의 뒤로 신성 길드 600명이 함께 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어? 뭐야? 왜 신성 길드가 저들을 따라가는거야?”
“앞서 가는 것들 방금 함성 지른 미친놈들 아냐?”
“맞는 것 같은데? 그런데 왜 신성 길드들이 저들을 따라가고 있냐고. 벌써 작전이 나온거야?”
“쳇…… 결국 신성 길드에 모두가 밀린 꼴이군. 그런데…… 대체 저들은 누구야?”
그들은 생소한 동양인 팀을 바라보며 의문을 띄울 뿐이었다.
정부에서 내려진 지시는 백호 길드와 신성 길드를 제외한 모든 길드와 클랜 그리고 능력자들은 시민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것이었으며, S급 괴수의 토벌은 두 길드에만 맡겨졌다.
“그게 사실이야?”
“나도 방금 전에 들었어. 정말 그가 나타난거야?”
“에이 설마? 분명 그는 죽었다고 했었잖아? 그것도 10년 전에. 그런데 갑자기 나타났다는게 말이 돼?”
“난 근데 소문은 들은 적이 있어. 그가 살아 있다는.”
능력자들은 옹기종기 모여서 누군가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그 이야기의 주제는 바로 신민배였다.
럭셔리버프 신민배가 현재 이곳 런던에 나타났다는 말에 그들의 호기심을 자극했던 것이다.
“어쩌면…… 거짓말이 아닐 수도 있어. 정부가 이렇게까지 나오는 걸 보면 말이야.”
“그렇긴하지. 정부에서는 최대한 능력자들의 안전을 고려해서 백호 길드와 신성 길드 두 길드만 S급 괴수 사냥에 투입했다고 하니까.”
“제길…… 만약 그 말이 사실이라면 지금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잖아?”
“무슨 말이야?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라니?”
그는 어이가 없다는 듯 말했다.
“몰라서 물어? 백호 길드를 세계 최강의 길드로 만들어 놓은 능력자가 바로 럭셔리버프 신민배였어. 그런데 지금 그 대단한 능력자가 S급 괴수를 사냥하기 위해 떠났단 말이야. 그 광경이 궁금하지 않아?”
“음…….”
대다수 길드장들이 그 말에 심각한 표정으로 일관했다.
이들 모두도 능력자들이다. 대단한 능력에 그만큼 감탄을 하고, 부러워하며, 시기를 하는 것이 능력자들의 마음.
그런데 신민배의 버프는 차원이 다르다는 것을 알고 있다.
10년 전 당시 럭셔리버프의 이름이 언론과 인터넷을 강타하면서 수많은 사람이 그의 버프의 효력을 맛보는 것이 꿈이었다.
그리고 지금 이곳에 그가 나타났다는 것은 그동안의 꿈을 이룰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문제는 지금은 긴급 상황. 그렇기 때문에 섣불리 꿈을 행동으로 실천할 수는 없는 부분이다.
“보기라도 하면 좋겠는데…….”
“그러게 말이야…….”
각기 친한 길드장들은 서로 모여서 의견을 나누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들은 길드에서 소수의 인원들을 뽑기 시작했고, 정부 측 몰래 다섯 개의 팀을 구성했다.
50명으로 구성 된 다섯 개의 팀.
현재까지 이곳 런던에 모인 능력자들의 수는 7,200명 가량이 된다고 한다. 그 중에서 50명을 뺀다고 해도 전력에는 큰 차이가 없다. 물론 다섯 개의 팀에는 영국에서 잘나간다는 길드장 10명이 속해 있다는 것 뿐.
그들 길드장들은 어떻게 해서든 신민배의 버프에 대한 것을 직접 눈으로 확인을 하고 싶었던 것이다. 그리고 길드에 대한 전권을 부길드장에게 임명하고는 50명의 인원은 몰래 백호 길드와 신성 길드가 향한 방향으로 사라졌다.
쿠쾅쾅쾅!!
파샤샤샤샥!!
스칵! 스칵!!!
S급 괴수의 모습이 건물 뒤로 보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뭔가 빠르게 괴수의 몸을 타고 오르며, 스쳐가는 것이 보이지만, 너무나 멀리 떨어져 있는 것은 물론, 그 이동속도가 상당히 빨랐기에 정체를 파악하기는 힘들었다.
퍼버버벙~~!
막강한 원소 공격이 진행 될 때마다 그 파괴의 여파가 런던 도심 속에 강한 후폭풍을 일으키고 있었다.
그리고 점차 전투를 진행하고 있는 장소에 다가왔을 때, 50명의 이들 중 그 누구도 입을 다물고 있는 사람은 없었다.
“이, 이게 어떻게 된거야?”
“저런 말도 안되는 속도라니?”
“어떻게 S급 괴수의 공격을 막고 있는거지? 저 방어계는 누구야?”
“대체 저런 말도 안되는 공격력이라니? 무슨 일이 지금 여기서 일어나고 있는거냐고!!”
조심스럽고, 비밀리에 이 장소로 이동한 그들은 더 이상 조용히 있을 수가 없었다. 지금 눈 앞에 펼쳐진 광경은 그들이 상상조차 한 적이 없는 능력자들의 모습이 눈에 들어 왔기 때문이다.
============================ 작품 후기 ============================
뒤늦게 술 한 잔 하고 와서 한 편 올립니다..
사실 오늘 또다시 멘탈에 타격을 입는... 상황이 있었기에... 한편 올리고 말려고 했으나... ㅠ_ㅠ 그래도 코멘트 달아주시는 독자님들을 무시할 순 없고...
현재 선작만 1만 4천명이 넘은 가운데... 한 명 때문에 기분 상했다고 1만 4천명이 피해를 보게 할 순 없어서... 급히 한편 올립니다..
집에서는 한잔 더 하고 자기로 했고요... 눈 뜨면 한 편 더 올려드릴게요....
힘드러요 ㅠㅠ
1만 4천 명의 칭찬보다.. 한 사람의 비난이 더 큰 상처가 된다는거...
절실하게 느낄 정도입니다...
그래도...이제 상처 안받을겁니다... 왜냐구요? 저에겐 1만 4천명의 독자님들이 있기 때문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