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럭셔리버프-61화 (61/200)

0061 / 0176 ----------------------------------------------

19. 토벌

휴가는 끝이 났다.

2주간의 긴 휴가였다. 모두가 아침부터 출근을 하면 피곤하고 힘든 기색이 역역하지만, 백호 길드는 그렇지가 않았다. 오히려 눈빛이 빛나고 사냥을 기다려 왔다.

모두가 출근을 한 상황.

회사에 민배는 프롬브론을 타고 시현과 함께 왔다. 처음 그 차를 보고 백호는 깜짝 놀라고 있었다. 전체적인 외형부터 색까지. 자신이 수집하고 있던 프롬브론과 매우 같았던 것이다.

이러한 차를 얻게 된 상황을 백호에게 설명해주자 그는 크게 웃으며 오히려 좋아했다.

“크하하하! 다행이네. 다행이야. 내가 아끼던 녀석이 나에게 소중한 사람에게 갔다면 더할 나위 없이 기분이 좋지! 암! 그렇고 말고. 그런데 말이야…… 시간나면 한 번 태워 달라고…… 사실 그녀석들을 타고 나는 도로를 나가본 적이 단 한 번도 없거든.”

그 말만을 하고 백호는 자신의 사무실로 들어가 버렸다.

동영상에 대한 기자들의 관심은 이제 조금 조용해 졌다. 그 이유는 시간이 흘러서가 아니라, 바로 아레스 길드의 B급 괴수 사냥 때문이었다.

그들의 괴수 사냥에 대한 소식만을 전하고 있는 것이 현재 미디어들이었다.

세상이 괴수에게서 위험한 상황을 맞이하다보니, 괴수에 관한 소식이 1순위인 것은 어쩔 수 없다.

모든 백호 길드원들을 불러 모은 임창종이 앞에 나서며 말했다.

“여러분. 이제부터 우리는 B급 괴수를 사냥하게 될 것입니다. 현재 B급 괴수를 위주로 잡는 길드는 대한민국에 존재하지 않습니다. 여러분이 알다시피 여타 많은 길드들이 B급 괴수를 목표로 하고는 있지만, 현재의 상황으로 그것이 불가능하죠.”

대한민국에서 B급 괴수를 잡을 수 있는 길드는 많이 있다. 다만 한 마리를 잡기 위해서 많은 희생을 치러야 하다보니 거의 손을 대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간간히 킹덤 길드가 그래도 B급 괴수에 도전을 하고는 있지만, 사상자는 상당히 많이 나온다는 소식이 여러 번 전해졌었다.

“앞으로 3일 저희는 광명 지역으로 갑니다. 광명 지역에는 B급 괴수가 없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또한 그렇게 넓은 지역이 아니기 때문에 광명 지역을 괴수로부터 탈환할 생각입니다.”

정부에서 내놓은 정책이 하나가 있다면, 한 지역을 도맡아 괴수를 처리한 길드나 클랜에게는 상당함 보상금과 더불어 괴수의 세금을 면제 해주는 특혜를 준다.

이러한 사실 때문에 여러 길드들이 각기 B급 괴수가 없는 지역을 탈환하기 위해서 지금도 많은 노력을 하고 있으며, 이번에 임창종은 그동안 미뤄두었던 광명 지역 탈환을 이루려고 하는 것이었다.

“오늘은 괴수 사냥을 하지 않을 겁니다. 내일 아침에 바로 광명 지역으로 떠날 생각이니, 여러분들은 자신에게 필요한 것들을 모두 준비해주시기 바랍니다. 이상입니다.”

지금까지 백호 길드는 지역 탈환이라는 것을 한 적이 없다. 예전 거대했던 백호 길드의 시절에는 정부가 이러한 정책을 내놓지 않았기 때문에, 구태여 지역 탈환에 힘쓸 필요도 없었지만, 정부의 정책 변경 후 도전을 해보고 싶어도 많은 능력자들의 이탈로 인해서 포기 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한 사람으로 인해서 몇 백 명의 힘을 낼 수 있는 신민배가 존재한다. 그렇다보니 도전할 가치는 충분했던 것이다.

길드에서 나온 시현과 신민배는 집으로 돌아와 각자가 필요한 물품을 준비했다.

“야…… 넌 뭐 들고 갈거냐?”

“음…… 특별히…… 가지고 갈게 없는데요?”

“그렇지? 나도 그렇네…… 옷가지 몇 벌 외에는 필요한게 없다보니…….”

두 사람은 멋쩍은 듯 ‘씩’하고 웃었다. 그리고 대충 가방에 옷가지만 몇 벌 넣고 1층 거실로 나와서 휴식을 취했다.

“그런데 형. 궁금한게 있는데요. 형은 각성을 어떻게 하신거예요?”

“음? 각성? 글쎄…… 딱히 이유는 잘 모르겠어. 다만 내가 간절할 때마다 한 번씩 각성을 했던 것 같은데?”

“그래요? 간절하면 각성을 하는건가?”

“그건 아닌 것 같더라. 솔직히 능력자들 중에서 각성을 하기위한 간절한 사람들이 얼마나 많겠냐?”

“그럼 대체 어떤 이유일까요?”

“나도 자세힌 모르겠다. 다만 노력과 함께 뭔가 맞물려야 하지 않을까? 나 같은 경우는 특이한 케이스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신민배가 노력을 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그가 7등급 보조계일 때 짐꾼으로 얼마나 많은 노력을 해왔던가?

“혹시…… 자신의 한계 이상을 체험하면 될지도?”

“한계라고요?”

“응. 정말 죽을만큼 힘든데, 그런 상황을 계속해서 진행하다보면…… 알이 깨지듯 그렇게 새롭게 각성하는 것이 아닐까?”

“음…….”

신민배의 말을 듣고 많은 생각이드는 시현.

지금까지 과연 자신은 죽을 만큼 힘들었던 적이 있었던가?

신민배가 쓰러진 이후, 그는 백호 길드에서 많은 사냥을 해왔었다. 하지만 주변 능력자들이 상당한 실력을 지녔었고, 그가 힘들게 고생하는 일은 없었다. 그렇다고 큰 위험이 닥쳐온 적도 딱히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이 신민배의 가설일 뿐. 그 어떤 것도 정확성을 둘 순 없다.

“사실 저도 빨리 각성을 하고 싶네요. 형에게 더욱 보템이 되려면요.”

“왜 그런 생각을해? 지금도 나에겐 필요한 사람이 너다. 그러니 그런 생각 접어둬. 강해지기 보다는 안전을 우선으로 생각해줬으면 좋겠다.”

두 사람은 그렇게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며 TV를 틀었다.

[오늘 아레스 길드가 마지막 B급 괴수 사냥을 하게 됩니다. 현재 8일이 지나고 4마리의 B급 괴수를 사냥했는데요. 정말 상당한 것 같은데요. 양기자님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그렇습니다. 상당히 강한 길드란 것이 확실하죠. 그래도 예전 킹덤 길드 때도 이정도의 성과는 있었던 것 같습니다. 지금 아레스 길드는 사상자가 5명 정도 나왔고 사망자가 2명입니다. 한때 킹덤 길드가 B급 괴수 레이드를 했을 때에는 사상자가 단 한 명도 없었으며, 사망자만 1명이 나왔었죠.]

[그런가요? 그럼 왜 정부는 킹덤 길드가 아닌, 아레스 길드에 의뢰를 한 것인가요?]

[상황이 그때와는 달라졌다고 하더군요. 킹덤 길드에서 가급적 말을 아껴서 알지는 못하지만, 능력자 한 명 때문이라고 합니다.]

[네? 능력자 한 명요? 아니? 킹덤 길드라면 한국 최고의 길드인데 고작 한 명의 능력자 때문에 더 이상 B급 괴수 레이드를 하지 않는다는 건가요?]

[자세한 내막은 모르겠지만 아무튼 사정이 있는 것으로 사료 됩니다.]

두 사람의 대화를 지켜보고 있던 시현이 입을 열었다.

“저거 형 이야기 아니에요?”

“글세? 그럴수도 있고 아닐수도 있지.”

“보니까 딱 형 이야기네요. 그때 이후로 형이 백호 길드로 들어갔으니, 킹덤 길드에서 레이드 할 수 없는 건 당연하니까요. 그런걸 보면 정말 형이 대단하긴 한가봐요.”

“하하…… 보조계도 등급이 오르니까 확실하게 강한 느낌이 들긴 했어. 하급 보조계들은 아주 천대를 받는데…… 상급 보조계는 대우 자체가 틀리니까 말이야.”

“에이…… 형. 그건 모든 능력자가 다 그래요. 결국 등급이 오르고 능력이 좋아지면 좋은 대우를 받고 많은 부러움의 시선을 받는 건 당연하죠.”

TV를 보며 곰곰이 생각에 빠지던 시현.

“형, 그런데 형이 생각할 때 B급 괴수 사냥 어떨 것 같으세요?”

“음…… 솔직히 잘은 모르겠지만, B급 괴수가 특별한 능력만 사용하지 않는다면 상당히 진전이 있을거라고 봐.”

“특별한 능력요? 괴수도 그런게 있나요?”

“아…… 너는 모르겠구나? 예전 킹덤 길드와의 레이드에서 마지막에 B급 괴수 레이드를 포기한 이유가 괴수가 이상한 능력을 사용했거든. 마치 산성을 뿌린 것 같았는데, 그 산

성에 방어계 능력자 한 명이 완전히 녹아버렸어. 방어구까지 전부 다 말이야. 신체 부위가 남은 것이 하나도 없었지.”

“헉? 정말요? 대체 얼마나 강한 산성이기에?”

처음 듣는 이야기에 시현은 깜짝 놀라고 말았다.

“문제는 듣기로는 입에서 화염을 뿜는 괴수도 존재하고, 물을 뿜는 녀석도 존재한다더라. 그러니 넌 더욱 조심해야 할거야. 근접 공격계다보니 방어계 만큼 너도 위험 할 수 있어.”

“그 이야기를 듣고보니 솔직히 두렵긴하네요.”

B급 괴수에 대한 정보는 알고는 있지만, 특별한 능력에 대해서 자세히는 몰랐던 시현이었다.

“괴수를 잡기 위해서는 능력자의 능력도 중요하지만, 어떠한 능력을 괴수가 사용하는지 파악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 같아.”

이런 사실은 모든 길드들이 인지를 하고 있다. 해서 가급적이면 신규 B급 괴수 이상은 절대 잡으려고 하지 않는다. 언제 어떠한 행동을 취할지 모르는 이유이며, 이런 갑작스런 행동으로 인해서 사상자가 반드시 나오기 때문이었다.

“조심할 때 조심하더라도 우선은 운동이나 하자.”

“네!”

능력자는 체력이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해서 지하실에 운동기구를 배치해두고, 민배와 시현은 언제나 운동을 했다. 물론 시란 역시도 운동을 빼먹을 순 없었다.

날이 밝고 백호 길드 앞에는 버스 두 대와 큰 트럭하나가 자리하고 있었다. 하나는 길드원들이 타고 갈 버스이며, 또 다른 하나는 괴수 사냥에 필요한 것들을 준비해 줄 인부들이었다.

광명 지역 2시간 거리 안에는 숙박할 곳 자체가 마땅히 없었다. 그래서 애초에 야영을 생각하고 이들은 움직였다.

길드원들과 인부들이 모두 버스에 올라탔고, 그들은 광명으로 향했다.

고속도로라는 것은 이미 괴수의 존재로 인해서 끊긴지 오래였다. 대다수가 국도를 이용하는 것이 현실이다. 그래서 서울에서 부산까지 가는 길만해도 자그마치 7시간이라는 시간을 투자해야했으며, 시간이 없는 이들은 주로 비행기를 타고 다닐 정도다.

광명은 인적이 매우 드문 곳이다. 괴수를 사냥하기에도 시가지와는 꽤나 멀고 많은 괴수들이 밀집해 있는 곳이기 때문에, 클랜 이상의 단위가 아닌 소수의 팀이 이곳에서 괴수 사냥을 하는 것은 상당한 위험을 안고 있다.

그러나 백호 길드는 틀렸다. 괴수 5마리가 몰리더라도 그것을 해결 할 수 있는 실력이 그들에게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많은 수의 괴수가 한꺼번에 몰려서 빠른 시간 안에 녀석들을 모조리 처리하는 것을 선호하는 길드원도 있었다. 물론…… 방어계들은 절대적으로 다른 생각이지만.

“팀은 두 팀으로 나눕니다. 혹시나 괴수들이 들이 닥칠 상황에 대비한 것이니 서로 휴식을 번갈아가며 취할 것이고, 가급적이면 정신력을 많이 소모하지 않은 상태로 괴수 한 두 마리를 잡고 교대하는 방식으로 하겠습니다.”

이에 신민배는 교대 인원조에는 속하지 않았다. 그는 계속해서 길드원 모두에게 버프를 넣어주어야 하는 입장이다.

물론 필요한 버프만을 유지해주면서 안전을 위해서 그 역시도 정신력을 조절할 필요가 있었다.

쾅쾅!

쿠콰쾅!

괴수와의 전투가 시작 되었다. 현재 정보로는 광명에 가장 강한 괴수가 바로 C급 딱정벌레 괴수다.

딱정벌레는 완전한 곤충형 괴수로 피부가 단단하고 그 힘이 무지막지 했다. 하지만 C급의 공격력은 이들 백호 길드 방어계들에게 큰 위험을 안겨 줄 순 없었다.

“괴수가 애드가 났습니다! B조 상황 정리 해주세요!”

“아냐. 됐어. 너희들 계속 쉬어!”

임창종의 말을 듣고는 남백호가 즉시 소리쳤다. 애초에 나오지 말란 소리였다.

“나 혼자서도 충분해!”

“하지만 언제 어떤 위험이 닥칠지도 모릅니다.”

“괜찮아. 아직 멀쩡하니까. 정 피곤하면 도움 요청할테니 신경 쓰지 말고. 모두들 쉬어.”

남백호는 애드가 난 괴수를 자신의 쪽으로 끌어 들였다.

콰악!

현재 달려오는 괴수는 D급 괴수로 크기가 다른 괴수에 비해서 그리 큰 것은 아니었다. 고작해봐야 3~4미터 정도.

남백호는 애드가 난 괴수의 뿔을 잡고 그대로 잡아 끌었다.

“와…… 진짜 우리 길드장님. 너무 무식하게 사냥하는 거 아니에요?”

“그러게 말이야…… 터프한건지…… 무식한건지 난 간혹 헷갈릴 때도 있다.”

“저러다가 한 대 맞으시면 상당히 아프실텐데 말이야.”

남백호가 괴수와 힘겨루기를 하는 듯한 모습에 휴식을 취하고 있던 길드원들이 중얼거리고 있었다.

워낙 이런 모습을 많이 봤었지만, 여전히 적응 할 수는 없는 장면이었다.

“어?”

그런데 그때 누군가가 고개를 돌렸다. 아니나 다를까? 광명에 다른 괴수 사냥팀이 온 것이다.임창종은 휴식을 취하다 말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그들에게 다가갔다.

“죄송합니다만, 어떻게 오신거죠?”

약간 젊은 괴수 사냥 팀이다. 많아봐야 모두가 20대 초중반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5명의 괴수팀은 임창종의 물음에 의문을 띠었다.

“어떻게 오다뇨? 사냥하러 왔는데요?”

“네? 사냥요? 죄송하지만, 여기는 저희 길드가 정부에서 허락을 받고 토벌하러 온 것입니다.”

“예에? 토벌이요? 광명에 있는 이 많은 괴수들을 다 잡으실거라는 말인가요?”

“물론입니다. 그러니 이만 가주셨으면 하는데요?”

“아…….”

============================ 작품 후기 ============================

마지막으로 한편만 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