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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파괴적인 능력들.
그날 저녁 모두가 함께 식사를 하고 각자 자신의 집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베르나와 신민배는 서로 마주보며 앉아 있었다.
그녀를 처음 봤을 때가 12살의 어린 나이였다. 그리고 10년이 지난 지금 22살의 나이임에도 그때 당시와 크게 달라진 것이 없어 보인다.
“내일 상황이 정리 되는대로 집을 옮길까 합니다.”
“네? 왜요? 그냥 계셔도 됩니다.”
“아뇨…… 그래도 아는 사람 집에 있는 것이 좋겠지요. 저도 불편하고요.”
“전 불편하지 않는데요?”
그녀는 아무렇지도 않은 듯 무뚝뚝하게 말을 하고 있었다. 마치 로봇과 같은 느낌이라고나 할까?
‘마치 이 말투는…… 처음 백호 길드에 갔을 때 안젤리나를 본 느낌과 정말 흡사하구나…….’
그 당시에 안젤리나의 신비한 모습에 혼이 빼앗긴 그였다. 그런데 지금 그녀의 말투가 안젤리나가 처음 그에게 인사했을 때와 비슷했다.
‘기억만 가지고 있다라…….’
베르나에게는 아무런 감정을 가지고 있지 않지만, 안젤리나의 기억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못내 불편하기도 하면서 그녀에게 대한 미련을 가지게 만드는 듯 했다.
‘어차피 안젤리나는 아니야…….’
잠에서 깨고 베르나에게서 들은 이야기를 토대로 과연 정신만 온전히 안젤리나의 것을 가지고 있다면, 외형이 달라도 안젤리나의 정신만을 사랑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을 해본 신민배였다. 하지만 이내 고개를 가로 저었었다.
결국 신민배 역시도 안젤리나의 착한 마음씨가 좋았으나, 외모 역시도 무시할 것은 못되었기 때문이다.
‘보고 싶다…….’
눈앞에 베르나를 두고 그는 안젤리나를 생각하고 있었다.
베르나가 그런 생각을 알았는지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그를 지켜보고 있다.
“괜찮으시다면 언제든지 저택에 머무셔도 됩니다. 저도 부탁드릴 것도 있고요.”
“부탁? 무슨 부탁?”
베르나는 조심스럽게 그를 보며 물었다.
“제가 신탁을 받는 것에 대해서는 알고 계시죠?”
“물론이죠. 그래서 안젤리나의 기억도 지닌게 아닌가요?”
“맞습니다. 하지만 지금 말씀드릴 문제는 영국의 안위가 걸린 문제이기 때문에 정부 인사 중 극소수와 저만이 알고 있습니다.”
“아주 위험한 문제가 생기나 보군요?”
끄덕.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며 신민배의 말에 긍정을 보였다.
“머지않아 영국은 대한민국과 같은 일이 발생할 겁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S급 괴수가 출현하고 있는 가운데 영국은 중심에서 괴수가 나오게 될 겁니다.”
“중심이라면…… 설마 런던?”
“네. 런던이 파괴되면 영국은 순식간에 사회 기반이 무너질 정도로 엄청난 타격을 맞게 될 겁니다. 그때 반드시 S급 괴수의 처리에 도움을 주시기 바랍니다.”
“음…….”
그녀의 부탁이 괴수에 대한 부분인 것은 알았지만, 설마하니 S급 괴수를 상대해 달라는 말일 줄은 꿈에도 몰랐다.
“하지만…… 아시다시피 저도 S급 괴수를 직접 봤습니다. 더군다나 S급 괴수로 인해서 사랑하는 사람도…….”
차마 ‘잃었다.’라고 말을 끝맺지는 않았다.
“그 부분은 걱정마십시오…… 당신은 반드시 해낼테니까요…….”
“설마 그것도 신탁으로 받아서 알고 있는 겁니까?”
베르나는 아무런 말을 하지 않고 그저 미소만 지을 뿐이었다.
‘아……!’
한 순간 그녀의 미소가 안젤리나와 매우 흡사해 보였다. 하지만 이내 눈을 감고 마음을 다잡았다.
‘아니야…… 저 사람은 안젤리나가 아니야…… 안젤리나는 분명 어딘가에 있을거야…….’
다른 사람에게 마음이 조금이라도 흔들리는 자신을 용납할 수가 없기에 애써 마음을 외면하고 있었다.
“알겠습니다. 제가 능력이 된다면 돕도록 하죠. 뭐 어차피 저도 목숨을 빚진 상태니까요.”
베르나가 아니었다면 신민배의 주변 모든 사람들이 그가 죽었다고 결론을 내렸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녀는 자신의 생명의 은인과도 같았다.
그녀는 그 말만을 남기고 조심스럽게 자리에서 일어나 자신의 방으로 돌아갔다.
신민배는 깜깜한 창가 앞으로 가 정원을 내려 보았다.
‘앞으로…… 어떤 일들이 펼쳐질지…….’
아직 자신에 대한 신념 문제도 있을뿐더러, 해결되지 않은 안젤리나의 일과 마지막으로 능력 상승으로 인해서 벌어질 일들이 무척이나 신경 쓰이는 하루였다.
다음 날 아침 신민배는 제일 먼저 베르나의 저택을 나왔다. 애초에 자신의 짐이라고는 없는 곳이었기 때문에 짐가방 같은 것은 전혀 필요가 없었다. 그리고 자신을 태우러 온 시현의 차를 탔다.
“오랜만에보네…… 람보…….”
“후후, 제가 이 녀석을 한국에 두고 올 리가 없죠. 형의 차도 가져 왔어요.”
“그래? 그래봐야 어차피 10년 전의 차들이잖아?”
“에이~! 형. 이 애들은 100년이 지나도 명차에요!!”
은근 자랑이라도 하는 듯 시현의 어깨가 ‘으쓱’ 올라갔다.
“시란은?”
“스케줄 때문에 아침부터 나갔어요. 그리고 오늘은 길드장님도 하루 쉬는 걸로 하자고 해서요. 아마도 형 능력 확인하러 가는 곳에 같이 따라 갈 것 같던데요?”
“하하…… 백호 형님 성격 급한 건 알아주지.”
두 사람은 이런 저런 대화를 나누며 차를 타고 저택을 빠져 나왔고, 베르나는 멀리서 그 모습을 지켜 볼 뿐이었다.
저택에서 나온 후 가장 먼저 신민배가 머물 집으로 향했다. 그 집은 연씨 남매들만이 살고 있는 집으로 이제는 신민배가 함께 어울러져 살 집이었다.
“예전 생각나는 집이네?”
“후후, 그렇죠? 한국에 있을 때의 집이 생각나서 5년 전에 새로 지었어요. 형이 깨어났을 때 좋아할지도 모를 것 같아서요.”
토지를 사고 그곳에 직접 건물을 세운 시현. 예전 그들 모두가 어울려 살던 집의 외관가 많이 비슷한 모습이었다.
“어? 민배 오빠?”
그때 마당 한쪽에서 서서히 모습을 나타내는 한 여인.
새하얀 원피스에 피부까지 하얗게 보인다. 또한 그녀 역시 키가 큰 것이 영락없는 시란과 자매란 것을 알 수 있었다.
‘어릴 때는 잘 몰랐었는데, 크니까 완전 시란이랑 판박이구나. 그런데 얘가 누구지?’
자신을 향해서 다가온 여인을 보며 누구인지 영문을 알 수 없었다.
그런 사실을 안 것인지 그녀가 먼저 입을 열어 말했다.
“오빠, 저 시유에요. 막내.”
“아! 그렇구나. 시유가 이렇게 컸구나!”
그녀는 살포시 미소를 지어보이며 머리를 숙여 인사를 했다. 그리고 그들의 모습을 발견하고 시혜까지 마당으로 나와 인사를 건넸다.
“와! 오빠 하나도 안변하셨어요.”
“하하, 그래? 근데 너희들은 많이 컸구나. 이제 시집 갈 나이들이 된건가?”
이제 20대 초 중반에 들어든 그녀들이다. 결혼 이야기가 오갈 정도로 연애에 익숙하지는 않는 그녀들이었다.
“우선 들어오세요. 백호 아저씨도 기다리고 계세요.”
남백호에게는 굳이 다른 호칭을 쓰지 않고 ‘아저씨로’ 통일 한 그녀들이다.
“어? 왔어?”
집안의 거실에 앉아 있던 남백호가 자리에서 일어나 신민배를 반겼다.
“야, 나도 이제 이 집에 살면 안되냐? 혼자 사는 것도 싫고, 북적북적한 게 딱 내 취향인데?”
그런 남백호를 바라보며 시현이 말했다.
“절대 안됩니다. 윗사람은 민배 형 한명이면 되요. 길드장님까지는 제가 좀 버겁네요.”
“이거 왜 이래~? 누가 보면 내가 널 괴롭히는 줄 알겠다? 방도 많구만? 인심 좀 써라~.”
“절대 불가합니다.”
시현이 칼같이 잘랐고, 아쉬움에 남백호는 입맛을 다질 뿐이었다.
“맞다. 오늘 능력자 관리소 간다고 했었지?”
“네. 지금 바로 가보려구요.”
“그래. 같이 가보자. 나도 솔직히 너만큼 궁금하거든.”
시유와 시혜를 제외하고 세 사람은 함께 차를 바꿔 타고 능력자 관리소로 향했다.
관리소에 도착하고 세 사람이 나란히 박사를 만나기 위해 안으로 들어갔다. 남백호의 표정이 심드렁하다.
“하루만에 나올 걸 꼭 이렇게 이틀에 걸려서 해야했소?”
“네? 그게 무슨 말씀이신지?”
“다 알고 왔소. 동생 능력 채혈하고나서 시간 걸릴 것 같다고 오늘 오라고 했다던데?”
“물론입니다. 저도 검사를 하는 내내 깜짝 놀랐으니까요. 설마하니 이 분이 럭셔리버프인 그분인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박사는 신민배를 보며 두 눈을 밝게 빛내고 있었다.
“에? 그걸 어떻게 아셨습니까?”
약간 의구심이 든 신민배가 물었다.
“하하, 워낙 유명한 보조계였고, 더군다나 그 능력이 타의 추종을 불허하지 않았습니까? 세계적으로 유명했습니다. 또한 채혈을 할 때 기재했던 성함과 검사를 하면서 능력들이 럭셔리버프라는 분과 많이 흡사하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신민배의 능력은 세계적으로 유명했었다. 그가 유명세를 타면서 능력 또한 대외적으로 알려지게 되었던 것이다.
“그런데 소문으로는 죽었다고 들었었는데……?”
그가 이상한 눈빛으로 신민배를 바라본다.
“사정이 있어서 그렇게 된 것일 뿐입니다. 그리고 저는 이제 영국의 능력자가 되었습니다. 그러니 불신은 버리시는 것이 좋을 듯 하군요.”
“아? 예. 알겠습니다.”
세 사람이 앉아 있는 상황에서 학자가 먼저 모니터를 보며 설명을 하기 시작했다.
“우선 기존에 지니고 계시던 능력들이 대다수 상승 폭을 이루었습니다. 정말 제 눈으로 보고도 믿기지 않을 정도였습니다. 어떻게 이런 능력이 계속해서 상승할 수 있는지 의문이 들 정도였죠.”
그는 차트와 모니터를 번갈아가며 보고 있었다. 그리고 세 사람에게 설명하기 시작했다.
“기존에 능력에 대한 분류를 어떻게 나누었는지 모르겠으나, 영국은 하나의 능력에 레벨을 나누고 있습니다. 그리고 대한민국과 마찬가지로 더 이상 상승하지 않는 능력은 활성화가 끝나는 것으로 간주하죠. 지금 신민배씨의 능력 중 강화 계열. 즉 공격력, 방어력, 생명력, 정신력 강화 능력들 중 정신력 강화 계열만이 30%에서 40%로 향상 되었습니다. 그 외의 세 가지는 이미 활성화가 끝난 상태이고요.”
이런 부분에 대해서 차세희를 통해 전해들은 바가 있었다.
공격력은 15%, 방어력은 12%, 생명력 강화는 30%의 수치를 지니고 있으며, 이제 정신력 까지도 40%까지 늘려줄 수 있게 된 것이다.
“그 외에 보호막의 수치와 회복의 가호 수치가 상승 폭을 보여서 아마 좀 더 편리한 괴수 처리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철벽 방어의 경우는 활성화 능력이라 수치 변동은 없었습니다. 그리고 정말 대단한 세 가지의 능력을 가지고 계시더군요. 수치를 보고 저도 도무지 믿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가 말하는 능력은 아마도 돌진, 정신일도, 공격력 극화의 세 가지 능력을 말하는 것이 분명 했다.
“예전 조사 자료를 보니, 돌진과 정신일도의 경우는 20%의 상승폭을 가져 왔으나, 이제는 30%의 상승폭을 가져오게 되었습니다. 상당히 놀라운 수치죠. 그리고 공격력 극화의 경우 활성화가 끝이났고, 200%의 상승효과를 가져오게 되었습니다.”
그 말에 세 사람 모두가 놀랐다.
기존의 강화 능력들이나 보호막에 대한 부분은 크게 놀라울 것이 없었다. 괴수 사냥에 있어서 가장 기본적인 버프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뒤에 말한 세 가지의 능력들은 차원이 다른 것들이다. 신민배에게 있어서 가장 강력한 능력 세 가지가 바로 그것들이었다. 그런데 그 세 가지가 모두 상승효과를 가지게 되었다면 괴수 사냥에 있어서 엄청난 힘을 발휘 할 것이 분명했다.
“하하? 이제 네 버프를 받으면 방어계도 근접 공격계 만큼이 될 수 있겠는데?”
“그러게요. 아무리 그래도 200%라면…….”
시현 역시도 도무지 상상이 되지 않는 능력 수치에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죄송하지만 이것으로 놀라긴 좀 이릅니다. 아직 제가 말씀드리지 않은 새로운 능력들이 있거든요.”
그의 말이 모두를 자극했다.
============================ 작품 후기 ============================
어떤 분이 급하게 능력이 보고 싶다고... 쪽지가 오셨네요. 영장이 나왔다고 눈물을 흘리셔서... 거짓말인지 진심인지는 모르겠으나, 짠~한 마음에 한편 투척합니다. 아마.. 더 궁금증이 일어나시고 가실듯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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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죄송한데 이제 하루 2~3편 만 올리겠습니다. 며칠 안에 분량을 좀 만들어서 여러분과 저에게 이벤트를 열어야 할 것 같아서요.
저도 좋고... 여러분은 여러 편을 폭참 맞아서 좋고...
그러니 당분간은 2~3편으로 만 남아주시길 바랍니다.
그 말을 하기 위해 사실 한 편을 올려드리는 겁니다^^;
폭참은... 아마도 이번 주 내에 진행 될 것 같으며, 폭참에 대한 조건은 그때가서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