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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금의환향
한국에 도착 후 고작 3일이 지나지 않아 백호 길드는 수많은 전화와 우편에 의해 거의 포
화 상태였다.
“이게 다 뭐야?”
전화야 그렇다 치지만 수많은 우편은 도무지 무엇인지 알 수가 업었다.
그런 우편을 보며 경리 한명이 말했다.
“확인 해 본 결과 거의 세 가지 경우인데요. 우선 첫 번째로는 자선 단체들이 성금 좀 내
려고 보낸 것이고요. 두 번째로는 길드에 가입하고 싶다는 의사입니다. 마지막 세 번째
는 백호 길드를 응원하는 편지 글귀들입니다.”
“그래? 응원 편지만 따로 고를 수 있나?”
남백호의 말에 경리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거 빼고 죄다 불태워버려. 성금 같은 소리하고 자빠졌네. 목숨 걸고 괴수 잡아놨더니, 어느 편안한 놈 뱃속에 집어넣으려고 성금 내래? 성금 낸 그 돈이 50%만이라도 불우 이웃 돕기에 쓰이면 말을 안하겠다. 하루 이틀 장사하나 이 쓰글것들이? 길드 가입 의사에 대한 편지도 전부 불태워버려. 어디 얼굴도 모르는 녀석들이 가입 의사야? 제 발로 찾아 올 배짱도 없는 놈들이 무슨 괴수 사냥을 한다고?”
남백호의 직설적인 말에 경리를 고개를 끄덕이며 긍정의 표시를 보였다. 사실상 지금까지
남백호와 오래 생활을 한 경리였지만, 그가 틀린 말 한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단지 표현이 억세고 다혈질이다 뿐인 그다.
“그리고 길드 응원 편지는 따로 다 빼서 길드원 전체가 볼 수 있게 나눠 볼 수 있게 해. 1군이던 3군이던 모두가 같은 길드니까. 최소한 응원 메시지는 동일하게 느끼는게 좋겠지.”
남백호는 그 말만을 하고 자신의 사무실로 들어갔다.
백호 길드가 이라크에서 도착 후, TV 프로그램에서도 백호 길드에 대한 정보로 온통 난리가 아니었다. 그리고 추적과 범죄, 미스테리 등을 담당하는 유명한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더라]에서도 남백호와 이용석의 관계. 그리고 사알마딘이 남긴 ‘그’라는 인물에 대해서 집중 탐구하는 모습이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그’라는 인물에 대해 명확하게 알려진 바는 없었고, 다만 그 인물이 백호 길드에서 아주 유명한 위치에 있다는 것이 공표 되었다.
많은 이들이 ‘그’라고 꼽는 세 사람이 있었는데, 첫 번째는 임창종이었다. 백호 길드 내에서 거의 총괄직을 맡고 있다보니, 주변에서도 그에 대한 추리가 연이어 보도되었다.
두 번째는 바로 안젤리나가 뽑혔다. 판타지하고 아름다운 외모에 사알마딘도 그녀에게 반했을 것이라는 추측이 난무했다.
마지막으로 신민배가 거론 되었지만, 신민배의 모습은 검은 실루엣으로 표기 되어 모자이크 조차도 없이 거의 미스테리 인물로 낙인 찍혀 있었다.
이에 백호 길드는 공식 기자 회견을 했다.
기자 회견에 참여한 사람은 남백호와 임창종 두 사람이었고, 신민배는 참석하지 않은 상태다.
“안녕하십니까. 기자님들. 오래 기다리게 해서 죄송합니다. 우선 백호 길드의 남백호 길드장님을 소개해드리겠습니다.”
남백호가 자리에서 일어나 인사를 했다.
꾸벅.
짝짝짝짝짝~!
카메라의 라이트가 번쩍였고 남백호는 천천히 자리에 앉았다.
“저는 백호 길드의 부길드장 임창종이라고 합니다.”
짝짝짝짝!
또다시 라이트와 박수 소리가 쇄도했다.
“우선 늦게 기자 회견을 하게 된 점 진심으로 사죄를 드리며, 미리 말씀드렸듯이 질문은 먼저 온 열 분에게만 받는 것으로 하겠습니다. 질문해주십시오.”
그 말이 끝남과 동시에 라이트가 미친 듯이 번쩍이며 기자 한 명이 손을 들었다.
이미 질문자의 순서가 정해져 있었기 때문에, 임창종은 그런 그를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그 기자가 자리에서 일어나 마이크를 집어 들었다.
“안녕하십니까. 네이보 신문의 황원현입니다. 하나의 질문 밖에 할 수 없어서 정말 아쉽습니다. 그래도 기자 회견을 열어주신 백호 길드에게 정말 감사를 표하고 싶네요. 저의 질문은 왜 한국이 아닌 이라크에서 B급 괴수 의뢰를 받았냐는 것입니다. 이에 대해서 한 말씀 해주십시오.”
남백호는 임창종을 보며 대충 눈짓을 했다. ‘내가 다 알아서 말해라.’ 이 뜻이었다. 사실 남백호는 기자 회견장에 참석하고 싶은 생각이 전혀 없었다. 하지만 백호 길드의 일인데 길드장이 빠질 수가 없는 문제였기에, 임창종이 거의 억지로 끌고 왔다고 할 수도 있었다.
“그 질문의 답은 간단하게 말하겠습니다. 저희는 괴수를 사냥하는 능력자이지, 불사신은 아닙니다. 그러니 위험도가 큰 만큼의 보상을 기준으로 하게 됩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보상 기준이 낮아서 이라크의 의뢰를 받아들인 것뿐입니다.”
번쩍번쩍!
라이트가 터지기 시작하고 또다른 기자가 손을 들고 말했다.
“안녕하십니까. 중간 신문 배철식입니다. 금전 문제라고 하셨는데, 우리나라는 아시다시피 아레스 길드가 얼마전에 괴수 5마리를 처리하고 그 비용만 600억을 받은 것으로 압니다. 그렇다면 혹시 600억 이상을 요구하셨던 건가요?”
“아닙니다. 그 정도 금액이었다면 충분히 의뢰를 받았겠죠. 하지만 여러분이 생각하는 금액 이하였습니다. 차라리 의뢰가 아닌 B급 괴수를 사냥해서 얻을 수 있는 수익과 비슷했으니까요.”
기자들이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지금 임창종의 말은 어쩌면 의뢰비용을 터무니 없이 깎았다는 소리 밖에 되지 않는 것이다.
기자들은 괴수 처리에 대한 질문은 여기서 끝냈다. 그리고 그들의 다음 궁금증이 이어졌다.
“혹시 사알마딘이 말 한 ‘그’라는 인물에 대해서 밝혀주실 생각은 없으신가요?”
“사실 저희는 이미 밝힐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아마 저희가 밝히지 않더라도 조금씩 소문이 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러니 그때까지 궁금하더라도 참아주시기 바랍니다. 개인적인 사정도 포함이 되어 있으니까요.”
이미 공식 발표를 하기로 했지만, 신민배가 상당히 불편해 했다. 안그래도 이미 ‘그’라는 사람을 자신으로 유추하고 집에 걸려오는 전화만 해도 수십통이 넘었다.
집 전화번호는 어떻게 알았는지 하루 종일 전화 벨 소리가 끊이질 않았던 것이다. 해서 신민배는 집 전화를 아예 없애버렸다. 아이들이야 모두가 스마트폰을 가지고 다니다보니, 구태여 집 전화는 필요가 없었다.
“공항에 입국하셨을 때, 남백호 길드장님과 괴수 안전 대책 본부의 이용석 수장과 그렇게 사이가 좋지 않아 보였는데 어떻게 된 일인가요?”
기자의 말 중 이 부분을 중요하게 볼 수가 있다. 남백호에게는 ‘님’자를 붙였으며, 이용석에게는 단지 수장이라고만 했다.
그렇다는 것은 이미 기자들은 이용석보다 남백호를 더 영향력이 있는 인물로 보고 있다는 소리가 된다.
임창종은 질문을 받고 남백호를 바라보았다. 아마도 그가 대답하길 원하는 듯 보였다. 이미지를 위해서 이런 부분에 관해서는 임창종이 포장을 하고 이야기를 했어야 했지만, 남백호의 성격상 이 자리에서 어설프게 포장을 했다가는 어떠한 일이 터질지 몰랐기 때문이다.
시선을 받은 임창종이 직설적으로 답했다.
“그와는 안친합니다. 그런데 왜 사이좋은 척을 해야 합니까?”
“하지만 한 나라의 괴수 안전 대책 본부의 수장인데 최소한의 예의를 보여도 되는 것이 아닌가요?”
한 기자의 말소리에 남백호의 눈썹이 꿈틀 거렸다.
“한 나라의 괴수 안전 대책 본부의 수장이 뭐가 그렇게 잘났지? 그들이 괴수를 잡나? 아니면 괴수에 의해서 파괴 된 건물을 수리하나? 단지 자신들의 자리에서 나라에서 책정해 준 돈으로 대충 지급하고 끝내는게 그들이 하는 일 아닌가? 예의? 단순하게 나이가 많다고 예의를 표하라면 얼마든지 할 수 있지. 하지만 쥐뿔 하는 것 없이 그딴 자리에 앉아 있다고 예의를 바라나? 난 그런 사람보다 7등급 최하급의 능력자이면서 자신들의 목숨까지 위협받아가며 괴수를 하나라도 잡아 사회 안전을 기여하는 그들에게 고개를 숙여 보이겠다.”
이 말은 상당히 큰 파문을 일으킬 수가 있는 문제다. 그것은 권력과 명성의 싸움이 될 수도 잇는 문제였다. 하지만 백호 길드에게 하나가 더 추가 된다면 바로 인지도였다.
이미 국민들의 많은 수가 백호 길드를 한국 최고의 길드로 지지하고 있었던 것이다.
기자들은 미친 듯이 노트북의 타자를 쳐나가고 있었다. 과히 빛과 같은 속도로 타이핑을 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저런 질문들이 끝나고 마지막 질문이 이어졌다.
“앞으로 백호 길드의 향방에 대해서 한 말씀 해주시겠습니까?”
이 대답은 남백호 대신 임창종이 답하기로 했다.
“현재 백호 길드는 1, 2, 3군으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시국이 그렇게 좋지 않은 상황에서 능력자들의 수위를 좀 더 끌어 올려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저희 백호 길드가 B급 괴수 토벌이 가능하다고는 하지만, 언제 A급 괴수들의 개체수가 늘어날지도 모릅니다. 그렇게 된다면 결국 능력자들의 힘으로 해결을 해야 하는 상황이 오기 때문에, 지금 상황에서 백호 길드가 할 수 있는 일은 능력자들의 실력을 최대한 끌어올리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해서 저희 길드는 백호 길드원들에게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을 생각입니다.”
지금까지 이러한 발언을 한 길드는 그 어느 곳도 존재하지 않았다. 이익을 목적으로 하는 길드이기 때문에 능력이 안되는 길드원들은 언제나 천대 받기 마련. 그런데 그런 천대 받는 능력자들을 끌어 모아 실력을 높여준다는 소리다. 이런 상황이 되면 능력자들의 실력을 끌어 올려주기 위해서 상당한 금액이 소요되는데, 그것을 알기에 여타의 길드나 클랜들은 하급 능력자들을 소속시키지 않는 이유도 있었다.
그런데 그런 것을 깨고 백호 길드는 지원을 아끼지 않으며 능력자를 키울 거라는 소식에 기자들이 빠르게 글을 적고 있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저희 백호 길드가 대한민국을 책임진다는 것은 아닙니다. 엄연히 대한민국을 책임지는 것은 국가의 의무이지, 저희 길드가 아니니까요. 그래서 저희는 지금 하는 방식과 똑같이 의뢰를 받으며 활동하거나, 긴급 상황에만 지원을 할 생각입니다.”
이 말만 하더라도 백호 길드는 상당히 어깨가 무거워지는 것이다.
힘이 있는 자는 반드시 그 힘에 대한 책임을 져야한다. 이미 백호 길드는 그런 힘을 지니고 있다. 그런데 백호 길드가 자국의 안위를 뒤로하고, 원정길에만 매달리게 되었을 시에 국민들이 백호 길드를 응원은 하지만, 오히려 자국을 버리고 금전에만 매진한다는 질타가 쏟아질 것은 자명 했다.
또한 긴급 상황은 언제, 어디서, 어떻게 터질지 모르는 일이기 때문에 발 빠르게 대처 한다해도 희생자가 한 명이라도 나오면 비난의 목소리 또한 백호 길드가 책임을 져야 할지도 모른다.
물론 이런 상황 모두가 B급 괴수 이상이 되었을 시에, 그것을 가장 피해 없이 막을 수 있는 백호 길드이기 때문에 채찍과 당근을 동시에 쥐고 있는 것이나 다름이 없었다.
“이상 백호 길드 기자 회견을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두 사람이 자리에서 일어나 인사를 했고, 카메라의 번쩍이는 빛을 받으며 퇴장을 했다. 차로 돌아가는 와중에도 수많은 기자들이 다른 질문들을 쏟아내기 시작했지만, 두 사람은 그 어떠한 대답도 하지 않았다.
차에 두 사람이 탑승을 하고 출발을 하자 남백호가 한 마디 했다.
“씨발…… 이제 이딴 기자 회견이고 나발이고, 나 데리고 오면 너 죽고 나죽는다…….”
“알겠습니다…….”
기자 회견이란 자체가 워낙에 신경 쓰이는 일이기도 하며, 생각지 못한 질문이 터져 나올 시에 당황할 수밖에 없는 일이다. 물론 남백호야 이런 것을 전혀 신경 쓰지 않고 터뜨려버릴 위인이었지만, 참는 것에 있어서 스트레스를 막심하게 받고 있었던 것이다.
그렇게 기자 회견이 끝나고, 뉴스는 발 빠르게 대한민국을 강타했다. 그리고 전문적인 B급 괴수 사냥 팀인 만큼, 해외에도 보도가 되었다.
실시간 인터넷 기사도 이미 퍼져 있는 상태였다.
[대한민국 최초의 B급 괴수 의뢰를 받은 백호 길드! 그들의 실력은 어디까지인가?]
[백호 길드! 이제 그들이 대한민국의 안전을 책임지는 것인가? 그렇다면 괴수 안전 대책 본부는 어떻게 되는 것인가?]
[괴수 안전 대백 본부가 하지 못한 일을 백호 길드가 하고 있다.]
[이용석과 남백호. 둘의 사이는 친하지 않았다.]
[‘그’라는 존재에 대한 수많은 진상.]
[왜 괴수 안전 대책 본부는 백호 길드를 외면했는가?]
[백호 길드의 앞으로의 향방에 대해서!]
기자회견을 하고 일주일가량 백호 길드에 관한 소식이 인터넷 검색 순위 1위부터 10위까지를 모두 휩쓸었다.
정부에서는 최대한 괴수 안전 대책 본부의 비난을 막기 위해서 각종 연예인들의 깜짝 연애 소식을 보도 했지만, 그 어떠한 기사도 검색 순위에 들진 못했다. 또한 기사가 계속 삭제되기 시작하면서 정부의 조작이라는 말이 나돌고 있었지만, 그것도 잠시 또 다른 백호 길드에 관한 기사가 오르면서 10위 권 안에 진입하는 위엄을 토해냈다.
============================ 작품 후기 ============================
자다가 좋은 꿈을 꾸었습니다. 꾸었다가 아니고... 들렸다고 해야 정상이려나요?
여자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그래서... 기분 좋아져 한 편 날리고 갑니다...
뭐... 연참 해달라는 분도 계셨고...
저 이제 비축분 모아야 합니다. 그러니 하루 세편으로만 참아주세요...
간혹... 자다가 여자 목소리 들릴 땐 한 번씩 날려드리고...
심심해서 지하철 나고 나가다가 이뿐 아낙네들 보면 기분 좋아서 한편 날려드리고...
커피숍에 앉아서 글쓰는데, 이뿐 여자들 와서 커피 마시면... 기분 좋아서 한편...
그런 식으로 진행하겠습니다... 전... 기분파니까요...
츄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