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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테스트
쭈욱!
“윽!”
형광색 물질이 든 주사기가 남자의 혈관 속으로 주입 되었다.
“끝나셨어요. 5일 뒤에 결과가 통보 되실 겁니다.”
“아예. 감사합니다. 그럼 수고하십시오.”
약물을 투여 받은 한 남자. 28세의 신민배다.
지금 그가 투여 받은 약물은 ‘게놈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능력자가 될 수 있느냐, 아니냐의 결과를 알려주는 약물이었다.
이 약물은 많은 연구가들에 의해서 만들어진 약물로, 우선 몸속에 투여하고 결과를 기다리면 능력자인지 아닌지를 판별해 낼 수 있다.
또한 이 약물은 세포와 결합하여 새로운 세포질을 만들어 내는데, 그 세포질 만해도 수십억 가지에 해당하며, 오랜 연구를 통해서 데이터 실험까지 마친 상태다.
세포를 수치화 할 수 있게 컴퓨터에 적용시켜, 능력자가 되었을 경우 채혈을 통해서 그가 지닌 능력에 대한 전반적인 설명이 가능하게 된다. 또한 그 세포가 자신과 상대방에게 어떠한 역할을 하는지도 설명이 가능한 것이다.
2015년. 세계는 갑작스러운 상황을 맞이했다.
지구의 변화. 그것은 하루아침에 찾아왔다.
지구 온난화, 대자연의 재난, 그리고 핵전쟁으로 인해서 인간의 위기가 찾아 올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뜻밖에도 인간의 위기는 정체불명의 괴수들로부터 시작되었다.
하늘, 땅, 바다 삼면에서 갑작스럽게 나타난 괴수들은 지구상의 생명체는 아니었다. 마치 순간이동이라도 한 듯, 괴수들이 들이닥쳤고, 인간들은 이에 즉시 대항하고 나섰다.
그러나 인간의 과학 병기 중 가장 흔한 총으로는 괴수를 상대할 수 없었으며, 최소한의 무기가 바로 미사일이었다.
그러나 미사일에도 끄떡없는 괴수가 등장하기 시작했고, 급기야 핵을 쏘게 되었다. 하지만 핵 하나로 괴수를 쓰러뜨리기에는 지구의 피해가 극심했다.
해서 인간들이 선택한 것은 바로 게놈 프로젝트. 즉, 인간을 더욱 강화시켜 물리와 이능으로 괴수를 쓰러뜨리는 방법을 선택한 것이다.
처음 이 게놈 프로젝트가 세상에 나왔을 때, 수많은 인간들이 반대를 하고 나섰다. 이는 보통 인간보다 월등한 능력을 지니고, 우월 존재가 나타난다는 사실 때문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게놈 프로젝트는 모든 인간에게 국한 된 것이었으나, 모든 인간이 선택되어지는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게놈 프로젝트로 인해 탄생한 능력자들이 괴수를 처리하고, 인간의 안전을 도모하며, 생활이 점차 안정을 찾기 시작하자 게놈 프로젝트에 대한 불만은 수그러들기 시작했다.
대한민국은 2018년. 게놈 프로젝트 정책을 장려하기 시작했다. 게놈 프로젝트로 나올 수 있는 능력자의 수는 매우 극소수다. 하지만 강인한 능력자 한 명이 가지는 국방력은 엄청났다.
해서 능력자가 많은 나라일수록 국방력이 강했고, 강인한 무력 앞에 다른 나라에 큰소리 칠 정도의 힘을 가지게 된 것이다.
게놈 프로젝트의 약물은 살아생전 단 한 번만 투여가 가능하다. 한 번의 투여로 능력자가 될 수 있는지 없는지가 바로 나오기 때문이다.
그리고 지금 신민배는 28세에 처음으로 약물을 투여 받게 되었다.
‘부디 3,000만원의 값어치가 있어야 할텐데…….’
국가에서 게놈 프로젝트를 장려하지만, 약물 투여에 들어가는 비용은 공짜가 아니었다. 약물의 특수한 성분이 상당히 비싸며, 만들기도 까다롭기 때문이다. 해서 한 번에 3,000만원을 세금으로 지불해야 했기 때문이다.
능력자가 된다는 것은 복권의 확률과도 같다고 한다. 해서 일반인에게 3,000만원이 큰 돈이지만, 평생 긁을 복권을 게놈 프로젝트의 약물에 투자하는 것이다. 만약 능력자가 된다면 3,000만원은 딱히 큰돈이 아니었다. 해서 대다수 금전을 목적으로 하는 이들이 약물을 투여 받는 경우도 많았으며, 거의 모든 시민이 부귀영화를 위해서 게놈 프로젝트에 참여한다고 보면 된다.
사실 신민배는 게놈 프로젝트에 딱히 관심은 없었다. 그저 열심히 일하고 땀 흘린 만큼 번 돈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가려고 한 것이다.
그에게는 여자 친구가 있었다. 그렇게 예쁘지도 않았지만, 수수하며 착한 마음씨의 여인. 둘은 2년 동안 사귀었다.
그런데 얼마 전 이별통보를 받았다. 지인들에게 들어보니 능력자와 눈이 맞아 그를 떠났다는 것이었다.
수수하며 착한 줄만 알았던 그녀 역시, 돈과 능력 앞에서는 어쩔 수 없는 물질적인 여자였나보다.
그 사실을 알고 신민배는 수많은 고민을 하게 되었고, 급기야 게놈 프로젝트에 거금 3,000만원을 들여 약물을 투여 받게 된 것이다.
‘제발 잘되어야 할 텐데…….’
전 여자 친구에 대한 복수를 위한 선택이라고도 할 수 있다. 하지만 꼭 복수보다는 평범한 미래의 사랑을 버리고 능력자라는 우월한 삶을 택해버린 사람에 대한 시기일지도 몰랐다.
약물을 투여 받고 5일이 지난 오전 10시. 한통의 메시지가 도착했다.
-테스트에 합격하셨습니다. 가까운 능력자 센터에서 특성들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메시지를 끝까지 읽은 신민배는 얼굴에 미소가 가득했다.
“아싸!!”
테스트 확률 0.05%의 극악의 확률에 당당히 합격을 한 것이다. 이로써 신민배도 능력자로 생활을 할 수 있는 첫 계기가 된 것이다.
그는 더 볼 것도 없이 즉시 능력자 센터로 향했다.
택시를 타고 능력자 센터에 도착한 신민배는 접수처로 곧장 향했다.
“실례합니다.”
“어서오세요.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예쁘장하게 생긴 한 여성이 신민배를 바라보며 물었다.
“테스트에 합격해서 특성을 좀 알아보고 싶어서요.”
“아하! 그러시군요. 그럼 여기 서류에 기재를 좀 해주시기 바랍니다. 이후 이것은 능력자 발급증에도 쓰여집니다.”
“네. 알겠습니다.”
간단한 민증 번호와 주소지, 혈액 형 등을 기재했다.
“현재 대기자가 없기 때문에 서류를 들고 저쪽 1번방으로 들어가시면 됩니다.”
“네. 감사합니다. 수고하세요.”
여성이 건네준 서류를 들고 그는 1번방으로 들어갔다. 그곳에는 컴퓨터 앞에 한 남성이 자리하고 있었다.
“신민배씨?”
“네.”
“이쪽에 앉으세요.”
하얀 가운을 걸친 남성의 말에 신민배는 자리에 착석했다.
“우선 축하드립니다. 능력자가 되신 것을요.”
“감사합니다. 그런데 제 능력 분류는 어떻게 되는 건가요?”
“음…… 아쉽게도 보조계군요.”
“예? 보조계요?”
남자가 ‘아쉽다’라는 말을 한 직후, 신민배의 표정도 약간 굳어졌다.
설마 자신이 보조계가 될 줄은 꿈에도 몰랐던 것이다.
현재 능력자의 경우 네 분류가 존재한다.
첫 번째는 방어계.
특화 된 강인한 육체와 능력으로 괴수와 맞서 1:1로 육박전을 벌일 정도로 강인한 육체의 소유자로써 괴수 퇴치에 반드시 필요한 존재라고 할 수 있다.
두 번째는 공격계.
각종 물리, 이능 쪽으로 발달 된 이들은 강한 타격을 괴수에게 안겨 줄 수가 있다. 허나 능력자의 수에서 공격계가 많기 때문에 등급이 높은 능력자가 아닌 이상, 크게 인기를 얻기는 힘들다.
세 번째는 치유계.
외상이나 내상을 빠르게 치유하고, 지친 체력을 회복시켜주는 힐러 계열이다. 이들의 경우 네 분류 중 가장 소수의 인원들로써 가장 인기 있는 직종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등급이 낮더라도 먹고 살 길은 열려 있다고 보면 된다.
마지막으로 보조계.
주로 공격력 강화나 방어력 강화 등의 능력이 주어지게 되는데, 그 능력이 너무나 저조하여 단 시간 큰 효과를 보기가 힘들다. 차라리 이런 보조계를 넣느니, 공격계 한 명을 대신 팀에 넣는 것을 선호 하는 실정이었다.
‘제길…… 하필이면 보조계라니…….’
나름대로 약물을 투여 받을 때부터 희박한 확률이지만, 기대에 부풀어 있던 것은 사실이었다. TV에서나 보던 좋은 장비를 장착하고, 괴수를 쓰러뜨리며 미디어를 통해서 많은 이들의 우상이 될 수 있다고 말이다.
그런데 현실은 보조계다. 능력자 중에서도 가장 하위에 속하는 불필요한 존재.
현재 한국에서 보조계의 능력을 가진 이가 유명한 경우는 없었다. 대다수가 하위에 속하거나 겨우 중위권에 속하여 인생을 연명하는 사람들이 태반이다.
“많이 실망하셨겠습니다.”
“네……. 조금요.”
그 남성 역시 수많은 능력자들의 탄생을 지켜봐왔기에, 보조계에 대한 암울한 인생을 잘 알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