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럭셔리버프-17화 (17/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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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만남은 경매로부터.

술을 마시고 이틀이 지났다. 세 여인과 꾸준하게 연락을 하고 지낸 신민배. 그것은 고창식도 마찬가지였다.

현재까지 그 누구도 먼저 만나자는 말을 꺼내지는 않는 상황이었지만, 그 설렘만은 두가 마찬가지였다.

“슬슬 일이나 해볼까?”

아침 6시가 되었다. 고창식은 잠에서 깨어 컴퓨터를 켰다. 그리고 구직란에 어김없이 글을 올렸고, 그의 하루는 그렇게 시작이 되었다.

신민배의 괴수 사냥은 매우 순조롭게 진행 되었다. C급의 괴수뿐만 아니라, E급, D급까지 가리지 않고 사냥을 했던 것이다.

그러는 동안 사건 사고들도 많이 생기고 있었다.

전 세계적으로 B급 괴수가 소폭 늘어나면서 많은 능력자들의 희생을 가져 오고 있었다. 물론 능력자도 계속해서 테스트를 거쳐 합격하는 상황이 되곤 하지만, 기존의 베테랑 능력자를 잃는 다는 것은 세계적으로 큰 손실일 수밖에 없다.

그리고 현재 한국 역시도 마찬가지였다. 예전 출현한 B급 괴수 인해서 이그니스 클랜의 반수가 몰살 한 적이 있다. 그 후에 새로운 B급 괴수 두 마리가 더 발견 되면서 현재 괴수에게 빼앗긴 땅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정부에서는 괴수 사냥에 대한 지원을 대폭 아끼지 않았으며, 정부 소속의 능력자들을 만들기 시작했다.

능력자들을 정부에 귀속시키면서 좋은 대우와 혜택을 주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런 스카웃은 신민배에게도 왔다.

“안녕하십니까. 어제 전화드린 김동률이라고 합니다.”

“네. 반갑습니다.”

커피숍에서 만난 김동률.

그는 정부 능력자 관리 대리로 있는 인물이다. 자리에 앉은 그는 능력자 계약서에 대한 설명부터 해주기 시작했다.

능력자의 경우 등급에 따라서 그 대우가 달라졌는데, 4등급까지만 되어도 상당히 괜찮은 조건의 계약 내용이었다. 하지만 문제는 그 밑의 등급들이었다.

5등급의 경우 정부에서 책정한 보조계 연봉은 1억 원. 사실 이 금액은 꾸준하게 사냥만 한다면 신민배에게는 큰 돈이 아니었다.

그리고 능력자가 괴수 사냥 도중 사망에 이를 경우 5등급의 보조계는 위로금이 5억이라는 것이었다. 물론 정부에서 주는 혜택은 각종 세금 면죄와 공무원의 혜택이 주어지긴 했지만, 다소 먼 미래를 생각한다면 너무나 저조한 혜택이라 할 수 있다.

“5등급 보조계의 경우 좋은 대우로 고용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능력의 상승 여하에 따라서 계약 조건은 계속해서 달라질 것입니다.”

김동률은 신민배와 계약하는 것이 목표다. 물론 그가 정부에 꼭 필요한 인물은 아니었지만, 이런 계약 하나 성사시키는 것만으로도 김동률에겐 이익이 오기 때문이었다.

“솔직히 계약 조건들 중 나쁠 것은 없네요. 하지만…….”

계약 조건 중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은 괴수에 대한 세금이 20%였다. 기존의 30%에서 10%를 깎아주는 것이다. 이 10%만 하더라도 일이년만 지나더라도 상당히 큰 금액이다

하지만 가장 큰 문제는 바로 강제적으로 한 달에 15번 이상의 괴수 사냥을 해야 한다는 것이며, 능력자의 등급마다 괴수 사냥의 할당량이 정해진 것이 가장 큰 문제였다.

5등급의 보조계 경우 한 달에 E~D급 괴수는 50마리, C급 괴수는 30마리 이상을 채워야 한다는 것과 정규 괴수 토벌이라는 규정이었다. 말 그대로 고용한 만큼 노력을 해라라는 사실이었다.

“사실 이런 규정도 나쁜 건 아니지만, 강제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상당히 부담스러운 건 사실입니다.”

“그렇죠. 하지만 그렇게 해서라도 현재 나라의 상황을 직시해야 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괴수는 아무리 퇴치를 해도 늘어나는 추세다보니, 나라에서는 괴수로 인한 위기를 느끼고 있거든요.”

정부에 소속이 된다면 안전 면에 있어서는 최상일 것이다. 그 어떠한 거대 길드나 기업의 협조보다, 정부에서 지원하는 군대와 더불어 수많은 능력자들이 한꺼번에 몰려 있으니 안전은 확보 될 것이 뻔했다.

‘이곳에 들어가게 되면 명령을 들어야하겠지…… 솔직히 내 성격상 너무 안 맞는 건 사실이야…….’

정부에 속한 능력자들은 군대에 속하게 되기 때문에 반드시 상하 관계가 확정 된 것이나 다름이 없다. 그렇다면 그보다 높은 능력자들의 명령을 들어야하는 것도 기정 사실.

“죄송합니다. 전 좀 더 생각을 해봐야 하겠군요.”

“그렇군요…… 알겠습니다. 소중한 시간 뺏어서 죄송합니다. 다음에 생각이 바뀌시거든 여기로 연락 주십시오.”

명함 한 장을 놓고 그는 커피숍을 나갔다. 김동률이 떠나고 그는 커피을 한 목음 마셨다.

‘소속이라…….’

그동안 혼자서 사냥에 대한 모든 것을 알아보는 신민배. 만약 소속이라던지 팀이 있다면, 매일 아침마다 일어나서 괴수 사냥에 대한 구직 등은 신경 쓸 필요가 없을 것이다.

‘고정팀이 좋기는 하겠지만…….’

얼마 전 고정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해보며 그 정보에 대한 것들을 알아 본 그였다.

고정팀은 언제나 함께 괴수를 사냥하는 이들을 말하며 주로 클랜과 같은 형식이라고 보면 된다.

문제는 강제성이 없어서 인지, 꾸준한 괴수 사냥은 힘들었다. 팀원 중 누군가가 일이 생겨버린다면 그 빈자리를 다른 사람으로 채우는 거였다.

기존에 합을 맞춰 오던 한 사람이 자리를 비우게 되면, 새로운 사람과는 언제나 트러블이 생기기 마련. 그도 아니면 괴수 사냥을 쉬어야하는 것이 옳았다.

또한 가장 큰 문제는 고정팀의 능력이 상승되지 않는 이상, 언제나 같은 등급의 괴수에게서 벗어날 수가 없다는 것이다. 말 그대로 능력자로써 앞으로 나가는 발전의 동기가 사라지는 것이다.

길드의 경우는 많은 인원을 내세워 길드 괴수 사냥을 함으로서, 많은 능력자에게 실전에 대한 경험을 갖도록 만들어준다. 물론 일반 능력자들이 이런 경험을 못 가지는 것은 아니다. 다만 일명 레이드라는 연합을 통해서 괴수를 사냥할 경우 제대로 된 연습이나 합이 부족하기 때문에 사망자가 속출하는 위험이 따랐다.

‘다 필요 없고…… 현재로썬 능력을 한 단계 끌어 올리는게 더 중요하겠지.’

능력자들에게 있어서 능력이 말하는 대로 마구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 그만큼 많은 경험이 쌓이고 노력을 아끼지 않는다면, 능력이 상승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었다.

‘그러고 보니까 그동안 나는 5등급이 된 이후로 너무 편하게만 사냥을 해왔던 것 같네…….’

자신의 무력함을 어느 정도 인지하기 시작한 그때부터 신민배는 짐꾼의 역할을 자처하기 시작했다. 그렇다고 완전한 짐꾼을 도맡아서 하는 것이 아닌, 짐꾼들의 짐을 나눠서 들어준다거나 하는 행동이었다.

아직까지 그는 괴수 사냥에 직접적인 도움을 주지는 못했다. 무기류를 구비하지 못한 이유도 있었으며, 자칫하다가는 괴수로부터 급작스러운 공격을 받을 수도 있기 때문이었다.

현재 신민배는 자신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잘 알고 있었다. 능력에 대한 이해도 필요하지만, 상황에 맞게 버프를 주는 것도 중요하다고 판단한다. 그렇지만 아직까지는 그가 크게 신경을 쓰면서 버프를 시전 해야 하는 상황은 오지 않았다.

그가 가지고 있는 버프들은 일정 시간 동안 유지가 되기 때문에, 그 시간에 맞게만 사용하면 되는 것이다.

‘내일부터는 좀 굴러 볼 필요가 있겠네.’

5등급이 된 후 제대로 된 운동조차도 하지 않은 그는, 스스로 몸을 만들기로 결정을 내렸다.

집에 도착하여 사이트에 들어간 그는 구직란이 아닌 구인란에서 보조계 한 명을 찾는다는 글을 보게 되었다. 흔하지 않는 글이었음에도 아직까지 글이 올라 있다는 소리는 사람이 구해지지 않았다는 것을 뜻했다.

번호를 확인한 그가 전화를 걸었다.

“안녕하세요. 혹시 보조계 구하는 글 올리셨나요?”

-네. 그렇습니다.

“5등급 보조계입니다. 혹시 가능할까요?”

-어머? 그러세요? 그런데 저희들은 E~D급 괴수만 목표로 하는데 괜찮으세요?

C급에 비해서 금액은 다소 낮아질지 모르지만, 그만큼 많이 잡는다면 상관없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리고 C급 괴수 사냥팀이라 하더라도 E~D급의 괴수는 많이 잡는 상황이 오기 때문이다.

“네. 괜찮습니다.”

-그럼 내일…….

전화를 한 다음날 새로운 팀을 찾게 된 신민배. 그런데 이 팀은 뭔가 이상했다.

“안녕하세요. 탱커를 할 연시은이라고 해요.”

“안녕하세요. 공격계 연시현입니다.”

“공격계 연시란이라고 해요.”

세 명의 이름만 들어도 그들이 딱 남매라는 것을 알 수가 있을 정도였다. 그리고 치유계인 김영희.

아이러니하게도 김영희는 나이가 좀 있는 마흔 이상은 되어 보였으며, 이 자리에 있는 연시은과, 연시란과도 약간 닮아보였다.

“혹시…… 가족들이십니까?”

끄덕끄덕.

그들 모두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데 가족 단위 팀이라는 것도 문제가 되긴 했지만, 이들 중 두 명은 미성년자로 보인다는 것이다.

방어계인 연시은은 많아봐야 23살 정도의 나이 일 듯 했지만, 연시현과 연시란은 성인도 되지 않을 듯한 외모는 둘째고, 두 사람 다 교복을 걸치고 있었다.

‘뭐야? 학생인 듯 한데 학교도 가지 않고? 더군다나 어머니와 같이 사냥을 하러 온 건가?’

대한민국에서 의무교육이 사라지지는 않았다. 하지만 예외 대상이 있으니, 바로 10대 능력자들에 한해서였다.

이들은 의무교육을 따르지 않아도 된다는 특별법이 시행되었고, 상황에 따라서는 사냥을 할 시에는 학교를 빠져도 출석이 허가되는 부분이 있었다.

“아무튼 반갑습니다. 신민배라고 합니다. 잘부탁드릴게요.”

가족 단위 사냥팀인 그들을 보며 다소 당황하긴 했지만, 그렇게 나쁠 것은 없다고 판단했다. 그리고 괴수가 있는 장소로 이동하면서 알게 된 것은 그들의 살림이 매우 힘들어서 교육을 받아야 할 연시현과 연시란이 함께 사냥을 한다는 것이었다.

그들의 살림은 상당히 곤혹스러운 듯 보였다. 빚만 해도 20억이 넘는 엄청난 액수.

처음부터 그런 것은 아니었다.

김영희는 남편을 20살에 만나 결혼하여 연시은을 낳았다. 남편 연우빈을 만나 급작스럽게 연시은을 낳았고, 연우빈의 집이 어느 정도 경제력이 되었기 때문에 행복한 삶을 유지할 수 있었다.

경제력이 되기 때문에 어릴 때부터 자신들의 자녀들에게 능력자 테스트를 받게 함은 물론, 아이들이 하고 싶다는 것을 아낌없이 지원해주는 부모들이었다.

그런데 문제는 연우빈의 사업이 시작되면서부터 찾아왔다. 첫 시작부터 삐걱대기 시작한 사업. 이후 대출을 받아가면서까지 진행했던 사업은 거대한 화재로 인해서 망하고 더불어 연우빈까지 화재에 휩쓸려 목숨을 잃고 말았다. 그때부터 빚더미에 시달리게 되었던 것이다.

한 달에 이자만해도 3천 만원이 넘어가는 상황이 되다보니, 김연희와 연시은 둘만 괴수를 잡는다고 해서 되는 문제가 아니었다.

물론 방어계인 연시은과 치유계인 김연희가 함께 사냥을 하면 한 달이면 3천 만원에 달하는 금액을 충분히 마련 할 수는 있을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두 사람의 등급이었다. 방어계의 경우는 기본 6등급이 되면 제대로 된 탱커 역할을 할 수가 있다. 하지만 치유계의 힐량이 부족한 경우 6등급이 E~D급 괴수를 방어하기가 벅차지는 것이었다.

김연희는 현재 7등급 치유계이다. 힐량이 부족해서 제대로 된 팀에 들어갈 수가 없었을 뿐만 아니라, 그로 인해서 여러 능력자들에게 싫은 소리마저도 들은 경우가 많았다. 하물며 7등급 치유계라 해서 일반 의료쪽으로 취직 해봐야 그 금액으로 이자도 못 갚는 실정.

어느 순간부터 두 사람은 함께 사냥을 하게 되었고, 추후에는 연시현과 연시란까지 함께 팀을 맞추게 된 것이다.

이들 가족에게는 치유계나 보조계 한 명은 필수였다.

그리고 다소 재미있는 사실은 김연희에게는 14살과 10살의 딸들이 둘 더 있다는 소리였다.

‘와…… 진짜 할 말 없게 만드는 가족들이구나.’

딱히 그들의 사정이 어떻든 간에 상관은 없다. 신민배는 자신이 할 일만 잘하면 된다고 판단하고 있었다.

사냥터에 도착을 했을 때, 방어계와 공격계들은 각기 무기를 꺼내 들었다. 그 모습을 본 신민배가 깜짝 놀랐다. 바로 공격계인 시현과 시란에게 시선이 고정이 되었다.

“너희들…… 설마?”

신민배의 말에 두 사람은 대답을 하지 않았다.

“너희들 근접 공격계야??”

“네…….”

시현이 대답을 했고, 그는 상황 파악을 빠르게 할 수밖에 없었다.

“잠깐만요. 설마 지금 이대로 사냥을 하실 건 아니죠?”

“그게…….”

김연희와 연시은도 쉽사리 대답을 하지 못했다. 그거야 당연하다. 애초에 6등급 탱커 역시도 힐량이 부족한 치유계를 만나면 제대로 된 탱커 역할을 할 수가 없다. 그걸 보조하기 위해서 지금 이곳에 신민배가 자리한 것이다.

그런데 원거리도 아닌 근접 공격계가 두명이라니? 자칫하다가는 근접계인 두 사람이 위험에 처하는 것만이 아니라, 그들이 공격을 당하게 되면 탱커에게 힐을 할 수 있는 시간이 사라져버리게 되는 것이었다.

“혀, 형. 저희들은 괜찮아요. 잘 피하면서 하면 되요.”

연시현은 불안한 마음으로 신민배를 바라보고 있었다.

“지금 그게 문제가 아니야. 나야 그냥 버프만 넣어주면 되지만, 직접적인 당사자인 너희들은 틀려. 더군다나 가족이잖아? 만약에라도 한 사람이 공격을 당하게 되면 정신적 충격은 물론 이거니와 모두가 전멸할 수도 있는거야.”

가족들 모두가 말이 없었다. 신민배와 같은 반응을 보이는 사람들이 한두 명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괜찮아요…… 신경 쓰지 마세요. 불안하시면 지금이라도 그만두시면 됩니다. 짐꾼에 대한 비용은 저희가 지불할게요. 죄송합니다.”

연시은이 말했다. 이미 익숙한 듯한 그녀의 말투.

“혹시나 해서 묻는 말인데 이런 상태로 사냥을 진행 해보신 적이 있습니까?”

도리도리.

더군다나 이 가족들은 이런 상황이 된 이후 아직까지 단 한 번도 사냥을 해본 적이 없다는 큰 문제점이 있었다.

상황을 보고 능력자들이 사냥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았던 것이다. 아무리 E급의 괴수를 잡는다고 하더라도 한 번의 실수로 모든 것이 끝날 수가 있기 때문이었다.

그것은 신민배 또한 마찬가지였다.

‘가족의 상황이 정말 안 좋긴 하지만…… 그래도 목숨을 담보로 할 수는 없어. 안되겠다…….’

============================ 작품 후기 ============================

본래 9시쯤 한 두편을 더 투척할 생각이었으나,

지금 확인해보니 코멘트가 너무 많네요.

또다시 기분에 맞게 한 편을 더 올려드립니다.

비축분이... 쭉쭉 줄어드는군요?ㅋㅋ

아무래도 열심히 써야 할 것 같습니다.

응원들 부탁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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