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럭셔리버프-112화 (11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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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수신 레이라

A급 괴수 처리에 대한 보도는 대서특필 되었고, 세계 언론에서도 이 사실은 뜨겁게 달궈졌다.

또한 가장 큰 이슈가 된 것은 A급 괴수의 처리 동영상이 언론과 유튜브를 강타했고, 같은 영상이 수천 개가 올려져 있는 상태였다. 동영상 중에 가장 많은 조회수를 기록한 것은 4억 5천 뷰였으며, 댓글의 수 만해도 1억에 달할 만큼 엄청난 사건이었다.

그리고 가장 크게 이슈화 된 것은 바로 신민배와 파로스의 결합이었다.

언론에 퍼졌다고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파로스가 백호 길드에 갔는지 몰랐었다. 하지만 언론과 동영상을 통해서 두 사람의 조합을 보며 전율을 금치 못하는 사람들이 태반이었고, 두 사람의 합작으로 보여준 ‘이레이져’라는 기술에 모두가 감탄했다. 이로 인해 두 사람은 전 세계적인 스타덤에 오르게 되었다.

세계인들이 만나보고 싶고, 함께 하고 싶은 인물 중에 1위로 신민배가 꼽히게 되었다.

또한 한 사람이 더 이름을 날리게 되었다면 바로 남백호였다.

남백호는 단 한 번의 어그로도 뺏기지 않으며 A급 괴수를 방어했다는데 있어서 많은 능력자들이 감탄을 금치 못했다. 이로써 그 역시도 세계적인 방어계 인물이 된 것이다.

신민배는 안젤리나와 함께 병원에서 시간을 보냈다. 수술을 하고 한 동안 움직일 수가 없는 그녀의 수발을 들어주며 오랜 시간을 함께 보내고 있었다. 하물며 집에도 가지 않고 병원에서 잠을 자며 보내기도 했다.

“이제 자주 아파야겠어요.”

“왜? 오빠랑 같이 있는 시간이 많다는 헛소리는 안했으면 좋겠어.”

“헉? 어떻게 알았어요?”

“얼굴에 써놓고 생각을 하는데 당연히 알지.”

두 사람은 서로에 대한 이야기를 하며 같은 침상에 누웠다.

“그런데 오빠 길드 안가봐도 돼? 너무 오래 비우는거 아냐?”

“걱정마. 백호 형님이 고생했다고 푹 쉬고 오래. 그리고는 다음부터 꽁지에 불나도록 굴릴거라고 하던데?”

안젤리나가 살며시 웃는다. 그 모습이 너무나 아름답게 보인다.

병원이라 화장기 하나 없는 민낯이었지만, 투명하도록 맑고 고운 피부다. 그러고 보니 지금까지 신민배는 그녀가 화장을 했는지 안했는지도 잘 구분을 못했다.

언제나 큰 눈에, 언제나 새하얀 피부. 그렇다보니 얼굴에서 달라진 점은 딱히 못 느꼈고, 헤어스타일의 변화만을 보아왔던 것이다.

은색의 머릿결이 흘러내린다. 마치 비단길 같은 머릿결에 민배는 자신의 손가락으로 머릿결을 쓰다듬었다.

안젤리나의 기분 좋은 표정이 눈에 선했고, 두 사람 점점 가까이 다가갔다.

천천히 눈을 감는 그녀. 하지만 민배는 눈을 감기가 싫었다. 조금더 가까이에서라도 그녀를 보고 싶었던 것이다.

가까이 다가가도 모공도 제대로 보이지 않는 새하얀 피부를 보며 그 역시도 천천히 눈을 감고 입맞춤을 시도했다.

찰칵!

누군가 병실의 문을 열고 들어온다.

“어머?”

다름 아닌 간호사다. 안젤리나의 링겔을 확인하러 들어온 것이다. 그런데 두 사람이 같은 침상에 드러누워 있는 것을 보며 말했다.

“환자는 안정이 중요합니다. 여기서 이러시면 안됩니다.”

상당히 기분 나쁜 듯한 표정을 짓고 있는 간호사. 나이 39살의 노처녀로 요즘 들어 자주 히스테리를 부리는 편인데, 그 주범이 바로 안젤리나와 신민배 커플 때문이었다.

안젤리나가 퇴원 후 백호 길드는 다시 한 번 1군을 재정비했다. A급 괴수를 처리하면서 나온 희생자에 대한 자리도 채워야 했으며, 이번 괴수를 통해서 1군을 한 팀 더 늘리는 것을 목표로 했다.

A급 괴수의 경우 생각보다 두터운 외갑과 거대한 생명력으로 인해, 가급적이면 많은 공격계들의 능력이 필요 했던 것이다.

해서 현재 백호 길드의 1군은 방어계 8명, 치유계 12명, 근접 공격계 4명, 원거리 공격계 34명, 보조계 5명으로 구성이 되어, 지금까지 1군 최고의 인원을 보유하게 되었다.

1군은 총 다섯 개 팀으로 나누게 되었고, 각 팀마다 팀장이 존재했으며, 이들이 이제 A급 괴수를 처리하는데 가장 중요한 역할로 매번 회의를 참석하게 되었다.

이번에 A급 괴수 희생자로 인해서 1군의 빈 자리는 2군으로 채워졌다. 또한 2군에 내려진 정보는 실력이 우수하고, 인정할 수 있는 길드원에 한해서 언제든지 1군에 소속 시킬 수가 있다는 것이었다. 이에 2군의 길드원들은 너나 할 것 없이 모두가 노력하기 시작했다.

1군과 2군은 엄청난 차이를 보인다. 그들 역시도 돈에 대한 욕심과 1군이라는 명예로운 자리를 원하기에, 그 누구도 자신의 수련을 게을리 하지는 않았다.

한 번의 A급 괴수 처리 이후, 백호 길드는 여러 곳에서 A급 괴수 처리 의뢰가 들어오기 시작했다.

그들은 안전에 가장 유의하며 괴수 처리에 응했고, 현재로써는 대한민국에 가장 많은 A급 의뢰를 받은 상태였다.

대한민국에서 A급 괴수를 3마리를 처리한 시점에서 언론이 다시 한 번 뜨겁게 달궈졌다.

그들의 A급 괴수 사냥 동영상을 본 이름이 알려진 능력자들이 한국을 방문한다는 것이다. 그 소식을 전해들은 기자들은 공항에 24시간을 대기할 정도로 취재 열기는 뜨거웠다.

음속의 파로스 다음으로 국내에 모습을 보인 이는 수신 레이라였다.

푸른 머릿결에 새하얀 피부. 160센티 정도 되는 아담한 키. 그리고 그런 키를 보완하기 위해서 신은 높은 굽의 하이힐.

무엇인가 그녀의 표정은 상당히 신비해보였다.

멍한 눈빛으로 입술까지 약간 벌이고 있다. 따지고 본다면 약간의 백치미가 느껴지는 정도의 미인?

그런 그녀가 게이트를 통과하자 기자들은 미친 듯이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한국에 오신 소감을 한 말씀 해주십시오!”

제일 먼저 기자 한 명이 큰 소리로 말했다.

“이제 공항입니다. 아직 바깥조차 구경하지 못했는데 소감이요? 그냥 다른 나라의 공항과 별로 다를 건 없어 보이네요.”

“혹시 한국에 어떠한 연유로 오셨는지 이유 좀 말씀해주십시오.”

이미 기자들에게는 많은 질문 리스트가 존재했다. 그랬기에 쉴틈없이 질문은 주어지고 있었다.

“제가 한국에 온 이유는 럭셔리 버프 신민배씨를 만나러 왔습니다. 그의 버프에 상당히 관심이 많습니다.”

그녀 역시 신민배의 A급 괴수 처리 영상을 본 모양이었다. 문제는 신민배의 버프에 놀라웠지만, 그런 버프를 받고 음속의 파로스가 사용한 엄청난 기술. 이레이져에 두 눈을 크게 될 정도였다.

“혹시 그와의 만남 이후 백호 길드에 가입하실 의양이 있으십니까?”

이미 한 번의 전례가 있다. 파로스가 무턱대고 백호 길드에 가입을 했기 때문에, 다른 능력자들 또한 그러지 말라는 법은 없었다.

“물론 조건만 맞는다면 가입의사는 있습니다.”

그녀가 기자들을 스치고 지나가자 또다른 기자가 말했다.

“한국의 김치에 대해서 아십니까~?”

“한국 요리 중 좋아하는 요리가 있으신가요? 말씀 부탁드립니다!”

그녀는 더 이상 말을 하지 않고 그대로 차를 타고 사라졌다.

백호 길드에 레이라가 찾아왔다는 소식을 듣고 많은 이들이 그녀를 지켜보고 있었다.

본관 현관 앞에서 그녀는 마치 모델인양, 선글라스를 끼고는 주변을 두리번거리고 있었다. 이미 언론에 보도 된 상황이기 때문에 백호 길드에서 그녀를 모르면 간첩이다.

“와. 저 사람이 그 수신 레이라?”

“원소 속성 중 물을 사용한다지?”

“근데 머리는 일부러 푸른색으로 염색을한 건가?”

“그럴지도 모르지. 호칭과 비슷하게 보이려고 그러는 것은 아닐까?”

대다수 능력자들은 사용하는 능력과 상관없이 머리카락은 유전을 따라 간다. 그랬기에 푸른  머릿결을 가진 사람은 없을 것이다. 고의적으로 염색을 하지 않는 이상.

그녀가 백호 길드 본관에 있다는 소식에 많은 이들이 모여들기 시작했고, 그 중에는 백호 길드를 대표하는 이들도 함께였다.

“여기 영어 하는 사람 없어요?”

그녀가 영어로 말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곧장 그 모습을 본 임창종이 나서며 말했다.

“여긴 어떻게 오신 겁니까?”

“하? 손님을 대하는 태도가 영 꽝이군요. 저 레이라에요. 수신 레이라.”

“그래서요?”

그 말에 레이라의 표정이 일순간 일그러진다.

수신 레이라.

과연 이 이름을 모르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세계가 선정한 위대한 능력자 12인에 당당하게 이름을 올리고 있으며, 그녀의 미모 또한 신비한 면으로 인해서 이미 잡지의 표지 장식까지 해 본 그녀다. 그리고 능력에 대해선 말할 것도 없었다.

원소계열 중에서도 최상위 권에 속하는 자신에게 이러한 말투는 참을 수가 없었다.

“백호 길드는 손님을 이런 식으로 대하는 건가요?”

“손님도 손님 나름입니다. 이렇게 불쑥 찾아오시는 것은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하는데요?”

“그럼 파로스는요?”

어째 그녀의 어투가 파로스를 알고 있는 듯 했다. 그리고 저 멀리서 누군가 걸어온다.

“레이라. 넌 여기 왜 온거야?”

“왜긴! 나도 버프 받으러 왔지.”

두 사람의 말투는 서로 친분이 있는 듯 보였다.

다른 능력자들이 파로스에게 시선을 돌린다. 어떻게 알아서 해보라는 눈치로 보였다.

백호 길드에서 생활하면서 눈치라면 이제 100단에 속하는 파로스. 남백호에게 매일 같이 따가운 눈치를 받고 있다 보니, 자연스럽게 몸에 배이게 된 것이다.

“누가 함부로 버프를 막 준대? 민배 버프는 돈을 주고 팔 수도 있는 엄청난 버프야. 돈 받고 버프만 팔아도 먹고 살정도라고. 그런데 네가 왔다고 해서 마구 버프를 시전해 줄 것 같아?”

“그래? 그럼 나도 돈으로 사지 뭐.”

“야, 그런 게 아니잖아? 너 아직도 네가 세상에서 가장 잘났다는 의식을 못 버린거야?”

파로스는 프랑스이지만, 레이라는 미국이다. 하지만 두 사람은 서로 친분이 있었는데, 그 첫 번 째 이유가 바로 파로스 길드에 레이라가 속해 있던 적이 있었다. 또한 함께 오랫동안 사냥을 했으며, 나이가 비슷하다보니 서로 대화도 많이 나누었다.

두 번째 이유는 그녀 역시 상류 갑부에 속한다는 것. 그렇다보니 자신보다 밑인 서민이나 평민 더군다나 중사층 조차도 무시하는 경향이 다분한 그녀다. 그녀가 길드를 탈퇴한 이유는 단지 프랑스까지 비행기를 타고 다니며 생활하는 것이 싫다는 이유였으며, 프랑스 인중에서는 영어를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이유도 있었다.

“의식이라니? 난 원래 잘났어. 그런 의식 따윈 없어. 잘난 사람이 잘난거지. 왜 그런 걸 의식하고 있어?”

그녀는 어깨를 ‘으쓱’하고는 오히려 의문이라는 어투로 말했다.

“됐고. 너한테 줄 버프는 없으니까 그만 가줬으면 좋겠어. 백호 길드도 나름 바쁘다고. 이거봐. 지금 너 때문에 본관이 길드원으로 꽉 찼잖아?”

“이게 내 잘못이야? 날 구경하러 온 사람들 잘못이지? 잘난 사람을 구경하는 건 어쩔 수 없다고. 일반인들이 연예인을 보면서 환호하는 것처럼, 자신보다 잘난 사람을 구경하는 건 매우 정상적인 일이야.”

“휴…….”

매우 낙천적인 성격의 파로스도 그녀 앞에서는 한숨을 절로 나왔다.

‘예전이나 지금이나 바뀐 게 전혀 없군.’

그녀는 상당한 우월주의에 빠져 있는 능력자 중 한 명이다. 사실 상류 갑부에 해당할 정도면 괴수 따윈 잡지 않아도 평생을 호의호식 할 수 있다. 하지만 그녀가 능력자가 된 이유는 바로 사람들에게 자신을 알리기 위함이었다.

우월주의에 빠져 있다보니, 스스로를 알리는 것에 대한 거리낌은 전혀 없었다. 거기다가 능력까지 최상의 공격계이다보니 자신에 대한 자신감이 충만한 그녀였다.

============================ 작품 후기 ============================

오래 기다리셨죠? 늦어서 죄송합니다.

이번 편을 적게 된 연유는 아무래도 코멘트의 영향이 상당히 컸습니다. 많은 분들이 드림팀을 예상하셨고, 그런 부분에 대해서 쓰면 괜찮겠다고 여겼습니다. 해서 지금부터 드림팀이 있을 것이라는 걸 예고 드립니다.

또한... 드림팀과 드림팀의 맞대결이 있을 겁니다. 물론 싸우는 것이 아니라...

누가 더 대단한 드림팀이냐는 것...

과연 상대방 드림팀은 누구를 주축으로 할까요? 예상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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