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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재앙의 시작.
두 사람의 의견차로 인해 실랑이는 계속 진행 되었다.
“그때야 그때고. 지금은 그만큼 강해졌잖아? 국민의 지지를 받고 있다면, 최소한 우리를 지켜줄 수는 있어야지? 그게 국민 길드 아닌가? 왜 백호 길드가 국민 길드라고 불리겠어? 속댄 말로 국민 길드로 자리매김할 수 있던 것도 우리 국민들 때문이잖아? 더군다나 정부에서 조력도 많이 해줘서 보니까 돈도 엄청나게 거머쥐고 있는 것 같더구만?”
“이 사람 참…… 누가 자네에게 먹고 살 돈 줄테니까, 태풍 불고 번개 치는 날, 피뢰침 대신 잡고 있어달라고 하면 자네는 잡아주겠나?”
“그게 무슨 소린가? 그건 그냥 죽으라는 소리잖아?”
“능력자들이 그렇다고 이 사람아. 죽을거 알면서 그들은 피뢰침을 잡아주고 있다고. 그런데 그런 사람들이 그런 일을 해준다고 해서 너무 당연시 하진 말란 말이네.”
“이봐. 막상 그 사람들이 죽을 생각을 하고 괴수 사냥하는 건 아니잖나? 막말로 우리나라 최고의 버프라는 럭셔리 버프라는 능력자로 인해서 모두가 안전을 생각하고 괴수 잡고 있는데, 누가 죽을 생각을 해?”
두 사람의 대화 내용은 쉽사리 끝나지 않고 있었다. 그리고 그때 쯤, 또 한 번의 속보가 그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여러분. 이것은 나로42호 위성이 찍은 독도가 사라지기 직전의 사진인데요. 지금 보시면 아시겠지만, 독도는 채 30분도 되지 않아 사라졌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걸 보시죠.]
독도의 사진이 찍힌 가운데, 사진이 넓게 확대 되었다. 그러자 바다의 색이 달라진 명암이 눈에 들어왔다.
[현재 이것은 독도가 사라지기 직전에 찍은 사진인데, 보시면 아시겠지만, 바다속 무엇인가가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다음 사진에 보면 이 정체 모를 물체는 사라졌는데요. 아마도 이것이 괴수가 아닐 것으로 추정을 하고 있습니다.]
아나운서는 상당히 격앙이 되어 있는 모습이었고, 스스로도 놀랐는지 두 눈을 크게 뜨고 있었다.
[에…… 여러분. 전문가로부터 들어온 소식은 이번에 새롭게 나타난 괴수는 S급…… 괴수로 세계 최초로 모습을 보였으며, 현재 동해로 향하고 있다는 보고가 들어왔습니다.]
아나운서의 말이 끝나자마자 동해에 있던 상가들은 난리가 아니었다.
사람들은 너나 할 것없이 차를 타고 이동을 시작했고, 밤바다를 구경하고 있던 이들은 비상을 알리는 경비대로 인해 급히 피신을 해야만 했다.
전문가들이 알려준 S급 괴수의 크기는 족히 이 삼백 미터라고 예상을 잡고 있을 뿐이었다. 단지 한 장의 사진으로 예측할 수밖에 없는 것이 한계였다.
또한 동해 쪽의 도시들은 모두 비상경계 태세로 들어갔고, 시민들은 모두가 내륙으로 가거나 대피소로 향한 상태다.
하지만 이런 엄청난 뉴스가 나왔음에도 이틀 동안 괴수로부터의 공격은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다.
비상 상황은 해제가 되었고, 괴수가 다른 진로로 방향을 돌렸다고만 생각했다.
“뭐야? 그럼 우리도 이제 집에 갈 수 있는거야?”
“휴…… 다행이네. 진짜 S급 괴수라도 나오면 어떻게 하나 했어.”
“말이 S급이지. 난 상상도 안된다. 이제 A급 괴수한테 조금 익숙해졌다 했더니…… 이거야 원…….”
백호 길드도 긴급 사태에 대비해 길드원 모두가 길드 내에 소집이 되어 있는 상태였다. 언제 어디서 S급 괴수가 출몰 할지 모르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긴급 상황은 해제가 되었고, 그들은 이틀 동안의 긴장을 풀고 각자 집으로 귀가를 서둘렀다.
“그런데 어디로 갔을까요? 분명히 우리나라 동해로 오고 있다고 하지 않았나?”
“글세? 괴수 생각까지 읽을 수 있으면 이러고 있었을까?”
백호 길드원들은 그렇게 긴급 상황을 종료 시켰다.
드드드~!
“또 이러네?”
백호 길드 건축물이 흔들렸다.
“그러게요. 요즘에 낮은 강도지만 자주 지진이 일어나서 조금 불안하네요.”
“맞아. 아참? 안젤리나 아파트 살지? 불안하면 주택으로 이사를 하는 건 어때?”
“호호, 무슨 천년만년 살 것도 아니고요. 더군다나 사람 살기에는 아파트가 조금 편한 감이 없지 않아 있더라구요.”
두 사람은 그렇게 팔짱을 끼고 차를 타고 이동했다.
집으로 함께 안젤리나와 돌아온 신민배.
집안의 가족들 모두가 모여 앉아 치킨과 맥주. 그리고 음료수를 마시고 있다. 어느새 시혜와 시유도 많이 커버린 상태다. 또한 두 사람은 신민배에 대한 생각이 ‘아는 사람’에서 이제는 ‘아빠’정도로 분류되는 의식을 지니고 있다.
물론 그런 집안의 장남은 시현으로 인식되는 상황. 시현과 시란도 그다지 다르지는 않은 생각을 가지고 있다.
집안의 대소사는 모두 신민배의 의견에 물어봐야 했고 그렇게 했다. 믿고 의지 한다기 보다는 신민배는 그들에게 정신적 지주 같은 사람이다. 하지만 군기 담당은 언제나 시현의 몫.
오늘은 신민배가 가족 모두에게 할 말이 있기 때문에, 이렇게 시간을 내서 안젤리나와 함께 모두와 자리하고 있는 중이었다.
음식을 먹고 있던 중 신민배가 모두에게 천천히 말했다.
“얘들아. 나 할 말이 있는데 말이야.”
“네? 무슨 할말요?”
“어? 어??”
그런데 그 순간 시란이 뭔가 이상한 듯 의문이 담긴 눈으로 신민배와 안젤리나를 본다. 그리고는 급히 손을 저으며 말했다.
“안돼! 하지마요! 하지마요!!”
그녀가 급히 고개를 가로 젓는다. 그리고 시현이 그런 시란을 바라보았다.
“야, 아직 말도 안했는데 왜 그래?”
“왜 그러긴? 이건 여자의 촉이야! 절대 들으면 안되는 말 같단 말이야!!”
그녀가 매섭게 안젤리나를 노려본다. 하지만 안젤리나의 표정은 별로 변하는 것이 없었다. 그러자 의혹을 띤 시란은 신민배를 천천히 바라보았다. 그의 얼굴은 평온 그 자체다.
‘뭔가 불안한데…….’
자신이 거부한다고 해서 이야기가 진행되지 않을 것은 아니다. 했기에 어쩔 수 없이 민배의 말을 듣기로 했다.
가족 모두는 음식을 먹고 있다 멈추고 신민배를 바라보았다.
“다름이 아니고…… 나 결혼할까해서.”
그의 말에 가족 모두가 놀랐다.
“에에에엑!! 역시!! 내 촉이 거짓말을 할 리가 없지!!”
시란이 자신의 머리카락을 쥐어뜯기 시작했다. 그러면서도 침울한 표정은 가릴 수가 없었다.
“와…… 형 정말 축하드려요…….”
뭔가 기쁘기 하면서도 어떠한 말을 해줘야 할지 모르는 시현. 더군다나 기쁜 와중에도 마음이 무척이나 무겁게 내려 앉는 기분이 들었다.
반면 이런 말을 들은 안젤리나의 두 눈이 동그랗게 변해 있다.
“오빠? 결혼해요?”
자신도 모르는 결혼 이야기가 흘러 나왔으니 놀랄만도 했다.
“응? 어. 너랑 결혼하려고.”
“어머? 이 오빠 좀 봐. 청혼도 안하고 그런 말부터 꺼내기에요?”
안젤리나는 약간 어이가 없다는 어투로 말하고 있었다.
“꼭 그런거 해야해? 닭살 돋기도 하고…… 차라리 그냥 편하게 반지 하나 껴주고 마음을 고백하면 그것으로 되는 거 아냐?”
“그러니까요! 왜 그런 것도 안하고 혼자서 결혼 이야기 꺼내시는 거예요?”
“하하, 미안해. 내가 순서가 틀렸나봐. 가족들에게 먼저 말해야 한다는 생각에.”
“가족은 가족이고, 청혼은 청혼이죠…… 대소사를 함께 할 가족이 중요하지만 전 엄연히 오빠의 아내가 될 사람이잖아요…….”
그녀는 약간 고개를 숙이며 말하고 있었다. 그런 그녀의 마음을 알기에 아무말없이 어깨에 손을 올려 안아 주었다.
“이야기가 나왔으니 마무리는 지어야지?”
결혼 이야기가 끝은 아니었나보다.
잠시 안젤리나의 마음을 풀어준 후, 민배가 모두에게 말했다.
“결혼을 하기 전에 이사를 했으면 해.”
“네? 아…… 그러셔야죠.”
“네…….”
시현과 시란이 힘없이 대답을 한다.
그동안 신민배가 자신들과 함께 했던 시간에 대한 고마움은 항시 마음에 품고 있다. 또한 그와는 언제고 헤어져야 한다는 것도 이미 두 사람은 대화를 통해서 의견을 내놓은 상태다.
그런데 막상 그의 입에서 이런 말이 나오니 어떠한 말을 해야할 지를 모르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그런 내색을 하지 않기 위해서 시현이 먼저 입을 열었다.
“형, 저희 걱정은 하지마세요. 그동안 돈도 많이 모았고, 한국에서 못살 집은 없는 우리들이에요.”
“맞아! 흥! 우리가 오빠 없이는 못 살줄 알지? 걱정마! 더 크고, 더 으리으리한 집에서 아주 보란 듯이 잘 살테니까!”
시현과는 다르게 시란은 이 모든 것에 대한 투정을 부리고 있었다. 사실 그녀도 이러고 싶지 않지만, 속마음을 내 보이면 눈물이라도 터져 나올 것 같았기에 애써 참고만 있는 상태였다.
“하하, 무슨 소릴 하는지 모르겠네? 난 우리가 다 같이 살 집을 생각했는데?”
이런 신민배를 두 사람이 다시금 바라보았다.
“네? 형. 하지만 결혼을 하시면 안젤리나 누나와 함께 사셔야 하잖아요?”
“맞아요! 애도 키워야하고, 둘이서 또 밤에 오붓하게…… 그런데 같이 산다니?”
두 사람이 그에게 질문을 했다. 이에 신민배는 빙긋이 웃으며 안젤리나를 한 번 슬쩍 본다.
그녀의 표정은 이미 풀려 있는 상태였다.
“예전에 안젤리나와 대화를 나눈 적이 있어. 만약 결혼을 하게 되면 내 동생들은 어떻게 할까라고 말이야. 그때 안젤리나가 말하더라구. 독립 할 때 하더라도 가족이 같이 살아야지 따로 살면 되겠냐고. 아직까지 너희들 독립 할 생각은 없잖아? 그리고 신혼집이야 안젤리나와 내가 살 수 있는 예쁜 방만 꾸미면 되는거고? 그리고 둘만 있는 것보다 가족이랑 떠들썩하게 있는게 좋지 않겠어?”
두 사람의 눈시울이 붉어지기 시작했고, 안젤리나는 살포시 미소를 지어주었다.
마음씨 착한 동반자가 함께하고, 그와 평생토록 함께 할 가족이 지금 이 자리에 있다는 것이 신민배는 너무나 행복 했다.
그리고 이 순간이 절대로 깨지지 않기를 바랄 뿐이었다.
“그래서 말인데 결혼 전에 내가 집을 새로 알아봤거든.”
“네? 벌써요?”
“우와? 어디에요?”
두 사람이 다시금 질문을 했다. 그리고 안젤리나 역시도 신민배를 바라본다. 이런 문제에 대해서는 안젤리나와 절대 말한 적이 단 한 번도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신민배는 이미 몇 개월 전부터 새로운 집에 대한 구상을 했었고, 땅을 사서 그곳에 건물을 세우기로 마음을 먹었다.
일반 빌라 형식의 집은 아니었다.
대지 400평의 땅을 샀고, 그곳에 2층 건물로 된 큰 집을 건축사에 의뢰 했던 것이다. 물론 세부적인 면도 그가 함께 설계에 참여해 집안의 대략적인 것은 알고 있는 상황이다.
“아직 완공되려면 1개월 정도 더 있어야 해. 결혼은 그래서 1개월 뒤에 할 생각이고. 다들 괜찮으면 내일 집이나 보러 갈까?”
그 말을 하며 신민배가 안젤리나의 손을 살며시 잡는다. 그녀 역시도 그런 신민배를 천천히 둘러 보았다.
‘착한 사람…… 그리고 정이 너무 많은 사람…….’
그녀가 느끼는 신민배는 딱 그 두 가지였다. 능력과 외모는 상관이 없었다. 그 두 가지 마음이 안젤리나를 사로잡았고, 아마 살아가면서도 그를 선택했다는 후회는 들지 않을 정도였다.
“정말? 그럼 내일 다 같이 가는거야?”
시란이 쌍수를 들고 환영의 뜻을 표했고, 두 여동생 역시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시현의 표정은 그렇게 밝지만은 안았다.
안젤리나를 바래다주고 집으로 다시 돌아온 신민배. 그런 그를 마당에서 기다리고 있는 시현이었다.
“응? 밖에서 뭐해?”
“헤헤, 형을 좀 기다리고 있었죠.”
“응? 날? 왜 할 말이라도 있는거야?”
두 사람은 현관 앞에 있는 계단에 나란히 앉았다. 시현은 고개를 잠시 숙이고 있다 이내 정면을 바라보며 말했다.
“형…… 정말 저희랑 같이 살아도 좋으신 거예요?”
“무슨 소리야? 가족끼리 좋고 말고가 어딨어?”
그 가족이라는 말이 시현의 가슴에 와 닿는다. 하지만 엄연히 피한방울 섞이지 않은 동정과 유대감으로 이루어진 가족이라는 것을 알고 있는 시현.
“형…… 솔직히 저는 형이 언젠가는 저희와 헤어질거라고 생각하고 있었어요. 그리고 그게 그렇게 멀지 않을거라는 것도요. 해서 나름 준비를 하고 있었어요. 아마 저녀석들도 말을 하면 알아들을 나이는 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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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복날인데 닭은 드셨나요...? 전 못 먹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