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럭셔리버프-101화 (10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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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인식의 차이

임창종의 호출에 1군 전원이 모였다. B급 괴수를 상대하기 위해 세 팀 가량 꾸려진 1군은 한팀에 16명씩. 모두 48명이었다.

“모두 갑작스럽게 이렇게 불러서 미안하다. 그리고 이번 일에 너희들도 나름 속이 타고 있겠지. 그래서 더욱 미안한 마음뿐이다.”

“괜찮습니다. 신경 쓰지 마십시오.”

“저희는 괜찮으니 힘내십시오.”

목숨을 걸고 함께 사냥한 이들에게는 그 무엇보다 돈독한 믿음이 있었다.

“너희들은 나에게 있어서 친구이자, 동료이며 앞으로도 함께 할 사람들이다. 물론 2군이나 3군도 동일하다. 그렇지만 1군인 너희들은 특별할 수밖에 없다. 해서 조금은 더 애착이 가는 건 나로써도 어쩔 수 없다. 지금부터 내가 하는 말을 잘들어라. 괜히 아무런 소식도 없다가 나중에 내가 하는 이야기 듣고 충격 먹지 말고…….”

남백호는 길드원 모두에게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그들 중에서는 표정이 변하며 입을 벌이는 사람들도 나오기 시작했따. 많은 고민들이 엿보이는 지금의 상황.

대충 예상을 한 상태였다. 하지만 그들에게도 선택의 여지는 주어야만 했다.

1군에게 강요가 아닌 의견을 듣기 위함이었다. 그들에게는 일주일의 시간을 주기로 했다. 그리고 많은 생각과 결정을 내리길 바랄 뿐이다.

남백호는 1군에게 자신의 할 말을 남기고 기지회견을 진행했다.

찰칵찰칵!!

수많은 취재진이 모였다. 대한민국에 존재하는 모든 신문사들이 총 동원 되었다고 봐도 무방하다. 또한 일반인들이 대거 참여를 하여 일반적인 기자 회견장이 아님을 직감할 수 있었다.

아마 대통령이 연설을 한다고 해도 이정도로 많은 이들이 모이지는 않을 것이라 짐작했다.

임창종과 신민배를 포함한 백호 길드의 많은 이들이 이를 지켜보고 있다.

“안녕하십니까. 여러분. 백호 길드장 남백호입니다. 제가 하고 싶은 말에 앞서 먼저 질문을 받도록 하겠습니다.”

찰칵찰칵!!

번쩍번쩍!!

플래시가 터지기 시작했고, 수많은 기자들이 손을 들어 올렸다.

남백호가 가르키며 눈빛을 주자 그 기자가 일어났다.

“안녕하십니까. 동양기자 박미영이라고 합니다. 이번에 왜 강제 소집령에 불참했는지를 묻고 싶습니다.”

“익히 아시다시피 강제 소집에 응할 수 없는 상황으로, 해외 원정 중이었습니다. 그래서 백호 길드에서 일정한 실력을 갖춘 이들만 괴수 처리에 응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제가 한 가지 묻고 싶군요. 강제 소집령. 왜 그걸 능력자들이 응해야하는 겁니까? 능력자들도 국민일 뿐입니다. 더군다나 군인이 아니에요. 강제성을 발휘 할 수 없다고 봅니다.”

기자들이 열심히 기사를 적어나가고 있었다. 남백호는 또 다른 질문을 받기로 했고, 그 즉시 다른 기자가 질문을 했다.

“이번에 괴수 출몰로 인해서 많은 피해가 있었는데요. 그 중에서 B급 괴수에 의한 피해가 가장 극심하다고 들었습니다. 그런데 그 상황에서 백호 길드는 B급 괴수를 사냥하지 않았으며, 킹덤 길드에서 희생을 각오하고 B급 괴수를 처리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왜 백호 길드는 우리나라의 B급 괴수를 잡지 않는 것인지 알고 싶습니다.”

“당시 백호 길드에에는 2군과 3군이 잔류하고 있었습니다. 1군만이 B급 괴수를 상대할 수 있으며 또한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저희 길드의 신민배 길드원이 있어야만이 피해 없이 B급 괴수를 막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길드원들에게 희생을 강요하긴 싫습니다. 그래서 제가 B급 괴수는 상대하지 말라는 지시를 내렸습니다.”

길드장이 직접 괴수를 잡지 말라고 했다는 소리에 기자들이 약간 어이없는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남백호의 말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왜 백호 길드가 한국의 B급 괴수를 안잡는지 물으셨지요? 그 부분에 대해서는 잠시 뒤에 말씀드리겠습니다.”

기자들은 연신 노트북을 쳐댔다. 하지만 중요한 질문은 이제부터 나올 것이다. 또다른 인물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제가 알기로는 우리나라 능력자들은 연금을 받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면 최소한의 조건은 갖추었다고 생각하는데요. 연금 받는 만큼의 일은 해야하지 않습니까?”

“하하.”

그 질문에 남백호가 웃고 말았다. 기자들은 오히려 그런 남백호를 열심히 찍어대기 시작했다. 그 웃음이 앞으로 진행 될 질문들과 함께 비아냥거리는 말투라면 그 표정을 그대로 신문에 싣기 위함이다.

“웃어서 죄송합니다. 하나만 묻겠습니다. 연금이 얼마나 되는지는 아십니까?”

“예? 그것에 대한 점은 잘 모릅니다.”

“그러시군요. 그럼 제가 말씀드리겠습니다. 현재 우리나라의 연금 기준은 등급으로 나눌 수가 있습니다. 솔직히 7등급부터 6등급은 연금이라고 할 수조차도 없는 수준입니다. 그리고 특성마다 연금의 단위는 틀립니다. 앞전까지 제가 나라로부터 받았던 연금은 3억입니다. 그런데 최소한이라고 하셨지요? 3억에 최소한 목숨을 걸란 소리십니까?”

“예?”

“최소한이라고 말씀하지 않으셨나요? 능력자에게 있어서 최소한이란 목숨을 의미합니다. 괴수를 사냥하는 모든 능력자들이 매일 아침마다 괴수를 사냥하러 떠날 때는 목숨을 걸고 간단말입니다. 그들에게 있어서 최소한이 목숨인데, 지금 기자님께서는 ‘왜 목숨을 받치지 않았나?’라고 말씀하시는 것과 똑같습니다. 다음 질문 받겠습니다.”

남백호의 말에 갑자기 모두가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다.

인생이 절망적인 사람은 3억에 목숨을 걸 수도 있다. 보통 일반인이라면 3억이라는 돈은 상당히 큰 금액이다. 그런 금액에 목숨을 걸 수 있는 도박을 하겠지만, 죽을 수 있는 장소에 가라고 한다면 아마 3억이 아니라 10억이라고 해도 고민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

아무도 말을 하지 못하고 있는 그 상황에 재빠르게 누군가가 손을 들었다.

“하지만 국민이 위험한데 돈이 우선인가요?”

“돈이요? 제가 돈이 우선이라고 했나요? 국민이 위험하다는 것은 능력자도 위험하다는 소리가 됩니다. 왜 저희가 희생을 감수해야 하는 것입니까? 저희가 희생을 했다고 해서 국민들이 알아줍니까? 오늘, 내일 매일 같이 능력자들이 죽어 나갑니다. 그들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괴수를 잡습니다. 하지만 따지고 보면 괴수를 잡을 때마다 나라의 안전을 책임지고 있는 것이나 같습니다. 그런데 나라를 위해서 괴수에게 죽은 그들의 이름을 기억하는 국민이 있습니까? 나라를 위해서 일하는 정부의 높은 관료들의 이름은 알아도, 직접적인 안전을 책임지고 괴수를 사냥하는 낮은 등급의 능력자들 이름을 아는 국민은 거의 없을 겁니다. 그런데 우리가 그런 국민을 책임져야한다고요? 국민의 안전을 능력자에게 바라지마시고, 정부에게 바라십시오. 그게 여러분이 낸 세금으로 받아야하는 기본적인 권리입니다.”

남백호의 이런 기자회견을 보며 길드원들이 다소 놀라고 있는 모습이다.

“야, 길드장님이 저렇게 말을 잘했었냐?”

“몰라. 부길드장님이 질문 리스트를 뽑아서 답할 수 있게 해드린게 아닐까?”

“아무리 그래도…… 저 긴 말들을 다 외우고 계시다고? 우리 길드장님이 그렇게 똑똑한 편인가?”

남백호의 시선은 단 한 번도 아래를 바라보지 않았다. 그것은 질문 리스트 따위는 없으며, 자신의 생각만을 말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저런 길드장님을 보니 나도 마음이 굳혀진다.”

“나 역시도…….”

길드원들은 남백호가 그들에게 말했던 기억들이 다시금 떠오르고 있었다.

“한샘 신문의 나정국 기자입니다. 괴수에 대한 피해가 시간이 지날수록 늘어나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또한 싱크홀이 늘어나면서 결국은 서울 여의도까지 피해를 입게 되었는데요. 알아보니 싱크홀 자체가 괴수의 터널과 연관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그러면 최소한 백호 길드에서 터널에 대한 조사를 해줄 수 있는 부분은 아닌가요?”

기자의 말에 한숨을 깊게 쉬는 남백호. 대체 그가 어떤 조사를 했는지는 모르지만, 터널에 대해서 전혀 모르는 것 같았다.

“괴수 터널에 대한 정보를 정부에서 밝히지 않나보군요. 제가 아는 터널의 입구만해도 한국에는 수십개 이상이 될 겁니다. 또한 이런 터널을 조사하기 위해서 탐사를 했습니다. 1차 탐사에 지원한 능력자들과 일반인들이 어떻게 되었는지 아십니까? 전부 죽었습니다. 정부에서는 터널이 매우 안전하다고 조사만을 지시했지만, 터널은 괴수가 다니는 통로입니다. 그런 터널이 안전하다고 보십니까? 기자님께서는 지금 저희에게 터널을 들어가라고 하시는데, 얼마 전 다른 길드와 연합하여 터널을 들어갔던 적이 있었습니다. 다행이 아무런 희생자는 없었지만, 그곳에는 수많은 괴수들이 우글거리고 있으며, 들어가는 자체가 목숨을 내놓아야한다는 겁니다. 참고로 터널의 위험도는 일반 필드의 몇 배에 해당합니다. 그런데 지금 기자님이 저에게 하는 말은 백호 길드원들에게 죽을 장소로 가라는 것과 다른 것이 무엇입니까?”

기자의 입이 쏙 들어갔다. 사실상 괴수를 감당한다는 자체가 이미 위험한 일임을 잘 알지만, 일반인들이 그런 위험을 체감해보지 않는 이상 전혀 모르기 때문이었다.

기자들의 질문들이 대충 끝나고 마지막으로 남백호가 말했다.

“여러분. 능력자들도 한 사람의 국민입니다. 단지 운이 좋아서 프로젝트에 의해 능력자가 되었지만, 이들 역시 목숨이라는 것이 존재하는 똑같은 인간이란 말입니다. 그런데 그런 능력자들이 무슨 영웅도 아니고, 국민을 위해서 희생을 강요한단 말입니까? 만약 능력자들이 갑작스러운 상황에 강제 소집이 되어 죽음을 맞이하면 우리나라에는 어떠한 보상을 해주는지 아십니까? 고작 위로금으로 장례식 비용을 지불합니다. 하물며 명예 따위도 주어지지 않는 능력자들이 왜 강제 소집에 응해야 하는 것입니까? 국민의 안전은 군과 정부가 해야 할 일이지 능력자들이 해결 할 일은 아니란 말입니다.”

남백호의 불만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앞전에 최소한이라는 말씀을 하셨지요? 하나 말씀드리죠. 서울 여의도에 괴수가 출현 했던 당시에 경기도에 생활하고 있는 모든 능력자들이 강제 소집 되었습니다. 그런데 정부 관리들은 뭘했는 줄 아십니까? 괴수가 나타나고 80퍼센트 이상의 국회의원과 관리들이 서울을 빠져 나갔습니다. 자신들은 목숨을이 귀한 줄 알기에 빠져 나가고 있는데, 능력자들의 목숨은 개미 목숨입니까? 제가 볼 때 서울을 지키려고 애썼던 군인들과 능력자들이 오히려 국회의원 자격이 있을 것 같군요.”

그의 말에 기자들이 모두 놀랬다. 설마하니 80퍼센트 이상의 정치인들이 빠져나간 것을 전혀 알지 못했던 것이다. 그들은 쉴틈없이 글을 써내려 가고 있었고 남백호의 말은 다시 이어졌다.

“최소한의 연금에 대한 최소한의 희생이요? 아실지 모르겠지만, 백호 길드원들은 국가가 지원하는 연금을 단 한푼도 받지 않습니다. 왜 그러냐구요? 제가 그렇게 지시를 했습니다. 이런 일이 벌어질지 알았으니까요. 그러니 저희는 최소한 목숨을 내놓고 국가의 부름에 응할 필요는 없다는 것입니다. 나라에서 저희에게 해주는 게 없으면서 왜 강제 소집을 지시할 수 있겠습니까?”

백호 길드는 오래 전 연금에 대한 부분을 모조리 철폐해버렸다. 그리고 그런 연금과 같은 부분을 길드가 대신 길드원에게 지급을 해주고 있었다. 괴수 사냥이 계속 진행되기 때문에 길드의 수익이 늘어나면 길드원들에게 국가에서 지급한 연금 이상의 금액을 지원해 줄 수가 있기 때문이다.

“참고로 능력자가 한국에서 괴수를 사냥하다 죽으면 그것은 개죽음에 지나지 않습니다. 일반 시민이 도심한 가운데서 죽으면 뉴스로 나오지만, 괴수를 잡다가 죽는 능력자들은 아예 무시된다 이 말입니다. 아무런 명예도 특권도 없는 능력자들이 대한민국에 뭘 기대 할 수 있겠습니까? 애국심? 그것도 나라를 정말 사랑해야 나오는 것 아닙니까? 해주는 거 쥐뿔도 없고, 희생만 강요하는게 무슨 나라입니까? 다른 선진국 나라들은 능력자들에 대한 대우가 아주 특별합니다. 그들에 비교할 정도는 못되더라도, 최소한 인정할 수 있는 대우가 있었더라면 이 같은 일은 일어나지 않았겠지요. 현재 백호 길드는 다른 나라에서 귀화 요청을 받은 상태입니다. 그것도 24개의 나라에서 가히 한국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조건으로 말입니다.”

웅성웅성!!

그 말에 기자들이 난리가 난 상태였다. 설마 백호 길드를 노리는 나라가 24개나 될 줄은 몰랐던 것이다. 하지만 기자들이 모르는 사실이 하나가 있다면, 24개의 나라가 아닌 전 세계가 백호 길드를 원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다만 24개의 나라와 버금가는 대우를 해줄 수 없는 입장이기 때문에 단지 말을 못 꺼내고 있을 뿐이다.

“우리나라에서 B급 괴수를 잡는다는 것은 목숨을 걸어야만 가능합니다. 예전과 같았다면 수십, 수백 명의 목숨은 아무것도 아니지요. 그거 아십니까? 한 때 아레나 길드에서 우리나라의 B급 괴수 5마리의 처리 비용만으로 600억을 지불했습니다. 저희도 한국인입니다. 당연히 한국의 안전이 중요하지요. 그러나 만약에 대한 경우는 결국 돈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해서 저희는 괴수 안전 대책 본부에 의뢰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던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괴수 안전 대책 본부에서 뭐라고 했는 줄 아십니까? B급 괴수 한 마리에 5억을 준다더군요. 5억. 상당히 큰 돈이죠. 하지만 앞서 말했다시피 5억. 여러분의 목숨을 걸고 할 수 있겠습니까? 길드원 하나가 죽었는데 고작 장례식 비용으로 끝내라고요? 절대 그럴 수는 없습니다.”

5억의 의뢰에 대한 말은 기자들이 듣기에도 충격적이었다. 아레스 길드에 5마리에 600억이 지불 되었다는 것은 누구라도 아는 사실이다. 그런데 자국의 능력자에게 5억 따위로 의뢰를 하다니? 이것은 정말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 작품 후기 ============================

축하의 말씀 정말 감사드립니다. 앞으로 더 열심히 쓸게요. 그런 의미로... 한편 더...

개인적인 작가의 생각을 말씀 드리자면...

애국자가 나오는 이유는... 나라가 억압받고 탄압받을 때, 스스로 나라를 지켜야 한다고 생각하며 불속을 뛰어드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현재 글을 보시다시피, 대한민국의 상황은 억압받고, 탄압당하는게 아닌...

물질만능 주의에 찌들어져 있는 정부와 더불어, 자국민을 무시하고 능력자를 졸로보는 정부로 표현했습니다.(뭐.. 현 우리 정부와 많은 차이는 나지 않는군요.)

그렇다고...아주 막 나갈 생각은 없습니다.

다시 한 번 코멘트 달아주신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요.

저녁에 다시 찾아 뵙겠습니다.

(다소 기자회견이 말이 안된다고 생각하시더라도... 그러려니... 하고 봐주시면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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