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럭셔리버프-4화 (4/200)

0004 / 0176 ----------------------------------------------

1. 테스트

그의 손에는 능력자 신분증이 들려 있었다.

‘7등급이라…….’

능력자들은 등급으로 나눠지게 되는데, 1등급에서 7등급까지 나뉜다. 신민배는 그 중에서 가장 낮은 7등급의 소유자였다.

등급의 경우 위력, 기술, 능력 상태 등을 통해서 등급이 매겨지는데, 보조계의 경우는 다소 등급이 낮게 평가 될 수밖에 없는 위치였다.

‘그래! 뭐 이제 시작이다. 큰 기대는 하지말자. 단지 능력자로써의 삶을 살아가는 것만 집중을 하자.’

그길로 곧장 컴퓨터 매장을 찾은 신민배. 이유는 단 하나였다. 인터넷을 통해서 괴수 퇴치 모집 사이트를 들어가기 위함이었다.

괴수는 전 세계 곳곳에 퍼져 있으며, 대한민국에만 하더라도 수천 종이 존재한다. 그렇다보니 매일 같이 괴수 퇴치는 능력자들에 의해서 이뤄지고 있었고, 발 빠르게 팀을 짜기 위해서 이런 사이트가 존재했던 것이다.

그는 현재 첫 괴수 사냥이어서 상당히 조심스러워 해야되는 부분이 있다. 어떤 경우든지 초보자가 능숙하게 할 수 있는 일은 없다. 조금이라도 더 배우고 익혀야 했던 것이다.

그렇지만 지금 이런저런 상황을 따질 수 없는 것이 보조계라는 첫 번째 이유로 그 어디에서든 그에게 섣불리 기회를 주는 팀들은 없을 것이었다. 그리고 두 번째가 바로 현재 자금 사정 때문이다.

‘컴퓨터만 100만원……. 앞으로 남은 돈은 300만원인가?’

그 동안 모아 두었던 돈을 약물 투여에 거의 쏟아 부었고, 현재 남은 생활 자금은 300만원 밖에 존재하지 않았다. 저축해돈 돈까지 모두 합친 그의 전 재산이었다.

‘한 달 월세 50만원을 빼고나면 250만원 남은 셈인가? 최소한 두 달 이상은 버틸 수 있는 돈이다. 그렇지만 안일한 생각으로 살 순 없지. 바로 일자리부터 구해보자.’

약물 투여를 받기 전 일자리를 관둔 그였기에, 당장 먹고 살 문제가 가장 시급했다.

컴퓨터를 산 후, 능력자 팀 모집 사이트. 일명 ‘파이오니아’를 들어간 그는 수많은 글들을 확인하기 시작했다.

“무슨 글들이 이리 많아? 능력자가 우리나라에 이렇게나 많은 건가?”

글의 개수만 하더라도 수백 개는 될 정도로 엄청났다.

“음…… 보조계를 구하는 파티는 하나도 없는 건가?”

눈을 씻고 찾아보아도 보조계를 구하는 파티는 단 하나의 글도 볼 수가 없었다.

“휴…… 이래서는 진짜 보조계 굶어 죽는다는 말이 정말 일지도 모르겠군.”

몇 시간 동안 올라오는 글이나, 기존에 존재하는 글들을 다 살펴도 보조계를 구한다는 글은 존재하지 않았다.

컴퓨터 앞에만 앉아 있는 시간도 벌써 이틀이 지났다.

“정말 답이 없네. 보조계가 이정도로 자리 구하기가 힘들 줄이야…….”

오히려 보조계보다 짐꾼을 구하는 글들이 더 많이 보였다.

짐꾼이라 함은 괴수 처리를 함에 있어서 필요한 식량과 장비 등을 대신 들어주고 함께 다니는 잡부를 일컫는 말이었다.

그들의 일당은 하루 8만원. 하루 인력 사무소를 나가서 막노동을 하는 일당보다 2만원이 적은 돈이었다.

막노동 보다 인건비가 적은 이유는 바로 이동하는 거리에 있었다. 이동하는 거리가 처음에는 길다곤 하지만, 괴수와의 사냥이 시작 되면, 짐꾼들은 하는 것이 없다. 해서 그 자리에 한 시간 가량을 앉아 있고, 또다시 괴수 사냥이 끝나고 다른 괴수를 사냥 할 때에 옮기고를 반복하다보니 처음 이동만 힘들 뿐, 그 이외의 시간은 큰 무리를 하지 않는 직업이었다.

[용인 무봉산 괴수 처리 함께 하실 공격계, 치유계 구합니다. 짐꾼 1명 구함]

내용 : 용인 무봉산에 위치한 일반 괴수 처리.

장소 : 신길역에서  3월 28일 오전 09:00 출발.

총 인원 : 6명.

필요 인원 : 공격계 3명, 치유계 1명, 짐꾼 1명.

연락처 : 010-5478-XXXX

‘일반 괴수 처리라…… 그래. 차라리 이거라도 해보자.’

그는 그 즉시 기재되어 있는 번호를 보고 전화를 걸었다.

-네. 여보세요?

“안녕하십니까. 파이오니아에 올리신 글 보고 전화 드렸습니다.

-아 그러신가요? 특성이 어떻게 되십니까?

“네? 아…… 짐꾼으로 연락 드린겁니다.”

-짐꾼이요? 죄송하지만 짐꾼은 구했습니다만?

이미 다른 짐꾼이 먼저 연락을 한 모양이었다.

“그, 그러신가요? 그렇지만 전 일반 짐꾼이 아닙니다. 보조계의 특성을 가지고 있거든요. 공격력 강화와 방어력 강화 버프도 넣어드릴 수 있습니다.”

이러한 말에 전화를 받은 이는 잠시 고민을 하는 듯 보였다.

-음…… 그런데 능력자가 짐꾼을 할 경우가 많이도 없고, 그렇게 되면 일반적인 금액이 아니게 될 텐데…….

아니나 다를까?

그가 미리 생각했던 문제의 말들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이를 기다렸다는 듯이 다시 어필

을 하기 시작했다.

“금액은 어차피 다른 짐꾼에게 주는 금액 똑같이 해주시면 됩니다. 사실 능력자가 된지도 얼마 안되고 초행 길이다보니 배운다는 생각으로 가면 됩니다. 덤으로 제 능력도 함께 부여해드리고요. 일석이조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군요. 그런데 짐꾼 역할은 확실히 할 수 있으신가요?

“무, 물론입니다!”

-알겠습니다. 그럼 그렇게 알고 내일 약속 장소로 나오시면 됩니다.

“예. 감사합니다. 그럼 내일 뵙겠습니다.”

그렇게 전화를 끊고 침대에 얼굴을 처박았다.

“드디어 내일이 첫 시작이다. 잘해야지…….”

그의 첫 괴수 사냥은 떨림으로 가득했지만, 한편으로는 한숨이 나오는 상황이 반복되었다.

떨리는 마음으로 아침 6시부터 준비한 신민배는 약속 장소인 신길역으로 갔다.

아침 9시가 약속이었으나, 이미 1시간 정도를 일찍 나와 대기하고 있는 그는 또다른 능력자 무리들을 볼 수가 있었다.

‘우리만 무봉산으로 가는 건 아니었나보구나.’

전국적으로 많은 괴수들이 진을 치고 있다보니, 능력자들 어딜가도 존재했다. 무봉산이라고 다를 바는 없었던 것이다.

한 잔의 자판 커피를 여유삼아 기다리기를 30분. 8시 30분이 되었을 때, 신민배는 파티장에게 다시금 전화를 걸었다.

“여보세요? 어제 전화 드렸던 짐꾼입니다. 어디에 계신지 해서요.”

-나오신건가요? 신길역 쪽에 보시면 파란 갑주를 걸친 사람이 있을 겁니다. 그게 저입니다.

“아, 예. 알겠습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