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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무기라는 건.
“헤헤…… 그래요?”
“바보처럼 웃지마라.”
민배는 고개를 돌리며 여종업원에게 말했다.
“고마워요. 덕분에 기분 좋게 무기를 구매했네요.”
“아, 아니에요! 신경쓰지마세요. 당연히 해야할 일이었는 걸요.”
“후후, 그래요. 다음에 무기 살 때도 꼭 여기서 구입하도록 할게요. 그럼 수고하세요.”
“아, 안녕히 가십시오! 또 오십시오!”
여종업원과 매니저가 90도로 인사를 했다. 시현과 민배가 대략 20미터 쯤 걸어갔을 때, 두 사람은 허리를 폈다. 그리고 매니저가 그녀를 보며 말했다.
“대단한데? 일한지 고작 일주일 만에 최고 무기인 용광검을 팔았어. 아마도 인센티브가 주어질걸?”
“저, 정말요? 어, 얼마나요?”
“후후. 자세히는 모르겠지만…… 30억 짜리야…… 최소한 2천만원은 인센티브로 들어올지도 몰라. 네 덕분에 나도 받게 되겠지만! 정말 잘했어!”
“저, 정말요? 감사합니다!!”
“하하, 나한테 감사할게 뭐있어? 저 손님에게 감사해야지. 아무래도 널 잘 본 것 같더라고. 앞으로 더 열심히 해봐. 넌 소질이 있나보다.”
매니저의 칭찬에 여종업원은 기뻐서 어쩔 줄을 몰라하고 있었다.
용광검은 이곳 매장에 딱 두 개 밖에 존재하지 않았고, 무기 중에서도 단연 최고의 가치를 자랑하는 검이었다.
이런 용광검 하나가 팔렸다는 소식은 전 매장으로 퍼졌다.
“드, 들었어?”
“으응…….”
현민주와 함께 있던 여종업원 두 명은 얼이 빠져 있었다.
“찌질하게 보였었는데…… 분명 백호 길드였잖아? 백호 길드면 밑바닥이라고. 이제 더 이상 일어 설수도 없는! 그런데 어떻게 용광검을 사냐고!!”
“아!! 미치겠다. 이럴 줄 알았으면 처음부터 용광검을 내보일걸! 이게 다 너 때문이야. 대충 하자고 해서!!”
“아!! 몰라. 어떻게 해!!”
두 사람은 지금 미칠 지경이었다. 만약 이 사실을 그들 매장의 점주가 안다면 난리가 날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것은 현실이 되었다. 채 30분이 지나지 않아 매장 점주가 도착했다.
5층에서 가장 큰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점주는 다짜고짜 따지고 물었다.
“대체 무슨 일을 어떻게 하는거야? 왜 저쪽은 용광검을 팔고, 우리는 못 판건데? 입이 있으면 말이라도 해보라고!”
“그, 그게 그러니까…….”
“자, 잘 모르겠어요! 저희는 한다고 했는데, 고객님께서 가버리셔서…….”
“…….”
세 여종업원을 쪼기 시작하는 점주.
“나 분명히 들었다. 그 사람들이 우리 매장 먼저 왔었다고. 그런데 왜 못팔았어? 다른 이유라도 있었던 거야?”
“그, 그게 그러니까…….”
두려움에 말도 못하고 있는 그녀들.
“그래…… 좋아. 그럼 CCTV 확인해보자고.”
점주는 그 즉시 천장에 달린 CCTV에 촬영 된 것을 확인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아니나 다를까?
그녀들은 애초에 용광검을 내놓지도 않았으며, 가격도 얼마 되지 않는 상품들만 늘어놓았던 것이다.
“그, 그게 사실 민주가 예전에 사귀었던 애인이래요!!”
“그래서 저희는 돈이 없는 줄 알고…… 정말 죄송합니다.”
두 사람이 결국 사실을 밝혔다.
“민주 애인이라고? 그럼 왜 여기서 안사고? 애인이라며?”
“애인이 아니고…… 애인 이었던 사람이에요. 지금은 헤어진…….”
현민주의 말에 점주가 인상을 구기기 시작했다.
“하…… 정말 돌아버리겠군. 이건 뭐 여종업원 세명이나 뽑아놨는데, 어떻게 된 게 저런 한 명 보다 못해?”
점주는 용광검을 팔았다는 작은 가게의 여종업원을 바라보았다.
“그, 그래도 점주님. 애인이니까 또 오지 않을까요?”
“맞아요. 말을 들어보니까 다음에 또 사러 온다고 했어요!”
두 여자는 조금이라도 점주의 마음을 풀어주고 싶었다.
“오? 그래? 그럼 나중에 다시 올지도 모른다는거지?”
“네. 정말이에요!”
억 단위의 고객은 그렇게 많지 않다. 그들은 완벽한 VVIP인 것이다.
“그러면…… 너는 계속 일해. 그리고 너희 둘은 오늘까지만 해. 급여도 오늘까지 한 만큼만 챙겨줄테니까.”
청천벽력 같은 소리였다. 두 여종업원은 크게 놀라며 소리쳤다.
“저, 점주님!”
“죄송합니다. 한 번 만 용서를!”
“됐어! 필요 없으니까 오늘까지만 일 하도록 해.”
점주는 그대로 등을 돌리고 사라졌다. 두 여종업원은 그 자리에 넋을 잃고 앉아 스스로에 대한 반성만을 해야 했다.
용광검을 사고 두 사람은 2층과 3층을 둘러보고 있었다. 이유는 시현이 민배에게 방어구를 선물 하고 싶다는 말을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민배는 그저 구경만 할 뿐. 그 어느 것에도 시선을 두지 않았다. 시현에게 돈을 쓰게 하고 싶지 않아서였다.
방어구라고 한다 하더라도 시현의 성격상 계속 비싼 것만 고를 것이 분명했다.
“5억 넘어가는 방어구로 좀 보여주세요. 가급적이면 가벼운 것으로요.”
아니나 다를까…… 없는 형편에 억 단위의 방어구만 찾기 시작하는 시현. 그것을 알기에 고개만 가로젓는 민배.
“마음에 안들어. 별론데? 혹시 A급 방어구는 없나요?”
“네? A, A급 방어구요?”
종업원의 눈이 동그랗게 변했다. 아무리 그래도 A급 방어구를 찾는 사람이 어디 있단 말인가? 이건 분명 억지였다.
“소, 손님 죄송하지만…… 우리나라에는 현재 A급 방어구는 존재하지 않습니다만…….”
“에이…… 아쉽네요. 그래도 역시 A급 방어구가 좋을텐데…… 다음에 오겠습니다. 가자. 시현아. 형 배고프다.”
2~3층의 모든 매장마다 2분을 넘기지 않은 민배. 그런 그를 따라가며 시무룩한 표정만 짓고 있는 시현이었다.
배가 고픈 관계로 두 사람은 식사를 했다. 역시나 많은 이들이 오는 만큼, 식사를 할 수 있는 공간은 매우 넓었으며, 요리의 수도 양식부터 일식까지 다양했다.
“와…… 비싸네요. 형. 무슨 돈까스가 2만원이라니? 5천원이면 될텐데…….”
“그러게? 초밥 가격 봤냐? 모듬 초밥이 5개 나오는데 3만원이다.”
두 사람은 음식 가격에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그러나 다른 가게에 비해서 비싸다 뿐이지, 돈이 없어서 못 먹을 정도는 아니었다.
명품 대장간에 온지도 벌써 5시간이 훌쩍 지났다. 여기저기 돌아다니다보니 꽤나 많은 시간을 허비 했던 것이다.
[왜 나만 빼고 갔는데! 나도 거기 가보고 싶단 말이야!!]
“조용히 해. 다음에 오면 되잖아.”
[그래도 민배 오빠랑 간거잖아! 조금 기다려주면 됐잖아! 아니면 조퇴를 하라고 하던지!]
“떼 좀 그만 써. 니가 무슨 애냐?”
[당연히 애지 10대면 애라고! 애라고!]
“아… 그만해. 대신 맛있는 것 좀 사갈게.”
[됐어!!]
뚜뚜뚜뚜~!
식사가 거의 끝나가던 때 시란에게서 연락이 왔다. 그리고 지금 두 사람의 상황을 듣고 이미 삐져버린 그녀였다.
“휴…… 힘드네요…….”
“하하, 네가 너무 누를려고만 하니까 그렇지. 자고로 공과 동생은 누르면 누를수록 튀어 나간다고 하더라. 그러니까 살살 어루고 달래야지.”
“아…… 형은 몰라요. 어릴때부터 같이 살아오다보니까 여동생은 지겨울 뿐이거든요. 여동생 없는 사람들이야 ‘왜 그러냐’라고 말은 하지만…… 이미 살아온 환경 자체가 다를 뿐인걸요.”
“후후, 그래도 좀 잘해봐. 어차피 동생이야. 장녀고. 그래도 시란이 나름 노력 많이 하잖아? 동생들도 잘 봐주고. 그저 동생이라고 너무 어리게만 보진 마라. 아마도 시란이도 많은 생각을 하고 있을 나이니까.”
“휴…… 알겠어요. 형 우리 가다가 뭐 맛있는 거라도 사가요. 이대로 집에 갔다가는 일주일 정도는 얼굴을 안보일지도 몰라요.”
“큭큭. 그래 알았다.”
두 사람은 그렇게 식사를 마치고 차로 돌아갔다. 주차장을 벗어나 도로로 나와 횡단보도 앞에 대기하고 있는 두 사람.
횡단보도 앞에 있던 모든 이들의 시선이 그들의 차에 고정이 되어 있었다.
“대박이다! 저게 대체 무슨 차야?”
“생전 처음 봐. 저런 차.”
“저 두 사람 능력자인가? 아니면 재벌들?”
많은 이들이 코닉세그 아제라S에 시선이 고정 되어 있었다. 그리고 건널목에 서 있는 사람들 중에서는 현민주와 더불어 함께 일했던 여종업원 두 명도 같이 서 있었다.
“저, 저 사람들?”
“미, 민주야. 저 사람 네 남친이었던 사람 아니니?”
두 사람은 너무나 놀라고 있었다. 설마하니 저 정도의 차를 타고 다닐 거라고는 꿈에도 몰랐던 것이다.
현민주는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지만, 그녀 역시도 상당히 놀란 건 맞았다.
‘오빠…… 잘됐구나…….’
그녀는 창가로 보이는 신민배의 얼굴을 보고 있었다.
‘예전에 비해서 잘 웃네…….’
시현과 대화를 하며 웃는 그의 모습. 예전 자신과 사귀었을 때에도 사이는 좋았었다. 하지만 둘다 삶에 지쳐 서로에게 의지를 했을 뿐, 하루하루가 즐겁거나 하지는 않았다.
그런 그의 웃는 모습에 자신이 얼마나 한심한 행동을 한 것인지 새삼 깨닫게 되는 그녀였다.
두 여종업원 역시도 자신들이 애초에 무엇을 잘못 생각했는지 다시금 되새겨보는 계기가 되었다.
부루루루룽~!
두 사람을 태운 차가 신호가 바뀌자 멋지게 달려가기 시작했고, 그 차를 바라보는 수많은 부러움의 시선들이 뒤를 따랐다.
============================ 작품 후기 ============================
사이트 폭주로 인해서 글 올리는게 힘드네요.ㅋㅋㅋ
그래도... 연참은 합니다....
1연참 더하면... 투베 3위 안에 오를 수 있으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