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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스타덤에 오르다.
파로스는 자신의 할 일만을 진행하고 한쪽에서 빠르게 휴식에 들어갔다. 다른 공격계들의 임무가 끝나면 그가 곧장 나서야 하기 때문이다.
“다 같이 방어해!”
남백호가 방어계 4명을 보며 큰 소리로 외쳤다. 괴수가 지느러미를 크게 휘둘렀기 때문이다.
거대한 크기의 지느러미를 어떻게 막느냐고 할 수 있겠지만, 이들은 엄연히 신민배의 버프와 더불어 최정예 방어계들이다. 이정도도 못하면 밥숫갈을 놓아야 했다.
터엉~~!!
네 명의 방패가 크게 흔들렸다.
“대단하네!!”
“지금 감탄할 때냐?”
“빌어먹을! 이게 신민배씨의 철벽 방어의 효과인가?”
“민배가 없었으면 난 아마 지느러미 맞고 안드로메다 날아갔을 것 같다!”
충격을 흡수하는 철벽 방어 버프를 사용했음에도 그들은 어깨와 손목이 심하게 욱신거리는 것을 느꼈다.
“야! 지금 잡담할 때냐! 시선 떼지마!”
남백호가 멀리서 그들을 질책한다. 휴식을 취하고는 있지만, 남백호는 괴수에게서 시선을 떼지 않았고, 계속해서 그들에게 지시를 내리고 있었다. 이런 지시만이라도 그들에게는 엄청난 도움이 되는 것이다.
괴수가 너무 가까이 있다보니 행동 패턴을 잘 읽을 수가 없다. 하지만 멀리 있는 사람이라면 일정한 행동을 읽을 수가 있었고, 방어계 중에서 한국 상위권에 있는 남백호의 눈썰미는 지금 백호 길드 내에서는 최고의 수준이었다.
A급 괴수의 생명력은 상당했다. 하지만 ‘두드려라. 그러면 열릴 것이다.’라는 말처럼 능력자들의 계속 된 공격에 어류의 비늘이 많이 파괴가 되었으며, 원소 공격으로 인해서 이미 상당히 내부까지 파괴 된 상태다.
“나 다시 왔어!”
“어? 그래. 팔은 괜찮아?”
“응! 괜찮아. 버프나 줘.”
누가 보면 버프 셔틀인 줄 알만한 발언. 하지만 그게 파로스라 그냥 넘어가는 신민배였다.
또다시 신민배의 신호에 능력자들이 하나 둘 거리를 좁혔다.
“다들 조심해라!!”
괴수를 방어하고 있던 남백호가 큰 소리로 외쳤다.
괴수의 비늘이 조금씩 흔들리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이를 신민배가 긴장하며 바라보았다.
‘철벽 방어의 타이밍이 중요해!’
지금까지 별반 다른 공격이 없었던 괴수의 이상행동. 만약 이 상황에서 예상치 못한 공격이 들어올 시, 이 자리에 있던 모든 능력자들이 위험했다.
파르르~!
괴수의 수많은 비늘들이 떨리기 시작한다. 마치 부는 바람에 흩날리기라도 하듯, 각기 따로 움직이며 흔들리고 있다.
괴수의 거대한 눈동자가 이리저리 굴러가기 시작한다. 능력자들을 인식하고 있다는 것이다.
몇 번이고 굴러가던 괴수의 눈동자가 멈췄다.
칫칫칫칫!
괴수의 비늘이 흩날리다 즉시 멈췄다. 그런데 비늘이 다시 몸을 덮은 것이 아닌, 약간 벌어진 상태로 각도를 유지하고 있다.
“제길!! 숫자를 파악했어!! 다들 피해!!”
괴수가 눈을 돌린 것은 능력자들이 얼마나 있는지를 파악하기 위함이었던 것이다. 그것을 알고는 남백호가 크게 소리쳤다.
파바바바바밧!
온 사방으로 비늘들이 내려 꽂히기 시작한다. 일반적인 비늘이 아니다. 2미터에 육박하는 거대 비늘.
이 비늘을 막을 수 있는 것은 방어계의 방패 뿐. 허나 강하게 내려 꽂히는 비늘을 상대로 방어계의 방패가 버틸지 의문이다.
“철벽 방어!!”
비늘이 비산하기 시작하면서 능력자들은 그것을 보고 급히 흩어졌다. 순간적인 판단으로 신민배가 철벽 방어를 시전했다. 과연 얼마나 비늘의 공격으로부터 피해를 줄여줄지 알 수는 없었다.
“아악!”
“크아아악!!”
이미 괴수가 능력자들의 위치를 확인하고 비늘을 날린 것이기 때문에, 곧장 피하지 않은 이들은 비늘의 공격 타겟에서 벗어나질 못했다. 또한 빠르게 내려 꽂히는 비늘을 쉽게 피할 수는 없어 보였다.
“보호막!!”
신민배를 향해서 많은 비늘이 날아오기 시작한다. 그의 곁에는 다른 능력자들 몇 명이 뭉쳐 있었기 때문이다.
타다다탕!
쾅쾅!
“크악!”
“아아악!”
보호막이 제대로 버티지 못하고 그대로 깨져 나가며, 신민배를 비롯한 다른 능력자들에게까지 상당한 피해를 주었다.
비늘의 공격으로부터 제대로 피하지 못하여 그대로 옆구리를 가격당한 신민배. 그의 옆구리에는 깊은 상처가 나있었고, 피가 쉴틈 없이 흘러 나왔다.
주변을 빠르게 둘러 본 신민배는 상황이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좋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
능력자 중 반이 바닥에 누워 있었다. 서 있는 이들도 비늘의 공격에서 완벽히 피하진 못하여, 자신의 몸 여기저기를 부여잡으며 신음하는 이들도 보였다.
또한 철벽 방어를 시전 했음에도, 비늘이 몸을 양단할 정도의 엄청난 피해를 준 것이다. 몸이 양단 된 능력자들은 그 자리에서 바로 목숨을 잃었다. 그 수 만해도 족히 8명 이상은 되어보였다.
나머지 능력자들은 남백호의 외침에 급히 자리를 이동하는 통에 목숨은 살렸지만, 중상인 이들도 꽤나 존재했다.
한쪽에서 신민배를 바라보며 누군가가 빠르게 달려왔다.
“오, 오빠!! 괜찮아?”
바로 안젤리나다. 다행이 안젤리나는 비늘의 공격으로부터 안전할 수가 있었고, 위급한 상황에 가장 먼저 다른 능력자보다 신민배의 안위를 살피기 위해 달려 왔던 것이다.
“치유!!”
그녀는 남백호의 상처를 보자마자 곧장 치유를 시작했다. 상처가 빠르게 아물기 시작한다. 치유 능력이 상승하면서, 상처가 아무는 속도가 현저하게 빨라진 안젤리나의 능력이다.
“고마워.”
아직도 상처가 욱신거린다. 다행이 내장에 손상이 없었기 때문에, 이정도로 끝난 것이다.
“다행이야. 오빠. 큰 상처가 아니어서. 난 다른 사람들에게 가볼게!”
안젤리나는 아수라장이 된 이곳을 빠르게 달려 가기 시작했다. 최대한 생명이 붙어 있는 사람의 치유가 우선이었기 때문이다.
“일어 설 수 있는 능력자들은 모두 괴수를 공격한다! 치유계는 한 명만을 제외하고 모두 부상자의 치유에 힘써라!!”
죽어버린 이들은 어쩔 수 없다. 하지만 목숨이 조금이라도 붙어 있는 이들이 있다면, 그들을 살려내는 것이 가장 급선무다.
여기저기에서 발 빠르게 움직인 덕분에, 부상을 당했던 능력자 대다수에게 치유를 할 수가 있었다.
“파로스씨! 신민배씨! 두 분 다 괜찮나요?”
임창종도 비늘의 공격에 당했는지, 허벅지 부분이 빨갛게 물들어 있었다. 아마도 출혈이 있었나보다. 그렇지만 치료를 통해 출혈은 멈추었고, 지금 두 사람에게 달려와 물었다.
“응! 난 괜찮아. 다른 사람들이 걱정이야.”
“저도 괜찮습니다.”
“다행입니다! 지금 당장! 이레이져를 시행해야 하겠습니다.”
이미 버프 재사용의 시간은 돌아와 있는 상태다.
“시란아!”
신민배가 급히 시란을 불렀다. 그런데 대답이 없다.
“시란아?”
주변을 급히 돌아보는 신민배.
“오빠…….”
한쪽에서 큰 부상을 당해 자리에 누워있는 그녀가 보였다.
신민배는 곧장 그녀에게 달려갔다. 이 모습을 멀리서 시현이 지켜보았으나, 지금은 이들을 신경 쓸게 아닌, 자신이 할 일을 행하는 수밖에 없었고, 비늘이 사라진 괴수를 공격하기 검으로 찔러 들어가고 있었다.
“괜찮아?”
그녀는 누워있는 상태에서 신민배를 바라보았다.
“안젤리나! 여기 치유를……!!”
“아니에요. 오빠…… 저 치유 됐어요.”
“뭐라구? 그런데 왜 이래?”
자신을 부른 소리에 급히 안젤리나가 달려왔고, 그 말을 듣고 대신 대답해 주었다.
“방금 공격으로 내상을 크게 당했어요. 외상은 치료했지만, 내상까지는 완벽히 치유할 수 없었어요. 하지만 병원을 가면 괜찮아 질 수 있어요.”
“그래? 다행이구나.”
당장의 출혈은 멈춘 상태지만, 내상 피해가 심각했기 때문에 죽지 않은 것도 다행이라고 할 수 있었다.
신민배의 낯빛이 어두워지기 시작한다. 지금 당장 필요한 시란이 누워있다보니, 정신력 회복을 시켜 줄 수 있는 이가 없었던 것이다.
“젠장……! 내가 조금만 더 강했어도!”
신민배가 자책을 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두 여자가 그 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
“오빠! 지금 이럴 때가 아니에요. 다른 사람들을 생각해야죠! 어서요. 시란이는 걱정말아요.”
“어? 그래. 알았다. 시란아 조금만 참아!”
“네…… 오빠…….”
지금 당장 그녀가 누워있다고 해서, 그녀만을 바라볼 수는 없는 상황이다. 해서 그는 급히 자리에서 일어나서 길드원들에게 달렸다.
그런 신민배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안젤리나.
지금 상황에서 신민배의 정신력이 회복되지 못하면 상당한 난국으로 치달을 수 있는 상황이라는 것을 잘 알았다. 그런 그녀의 표정이 냉정하게 변하며 시란을 바라보았다.
“시란아. 지금부터 내가 하는 말과 행위는 반드시 우리 둘만 알아야만해. 알겠지?”
표정의 변화가 없이 매우 신중한 어투로 말하는 안젤리나.
“네……? 그게 무슨 말인가요?”
힘겹게 묻는 그녀에게 안젤리나는 앞으로 있을 일에 대해 설명하기 시작했고, 그 이야기를 들을수록 시란의 두 눈이 커지기 시작했고, 눈동자는 급격히 흔들리고 있었다.
“지금 시란의 상태가 좋지 않습니다. 모두에게 버프를 넣어줄 수가 없어요. 파로스에게만 집중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음…… 어쩔 수 없네요.”
민배가 임창종의 곁에 다가와 말했다. 현재 공격계들의 모두 합친 능력이 대단하긴 하지만, 그들에게 한 꺼번에 버프를 걸어 줄 수가 없는 상황이다.
“그럼 파로스씨와 일부에게만 버프를 진행하는 것으로 하고 이레이져를 모두 사용해야 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괜찮을까요? 현재까지 두 번의 이레이져를 사용했어요. 다섯 번 모두 사용하고도 괴수가 쓰러지지 않는다면?”
“당연히 그때부터는 나머지 공격계들의 몫이죠. 팀 아닙니까. 파로스씨에게만 의존 할 수는 없죠.”
“알겠습니다.”
신민배가 손가락 하나를 들어 올렸다. 이 행위는 기존에 B급 괴수를 사냥하면서 익힌 행동으로 1개의 공격계 팀들을 의미한다는 뜻이다. 괴수에게 당해 사망한 능력자에 대한 빈 자리를 채우고 공격계와 파로스가 뭉쳤다.
“공격력 극화! 돌진! 정신일도!!”
스스슷!
몇 명에게만 버프가 주어졌고, 파로스는 버프를 받고 곧장 괴수의 앞부분으로 달려갔다.
“중요한 것은 괴수가 이동을 못하게 막는 것입니다. 이미 비늘은 모두 사라졌습니다. 아마도 회심의 일격이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그러니 움직임을 봉쇄할 아가미 옆의 지느러미에 이레이져를 집중 공격해주세요!”
“응! 알았어.”
그런데 여기서 문제가 있다. 아가미의 높이도 족히 15미터 이상. 그런 높이에 파로스가 제대로 된 이레이져를 사용할 수는 없는 것이다.
막상 정확한 타격이 아닌, 이레이져 특유의 관통력에 모험을 걸어볼만하지만, 15미터라는 높이 때문에 정확한 조준도 불가능할 것이다. 하지만 이들은 그에 대한 대처 방법이 존재했다.
끄덕.
파로스가 두 명의 방어계를 바라본다. 그들 역시도 고개를 끄덕였고, 파로스는 뒤쪽으로 멀찌감치 물러났다.
B급 괴수를 사냥하고 팀웍을 맞추면서 호주에 있었던 거대한 A급 괴수를 생각했다. 또한 대한민국 내에 존재하는 A급 괴수들의 크기에 대한 모든 조사를 마쳤고, 이레이져 사용법에 대한 훈련도 마쳤다.
파로스가 일정한 거리를 둔 이후, 빠르게 두 명의 방어계를 향해서 달렸다. 방어계 두 명은 자신들의 방패를 대각선 앞으로 내민다. 마치 그것으로 발돋움을 하라는 듯이.
그 모습을 보고 급히 신민배가 외쳤다.
“보호막!!”
달려가고 있는 파로스에게 보호막이 시전 되었다. 투명한 막이 파로스의 몸을 감싸고, 그는 방어계의 방패를 발로 밟았다.
“차아아앗!”
“이야야얍!”
방패에 몸을 실은 파로스. 그리고 그런 파로스를 보며 방어계 두명이 큰 소리로 외치며 방패로 파로스의 발을 쳐냈다.
보호막은 방어계의 힘에 의한 타격을 보호하기 위해서 신민배가 조치한 행위였고, 방어계의 강력한 힘에 파로스가 그대로 허공을 날았다.
============================ 작품 후기 ============================
아까 좋은 일이 있었다는 것에 대해 말씀드릴게요. 조아라에서 감사하게도 제 글을 좋게 봐주셔서, 네이버 검색에 ‘조아라 웹 소설’이라고 쓰면 조아라 목록 배너에 제 소설이 나올 수 있게 허락을 구하는 쪽지를 주셨습니다. 처음에는 좋기도 했지만, 아시다시피 이런저런 문제가 많은 제 글이라 쉽사리 승낙 할 수는 없어서 제 생각을 쪽지로 보냈었고요. 다시 이야기를 통해서 제가 허락을 하게 되었습니다. 사실상 저에게 득과 실이 동시에 올 수 있는 부분이지만요. 다만 그런 허락을 함으로 해서 연재를 게을리 하거나 하지는 않을 겁니다. 부끄럽기도 하고 해서 말씀을 안드리려다 이렇게 글을 남기게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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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여러분이 궁금해 하시던 안젤리나의 능력이 나오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