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11 / 0176 ----------------------------------------------
32. 스타덤에 오르다.
“카하하하! 이 기분 정말 최고야!”
강한 방어계들의 힘에 20미터 정도를 훌쩍 올라간 파로스는 그 상황에서 곧바로 자세를 취했다. 허공이다보니 자세를 고정할 순 없다. 다만 이레이져만 사용하면 그뿐이었다.
파로스가 자신의 팔에 강한 힘을 주며 약간 어깨를 뒤로 뺀다. 그러면서 20미터까지 치솟았던 그의 몸이 천천히 다시 낙하하기 시작했다.
19미터…… 18미터…… 17미터…… 16미터…….
그리고 정확하게 아가미 옆의 지느러미에 도달한 순간 파로스가 주먹을 내질렀다.
빠웅!!
빛과 함께 거대한 파절음이 다시 터져 나왔다.
“끼이에엑!!”
비늘이 사라진 아가미 옆의 지느러미다보니, 어류에게는 거의 직격과도 같다고 볼 수 있었다.
투확!!!
또한 비늘이 사라짐과 동시에 어류의 방어력이 극감했고, 이레이져가 그대로 어류의 반대쪽 아가미를 관통했다.
슝~~!
“우아아아~ 파로스 떨어진다~~!”
이레이져에 의한 반동으로 파로스가 마치 날아가듯 저 멀리로 사라지고 있다. 하지만 이미 이런 부분까지 계산 되어 있었기에, 예상 지점에는 안전하게 그가 떨어질 수 있도록, 매트와 안전요원들이 대기 하고 있었다.
털썩!
“큭큭큭큭…….”
매트 위에 착지한 파로스가 웃기 시작했다.
“연습으로 느꼈지만 정말 말도 안되는 괴수 사냥 법이야.”
파로스는 자리를 털며 일어났고, 다음 이레이져를 사용하기 위해 다시 뛰었다. 이레이져는 현재까지 세 번을 사용했다. 나머지 두 번을 사용하기 위한 버프의 시간도 충분히 남은 상태.
그런 그가 달려가기 시작하자, 방어계 두 명이 역시나 준비하고 있다. 그리고 똑같은 방법으로 그를 허공으로 날렸다. 하지만 이번에는 보호막은 시전 할 수 없었다. 보호막의 재사용 시간이 돌아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터어엉~!
발돋움과 동시에 그의 몸이 또다시 하늘로 솟구친다.
‘쳇…….’
하늘로 떠오름과 동시에 그의 표정이 찌푸려졌다. 방어계의 방패에서 발돋움을 하다, 타이밍을 제대로 맞추지 못해 발을 접질리고 말았던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레이져를 포기할 순 없었다. 허공에 떠오른 그가 다시 자세를 잡는다.
빠웅~~!!
이레이져가 또다시 관통을 한다. 두 번의 거대한 구멍이 뚫리자, 어류가 제대로 지느러미를 움직이지 못했다.
그들의 지느러미를 봉쇄하는 작전이 어느 정도 성공한 것이다. 이제 한 번의 이레이져를 더 사용하면 어류는 아마 움직이지 못할 것이 뻔했다.
“젠장……!!”
그런데 생각했던 것보다 발의 부상이 심했나보다. 멀리 있는 그의 상태를 듣고 치유계가 급히 그의 상태를 치료했다.
접질린 것은 치유로도 금방 완치가 가능했다.
“땡큐!”
기분 좋은 듯 파로스가 미소를 짓는다. 그리고 또다시 반복 되는 팀웍.
빠웅~!
마지막 한 번의 이레이져가 어류를 관통했다. 지느러미가 땅에 닿았고, 더 이상 움직이지 못하고 있었다.
“아이고…… 난 이제 포기…….”
매트에 드러누워 더 이상 아무것도 하기 싫다는 듯한 파로스. 사실 아무것도 못하는 것이 아니라, 오른 팔을 들어 올릴 수가 없을 정도로 통증이 심각했으며, 로봇 팔 또한 말을 듣지 않는 상태였다.
이제는 그저 백호 길드원들이 마무리를 해주길 바랄 뿐이다.
“움직임이 멈췄다! 이제부터 공격계들의 힘이 필요해요!”
임창종이 큰 소리로 공격계들에게 알려주었다. 그들 모두가 공격을 진행하고 있었고, 신민배의 버프를 바라고 있다. 허나, 신민배는 모자란 정신력으로 인해서 그들에게 버프를 시전해 줄수가 없었다.
스스스!
그런데 그 순간 머리가 맑아지고 정신력이 회복 되는 것을 느낄 수가 있었다.
아니나 다를까? 시란이 괴수에게 접근해 공격을 감행하고 있었던 것이다.
“시란아! 너 어떻게 된거야?”
“나 괜찮아졌어! 다 나았어!”
“무슨 소리야? 너 심각한 부상이지 않았어?”
“괜찮다니까? 빨리 버프나 넣어줘!! 길드원 모두가 기다리고 있잖아!!”
시란이 큰 소리로 외쳤다.
그가 알기로 분명 시란은 심각한 부상을 입었었다. 해서 안젤리나가 외상만을 치유해줬을 뿐.
‘어떻게 된거야 대체? 또다른 능력이라도 있던거야?’
시란을 보며 의문을 풀지 못하고 그는 길드원 전원에게 버프를 시전하기 시작했다.
쿠콰콰쾅!
쾅쾅!!
어류는 공격을 하는 족족 그것을 허용할 수밖에 없었다. 유일하게 이동 수단이던 지느러미가 이레이져에 의해서 움직일 수조차 없는 상황이 되었다. 해서 꼬리지느러미로 미친 듯이 흔들었지만, 결국은 흙먼지만 사방으로 뿌릴 따름이다.
그렇게 공격계들의 폭격이 이어진지 얼마 지나지 않아 어류가 옆으로 크게 쓰러진다.
쿠우우웅~!!!
엄청난 크기의 몸집이 그대로 쓰러지자,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모든 이들이 환호성을 친다.
우와와와!!!
“해냈어! 우리가 해냈다고!!!”
“흑흑~! 정말 대단해. 내가 백호 길드라니 정말 기뻐서 눈물이 멈추지 않아.”
너나 할 것 없이 기뻐하는 이들이 보인다. 하지만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었다.
괴수가 쓰러지고 한쪽에서는 죽음을 맞은 능력자들에 대한 애도가 이어지고 있었다. 다들 몸이 일그러지거나, 양분 되어 있어 보는 것만으로도 처참할 정도였다. 그 모습을 본 길드원들은 하나 둘 그 사이로 모여들었다. 그리고 모두가 고개를 숙이고 눈을 감았다.
당장 괴수를 처치한 기쁨 보다는 그들의 애도를 표하는 것이 우선이라 생각한 것이다. 정적이 흐르고 대략 2~3분이 지나는 동안 여기저기서 흐느끼는 이들의 목소리가 들렸다.
남백호 역시도 애도를 표하다 이내 고개를 들었다.
하나 둘씩 고개를 든다. 그들의 눈빛은 슬픔으로 가득했다.
1군이라는 세계 최강의 팀이 된 백호 길드. 그런 기쁨을 맛보지 못하고 먼저 떠나간 그들에게 죄스러운 마음뿐이다.
“함성을 질러라. 그들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남백호의 말에 너나 할 것 없이 들고 있던 무기와 양손을 하늘 높이 치켜들며 소리쳤다.
“와아아아아아!!”
“우와아아아아!”
눈물이 흐르고, 웃음이 교차한다.
그들의 전투는 그렇게 승리하게 되었다.
모두가 승리의 함성을 외치고 있을 때, 신민배는 시란에게 다가갔다.
“너 어떻게 된거야? 아까까지만 해도 거의 다 죽어가지 않았었어? 그런데……?”
신민배가 시란의 몸을 위 아래로 훑어본다.
“어머! 오빠 어디 다 큰 처녀의 몸을 그렇게 훑어봐요?”
“응? 아, 미안. 그런데 정말 괜찮은거야?”
“괜찮다니까…… 그건 그렇고 언니한테 가봐요.”
“언니? 안젤리나?”
“네…… 아까보니까 상처가 꽤나 컸나보더라구요. 저쪽에서 쉬고 있어요.”
시란은 거짓말을 하고 있었지만, 신민배는 그 사실을 알아채지 못했다.
“정말이야? 왜 아까는 이야기를 안하고? 아! 진짜!”
시란이 손가락으로 가르치는 방향으로 달려갔다. 그런 그가 떠나고 시란의 표정이 조금 어두워졌다. 그때 시현이 옆으로 다가 왔다.
“너 왜 형한테 거짓말을 해?”
“무, 무슨 소리야 내가 거짓말을 하다니?”
“너랑 나랑 남이냐? 살아오면서 평생을 봐온 너다. 네가 거짓말하는지 안하는지도 내가 모를 것 같아? 무슨 일인데?”
“아무일도 아니라니까 그러네!”
투덜대기라도 하듯 시란은 급히 시현에게서 벗어났다.
“대체 무슨 일이야? 계집애. 또 형이랑 안젤리나 누나에게 질투라도 하는건가?”
그가 평생 시란을 봐왔다고 하지만, 모든 마음을 헤아릴 순 없었다.
민배가 달려간 그곳에는 몇 명의 응급 요원들과 함께 그녀가 자리에 누워 있었다.
“안젤리나! 이게 어떻게 된거야?”
민배가 급히 그녀의 곁에 다가섰다. 그리고 무릎을 꿇고 그녀의 손을 잡았다.
“오빠…… 괴수는 잘 처리 했어요?”
눈을 뜨며 안젤리나는 별일 아니라는 듯 옅은 미소를 지어보였다.
“그래. 모두의 노력으로 괴수를 처리 할 수 있었어. 그런데 넌 어떻게 된거야? 아픈 걸 참고 있었던거야?”
의문 가득한 눈빛으로 신민배가 물었다.
“네…… 오빠가 걱정하실까봐 말 할 수가 없었어요.”
“이 바보야. 그래도 오빠한테 사실대로 말했어야지!! 얼마나 걱정했는 줄 알아?”
그의 말에 안젤리나가 또다시 눈웃음을 지으며 미소를 지어보였다.
그녀의 모습에 다소 안심한 신민배는 주변의 안전 요원들에게 물었다.
“어떻습니까? 상태가?”
“내장이 손상을 입었지만, 지금 바로 병원으로 가서 수술을 하면 괜찮을 겁니다.”
“아! 다행이네요.”
응급 요원들은 안젤리나를 차량으로 옮기고 있었고, 신민배는 그런 이들을 따라 나섰다.
A급 괴수 처리에 희생자는 총 9명이 나왔으며, 부상자가 15명이었다.
이 소식에 전 세계가 들썩였다.
한때 호주의 사태만 하더라도, 능력자 700명 이상이 참가했고, 사망자가 80에 부상자만해도 280명이었다. 거의 절반 수준의 사상자가 나왔다고 보면 되는 것이다.
그런데 단 하나의 길드에서 그것도 적은 인원으로 A급 괴수 처리에 나선 백호 길드는 호주에 있었던 사태보다 빠르게 괴수를 처리하는 가하면 사상자 수치에서 엄청난 차이를 보인 것이다.
괴수에 대한 사체 수습은 고창식이 와서 진행 시켰다. 백호 길드의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하면서 무엇보다도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고창식은 신민배의 얼굴을 볼 시간도 없을 정도였다. 하지만 일정한 위치에 오르면서 그의 살림도 상당히 나아졌다.
이 모든 것이 신민배 덕분이었으나, 두 사람 다 만날 수 있는 시간적 여유는 별로 없었다.
“사방에 흩어진 괴수 비늘 하나도 빼놓지 말고 주우세요! 이게 다 돈입니다. 돈!”
괴수의 비늘의 값어치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사냥 장소에 넓게 퍼져 있는 비늘을 모두 회수 했다.
측정기를 가지고 있는 고창식. 인부들에게 지시를 하면서 실수로 버튼 하나를 눌렀다
띠디디디디!
그런데 그 순간 측정기가 사정없이 울리기 시작했다.
“헉!! 미쳤어!! 마력석이야!!!”
괴수의 사체에 마력석이 있다는 신호가 계속해서 울리고 있다. 그 소식을 들은 주변의 인부들은 너나 할 것 없이 고창식의 주변으로 모여들기 시작했다.
“우와와!”
“A급 마력석이면 대체 얼마야?”
“대박이네? 우리에게도 보너스 좀 떨어지려나?”
인부들은 대다수 A급 마력석에 군침을 흘리고 있었다. 사실 백호 길드의 사체 인부로 일하면서 많은 마력석을 본 적이 있는 그들이다. 그들은 지금까지 B급 마력석이 들어있다는 것까지 확인한 바 있다. 그때마다 그들에게는 약간의 상여금이 지급되었고, 이번에도 그런 기대감을 품고 있었다.
사실 현재까지 A급 괴수를 사냥하면서 A급 마력석이 나온 적은 단 한 번도 존재하지 않았다. 괴수를 잡는 경우가 극히 드물었기 때문이다.
“B급 괴수가 마력석이 30억에서 50억 정도였지?”
“그랬지. 그런데 A급이면 한 100억 이상은 하지 않을까?”
그 말에 모든 인부들이 군침을 흘리기 시작했다.
괴수의 사체와 마력석보다는 현실적인 면에서 의뢰비용이 훨씬 큰 금액인 건 사실이다. 그만큼 많은 희생이 나오고 처리도 힘들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번 A급 마석은 달랐다.
괴수를 옮기고 마력석을 회수하여 마력을 측정해 본 결과 시중에 도는 B급 마력석과는 차원이 다를 정도의 어마어마한 힘이었다.
그래서 결정한 가격은 1,000억에서 2,000억 사이. 비록 의뢰비용에는 못 미치지만, 이 엄청난 금액 앞에 놀라지 않을 이들은 없었다.
어류 괴수의 또다른 수집품이라고 할 수 있는 비늘. 이 비늘은 2미터 정도의 크기였는데, 하나의 가격이 무려 1,000만원에 육박했다.
강도가 높은 것은 물론, 비늘 자체가 보석 종류에 버금갈 정도였기 때문이다. 장신구에 만드는데 쓰일 수도 있으며, 무구를 만드는데 가장 적합하다고 볼 수 있었다
이렇게 해서 A급 괴수 하나를 잡고 벌어들인 금액이 8,000억 가까이 되었다.
백호 길드는 이 수익에서 50%를 괴수 사냥에 참여한 능력자들에게 모두 나누어 주었으며, 10%에 해당하는 부분은 사망한 능력자들의 가족에게 지급 되었다. 그리고 인부들에게 모두 300만원씩의 상여금을 지급했고, 남은 금액은 백호 길드의 운영 자금과 더불어 불우이웃 돕기의 성금으로도 건넸다. 물론 불우이웃 돕기의 경우 남백호가 제대로 믿지 못하는 성향 때문에 임창종이 직접 고아원을 뛰어 다니며 금액을 전달해야만 했다.
============================ 작품 후기 ============================
***여러분. 기분 나쁘실지 모르지만 봐주세요. 현재 저에게 후원을 해주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이 점 정말 몸 둘 바를 모를 정도로 감사히 생각합니다. 허나 후원의 경우 개인적인 사금을 털어서 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별풍선처럼). 솔직히 후원은 감사하지만, 그런 거 한 두 푼 모으다보면 여러분들에게도 차후에 큰돈이 될 수도 있는 부분입니다. 혹시라도 후원을 해야겠다고 생각하시면, 그걸 계속 모아뒀다가 프리미엄의 좋은 글을 보시는 것을 추천해드립니다. 글 많이 써줘서 겸사겸사 주시는 마음은 이해합니다만, 저는 여러분이 제 글을 봐주시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도움이 됩니다. 노블레스라는 점에 의해 정산이 어느 정도 되니까요. 전 독자님들께 부담은 드리기가 싫습니다. 돈 싫어하는 사람 없다지만, 엄연히 노블레스가 되어 일부 금액이 들어오는 와중이기에, 후원의 금액은 본인에게 더 좋은 용도로 쓰시면 어떨까 생각해 봅니다.(그렇다고 담배, 술 사드시라는 건 아닙니다.) 날씨가 매우 덥습니다. 앉아만 있어도 땀이 나네요. 다들 시원한 하루, 좋은 하루들 되십시오.(이 글을 조아라가 싫어할까요?)
-------------------------
맞습니다. 여러분. 안젤리나의 능력! 그것은 바로 거짓말이었던 것입니다....! 라고 제가 말을 한다면 여러분은 믿어 주실까요? 자, 그럼 오늘은 여기서 이만~ 내일 낮에 또다시 한 편에서 두 편 가량 투척하겠습니다. 일요일이 다가오네요... ‘으쌰으쌰’하면서 글써야겠네... 요즘 일요일이 너무 빨리 돌아오는거 아닙니까? 이것도 엘리뇨 현상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