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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버프의 활용성.
“지금 네가 방어하고 있는 괴수 우리가 잡으려고 하고 있던 거거든?”
“무슨 소리냐? 저기서부터 내가 달려 왔었는데? 너희들은 숲에서 방금 나온거 아니냐?”
어떤 멍청한 능력자가 이 말을 믿겠는가?
방어계라면 오히려 타 능력자들보다 오감이 뛰어나다. 그런 그가 곁에서 사냥 준비를 하던 민배 일행을 못봤을 리가 없었다.
“야야, 괴수가 한 마리도 아니고. 뭐 이거가지고 그러냐? 먹고 살기 힘드냐?”
“뭐? 너 지금 뭐라고 했냐?”
민배가 오히려 그의 성질을 건드렸다.
“솔직히 너도 알다시피. 나는 보조계잖아? 인간적으로 먹고 살기 힘들다고. 그런데 네가 우리가 찜한 괴수까지 넘보면 우리 팀은 뭐가 되냐? 저기 다들 표정 좀 봐라. 식사하
고 첫 괴수 사냥을 이렇게 망쳐두면 우리 분위기가 말이 아니지.”
민배 팀의 여성들은 얼굴 표정이 상당히 일글어져 있었다.
“아? 아하하. 이거 죄송하게 됐습니다. 제가 본의 아니게 이렇게 되었네요. 차후에 괜찮은 괴수 한 마리가 제가 가져다 드릴게요. 양해해 주십시오.”
괴수 방어를 하면서도 할 말은 꼬박꼬박 다하는 노광휘.
“나 바쁘니까 그만 가보지? 너도 빨리 다른 괴수 찾아서 먹고 살아야 할 것 아니냐?”
신민배를 보며 비웃음 가득한 미소를 짓고 있는 노광휘. 그런 그에게 신민배가 한 마디 했다.
“미안한데. 사람 성질 긁는거야 뭐 성격이라서 그렇다 치지만, 얼마 전부터 내가 좀 바뀌었거든?”
“뭐?”
“뭐냐고 물어서 답해주는 건데, 난 이제 내 건 안뺏기기로 했거든. 최소한 뺏길 때 뺏기더라도…… 곱게는 안뺏기려구.”
“무슨 말이냐 너?”
‘뭐?’냐고 물은 것이 아니었다. 신민배가 하는 말에 의문을 담은 한 마디였을 뿐이다.
그런데 신민배는 뭔가 심오한 말을 했다. 사실 노광휘는 아직까지도 현민주와 신민배의 과거를 모르고 있었다.
그 말을 하고 신민배는 자신의 팀과 함께 걸음을 옮겼다.
“형, 이대로 그냥 가실 거예요?”
“미쳤어? 내가 한 말 못 들었니? 곱게는 안뺏긴다고 했었지?”
“네? 그럼 뭘 하시려고요?”
“다들…… 최대한 몸을 숨겨. 어떻게 될지 모르니까.”
민배의 말을 듣고 모두는 앞서 가던 걸음을 최대한 나무들 사이로 숨기면서 걷기 시작했다.
신민배는 노광휘가 방어하고 있던 괴수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나지막하게 중얼거렸다.
“공격력 강화, 방어력 강화, 생명력 강화, 공격력 극화, 돌진, 철벽 방어.”
필요한 강화 버프들을 모조리 괴수에게 시전해 버렸다.
“크르르르!!!”
그러자 갑자기 괴수가 상당히 사나운 음성으로 노광휘를 노려보았다.
퍽퍽~!
“응?”
“뭐지?”
공격을 하던 원거리 공격계들은 ‘펑펑’이 아닌, ‘퍽퍽’거리는 공격 음향에 의아함을 느끼기 시작했다.
“뭔가 이상한 것 같아요.”
“그러게요? 정신력이 벌써 고갈 될 리는 없는데?”
“대체…… 이게 무슨 일이지?”
철벽 방어로 인해서 모든 공격력을 50% 하락 시키다보니, 괴수에게 공격계들의 원거리 공격은 큰 피해를 입히지 못했다.
“크아아아앙!”
그와 동시에 괴수가 앞 다리를 노광휘를 향해서 휘둘렀다.
“윽!! 뭐가 이렇게!!”
너무나 갑작스런 동작! 그것도 예측도 하지 못할 정도로 빠르게 날아왔다. 하지만 D급 괴
수를 상대로 얼마나 많은 전투를 벌였던가?
이미 D급 이하의 괴수들과는 수도 없는 전투를 치러 본 노광휘였다. 그는 빠르게 날아오는 괴수의 앞발을 막기 위해서 방패를 들어 올렸다.
“흥! 이까짓거!”
콰아앙!!!!!
그런데 방패를 들고 있던 그의 팔이 안쪽으로 꺾이며 노광휘가 한쪽으로 거의 날아가다시
피 사라졌다.
“뭐, 뭐야?”
“이, 이런 미친! 저거 D급 괴수 아니었어?”
“저건 분명히 D급 괴수라고!”
“그런데 어떻게 방어계가 한 방에 날아가냐고!!”
노광휘가 한 쪽으로 사라 진 후, 치유계와 공격계들이 크게 놀라며 소리치고 있었다.
“거…… 빨리 도망치시는 것이 좋을 거 같은데요? 방어계도 없이 그러고 있다가는…… 괴
수한테 죽을지도…….”
나무 뒤쪽에 숨어서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신민배가 조심스럽게 그들에게 말하고 있었다.
어딘가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노광휘의 팀들은 정신이 번뜩 들었다.
“도, 도망쳐요!!”
“괴, 괴수 안전팀에게 빨리 연락을!!”
짐꾼과 더불어 그들 네 명이 급히 괴수에게서 도망을 치기 시작했다. 괴수는 그런 능력자
들을 빠르게 쫓기 시작했다.
“저대로 놔둬도 될까요?”
“뭐 크게 문제 될 건 없을거야. 점심시간 지난 지 얼마 지나지도 않았고, 아까보니까 우리 말고도 여러 팀이 올라오고 있었거든. 그들이 다같이 힘을 합친다면 버프가 걸린 괴수라도 잡을 수 있겠지.”
그 말에 잠시 한 숨을 내쉬며 다시 말을 하는 시현.
“형…… 그거야 보통 다른 보조계일 경우고요. 형의 버프 수치는 다른 보조계보다 훨씬
높잖아요? 더군다나…… 공격력 극화와 돌진까지 버프가 들어갔는데……?”
“아? 맞다. 그걸 깜빡했네.”
돌진의 경우야 어느 정도 감안을 할 수 있는 부분이라 할 수 있으나, 공격력 극화는 지금 이곳에 괴수를 잡으러 온 능력자들이 감당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닐 수도 있었다.
“어쩌지? 도와주러 갈까?”
“에이…… 귀찮아요. 그냥 우리 갈 길이나 가죠. 능력자가 수십 명인데 설마 한 마리 못
잡겠어요?”
“하긴? 그렇겠지? 그나저나…… 누가 죽거나 하진 않겠지?”
“그건 장담 못하겠네요.”
시현은 고개를 획 돌려버렸다.
시현과 대화를 나누던 신민배는 숲 속 한 곳으로 고개를 돌렸다.
“으으으으…….”
그곳에서 들리는 아주 작은 신음 소리. 신민배의 발걸음이 그곳으로 향했다.
괴수의 공격을 받고 한쪽으로 나가 떨어졌던 노광휘는 자신의 팔이 부러진 것은 물론, 나무와 부딪힌 충격으로 인해 허리도 크게 다쳐 있었던 것이다.
“도…… 와줘…….”
자신의 앞에 누군가가 서 있는 모습에 하체만 바라보며 입을 여는 노광휘.
그런 노광휘를 바라보며 허리를 숙이며 시선을 맞추는 신민배였다.
“까불지마…… 네가 최고라고 생각하지? 그래서 그동안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엿먹였냐? 당해보니까 제정신이 좀 들어? 죽기 싫으면…… 다른 사람은 몰라도 내 앞에서만 나
대지마라…… 정말 죽을지도 모르니까…….”
신민배의 뼈속까지 시리도록 차가운 말에, 뒤에서 듣고 있던 시현까지 ‘움찔’하고 놀랄 정도였다.
“안젤리나. 숨이 붙어 있을 정도만큼만 힐을 해줘.”
“왜?”
“그냥 해달라면 좀 해줘.”
“치…… 정신력 아까운데…….”
그녀에게 있어서 노광휘의 행동은 죽도록 싫었다. 그런 그에게 힐을 한다는 자체가 있을 수 없었다.
사람 좋기로 유명한 안젤리나지만, 자신이 좋아하고 사랑하는 신민배에게 보였던 노광휘
는 지금 죽더라도 힐 한 방울 선사하지 않을 자신이 있는 그녀였다.
“으으음…….”
그녀는 최소한의 정신력을 사용하기 위해서 노력을 하고 있었다.
한 번 치유를 사용하는데 들어가는 정신력이 100이라면…… 5의 정신력을 사용해서 노광
휘에게 힐을 시전했다.
물론 그 힐을 받고 겨우 목숨은 부지할 수 있는 노광휘였지만, 거동을 하는 것은 여전히
불가능했다.
“살고 싶으면…… 계속 신음하고 있는 게 좋을거다. 그렇지 않다가는…… 주변에 다른 괴수가 냄새를 맡고 올지도…….”
민배와 일행들은 그곳에서 곧장 다른 곳으로 이동을 시작했다.
“형…… 솔직히 방금 좀 무서웠어요.”
“응? 왜?”
“모르겠네요. 형이 그렇게 차가운 말을 내뱉는 건 처음 봤거든요. 저 형이랑 무슨 안좋은 일이 있었어요?”
“음…… 안좋은 일은 아니고. 다만 내 못났던 과거가 생각나서 말이야.”
“그렇구나…….”
시현은 신민배가 차가운 말을 할 때, 그의 표정을 보지 않은 것이 천만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그들은 천천히 몸을 풀면서 괴수를 사냥하고 있었다. 아무래도 B급과는 너무도 비교되는 괴수들이라 잡는데 전혀 문제가 없었다.
오히려 괴수를 상대로 이런 저런 동작 연습을 해볼 정도라고나 할까?
“시란아. 거기서는 한 발짝 물러나서 공격하는 부위를 노리는 게 더 좋을 것 같다. 그리고 시현은 너무 과장 된 액션은 좀 하지말고.”
“네. 오빠!”
“하하, 알았어요. 형.”
두 사람은 민배의 지적을 받고 곧장 그대로 실천에 옮겼다.
시란의 경우는 학교를 겸해서 괴수 사냥을 하다보니, 괴수 사냥에 있어서 노련미가 약간 떨어지는 부분이 없지 않아 있었다. 해서 그런 부분을 조금 더 각인 시켜주고 싶었고, 시현의 경우는 처음봤을 때부터 느꼈지만, 능력을 사용하는 모션이 과장되었다는 것이다.
단순하게 회전을 하면서 휘둘러 치기를 한다 치면, 마치 잘 보이기 위해서 회전을 과하게 하며, 표정까지 연기를 하고 있다는 것.
아마도 곁에서 나태희가 있는 것을 의식해서 그런지도 몰랐다.
“오빠 저는요?”
“음…… 안젤리나는…… 그냥 잘하고 있는데?”
“쳇…….”
치유계가 할 것이 뭐가 있겠는가? 열심히 힐만 잘하면 되는 문제였다.
그들의 사냥이 계속 진행되었고, 괴수 사체는 계속 수습되어 갔다. 그러던 중 한 무리의 이들이 그들 앞에 나타났다.
“안녕하십니까?”
“네. 안녕하세요. 무슨 일이시죠?”
“다름이 아니라 괴수 안전팀에서 나온 이 팀장이라고 합니다. 앞전에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다고 하셔서요.”
“불미스러운 일이요?”
괴수 안전팀에서 나온 이들은 총 20여명. 그리고 그런 그들 사이에 노광휘가 인상을 쓰고 신민배를 바라보고 있었다.
“혹시 이분과 아는 사이십니까?”
이 팀장은 노광휘를 가리키며 물었다.
“모교에 같이 다니다보니 안다고도 할 수 있죠.”
“그러시군요. 혹시 두 분께서 무슨 일이 있으셨는지?”
“글쎄요? 잘 모르겠습니다만? 저희가 먼저 발견하고 괴수를 잡으려고 하자, 저기 친하지도 않은 사람이 먼저 발 빠르게 달려가더니 괴수를 잡더군요? 그것뿐입니다.”
그 말을 듣고 노광휘가 큰 소리로 말했다.
“웃기지마! 이개자식! 네놈이 무슨 수를 쓴거잖아?”
============================ 작품 후기 ============================
아... 열심히 썼습니다. 해서 약속은 지킬 수가 있게 되었네요.
2편을 예약으로 올리고... 저는 너무 피곤해서 쓰러질까 합니다...
날이 더우니까 확실히 야외에서 조금만 땀을 흘려도 진이 빠지긴 하네요...
캬... 쇠주가 한잔 생각나는 밤입니다.
추천 좀...?ㅋㅋ
(내가 만약 럭셔리버프를 전체적으로 뜯어 고치는 일이 생긴다면... 저놈의 동창회 갈아 엎어서 없애버리고 만다... 비판이란 비판은 동창회에서 90%가 나오는 듯...)
이 죽일놈의 동창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