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럭셔리버프-74화 (74/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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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이라크 전.

“그래서 이번에 신민배씨를 천천히 대외적으로 알릴 생각입니다.”

회의장에 있는 백호 길드원들을 보며 임창종이 입을 열었다.

“하지만 좀 위험하진 않겠어? 만약 다른 나라에서 위협이라도 가하면?”

남백호는 신중 할 수밖에 없다. 자신의 길드원이라서가 아니라, 한 사람의 안위 때문이었다.

“아마도 그럴 일은 없을 겁니다. 현재 알려진 최강의 능력자만하더라도 대다수 소문은 널리 퍼져 있지요. 만약 각 나라에서 그런 이들을 위험의 대상으로 선정하고 신변에 위해를 가하려고 했다면 벌써 오래전에 일어났었어야 합니다. 하지만 능력자의 위엄은 단지 괴수에 한한 것이기 때문에 각 나라에서도 능력자를 위험인물로 간주하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그렇군…… 그럼 앞으로 민배 때문에 생길 이득은?”

길드는 이익을 우선으로 한다. 남백호 역시도 그런 부분은 잘 알고 있다. 다만 이런 불편한 일들이 진행되는 가운데, 뭔가 하나라도 얻는 것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간과하진 않았다.

“아마 이번 이라크 B급 괴수 처리로 인해서 길드의 명성이 세계적으로 퍼져 나갈 겁니다. 그렇게 되면 의뢰 비용에 있어서도 지금과는 확연하게 차이가 날 겁니다.”

“음…… 돈이라? 돈 말고는?”

“돈 말고는 물론 세계적인 입지를 한 몸에 받는 다는 것이지요. 세계 길드 랭킹 중 100위 안에 드는 길드들은 각 나라에서 국빈 대우를 받고 있습니다. 또한 자국에서의 입김이 엄청나죠.”

“큭큭, 그거 좋군. 안그래도 썩어 빠진 정치인들 하나하나 밥맛이었는데, 이제 나도 그런 놈들과 한바탕 말빨을 섞을 수 있다는 거잖아?”

“물론입니다. 오히려 그들이 굽히고 나와야 정상이지요. 만약 그렇지 않을 시에는 저희 백호 길드는 국민들의 지지를 얻고 그들과 맞서 이야기 할 수도 있을 겁니다.”

“좋네! 그대로 실행해. 그런데 민배 너는 어때?”

회의 자리에 앉아 있던 신민배는 별일 아닌 듯한 제스쳐를 했다.

“뭐 상관없죠. 어차피 유명해져서 나쁠 건 없을뿐더러, 시간이 지나서 알려질거라면 지금 알려도 크게 상관은 없습니다.”

“좋네. 좋아! 민배한테는 보너스 좀 두둑하게 줘야겠네.”

“하하, 돈에 그렇게 욕심은 없습니다. 그런 보너스 조금 더 길드를 위해 쓰십시오.”

그 말에 남백호가 손을 짝 부딪혔다.

“저봐! 얼마나 쿨해? 돈 욕심이 없는 녀석이 저런 엄청난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게 왜 이렇게 배가 아프냐? 기분이 좋다가 갑자기 더러워지네? 야, 언제까지 회의 할거냐?”

이에 인상을 쓰며 남백호가 말하자 임창종은 모두를 바라보며 말했다.

“회의는 이것으로 끝내겠습니다. 내일을 위해서 다들 휴식을 취하시길 바랍니다. 수고들하셨습니다.”

“수고들하셨습니다!”

“수고들 많으셨습니다.”

드르르륵~!

모두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서비스도 좋던데 난 마사지나 좀 받으러 가볼까?”

“어머? 언니. 같이가요.”

“저도 가요.”

여자들은 무료로 제공하는 마사지를 받기 위해서 함께 자리를 이동했다.

“우리도 받으러 갈까?”

“그러게. 딱히 생각은 없었는데 그래도 무료잖아? 괜찮지 않겠어?”

“중동 마사지는 어떤 느낌인지 받아보자.”

남자들 역시도 무료로 해준다는 마사지를 받으러 갔다.

시대가 변하면서 마사지의 재료가 많이 바뀌었다. 예전에는 식물 추출몰이나 피부에 좋다는 해초 등을 많이 사용했지만, 요즘에는 뭐든지 괴수로 통했다.

괴수의 근육에서 나오는 추출물은 피부를 매끄럽고 탄력있게 만들어 준다. 해서 화장품 중에서도 상당히 고가에 속하며, 비싸다고 하는 화장품과 더불어 마사지 샾들은 대다수 괴수로 만들어진 것들이었다.

백호 길드원들 대다수가 마사지를 받으러 갔다. 그리고 신민배는 안젤리나와 함께 있었다.

“표정이 좋지 않네?”

“응? 으음…….”

그녀는 회의 내내 표정이 좋지 않았다. 여자친구 이다보니 이제는 그 정도는 충분히 체크할 수 있는 수준에 올랐다.

“무슨 안 좋은 일 있어?”

“아니…… 그런 건 아니고.”

온 종일 그녀와 함께 시간을 보낸다. 그리고 그녀가 딱히 기분 나빠하거나 좋지 않은 일이 있었다면 그가 바로 알았을 것이다.

하지만 하루를 쭉 되뇌어 봐도 그녀가 왜 이런지 이유를 알 수 없었다.

“무슨 일인데? 말 해봐.”

우물쭈물하던 안젤리나는 천천히 그를 보며 말했다.

“지금까지야 오빠 주변에 여자들이 있더라도…… 내가 커버할 수가 있었는데, 이제 오빠가 유명해지면 내가 그 많은 사람들을 어떻게 감당해야 할지 몰라서요.”

그녀의 걱정은 바로 그것이었다.

“내가 유명해지는 거와 다른 여자와 무슨 사이야?”

“오빠 정말 몰라서 물어요? 여자들이란 유명해진 사람에게 다가오는 법이예요. 지금이야 오빠에 대해서 아는 사람이 소수여서 그렇다 치지만, 유명해지고 나면 연예인들까지 다가올지도 모르는 거라고요. 그러면 아무리 강한 남자라도 여자 앞에서 쓰러지게는 되어 있다고요.”

걱정스러운 그녀의 표정에 무척이나 기분이 좋은 신민배.

“하하, 그런거야 사람 나름이지. 그리고 막상 네가 있는데 아마 다른 여자들이 다가오다가도 멈칫 할걸?”

“멈칫만하지…… 다가올 사람들은 다 다가온단 말이에요.”

그런 안젤리나가 무척이나 귀엽고 고맙기까지 했다. 그리고 그녀를 살포시 안았다.

“걱정마. 나한테는 네가 있는데 다른 사람 볼 겨를이 어디있어?”

“그래도…….”

“그만하래두? 당장은 안전에 대한 생각만 해. 다른 건 몰라도 네가 다치는 건 정말 참을 수 없을 것 같으니까.”

“네…….”

안젤리나가 자신의 눈을 바라본다. 그리고 점차 가까워지는 두 눈.

처음으로 그녀에게 키스를 했다. 아니, 키스를 당했다.

안젤리나는 잠시 동안 키스를 하고 난 후,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키스 할 때 그렇게 두 눈 동그랗게 뜨고 보면…… 여자들이 민망해 한답니다…….”

안젤리나의 그런 귀여운 모습이 오히려 더 기분 좋은 그였다.

다음 날 괴수를 사냥하는데 군 관계자들 외에도 여러 인물들이 먼 곳에서 그들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들 모두가 이라크 능력자들이었으며, B급 괴수를 소수 정예로 사냥한다는 그들을 직접 보기 위함이었다.

그리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소수인 그들이 내는 화력이 자신들이 아는 것과 차원이 달랐던 것이다.

“세상에? 내 눈으로 보고 있는 장면이 정말 현실인거야?”

“말도 안 돼. 어떻게 저런 이들이 지금까지 아무도 몰랐던 거지?”

“대단하군! 대단해! 함께 사냥을 하고 싶을 정도로!”

능력자들의 탄사는 쉽게 끝나지 않고 있었다.

현재 백호 길드는 또다른 B급 괴수. 레이레탄이라는 뱀의 형상을 띤 괴수를 상대하고 있었다.

코브라처럼 거대한 갈귀가 존재하는 레이레탄은 길이만 해도 40미터가 넘는다.

빠르게 이동을 하며 거대한 이빨로 능력자를 사정없이 씹어 먹는다. 뱀의 형상이라고 하지만, 뱀과는 전혀 다른 톱날 같은 이빨이 녀석의 특징이었으며, 비늘로 되어 있는 몸통은 원거리 공격계의 충격을 흘리는 역할도 했다.

그렇다보니 한 자리에 고정시키지 않고는 레이레탄을 쉽사리 공격할 순 없었다.

그러나 레이레탄의 단점이라 하면, 공격을 할 수 있는 것이 이빨 밖에 없었으며, 워낙 길다란 몸으로 인해서 공격을 쉽게 허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생명력이 다른 B급 괴수에 비해 낮아서 생명력 약화를 사용하고 있는 신민배의 능력에 오래 버티지는 못했다.

“이게 꿈이야 생시야?”

“무슨 이런 말도 안되는 시간이야!”

“4시간이 안걸렸다고! 이걸 믿어야 해 말아야 해?”

생명력이 적은 레이레탄을 쓰러뜨리자 이라크 군과 능력자들이 난리가 난 상태였다. 그것은 백호 길드라도 약간 놀라울 수밖에 없었다.

“오늘은 쉴 시간이 더 늘어났는 걸?”

“그러게 말이야. 솔직히 레이레탄이 감당하긴 편하긴 했지.”

“빠른 이동속도 였지만, 역시 길드장님이 잘 마크해주었지.”

B급 괴수를 상대할수록 점점 더 안정이 되어가고 있는 백호 길드.

그들은 이라크에 오고 3일의 휴식을 취했으며, 10일째 되는 날 약속 된 7마리의 B급 괴수들을 모조리 소탕했다.

약속 된 300억은 물론 이라크 정부에서는 그들에게 100억을 더 얹어 주었다.

주변에도 큰 피해가 없었음은 물론, B급 괴수가 도주한 것도 아니며, 이라크 능력자들이 괴수 처리의 과정을 지켜볼 수 있게 해준 보답이었다.

그렇게 마지막 날의 괴수 처리가 일단락되고, 호텔로 돌아온 그들에게 굉장한 제의 하나가 들어왔다.

백호 길드원 모두는 지금 회의장에서 여러 인물들과 함께 자리하고 있었다.

백호 길드원과 함께 자리하고 있는 이들은 이라크 정부 인사들과 더불어 이라크의 석유 재벌 한 명이 자리하고 있었다.

“이 분은 사알마딘입니다. 여러분께 한 가지 제의를 하기 위해서 자리를 마련하게 되었습니다.”

사알마딘. 이라크 석유 재벌 중 한 명으로 이라크 석유의 50%이상의 점유율을 가진 인물이다. 그렇다보니 재산도 엄청날 뿐만 아니라, 이라크에서의 그의 입지는 매우 대단했다.

그런 그가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다.

“여러분의 B급 괴수 사냥은 영상을 통해서 정말 잘 보았습니다. 정말 대단하다고 말씀드리고 싶군요. 우리 이라크는 여러분 같은 능력자들이 많이 없습니다. 해서 석유 채굴에서도 많은 피해를 보고 있는 실정이지요. 만약 괴수에 의해서 피해를 보지 않고 석유 채굴

을 한다면 그것은 이라크에 있어서도 큰 이윤으로 남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 자리에서 여러분께 한 가지 제안을 하고 싶습니다.”

통역을 해주고 있기 때문에 백호 길드원 모두는 지금 그가 하는 말을 명확하게 알아들을 수가 있었다.

“저는 여러분들을 이라크에 귀화를 시키고 싶습니다.”

수군수군.

그 말은 길드원 전체가 수군거릴 정도였다. 그리고 사알마딘은 자신이 생각한 조건을 말하기 시작했다.

“여러분을 귀화시키는 조건은 모든 분들게 1년에 500억씩 지급하기로 하는 것이며, 계약

금은 별도로 개인당 1,000억원씩 드리겠습니다.”

‘억’ 소리나는 조건에 백호 길드원 모두의 눈이 크게 떠졌다.

1년에 500억이라고 했다. 그렇다는 건 그들이 10년만 이라크에 몸담아도 5,000억원을 벌 수 있다는 말이 된다.

하물며 계약금이 1,000억원. 지금 현재 이 자리에 있는 그 누구도 1,000억원을 만져 본 사람은 없을 것이다.

당장 이 자리에서 귀화 의사만 밝힌다고 하면 1,500억원이 바로 지급되는 문제였다.

하지만 여기에는 조건이 존재했다.

“여러분 모두를 귀화시키고 앞으로 이라크에서 B급 전문 능력자로 대우해드릴 수 있지만, 가장 큰 문제는 신민배씨가 없으면 이 조건은 무효화 된다는 것입니다. 물론 신민배씨는 여러분들과는 다른 극진 대우를 해드리게 될 겁니다.”

이들 모두를 이끌 수 있는 것이 바로 신민배의 능력이다. 이미 사알마딘 역시도 신민배의 능력이 얼마나 대단한지 알고 있었다. 영상을 통해서 본 신민배의 능력은 가히 입을 다물 수가 없을 정도였다.

신민배 한 명만 있다면, 지금 백호 길드원들은 아무 필요가 없다고 할 정도였으며, 이들을 대체 할 능력자들은 이라크에도 존재했기 때문이다.

문제는 그런 능력자들의 능력을 최대한 끌어내 줄 수 있는 신민배가 이라크에는 절실하게 필요했다.

길드에 속해 있는 신민배에 대해서 사알마딘은 어느 정도 알아 본 바였고, 돈에 크게 목매이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해서 큰마음을 먹고 이 자리에 있는 백호 길드원 전원에게 이 같은 대우를 해주려 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말을 듣고 백호 길드원들이 기분이 좋지 않은 것은 당연할 것이다. 어쩌면 신민배를 대상으로 끼워팔기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1,500억 원이란 돈 앞에서 과연 그들이 자존심을 얼마나 지킬 수 있을 것인가?

지금 당장 마음만 먹는다면 그들의 인생과 미래가 단 번에 바뀌는 절대적인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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