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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갑작스런 B급 괴수의 출현.
[성기재 기자입니다. 오늘 아침 7시쯤에 생긴 것으로 추정되는 싱크홀 앞입니다. 보시다시피 지름 50미터라는 대단한 싱크홀이 생겼습니다. 다행이도 도시 중심가가 아닌, 외진 지역이다 보니 사상자는 나타나지 않았는데요. 이번 일로 인해 싱크홀에 대한 경각심이 다시 한 번 높아지고 있는 실정입니다.]
서울 외각지역. 거대한 싱크홀이 생겼다.
신민배가 사는 지역과는 반대쪽에 위치한 곳이다. 지금까지 나온 싱크홀 들은 커봐야 지름 10미터 정도에 불과 했지만, 이번에 나온 싱크홀은 지름 50미터에 그 깊이만 해도 최소 60미터라는 것이었다.
일부 학자들 말로는 지하수에 의한 침식 현상이라고는 했지만, 요즘 들어 싱크홀 소식이 점차 많아 지다보니 많은 시민들은 불안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말뼈다귀 : 지반 침식으로 인해서 이정도로 큰 싱크홀이 뚫릴 가능성은 없다. 무조건 조사 해봐야 한다.]
[싱크홀지옥 : 싱크홀 크기가 범상치 않다. 뭔가 큰 일이 일어날거다.]
[모닝샷 : 지구가 여드름이 터져서 그런가보다.]
[곰돌이인형 : 60미터를 내려가서 조사를 해보긴 한거냐? 요즘 학자들은 지들 지식으로만 판단하지. 조사 따윈 안 해 본다. 믿지 말자.]
[개나줘버려 : 지금 싱크홀에 신경 쓸 때냐? 괴수가 하루아침이 멀다하고 사람을 죽이는데?]
많은 이들이 인터넷 기사에 댓글을 달았다. 그들에게 있어서 싱크홀은 큰 걱정거리가 아니었다.
언제 형성될지 모르는 싱크홀 보다는 당장 눈앞의 위험인 괴수가 그들에게는 더욱 큰 걱정거리일 뿐이었다.
싱크홀에 대한 조사는 진행되지 않았다. 이미 구멍이 뚫리면서 지하부분을 완전히 매워버렸기 때문이다.
정부는 이런 싱크홀에 사람이 다가갈 수 없게 안전에 대한 조치만 취할 뿐이었으며, 지름 50미터에 깊이 60미터라는 어마어마한 공간을 매울 생각은 하지 않았다.
“싱크홀이라…… 근데 저기 외각 지역에 저렇게 큰 싱크홀이라니? 대체 지반 침식이 얼마나 크게 이루어 졌으면?”
뉴스를 보고 있던 신민배 역시도 엄청난 크기의 싱크홀에 관심을 가지지 않을 수는 없었다.
“형, 저 싱크홀은 일반 싱크홀이 아니라는 말도 있어.”
“그게 무슨 소리야?”
함께 뉴스를 지켜보던 시현이 말했다.
“기사 보니까 많은 사람들이 괴수가 뚫어 놓은 구멍이라고 하는 사람들도 존재하더라고.”
“뭐? 괴수가?”
“응. 형도 알다시피, 괴수가 어디서 어떻게 오는지 아무도 모르잖아? 지하에서부터 올라온다는 설이 많더라구.”
“하하? 지하? 그러면 이미 많은 구멍들이 발견되지 않았을까?”
괴수들이 지하에서 올라온다는 속설은 이미 많다. 그도 아니면 고도의 외계 문명에 의한 텔레포트로 지구에 괴수가 나온다는 말도 있었다. 하지만 그 어떠한 가설도 입증 된 바가 없었다.
“문제는 괴수 출몰 지역은 아직 정부에서 조사조차 하지 않는다는 점이지. 내가 알기로 다른 나라들은 괴수 출몰 지역에 대한 조사가 정부 지시로 진행되고 있다고 하더라구. 우리나라만 이 꼴인지도?”
“하긴…… 괴수가 어떻게 해서 탄생하는지만 안다면 우리에게 있어서 쉽게 준비할 수 있는 길이 생기겠지.”
많은 이들이 괴수의 탄생에 대해서 의문을 가지지만, 그 의문이 꼭 괴수 섬멸에 관한 것은 아니다.
현재 과학은 괴수의 사체에 의해서 유지가 되며, 자원 역시도 괴수의 마력석이 상당한 몫을 차지하고 있다.
괴수와의 오래 된 전쟁. 그것은 인간에게 많은 손해를 안겨주긴 했지만, 그로 인해 인간이 얻은 것 또한 많았다.
만약 지구상에서 괴수가 사라진다면? 인간들은 어떻게 될 것인가?
그에 대한 답이 예전 한 학자에게서 나온 적이 있었다.
[괴수가 없다면 인간은 다시 원시적인 생활을 하게 될 것이다.]
인간들이 사용하는 에너지원의 80%가 괴수에 의해서 나오는 것이었다. 그렇다보니 현재 인간에게 있어서 괴수는 불가결의 존재라고 볼 수 있는 문제였다.
그리고 문제가 터진 것은 바로 그 시점이었다.
[뉴스 속보를 알려…….]
뚜루루루~!
뉴스에 속보가 흘러나오는 순간, 전화가 한통 걸려왔다.
“어? 임창종씨네? 이 시간에 왜?”
그는 의문을 품고 전화를 받았다.
“네. 여보세요?”
-신민배씨? 지금 어디 십니까?
“네? 당연히 집이죠. 그런데 왜요?”
-큰일 났습니다. 현재 B급 괴수가 출현 했습니다.
“네? 출현이라뇨?”
출현이라는 말은 갑작스럽게 B급 괴수가 어딘가에 나타났다는 말이 된다.
-도봉산 인근에서 갑자기 포착 됐습니다. 현재 백호 길드 5등급 이상 모두가 소집을 명령 받았습니다. 그러니 빨리 백호 길드로 와주시길 바랍니다.
“네? 아, 알겠습니다. 최대한 빨리 가겠습니다.”
-아뇨. 이미 헬기를 보냈습니다. 헬기를 타고 오시면 될 겁니다.
“네? 헤, 헬기요? 네. 알겠습니다.”
전화를 끊은 신민배는 옷을 갈아입었다.
“형, 무슨 일인데 그래요?”
옷을 입으며 신민배가 시현을 보며 말했다.
“지금 B급 괴수가 출몰 했데. 그것도 도봉산 인근에 말이야.”
“에? 도봉산이면 서울이랑 얼마 떨어지지도 않은 곳이잖아요?”
“맞아. 그래서 지금 긴급 소집이 있나봐. 아마도 B급 괴수다보니 우리 길드만 가는 것이 아니고, 정부에서 소집을 한 문제겠지.”
그의 말대로 갑작스러운 B급 괴수 출현으로 인해서 자칫하다가는 B급 괴수가 거주 지역으로 들어오게 될지도 모른다. 해서 정부에서 각 능력자들에게 긴급 소집 명령을 내린 것이다.
“조심하세요. 형.”
“걱정마라. 어차피 내가 근접전을 하는 것도 아니고 말이야. 동생들 잘 보고 있어.”
문을 열고 나 선 이후 헬기를 기다렸다. 대략 3분 정도가 지났을 때 헬기가 도착했고, 그것을 타고 즉각 백호 길드로 향했다.
‘상당히…… 빠르네.’
헬기를 타고 백호 길드까지 오는 시간은 채 10분도 걸리지 않았다.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백호 길드까지 오는 시간은 최소 40분 이상이었다.
백호 길드 회의실로 모두 모인 능력자들.
회의실의 크기에 비해 출동한 능력자들이 많기 때문에 회의장 안에는 4등급 이상의 능력자들만 들어 와 있었다.
“모두들 밤늦게 소집시켜서 죄송합니다. 하지만 이건 길드 독단이 아닌, 정부의 요청에 의한 것임을 알려드립니다. 현재 B급 괴수가 출몰하여 도봉산 인근에서 서울 지역 방향으로 향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 괴수는 어떤 녀석이지?”
말을 한 인물은 남백호였다. 그 역시도 긴급 소집에 즉각 길드로 달려 온 것이었다. 길드장으로써 당연한 도리이기도 했다.
“정보가 없습니다. 신종 괴수입니다.”
“뭐? 신종? 괴수의 패턴도 모르면 많은 피해가 생길텐데?”
일반적인 C급 이하의 괴수들은 신종 괴수라고 해도 일정하게 사냥이 가능하다. 하지만 B급 괴수의 경우는 공격 패턴과 성향을 알지 못하는 이상 막대한 피해가 생기기 마련이기 때문에, 다혈질적인 남백호로서도 신중해질 수밖에 없었다.
“피해가 생기는 것은 어쩔 수 없는 현실입니다. 그만큼 위험하기 때문에 지금 정부를 비롯해, 영향력이 있는 10대 길드 모두가 지원 요청을 받은 상황입니다.”
“음…… 우리는 언제 가면 되는거지?”
“현재 제 생각으로는 기본 소집 시간보다는 한 두 시간 늦게 가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렇게 되면 꽤나 많은 피해가 생겼겠지?”
“물론입니다. 저희들은 그 시간 동안 일어난 일에 대한 정보를 가지고 괴수 처리에 임하면 될 것입니다.”
임창종이 시간을 끄는 이유는 백호 길드원들의 피해를 최소화 시키기 위해서다. 무턱대고 아무런 정보도 없는 B급 괴수를 사냥한다는 것은 반드시 피해를 보게 되어 있다. 해서 자신의 길드가 아닌, 다른 길드들과 능력자들을 통해서 B급 괴수가 어떠한 공격과 성향을 띄는지를 먼저 파악할 필요가 있었다.
임창종은 부길드장 답게 길드의 피해를 가장 최소화 하는 방향으로 조심스럽게 진행 상황을 보고 받고 있는 중이었다.
“뭣들 해? 얘기 들었잖아? 1시간 동안 다들 준비들 하라고.”
남백호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흐흐, 이거 오늘 기대 되는 걸? 간만에 B급이구만. 짜릿하겠는걸?”
이장수가 자리에서 일어나며 미소를 짓고 있었다. 그는 괴수와의 사냥을 즐기는 인물이다. 괴수가 강하면 강할수록 몸으로 느끼는 짜릿함이 그에게 있어서는 쾌감이었다.
B급의 경우 위험도 때문에 다른 길드에서도 쉽사리 사냥을 하려고 하지 않는다. 그것은 백호 길드 역시도 마찬가지였다.
“너무 그렇게 좋아하지 마세요. 그러다가 한 방에 훅 갈지도 모르니까.”
“큭큭, 아무리 그래도 내가 한 방에 갈까?”
마석진이 이장수를 보며 말했다. 그들은 함께 많은 괴수 사냥을 다녔다. 그렇다고 B급 괴수 사냥을 하지 않는 것도 아니지만, 문제는 신종 괴수이기 때문에 위험 부담을 안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B급이잖아요. 조심해서 나쁠 건 없겠죠.”
마석진의 경우 가정이 있는 남자이기 때문에 괴수 사냥에 있어서 많은 돈도 좋지만, 안전을 필수로 생각하는 인물이었다.
소집된 5등급에서 3등급까지의 백호 길드원들은 제복이 아닌, 괴수 사냥에 필요한 복장으로 환복 했다.
멋진 고가의 장비를 모두 착용한 백호 길드의 기백은 뭔가 남달라 보였다.
모두가 로비에서 대기하고 있을 때, 남백호가 가장 늦게 나타났다.
육중한 갑주를 걸치고 있는 그의 모습은 과히 길드장이라고 부를 정도의 중압감을 느끼게 만들었다.
“자…… 가볼까?”
남백호가 앞장섰고, 그 뒤를 따라 상위 등급의 능력자부터 그를 뒤 따랐다. 우연치 않게도 신민배가 아무 생각 없이 남백호의 뒤에 서서 걸었다. 하지만 그 모습을 보며 별다른 말을 꺼내는 이들은 없었다.
B급 괴수 사냥에 참여한 백호 길드의 인원은 총 80명. 그들이 타고 이동할 네 대의 버스에 몸을 실었다.
남백호는 자신의 뒤에 자리한 신민배를 보며 말했다.
“표정이 좋지 않은데? 걱정이라도 되는 건가?”
“당연하죠. 그래도 B급인데요.”
남백호는 그런 신민배를 무심히 바라 볼 뿐이었다.
“걱정마라. 남들이 우리가 한국 2위 길드라고 해도 지금까지 우리 길드에서 사상자가 나온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예? 단 한 번도요?”
“그래. 내 성격이 다혈질이라 막무가내 같지만, 이녀석 때문에 언제나 우리는 안전한 사냥을 하고 있지.”
남백호는 임창종을 바라보았다. 임창종은 그런 남백호와 눈빛을 마주하지도 않고 신민배에게 답했다.
“맞아요. 우리 길드는 단 한 명의 사상자도 나온 적이 없지요. 언제나 그 몫은 길드장이었으니까.”
남백호는 성격과 다르게 길드원의 안위를 가장 우선시 생각한다. 자신이 죽으면 죽었지, 길드원이 다치거나 죽는 것을 지켜 볼 수가 없는 인물이다. 해서 거의 모든 전투에서 다른 능력자들이 멀쩡한 모습을 보이는 반면, 남백호는 언제나 크고 작은 상처를 안고 있었다.
“무슨 일이 있어도 내가 지킬테니 걱정마라.”
신민배의 굳은 표정을 풀어주려는 듯한 남백호의 말투.
‘그저 무뚝뚝하고, 지랄 같은 성격인 줄 알았더니…… 의외의 구석도 있군?’
첫인상이 그렇게 좋다고 볼 순 없었지만, 이런 뒷이야기까지 들으니 오히려 남백호에게 호감이 생기는 그였다.
버스가 달린지 10여분 이상이 흘렀을 때였다.
끼이이익~!
도로 한 가운데에서 버스가 멈춰 선 것이다.
============================ 작품 후기 ============================
아... 미리 스포를 해야하나 말아야 하나....
이제 초반..아니지... 2권 좀 넘은 것 같은데...
슬슬 능력 개방 시기가 오는군요... 뭐.. 이미 비축분에 다 있지만...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