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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뜻 밖의 상황
“그래요. 수고가 많네요. 요즘 실력은 좀 늘었나요?”
신민배가 그들에게 물었다.
현재 백호 길드에 존재하는 능력자는 총 300명 이상이 넘는다. 수많은 이들이 있음에도 민배는 그들의 얼굴을 하나하나 잊지 않았다. 더군다나 낯을 가리는 자신의 성격에 먼저 말을 걸어와주는 길드원들이 고마울 따름이었고, 단 한 번의 인사라 할지라도 흘려보내진 않았다.
“헤헤, 열심히는 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능력 상승이 안되네요.”
“저도 그래요.”
두 사람은 3군에서 훈련 중인 능력자로 아직 7등급이었다.
“언제 한 번 같이 사냥 좀 해주세요! 열심히 할게요.”
“하하, 알겠습니다. 시간 나면 함께 사냥 가도록 해요.”
두 사람은 그렇게 ‘꾸벅’인사를 건네고는 다시 훈련을 받으러 갔다.
“어째…… 오빠 기분 좋아보이네요?”
“으응? 뭐가?”
“맞잖아요! 저 두 명이 인사를 해주니까 금방 활짝 웃는 얼굴로!! 저한테 대하는거랑 전
혀 다를 게 없잖아요!”
공교롭게도 인사를 건넨 두 사람은 여성이었던 것이다.
“그런거 아냐…… 신경 안써도 돼. 그리고 어차피 길드원이잖아. 그리고 여기는 길드야. 우리 공식 커플로 인정되어서 모르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하지만……!”
그녀가 무슨 말을 하려고 했지만, 말을 이을 수가 없었다.
“형! 연락 받고 오신건가요?”
“그래. 너희들도 데이트 하다가 왔나보다?”
“헤헤…… 그래도 간만에 휴식인데 데이트는 좀 해야죠.”
시현은 나태희와 함께 걸어오고 있었던 것이다.
“얼른 올라가보자. 아무래도 소집을 했다면 중요한 일이겠지.”
그들은 모두 1군 회의실로 올라갔다.
연락이 온지 얼마 되지 않아 아직 도착하지 않은 1군 능력자들이 많았다. 그들이 모두 도착할 때까지 회의는 진행되지 않을 것이다.
시간이 조금 흘렀다. 20분 정도가 지났을 때, 1군 모두가 집합을 끝냈고, 남백호를 중심으로 해서 임창종이 소집 이유를 말하기 시작했다.
“휴식은 잘 취하고 계셨는지 모르겠습니다. 우선 이렇게 여러분을 소집한 이유는 의뢰가 들어왔기 때문입니다. 의뢰는 호주에서 들어온 것입니다.”
임창종은 빔 프로젝트를 꺼내어 영상을 보이기 시작했다.
“현재 호주의 골드 코스트 지역에 B급 괴수 10마리가 출현을 했습니다. 한 지역에 B급 괴수 10마리가 출현한 것은 이례적인 상황입니다. 문제는 골드 코스트가 시드니와 호주의 수도인 캔버라와 그렇게 멀리 떨어져 있지가 않다는 겁니다. 해서 저희 백호 길드에게 호주 정부가 의뢰를 했습니다.”
임창종의 말을 듣고 한 사람이 질문을 했다.
“하지만 한 곳에 그렇게 많은 B급 괴수가 있다면 다른 B급 괴수의 어그로를 끌 수 있는 문제가 되지 않나요?”
“맞습니다. 그래서 이번 의뢰는 호주 능력자들과 합동으로 이뤄지게 될 겁니다. B급 괴수 전문 처리는 저희 백호 길드가 하며, 주변의 정리와 방어 역할을 호주 능력자들이 하게 될 것입니다.”
B급 괴수 한 마리를 상대로는 필승이라고 생각하는 그들이다. 하지만 B급 괴수 두 마리가 뭉칠 경우는 상황이 전혀 달라지는 것이었다.
백호 길드원들은 이런 문제를 가장 우선시 했다. 하지만 이런 문제를 호주 능력자들이 방어해 준다면 충분히 10마리의 B급 괴수를 상대해 볼만하다.
“10마리의 B급 괴수를 처리하는 의뢰비용은 총 1,000억원입니다.”
그 말을 듣고 1군 능력자 모두가 조금씩 수군거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런 수군거림을 잠재우기 위해 임창종이 말했다.
“10마리의 의뢰비용 치고는 상당히 싸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의뢰비용이 1,000억인 이유는 바로 B급 괴수 사체의 가공을 저희가 문의했기 때문에, 의뢰비용이 낮아졌습니다.”
“B급 괴수 가공과 의뢰비용이 무슨 연관인지 알 수 있을까요? B급 괴수 의뢰에 있어서 괴수의 사체는 처리한 길드의 것이라고 알고 있는데요. 이라크 때도 그랬고요.”
임창종은 질문을 한 이를 본 후 백호 길드원 전체에게 다시 시선을 주었다.
“이번에 잡게 되는 B급 괴수의 사체는 모두 장비를 만드는 것에 투입 될 것입니다. 해서 이제 여러분 모두에게 B급 장비를 제공하기로 했습니다. 물론 많은 여유분을 만들어 앞으로 성장해 나갈 백호 길드원들에게도 제공을 할 생각이고요.”
이 말을 들은 길드원 모두가 놀라고 있었다.
사실상 B급 괴수 10마리를 잡고 얻는 1,000억원은 각종 비용을 제외하더라도 자신들에게 몇 십억 이상은 들어오게 될 것이다.
그런데 그런 금액 뿐만 아니라, B급 장비를 모두에게 갖춰준다는 것이다.
“물론 일정한 사체만을 B급 장비로 맞출 생각이며, 남은 사체의 경우는 가공비를 전액 받을 생각입니다. 괴수 사냥에 있어서 안전성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최대한 많은 방어구를 만들어 1군 전부에게 B급 장비를 착용시킬 생각입니다.”
사실 이 자리에는 C급 괴수의 사체로 만든 방어구를 착용하고 있는 이들이 많다. 하물며 C급 마력석과 섞은 것이 아닌, 단순한 C급 괴수의 뼈만으로 만든 방어구를 입은 이도 존재했다.
그런 그들에게 B급 장비를 제공한다는 소식에 모두의 표정이 환하게 변했다.
이미 이런 결정을 백호 길드에서 내린 상황에서 번복 될 일은 없을 것이다. 돈도 좋지만 그만큼 장비를 맞춰준다는데 누가 불만을 가지겠는가?
“현재 호주의 상황이 좋지 않습니다. 그래서 출발 시간은 내일 오전 아침 9시로 할 생각입니다. 그러니 모두들 해외 원정 준비를 해주셨으면 합니다. 이상 회의를 끝내겠습니다.”
모든 설명이 끝나고 1군 모두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야…… 꿈만 같던 B급 장비를 우리들도 착용하게 되는 건가?”
“하하, 솔직히 B급 괴수를 잡았던 그 순간부터 지금까지 계속해서 꿈만 꾸고 있는 것 같군.”
“난 요즘 들어 백호 길드에 들어온 것이 너무 잘 된 것 같아.”
모든 이들이 각자 준비를 위해서 귀가를 했다. 그리고 이 날 있었던 일은 자연스럽게 기사로 알려지게 되었다.
백호 길드가 다시 호주 원정을 간다는 소리에 많은 네티즌들이 반론을 하고 나섰다.
[아니? 우리나라도 B급 괴수의 위험으로부터 안전하지 않은데, 왜 계속 다른 나라로 원정을 가는 거지?]
[백호 길드는 돈 때문이 아닌 것 같았는데, 역시나 돈으로 움직이는 길드인가?]
[자국은 나 몰라라 하고, 오히려 다른 나라에 힘을 쏟아 붓는 이유가 대체 뭐지?]
국민들 역시도 잘 알고 있다. B급 괴수는 대한민국에도 많다는 것을. 하지만 현재 백호 길드는 대한민국에서 광명 지역에 있던 블랙 터틀을 쓰러뜨리고 더 이상 대한민국에 있는 B급 괴수를 사냥하지 않았던 것이다.
그러니 여론은 불만이 커져갈 수밖에 없었다. 최소한 B급 괴수를 많이 처리해야만이 자국도 안전할 수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에 대해 다른 의견을 가진 네티즌들도 존재했다.
[나 같아도 해외 원정가겠다. 보니까 우리나라 괴수 안전 대책 본부는 가격 후려치기를 해서 능력자들을 완전 호구로 보더라.]
[목숨걸고 하는데, 돈을 한 푼이라도 더 주는 곳이 낫지. 누가 제대로 대우도 해주지 않는데, 한국의 괴수를 잡고 있겠나?]
[이러다가 백호 길드가 다른 나라로 귀화라도 하면 한국 무너지고 만다. 있을 때 잘해라.]
[B급 괴수 사냥할 길드가 이렇게 없나? 대체 한국 정부는 뭐하고 있나? 들어보니 17명이서 B급 괴수를 잡았다고 들었다. 그럼 다른 길드에서 100명 투입해서 B급 괴수 처리하면 될 것 아니냐? 왜 계속 백호 길드에만 의존하고 있는거지?]
여론이 아무리 들끓더라도 현재로써 백호 길드를 옹호하는 글들이 많았다. 길드는 엄연히 이윤을 추구하는 집단. 군인이 아닌 것이다.
목숨 걸고 나라를 사수 할 필요도 없으며, 그렇게 한다고 해서 나라에서 대우를 잘 해줄 것도 아니다.
엄연히 대한민국은 금전과 권력으로 돌아가는 현실.
그렇기 때문에 백호 길드가 대한민국의 절대적인 지지를 얻기 위해서는 더 위험한 순간이 도래되어야 했다.
호주로 떠나는 비행기 안. 여전히 걱정 없는 백호 길드 1군.
현재 그들에게 B급 괴수 한 마리는 딱히 위험한 수준이 아니었다. 그랬기에 긴장감이라고는 전혀 찾아 볼 수 없는 수준.
“길드장님. 이번 의뢰 끝나면 저희 호주 관광 좀 시켜주시는 겁니까?”
“관광? 그딴거 해서 뭐하게. 어차피 눈으로 보는 건데. 그냥 인터넷으로 봐.”
“에이! 아무리 그래도 사진과 실물은 틀리죠. 호주는 자연경관이 좋기로 유명하다구요.”
“몰라. 그딴거. 보고 싶은 사람은 알아서들 보고 귀국해. 난 괴수 처리만 하고 곧장 귀국 할테니까. 다른 나라는 음식이 안맞아서 오래 못 있을 것 같다.”
“으이그! 길드장님이 맨날 된장국, 청국장만 드셔서 그런거라구요. 때로는 좀 느끼한 것좀 드셔보세요!!”
“나도 느끼한 것 잘 먹어! 곰국! 설렁탕!”
그 말에 백호 길드원들 대다수가 웃어버리고 말았다.
“오빠. 무슨 걱정 있어요?”
민배의 곁에 앉은 안젤리나가 물었다.
“응? 아니. 그런 거 없는데?”
“그런데 오빠 표정이 별로 좋지 않아 보여요. 걱정 있는 사람처럼.”
“그런가? 별 생각 없이 창밖을 보고 있었는데?”
그런 신민배의 어깨에 살포시 머리를 기대는 안젤리나.
‘뭘까? 차마 말은 안했지만 이 불안감은……?’
알 수 없는 불안감. 신민배는 이번 호주 원정이 그렇게 썩 기분 좋은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단순한 촉 만으로 원정을 취소하기엔 백호 길드에게 타격이 컸다.
대략 10시간이 걸려서 비행기는 호주에 도착했다.
이미 호주 정부에서 백호 길드의 편의를 최대한 보완해주기 위해서 많은 이들을 공항에 보냈다.
짐꾼부터 시작해서 차량까지.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는 호주 정부.
“어서오십시오. 오시느라 수고 많으셨습니다. 호주 괴수 안전 대책 본부의 크리스라고 합니다.”
크리스라는 사람이 다가와 먼저 인사를 건넸다. 그리고 그들을 안내했다.
호주에서 가장 좋다는 킹 캐슬 호텔로 안내 받은 백호 길드원들.
모두는 간단한 짐만 풀고 한 자리에 모였다. 지금 현재 호주 상황을 보고 받기 위함이었다.
“현재 호주의 길드와 능력자들이 괴수가 더 이상 골드 코스트에서 최대한 나오지 못하게 막고 있습니다. 하지만 호주 능력자들로는 한계를 보이고 있는 상황입니다.”
“괴수에 대한 정보를 좀 알 수 있을까요?”
임창종의 말에 영상을 통해서 골드 코스트에 있는 10마리의 B급 괴수에 대한 정보가 나열 되었다.
“왜 8마리의 괴수 정보 밖에 보이지 않는거죠? 저 두 마리는 뭔가요?”
생소한 괴수의 정보에 임창종의 눈이 가늘어졌다.
“현재 저희도 파악 할 수 없었습니다. 골드 코스트에서 가장 깊숙한 곳에 위치한 두 녀석이라 그 어떠한 정보를 얻을 수가 없습니다.”
8마리의 괴수는 기존에 존재하던 괴수 정보에 포함이 되어 있다. 패턴이나 공격성향 등을 알 수가 있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 위에서 찍은 화면. 즉 위성을 통해서 찍은 사진에 의해 보이는 두 마리의 괴수는 신형 괴수였던 것이다.
“의뢰를 했을 때와는 다른 정보군요. 이런 정보는 없었습니다만?”
B급 괴수를 상대하기 위해선 정보가 가장 우선시 된다. 갑작스럽게 준비도 되지 않는 공격을 하게 되면 곧장 그것은 죽음과 직결되는 문제기 때문이다.
호주 관계자들은 서로의 눈치만 살필 뿐이었다.
“그래서 대략 크기나 여타의 소소한 정보는?”
남백호가 그들을 보며 물었다.
“예! 물론 있습니다. 현재 저 두 마리의 경우 둘 다 30미터 정도의 크기를 지니고 있습니다. 하나는 거미과의 도마뱀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다른 한 마리는 곤충과로 활동하지 않을 때에는 주로 땅속에 있는 것으로 보여집니다.”
“활동? 활동이라 함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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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죄송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