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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연씨 가족의 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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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배 형도 없으니 이제 우리 한 동안 쉬는거야?”
시현의 물음에 김연희가 말했다.
“어머? 얘가? 쉬긴 왜 쉬니? 계속 괴수를 잡아야지. 그래야 얼른 빚도 청산하고 우리도 좋은 집에 이사도 가고 하지?”
김연희는 신민배와 팀을 이룬 후, 돈 맛에 들려 있었다. 그와 사냥을 하면서 계속해서 큰 금액을 만지다보니, 20억의 빚은 빠르게 해결 할 수가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래도 형이 없는데 사냥은 어떻게 하려고?”
시현은 자신의 가족의 상황에 대해서 잘 알고 있었다. 방어계인 시은은 그렇게 높은 방어력을 가지고 있지 않은 것과 함께 김연희 역시도 힐량이 부족하다는 것.
그것을 대체하기 위해서 신민배가 팀을 이루고 있는 가장 큰 이유였다.
“시현아. 가만 생각해봐. 우리도 그동안 민배씨랑 많은 사냥을 했잖아? 그도 강해졌고. 아마 우리들도 강해졌을거야.”
“엄마. 하지만 능력자 관리소 가서 검사를 받아 본 건 아니잖아? 강해진 건지 아닌지 알 수 없는 부분이라고.”
“걱정마. 이제 우리 가족끼리도 가능할거야. 혹시 모르니까 보조계 한 명을 더 구해서 가보는 걸로 하자. 아무래도 치유계를 구하면 분배를 더 줘야 하니까 보조계가 나을거야.”
김연희는 시은과 눈을 마주치며 고개를 끄덕였다.
시은 역시도 약간의 불안감이 생겼지만, 그동안 사냥을 해보면서 느낀 것이 신민배가 없다 하더라도 어느 정도는 해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나도 엄마랑 같은 생각이야. 혹시 모르니까 보조계 한명을 구하는게 낫겠다. 민배 오빠가 레이드 끝날 동안 손만 빨고 있으면 안되잖아?”
김연희와 연시은이 결정한 일이다. 그렇다보니 시현과 시란에게는 결정 권한이 없었던 것이다.
이야기가 끝나고 연시은이 보조계 한 명을 구했다. 6등급 보조계. 7등급보다는 낫겠다는 생각으로 그를 구한 것이다.
보조계는 당연히 감사하는 마음으로 팀에 합류했다. 물론 그에게 시은은 자신의 방어력과 김연희의 힐량에 대해서는 설명해주지 않았다.
그리고 그렇게 사냥이 시작 된 것이다.
괴수 출몰 지역으로부터 꽤나 멀리 온 상황이었다. 초입에서부터 많은 능력자들이 사냥을 하고 있었기에, 쉽사리 사냥할 만한 괴수를 찾는 것도 힘들었다.
위험 지역으로 점점 깊게 들어온 상황에서 한 마리의 괴수를 찾을 수가 있었다.
그래도 다행으로 가장 약하다는 E급의 괴수를 만났고, 그 즉시 사냥해보기로 했다. 한 곳에 홀로 멈춰 있는 E급 괴수에게 가장 먼저 달려 들어간 연시은. 그녀는 즉시 괴수에게 공격을 감행했다.
공격을 받는 즉시 김연희의 힐은 진행이 되었다.
이미 버프까지 받은 상황에서 힐까지 들어오니, 처음에는 어느 정도 버틸 수 있을 것 같은 것이 연시은의 생각이었다.
‘음? 꽤 할 만한데?’
그러면서 드는 또 다른 생각.
‘이러면 굳이…… 민배 오빠에게 많은 분배를 해주면서 같이 팀을 이룰 필요는 없어 보이는데…….’
그녀 역시도 사람이 좋기는 하지만, 그동안 분배 면에서 사실상 불만이 싹텄던 것은 사실이었다.
‘음…… 민배 오빠에게 감사한 건 사실이지만, 우리는 빚 청산이 우선이야. 나중에 가족회의를 하면서 이 부분에 대해서 말을 해야 할 것 같네.’
그동안 신민배와 사냥을 하면서 자신들이 조금 강해진 것인지 아닌지는 검사를 받아 봐야만 할 것이다.
하지만 이 정도라면 충분히 버틸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에, 그 동안의 고마움을 뒤로한 상태였다.
그렇게 하루가 끝났을 때 사냥한 괴수는 E급 괴수 7마리였다. 생각보다 적게 잡기는 했지만, 이정도면 보통 다른 팀과도 비슷한 수준이라고 보면 되었다.
‘음…… 그래도 확실히 잡는 시간과 마리 수에서 많이 차이가 나는구나…….’
그녀는 신민배의 능력이 얼마나 대단한지 알 것 같았다.
첫날의 사냥이 끝나고, 다음 날이 되었다. 똑같은 보조계의 능력자와 다시 팀을 이룬 그들. 그들은 여전히 같은 장소에 사냥을 나와 있었다.
아니나 다를까, 초입에는 많은 능력자들이 이미 대다수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고, 어쩔 수 없이 또다시 깊은 장소까지 들어와야만 했다.
“어? 저건…… D급 같은데 괜찮을까요? 우린 공격계도 한 명 적잖아요?”
보조계 능력자가 연씨 가족에게 질문한 것이다.
“아마 괜찮을거에요. E급도 쉽게 잡았었잖아요. D급도 큰 차이는 없을 거라고 봐요. 더군다나 제 동생들 역시도 공격계 세명 역할은 충분히 하니까요.”
“그래도 저녀석은 D급 중에서도 공격력이 높다고 알려져 있는데…….”
보조계의 말을 흘려듣는 연시은. 그리고 김연희 역시도 마찬가지였다. 이미 그들은 보조계의 말은 간단하게 무시를 하고 있었다.
‘맞아. 민배 오빠가 대단한 건 사실이지만, 그동안 어쩌면 우리 스스로를 너무 무시하고 있었는지도 몰라.’
보조계의 조언을 뒤로하고 연시은은 아니나 다를까 괴수에게 달려갔다.
쿵!
그리고 괴수와 처음 부딪힌 그 순간 연시은은 뭔가 이상한 느낌을 받았다.
‘새, 생각보다는 센데?’
방패로 녀석의 머리 공격을 막았지만, 그 충격이 꽤나 강했던 것이다.
그 순간 김연희의 힐이 들어왔고, 생명력이 회복됨을 느끼고는 다시 괴수를 공격하기 시작했다.
시간이 조금씩 지나가고 있었다. 1분… 2분… 3분…….
‘아, 안되겠어! 회복 속도보다 생명력이 먼저 고갈이 날거야!’
그녀는 얼마 지나지 않아 모든 것이 끝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 즉시 두 동생들에게 말했다.
“아, 안되겠어! 빠져! 도망가!”
“뭐? 왜 갑자기?”
“고, 공격력이 대단해. 회복 속도가 더 늦어서 어쩔 수 없어! 빨리 도망가!!”
“그, 그렇지만 누나는 어쩌고!!”
“너희들이라도 살아야 할 것 아냐!! 빨리 도망가. 최대한 시간을 벌 수 있게!!”
시은의 말이 끝나자 가장 먼저 행동 한 것은 보조계였다.
“젠장! 이럴 줄 알았어!!”
후다다닥!
그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그 자리에서 급히 도망을 치기 시작했다. 그리고 두 동생 역시도 즉시 그 자리를 벗어났다.
“자, 잠깐만 버텨줘! 내가 괴수 안전팀에게 전화를 할게!”
멀리 떨어진 곳에서 시현이 전화를 걸기 시작했다.
“여보세요? 괴수 안전팀이죠? 여기 양평산 뒷자락 중턱인데요. 빨리 좀 와주세요!”
-알겠습니다. 최소 15분 걸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아, 안되요! 더 빨리 와주셔야 해요! 버티지 못 할거란 말이에요!”
괴수 안전팀이 존재한다고 하지만, 위험한 상황에 빨리 달려 와봐야 5분이었다. 능력자들은 그 5분 안에 어떠한 일이 생길지 뻔히 안다.
이럼에도 괴수 안전팀이 존재하는 것은, 능력자들의 안전을 우선으로 하는 것이 아닌,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존재하는 괴수 안전팀이라고 볼 수가 있었다.
-어쩔 수 없습니다. 가장 빠른 수단인 헬기를 타고 가더라도 15분은 족히 걸릴 거예요. 양평 뒷자락은 출동하는 저희 괴수 안전팀과도 가장 먼 거리라고요. 아무튼 15분 정도 걸리니, 최대한 버텨주세요.
시현은 급히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지금 괴수와 사투를 벌이고 있는 연시은을 바라보고 있었다.
이미 자신과의 거리는 상당히 떨어져 있는 두 동생을 발견한 연시은은 자신의 어머니를 바라보았다.
동생들이야 안전한 거리로 이동을 했지만, 자신의 어머니가 더 큰 문제였던 것이다.
‘어떻게 하지? 최대한 버티면서 괴수 안전팀이 올때까지 기다려야하나? 하지만…… 지금 상황에선 그게 힘들어! 그럼 엄마 먼저 도망치게 해야 할까? 나는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
수많은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괴수의 한 방 한 방 공격이 상당히 강했다. 아마 금방이라도 김연희의 힐이 끊긴다면 그녀는 순식간에 목숨을 잃을 것이 뻔했다.
‘어, 엄마만이라도 도망을 가게 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많은 생각 끝에 그녀는 결론을 내렸다.
“엄마! 엄마도 빨리 여길 벗어나!”
그 말을 들은 김연희는 불안한 목소리로 말했다.
“내, 내가 어떻게 그러니! 너는 어떻게 하고!”
“난 걱정 말고! 빨리 엄마 먼저 도망쳐! 힐 안해줘도 돼! 피하면서 방어하면 일정한 시간은 벌 수 있어. 그리고 엄마가 없어야 나도 마음 편하게 도망칠 수가 있단 말이야!”
괴수를 상대하고 있는 연시은의 모습이 불안하기 그지없었다. 그런 그녀를 두고 등을 돌린다는 것은 김연희로도 쉽게 선택 할 수 없는 범위였다.
“엄마! 빨리 와! 누나는 방어계야. 빠르게 도망 칠 수 있다고. 엄마가 도망칠 시간을 벌어주고 있는거란 말이야!”
시현의 외침이 들리자, 어쩔 수 없이 김연희는 천천히 발걸음을 이동하기 시작했다.
‘이, 이제 조금만 버티면 돼!’
김연희가 도망가는 모습을 확인한 연시은은 그 즉시 방어하던 형태를 풀고 회피를 시작했다.
쿵! 쿵!
괴수가 무서운 속도로 연시은의 방패를 들이박기 시작했다.
한 번의 공격이 진행 될 때마다, 뼈마디가 욱신거릴 정도다. 그 충격 하나하나는 치유가 없는 상황에서 연시은이 버틸 수 있는 것이 못되었다.
‘조, 조금만 더 버티면 돼!’
김연희가 멀리 도망가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그리고 이제는 자신의 차례가 되었다고 생각했을 때, 연시은이 급히 몸을 틀며 도망을 치려했다.
하지만 체력이 거의 다 소진 된 그녀가 빠른 행동을 보일 수가 없었고, 괴수는 그녀의 그런 행동을 놓치지 않았다.
쑤욱!!
“아아아악!”
거대한 뭔가가 자신의 몸을 관통하는 고통을 강하게 느끼고는 비명을 질렀다.
“시, 시은아!!”
도망을 가고 있던 김연희는 그 모습을 보고 즉시 방향을 돌려 달리기 시작했다.
“어, 엄마! 안 돼! 안된다고!!”
멀리서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는 연시현과 연시란은 두 발을 동동 구르고 있을 뿐이었다.
“시은아! 조금만 참아! 엄마가 갈게!!”
멀리서 그녀에게 힐을 해주기 위해 달려오는 김연희가 보였다.
“오…… 쿨럭…….”
차마 ‘오지마’라는 말이 입 밖으로 나오지 않고, 피가 입 밖으로 터져 나왔다.
“시은아!!”
아직까지도 괴수의 뿔에 매달려 있는 연시은을 보면서 김연희는 눈물과 함께 그녀의 이름을 크게 외쳤다.
“크르르르~!”
괴수는 그 상황에서 더 이상 연시은에게 미련이 없는 듯 보였다. 발버둥을 치던 그녀의 몸이 축 늘어져 있었기 때문이다.
휘익!!
그리고 머리를 크게 흔들어 뿔에 박혀 있는 그녀를 저 멀리 날려버렸다.
털퍼덕~!
힘없이 나가떨어지는 연시은. 그리고 그런 그녀를 향해서 달려가는 김연희.
반대로 김연희를 향해 매서운 속도로 돌진하는 괴수.
“어, 엄마! 도망치라고!!”
“엄마!!!”
아들과 둘째 딸의 목소리는 이미 귀에 들리지 않았다. 그녀의 눈에는 연시은 밖에 보이지 않았던 것이다.
하지만 그녀는 치유계. 일반적인 운동량으로 괴수를 따돌리기에는 터무니없이 부족했고, 괴수는 강하게 그녀에게 부딪혔다.
퍼억!!
그 순간 기이한 모습으로 김연희의 몸이 휘어졌다.
============================ 작품 후기 ============================
아... 선작 천을 넘었습니다. 빰빠람 빰빰빰~~~!!!
해서 보너스 한편 더 투척....
이제 더이상 오늘 연참은 안합니다.
왜냐구요? 하얗게 불태워버렸거든요... 솔직히 연참 너무 많이했네요.
기분대로 노는 이 성격 버려야하는데....
아무튼 오늘의 마지막 편이라는 걸 기억해주십시오.
다들 좋은 하루들 되시고, 쿠폰 던져주신 분들 너무 감사합니다.
가급적 인사라도 드리고 코멘트에 좀 남겨주세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