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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파괴적인 능력들.
패트리아의 사냥이 끝났다.
신성 길드들은 멍하니 백호 길드원을 바라볼 뿐이었고, 오랜만에 백호 길드는 당당하게 어깨를 펴게 되었다.
“예전보다 많이 강해지셨네요.”
베르나가 다가와 신민배에게 말을 걸어왔다.
“네.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A급을 이렇게 짧은 시간 동안 아무런 피해 없이 잡을 수 있다니…… 정말 믿기지가 않는군요.”
신성 길드만 해도 300명으로 A급 괴수를 잡으려고 한다면 최소한 20명 이상의 희생자가 나온다. 이런 20명의 희생자도 베르나의 광역 치유 때문에 줄어든 숫자라고 할 수 있다.
백호 길드의 출현은 신성 길드에게 너무나 충격적이었다.
오래 전 유명했던 백호 길드를 몇 년 동안 지켜 본 그들은 소문과는 많이 다르다는 것을 깨달았었다. 물론 그 시기에는 신민배가 없어서였으나, 소문으로만 들었던 것보다 터무니 형편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오늘 그동안 무시했던 백호 길드가 전쟁의 영웅으로 까지 보일 정도였다.
한 명 한 명의 능력이 가히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로 강했으며, 시현의 풍참은 말로 설명할 수조차 없는 위력이었다.
잠시 모두가 휴식을 취하고 있을 때, 남백호가 신민배에게 다가 왔다.
“어떻게 된거냐?”
“뭐가요?”
“아까 네가 말한거 말이야. 마치 괴수가 그렇게 공격 할 것을 알고 있었던 것 같던데?”
“아? 그거요? 네. 아무래도 디버프로 연결되어 진 능력으로 인해서 괴수의 생각을 약간 읽을 수가 있었어요.”
“약간?”
“약간은 아니고…… 어디로 공격할지에 대한 것을요.”
그 말을 듣고 남백호의 표정이 심각할 정도로 바뀌었다. 또한 베르나 역시도 마찬가지다.
“괴수의 생각을 읽을 수가 있다는 건가요?”
그녀 역시 똑같은 질문을 물었고, 신민배는 고개를 끄덕여보였다.
“하…… 이걸 진짜 믿어야 할지 말아야할지…… 어떻게 네가 새로운 능력을 가질 때마다 사람을 놀라게 하는 재주는 타고 났구나.”
그곳에 있던 모든 사람이 신민배의 버프에 감탄하고 있다.
“앞으로 모든 작전의 지휘는 네가 도맡아 하는게 낫겠다. 괴수의 생각까지 읽을 정도라면…… 이미 말 다한거지. 더군다나 비행 괴수에 대해서는 모든 능력자들이 포기한 상황인데, 이제 그런 녀석들도 잡을 수 있으니…….”
사실 앞전의 패트리아에 대한 사냥을 포기한 남백호였다. 하지만 신민배로 인해 그런 녀석까지 잡을 수 있다는 것에 대해, 이 세상에 더 이상 잡지 못하는 괴수는 없을 것이라는 결론까지 나올 정도다.
“자…… 그럼 다음으로 가실까요?”
베르나가 미소를 지으며 신민배에게 다가왔다.
“벌써요? 아직 제대로 쉬지도 않았을텐데?”
백호 길드는 둘째고 많은 인원의 신성 길드를 보며 한 말이다.
“괜찮습니다. 아시다시피 워낙 금방 잡았기 때문에요. 그리고…… 신민배씨는 빨리 능력에 익숙해져야하니까요.”
그녀는 그 말만을 남기고 신성 길드의 이동을 지시했고, 백호 길드 역시 그들을 따라나섰다.
이후 A급 괴수 사냥이 활발해지기 시작하면서 신민배는 서서히 자신의 능력에 익숙해지기 시작했고, 그런 버프를 받는 백호 길드원들도 조금씩 버프의 효과를 효율적으로 이용하는데 익숙해져가고 있었다.
***
괴수로부터 가장 안전한 국가를 꼽으라면 모든 사람들이 미국이라고 말할 것이다. 현재까지 미국은 수많은 능력자들을 배출함으로 해서 일반 시민들이 괴수들에게 당하는 일은 단 한 번도 일어나지 않고 있다.
또한 도심을 관통하는 싱크홀에 대한 대비를 빠르게 마쳐가며, 도심의 지반이 무너지는 것 역시 방비한 상태다.
미국은 능력자들에 대한 연구에 상당한 예산을 투입했다. 그래서인지 높은 등급의 능력자들도 많은 수를 보유 중이다.
이런 미국도 걱정거리가 있다면 바로 S급 괴수에 관한 것이다.
S급 괴수가 미국에 단 한 번 나타난 적이 있었다. 그리고 수많은 능력자들을 투입하여 3일에 걸쳐서 겨우 S급 괴수를 쓰러뜨렸다. 피해는 이로 말할 수 없는 천문학적인 결과를 가져왔으나, S급 괴수를 쓰러뜨린 유일한 국가다.
그들은 괴수를 처리하는 것에만 열을 올리지 않았다.
어떻게 괴수가 탄생했고, 터널은 어떻게 뚫었으며, 대체 어디서 오는 것인지에 대한 연구를 계속 진행 했다.
다른 나라들은 터널 조사를 거의 포기한 상태였으나, 미국만은 꾸준하게 터널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었다.
현재까지 수많은 능력자를 잃으며 얻은 보답은 이제 겨우 맨틀의 중간에 진입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다른 나라는 이에 대한 정보를 하나도 모르고 있는 상태였고, 미국은 계속해서 터널을 따라 맨틀 아래로 목표를 잡고 있었다.
“알파. 들리나? D313 구역으로 진입하겠다.”
-알았다. 오메가. 부디 건투를 빈다.
군부대와 함께 미국의 능력자들이 대열을 이어 거대한 터널을 이동하고 있다.
현재 군부대와 움직이고 있는 능력자들은 미국이 비밀리에 터널을 조사하기 위해 고용한 인물들로 대다수가 3등급 이상의 능력자들로 구성이 되어 있었다.
이들이 터널 조사에 투입되었다는 소식은 기밀 사항으로 미정부에서도 아주 극소수만이 알고 있는 특급 기밀 사항이었다.
현재 오메가라고 불리는 팀은 하나의 목적을 가지고 터널에 들어서 있는 상태다.
그들이 터널에 들어온 목적은 괴수의 탄생 과정을 찾는 것이었다.
미정부는 괴수가 지구의 지하에서 올라온 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또한 계속해서 만들어지는 것이 괴수라는 결론을 내렸다. 다만 누가 왜 만드는지에 대한 의문을 지울 수가 없었고, 이번에 그 의문을 풀기 위해서 오메가 팀을 결성하게 된 것이다.
맨틀의 중간부까지 통과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 그 안에 군부대와 능력자들은 다음 팀들이 들어올 수 있도록 터널의 단시간에 이동할 수 있는 거리를 확보하고 있었다.
수많은 터널들을 고의적으로 붕괴시켜, 괴수들이 진입을 못하게 하는가하면, 터널 내부에 철로를 놓아 이동한 거리에 대한 동선을 확보하기 시작했다.
이렇게 해서 미국은 맨틀까지 내려가는 시간을 단 8일로 줄어들게 만들었다.
그리고 이들이 맨틀 중간을 넘어섰을 때, 그들 모두가 예상도 못할 광경을 목격하게 되었다.
“이게…… 대체 뭡니까?”
터널의 끝이 보인다. 하지만 그 끝은 끝도 없는 어둠이었다. 자칫 잘못보면 터널이 어둠속에 빠져 있다고 생각이 들 정도다.
“비춰봐.”
군부대의 대형 플래시가 터지며 전방에 있는 어둠속을 밝히기 시작했다.
“무슨…… 이런 공간이?”
맨틀의 중간을 넘어선 이곳은 말 그대로 암흑 공간이었다.
빛이 어디까지 뻗어나갔는지 알 수도 없었고, 그 어떠한 물체도 잡히지 않는 상황이었다.
능력자는 어둠속으로 가까이 다가갔고, 그곳에 작은 돌 조각 하나를 던졌다. 하지만 허공을 날아가는 돌은 그 어떠한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그러는 사이 군용 플래시에 비친 물체 하나가 빠르게 지나갔다.
“뭐지? 방금 지나간 것!”
“모, 모르겠습니다!”
군인들은 급히 빛을 이리저리 쏘아보았지만, 순식간에 빠르게 지나간 물체를 다시 찾을 수 없었다.
그런데 그때 능력자 한 명이 빛이 비춘 곳을 향해서 주먹만한 돌을 던졌다.
톡…….
멀리 날아간 돌이 허공에 부딪히며 아래로 떨어져 내리고 있었다.
“저, 저건……?”
돌을 던진 그는 소스라치게 놀라고 있었다. 현재 그들이 비추고 있는 것은 어둠이 아니라, 칠흑 같은 벽이었던 것이다.
“대체……?”
그들 모두가 거대한 검은 벽에 막혀 있는 상황에서 갑자기 터널 전체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드드드드드~!
“제길! 괴수가 움직이고 있는 것인가!”
터널이 흔들린다는 것은 괴수가 터널을 파고 있거나, 주변 어딘가에 있다는 소리다.
그들은 신경을 곤두세우며, 앞과 뒤를 바라보며 금방이라도 전투 준비를 하고 있었다.
“으아아아!!”
그런데 그때 앞을 바라보고 있던 능력자 중 하나가 큰 소리로 비명을 질렀다. 뒤를 보고 있던 능력자들이 급히 고개를 돌려보니, 앞을 주시하고 있던 모든 이들이 넋이 나간 표정으로 몸을 떨고 있었던 것이다.
“뭐야? 무슨 일이야?”
“저, 저기…….”
한 사람이 손가락으로 어둠을 가리켰다.
“대체 왜 이래?”
뒤를 돌아보고 있던 이들은 영문을 몰라 어둠을 주시했다. 그런데…… 그 어둠이 움직였다.
자세히 보면 칠흑 같은 어둠의 벽과도 같다고 볼 수 있지만, 자세히 보니 움직이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이게 대체…….”
능력자 중 하나가 움직이는 거대한 어둠의 벽을 보며 한 발짝 앞으로 걸어갔다.
번쩍.
그리고 그 순간 거대한 어둠속에서 무엇인가 드러났다.
“누, 눈?”
“괴, 괴수다!!!!”
어둠 속에서 빛을 발한 것은 바로 괴수의 눈이었다. 그들이 짐작도 할 수 없었던 S급 괴수가 눈을 떴던 것이다.
“빌어먹을! 여기는 S급 괴수의 둥지였던가!!”
“다들 도망쳐!!”
S급 괴수를 상대로 아무런 행동을 취할 수 없던 그들은 즉시 후퇴를 감행했다. 그리고 그 순간 칠흑 같은 괴수가 터널을 통해 그들이 움직이는 것을 발견했다.
쩌어억~!
거대한 무엇인가가 벌어졌다. 그것은 괴수의 입으로, 지금까지 그들이 본 것은 괴수의 얼굴이었던 것이다.
입을 벌리자 주황색 빛이 가득 나타나기 시작했고, 그 주황색 빛은 터널을 향해서 쏘아져갔다.
“피, 피해라!!”
푸화화화확~~~!
거대한 화염이 터널에 있는 능력자들과 군부대를 모조리 태워버리고 재만을 남겼다.
그런데 그 중 유일하게 한 명이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그는 터널의 반대편으로 도망을 가지 않고, 괴수의 입으로 오히려 달렸다. 그리고 터널 아래로 떨어져 겨우 목숨을 부지한 방어계였다.
하지만 자신의 선택이 얼마나 바보 같은 행위였는지 주변을 둘러보며 알 수가 있었다.
“여긴…… 대체 뭐하는 곳이야?”
주변의 어둠에 서서히 익숙해지는 가운데, 아주 얕은 빛이지만 둥그런 무엇인가가 눈에 들어왔다.
그런데 자세히 보니 그것은 마치 알과도 매우 흡사했고, 천천히 고개를 둘러보니 사방이 모두 그런 것에 둘러 쌓여 있었다.
“윽! 빨리 이곳을 나가야 해!”
그는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하지만 떨어지면서 다리를 다쳤는지, 행동에 장애가 느껴졌다.
쩌적! 쩍! 쩍!
천천히 벽을 기어오르려고 한 순간, 주변의 알들이 깨지기 시작했고, 그의 표정은 점점 공포로 채워져 갔다.
수많은 알이 깨어짐과 동시에 어디선가 말소리가 들려왔다.
“먹어라…….”
그 목소리는 단 한 번도 들어 본적이 없는 언어였다.
============================ 작품 후기 ============================
여러분. 올린 다섯 편 중에서 제일 루즈 했죠? 죄송합니다. 반성할게요. 조급해지다보니... 저도 모르게 루즈해지고 말았네요. 이제 슬슬... 민배 빠들을 다시 모이게 할 생각이며, 한국에 빚도 받으러 갈 생각입니다.
그 이후에는 아마도 종점을 향해서 달리게 될 것 같네요...
300편을 예상했지만, 어쩌면 더 일찍 끝날 수도 있음을 알려드리겠습니다. 글이야 더 늘릴 수는 있겠지만, 루즈하면 안늘리만 못하기 때문에...^^;; 죄송합니다. 여러모로 노력을 하고 있으나... 한 편씩 루즈해지는 걸 제가 말릴 수가 없군요... 루즈 귀신이 붙었나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