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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B급 괴수 사냥
군산의 이스탈을 퇴치하고, 그들은 남쪽으로 내려갔다. 그리고 두 번째 괴수에 대해 브리핑을 함과 동시에 괴수 토벌은 다시금 이어졌다.
그렇게 매일 같이 하루하루는 반복 되었고, B급 괴수 4마리째까지 큰 사상자 없이 매우 순조롭게 진행이 되었던 것이다.
10일을 기준으로 잡았던 B급 괴수 사냥은 7일째에 접어들었다. 계획한 것보다 3일이나 앞당길 수 있었는데, 이런 와중에도 능력자들은 과도한 휴식을 취하며 매우 편안한 레이드를 진행하고 있을 정도였다.
능력자들 중 그 누구도 피곤함을 느끼는 사람은 없었다. 괴수 사냥은 매우 순조로웠고. 그만큼의 휴식을 취하다보니 모두의 컨디션은 최상.
그리고 마지막 B급 괴수를 처리하기 위해 모두가 자리하고 있었다.
B급 괴수 퀴로즈.
B급 괴수들의 경우 정보가 정확한 것이 없다. 단지 외형만 보고 판단을 하거나, 그도 아니면 레이드 도중 포기를 한 상황에서의 정보만이 남아 있을 뿐이다.
그러나 퀴로즈의 경우 B급 괴수로 명칭만 정해져 있다 뿐이지, 그 어떠한 길드도 퀴로즈와 전투를 벌여본 적이 없었다.
퀴로즈의 생김새는 거대한 애벌레처럼 생겼으나, 온 몸이 비늘로 덮혀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길다란 몸체에는 몇 개의 구멍이 뚫려 있었지만, 그것이 어떠한 역할을 하는지 알 수는 없었다.
“우리들이 처음으로 상대하는 만큼, 앞전의 B급 괴수들과는 비교할 수 없을 겁니다. 그러니 다들 마지막 레이드 괴수인 만큼, 각별히 신경을 써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자! 가겠습니다!”
차상훈이 다시금 괴수를 향해서 달렸다.
퀴로즈. 그들의 레이드를 마지막을 장식할 B급 괴수였다. 이녀석만 마무리 한다면 모두가 집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더군다나 그동안 잡았던 B급 괴수에 대한 보상들로 인해 모두가 들떠 있는 상태였다.
퀴로즈를 보며 크게 해머를 휘두르는 차상훈. 여타의 B급 괴수들과는 크게 다를 것이 없는 듯 보였다.
오히려 몸체가 길고, 공격 방법은 몸통으로 부딪혀 오는 것뿐이었기에, 전투를 함에 있어서 더 편함을 느낄 정도였다. 몸을 웅크리고 단 번에 뻗어서 공격을 하는 형태. 그것만은 무시 못 할 공격력이었다.
‘뭔가 불안하네…….’
퀴로즈를 본 신민배의 소감이었다. 다른 B급 괴수들과는 다르게 가장 허약해 보인다는 것이 오히려 그에게는 불안감으로 작용했다. 그리고 문제는 바로 몸에 뚫려 있는 알 수 없는 구멍들이었다.
‘대체…… 저 구멍은 뭘까? 단순하게 숨구멍이라고 하기에는 몸 전체에 여러 개가 뚫려 있다…….’
애써 불안함을 떨치고 버프를 연이어 시전하기 시작하는 신민배.
사냥을 시작한지 1시간 정도가 흘렀다. 그러자 퀴로즈가 크게 한 번 떠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이내 바짝 긴장을 한 차상훈. 어떠한 공격이 들어올지 예상을 할 수가 없음이었다.
퓨퓨퓻!
퀴로즈의 몸이 떨림을 멈춤과 동시에 아니나 다를까? 녀석의 몸에 뚫려 있던 구멍들에서 이상한 액체들이 튀어 나왔다.
녹색으로 되어 있는 이 액체들은 주변에 있던 방어계 능력자들과 땅이나 나무에 튀어 갔다.
취이이이익!!
그리고 그 순간 갑자기 땅은 물론 나무 그리고 방어계의 갑주들이 녹기 시작했다.
“헉!! 산성이다! 모두 조심해요!!”
차상훈은 자신이 들고 있던 방패가 서서히 녹는 모습을 보고 크게 놀랄 수밖에 없었다.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산성을 뿜어내는 괴수가 있다는 것을 들어본 적이 없었던 것이다. 그것은 다른 능력자들도 마찬가지였다.
“아악! 아아아악!!”
그런데 아니나 다를까? 자신의 갑주에 묻은 산성을 지켜보고 있던 방어계 한 명이 엄청난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다.
그의 몸에 묻은 산성은 순식간에 갑주를 녹이는 것은 물론, 그의 몸통까지도 녹여가고 있었다.
“세, 세상에! 엄청난 속도로 녹고 있다니?”
일반적인 산성과는 녹는 속도가 너무나 차이가 났다. 빠르게 갑주를 벗었더라면 피해를 입지 않았겠지만, 방어계에게 있어서 갑주와 방패는 사냥 도중에 제외할 수 없는 필수 물품이었기에 벗는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는 노릇이었던 것이다.
“아악! 아아아아악!!
방어계의 비명이 계속해서 울려 퍼지고 있었다.
“성태야. 정신차려! 성태야!!”
고통에 찬 큰 비명을 지른 방어계는 곧 조용해졌다..
털썩…….
그리고 그의 몸이 이등분됨은 물론, 아직까지도 산성이 계속해서 그의 몸과 갑주들을 녹여가고 있었다.
“이, 이럴수가……!”
일반적인 산성이 아니었다. 주변의 모든 것을 녹여버릴 듯한 독한 산성에 다른 능력자들은 물론 차상훈까지도 두려움에 떨기 시작했다.
퀴로즈는 현재 그들이 어떻게 할 수 있을 정도의 괴수가 아니었다. 물론 죽기 살기로 덤빈다면 어떻게 해서든 해결을 할 수가 있겠지만, 지금 이 산성은 퀴로즈가 사방으로 뿜어내는 것이었기 때문에 필시 엄청난 사망자가 나올 가능성이 높았다.
“퀴, 퀴로즈는 포기하겠습니다! 모두 연습했던 대로 퇴각하도록 하세요!!”
가장 먼저 퇴각을 하는 이들은 공격계와 더불어 지원을 온 이들이었다. 그들이 퇴각을 한 후, 다음은 이동수단을 타고 치유계와 방어계가 도주를 하는 것이었다.
신민배는 공격계와 지원조에 합류하여 빠르게 퇴각을 했다. 그리고 멀어지는 퀴로즈를 보며 불안한 마음이 왜 들었는지 이해를 하게 되었다.
모두가 차례대로 퇴각을 한 이후, 치유계들이 이동 수단에 탑승을 했을 때, 차상훈이 빠르게 도주를 하기 시작했다.
이동수단을 타고 도망치는 이들과 다를 바가 없는 엄청난 스피드.
모두가 퇴각을 하고 한 곳에 모여 있었다. 지금까지 좋았던 분위기는 찬물을 끼얹은 듯 조용했다.
차상훈으로써도 미처 생각지 못한 희생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차상훈 뿐만 아닌, 모든 능력자들도 마찬가지였다.
설마하니 괴수가 듣도 보도 못한 공격을 할 줄 누가 알았겠는가? 당황스러운 것은 모두가 마찬가지였다.
“성태씨에 대한 조취는 제가 직접 하겠습니다. 그리고 유가족에게 설명 역시도…….”
이미 몸이 전부 녹아버렸기 때문에 유해조차도 없다. 그런 소식을 가족들이 듣는다면 얼마나 상심이 크겠는가?
이 모든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차상훈은 길드장으로써의 의무를 다 하려고 하고 있는 것이다.
“이번 레이드는 이것으로 마무리를 하겠습니다. 모두들 돌아가는대로 편히 쉬도록 하세요.”
5번으로 정해져 있던 레이드는 4번으로 마무리 되었다.
B급 괴수를 레이드 하면서 한 사람이 죽었다는 것은 엄청난 수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지만 그 누구도 웃음을 짓는 이들은 없었다.
레이드가 끝나고 집으로 돌아온 신민배는 마지막 순간이 못내 안타까웠다.
‘대체…… 그런 괴수들에게 있어서 능력자들을 어떻게 보호해야 한단 말이야?’
방어계나 공격계가 아닌 그에게 있어서 능력자들을 보호하는 것은 가장 중요한 목적 수단이었다.
보호막으로 어느 정도의 공격을 보완해줄 수는 있지만, 퀴로즈의 산성과 같은 공격은 어떻게 할 수가 없는 부분이었다.
한동안 계속해서 퀴로즈에 대한 생각을 해보았지만, 딱히 정리는 되지 않았다.
‘그래. 잊자! 어차피 같은 길드도 아니고, 나와 아는 사이도 아니었어. 또한 대화도 한 번도 못해 본 사람이야…… B급 레이드에서 피해가 나오는 것은 당연한 일…….’
스스로에게 자책하기는 싫었다. 그는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 했었다. 그럼에도 피해가 생긴 것은 그의 탓이 아닌 것이다.
애써 불편한 마음을 지우기 위해 샤워부터 시작하는 그였다.
============================ 작품 후기 ============================
쓰고보니.... 30편이 코앞이더군요....
해서 바로 30편 채우기로 했습니다 -0-
재밌게들 보세효.
다소 분량이 적은 점 양해바랍니다.
다음 부분부터 소제목이 달라져서... 끊기가 애매~모호...
그리고 축하들 해주세요~
우선 투데이베스트 10위 안에는 못들었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 선에 이름이 올라와 있네요.
다들 여러분의 힘이겠습니다.
좋네요. 좋아~~
이런 맛에 글쓰는거 아니겠습니까.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