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라르고 웨딩-47화 (47/52)

47화– 위안이 되는 이름2017.12.11.

“저희 끝났습니다. ……완전히.”

시야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소현의 앞에는 재언의 등이 태산처럼 버티고 있었다.

“너 지금 이게 무슨 버릇이야, 비켜. 엄마 지금 소현이랑 얘기 중이잖아.”

재언이 꿈쩍할 리가 없는데도 나 교수는 힘겹게 그를 밀어내려 했다.

자신의 앞을 막아선 재언의 뒷모습을 소현은 먹먹한 눈으로 바라보았다.

알고 있었구나.

이렇게 될 줄 너는 알고 있었구나.

내게 친절하지만 사실 친절하지 않았던 그분들의 본래 모습을…… 너는 다 알고 있었구나.

“너희 헤어졌다는 거야 이미 들었지. 내가 뭐 당장 어쩌려고 그러는 거 아니잖아. 옛정이라는 거 무시 못 하니 시간을 갖고 천천히…….”

“어머님.”

그때 소현이 옆으로 한 발짝 나와 섰다.

재언을 올려다보고 있던 나 교수가 반색하며 소현을 보았다.

“그래, 소현아.”

재언이 미간을 좁히며 고개를 돌렸고, 소현은 나 교수를 향해 허리를 깊이 숙였다.

“죄송합니다.”

이게 마지막이라면.

그동안 제게 보인 모습이 전부 위선이고 가식이었다 해도, 이게 마지막이라면.

적어도 예의를 갖추고 싶었다.

“죄, 죄송은 뭐가…….”

소현은 천천히 고개를 들고 나 교수를 바라보며 말했다.

“저, 재언이와 결혼해서 행복하게 살고 싶었어요. 어머님, 아버님께도 정말 잘하고 싶었구요.”

“그래, 이제라도 늦지 않았…….”

“그런데 어머님.”

숨을 한 번 작게 들이마시고 소현은 말을 이었다.

“저는 지나간 사랑에 미련이 없습니다.”

“그게 무슨…….”

“최선을 다했거든요.”

재언의 아픈 시선이 소현에게 닿아 부서졌다.

“저희 끝난 거 맞아요. 오늘 여기 온 것도 사무실 옮기겠다는 말 하려고 온 거구요. 빠른 시일 내로 정리할게요. 어머님 신경 쓰시도록 하는 일 없을 거예요. 제가 입장을 확실하게 해야 더 큰 오해가 없을 것 같아 말씀드려요.”

비겁하게 재언의 등 뒤에 숨은 채로 도망치듯 끝내고 싶지 않았다.

최선을 다한 사랑.

10년을 함께한 사랑.

가장 아름다웠던 시절, 십 대부터 이십 대까지 같이 보낸 시간들.

그 끝을 초라하게 만들고 싶지는 않았다.

결혼식을 앞두고 재언에게 다 그만두자고 말했을 때.

그러라는 대답을 들었을 때.

아무것도 아닌 사이로 돌아갔을 때.

재언의 후회를 확인한 뉴욕, 그가 보는 앞에서 정한의 손을 잡고 나왔을 때.

수없이 했었던 이별.

오늘에야 완벽히 그 끝을 그린다.

“어머님, 그동안 정말 감사했습니다. 그리고 혹시 다음에 또 뵐 일이 생기면 그때는 ‘어머님’이 아니고…….”

“…….”

“그냥 ‘교수님’이라고 부를게요.”

소현은 천천히 목례를 했다.

나 교수는 더 이상 자신을 따스한 시선으로 바라보지 않았다.

상관없었다.

옆에 선 재언에게 잠시 눈인사를 건넨 소현은 지체 없이 돌아섰다.

탁.

문을 닫은 그녀는 그제야 참았던 숨을 길게 내쉬었다.

끝났다, 이제 정말.

직원들의 호기심 어린 시선이 느껴졌다. 소현은 서둘러 빠져나왔다.

건물 밖으로 나오자 온몸 위로 눈부신 햇살이 쏟아졌다.

높은 하늘을 가만히 올려다보다가 소현은 씩씩하게 걸음을 옮겼다.

괜찮은 이별은 없다.

슬프지 않은 이별은 없다.

아무리 해도 익숙해지는 이별은 없다.

하지만 고마운 이별은 있었다.

그냥 놓아줘서 고맙다고. 더 이상 기다려주지 않아서 고맙다고. 포기해줘서 고맙다고.

헤어짐이 고마웠다.

재언에게 사랑받는 걸 그토록 꿈꿔왔는데, 사랑보다 온전한 이별에 고마워하게 될 줄 몰랐었다.

고마워서 슬펐다. 슬퍼서 아팠다. 이별은 역시 아픔이었다.

씩씩하게 걸어가던 소현은 인도에서 그만 우뚝 멈추어 섰다. 눈물이 후드득 떨어졌다. 닦을 새도 없이 전화벨이 울렸다.

정한이었다.

목소리를 가다듬고 아무렇지 않게 전화를 받았다.

- 소현 씨. 사무실에서 나왔어요?

“네.”

- 언제 와요?

“지금이요.”

- 잘됐다. 얼른 와요. 그때 소현 씨가 보고 싶다고 했던 새 책 지금 들어왔어요. 직접 입고하신다고 작가님이 몇 권 가져오셨는데, 다른 책방도 가셔야 된다고 빨리 가셨어요. 같이 있었으면 좋았을걸.

“그래요?”

- ……왜 울었어요?

툭 치고 들어오는 말에 소현의 말문이 막혔다.

티를 내지 않으려고 목소리도 신경 쓰고 단답형으로 말했는데 귀신이 따로 없다.

이제는 목소리만 들어도, 숨소리만 느껴도 이제 모든 상황과 감정이 다 알아지는 모양이다.

- 내가 옆에 있을 때만 울라니까.

“안 울었…….”

- 아무 데서나, 아무한테나 귀한 눈물 보여주지 말고 빨리 와요.

“네.”

- 내가 갈까요? 어디에요? 사무실?

“아니에요. 바로 갈게요.”

소현은 통화를 끝내고 가만히 휴대전화를 내려다보았다.

지금 나를 기다리는 곳.

지금 내가 사랑하는 사람.

버스정류장까지 갈 여유가 없었다.

소현은 몸을 틀었다. 저 멀리 달려오는 택시를 향해 손을 뻗었다.

정한이 미치도록 보고 싶었다.

지나간 사랑에 미련을 두지 않는 이유.

언제나 후회 없이 최선을 다해, 바로 지금 이 순간을 살아가는 이유였다.

◇ ◆ ◇

“소현이가 저렇게 매몰차게 구니까 네가 그랬구나? 걱정하지 마. 그래도 선을 긋는다고 어디 수가 없겠니?”

소현이 나가고 난 후 나 교수는 충격을 받은 듯 잠시 말없이 있다가 재언을 향해 입을 열었다.

“여자는 다 똑같아. 자기 좋아해주는 남자 마음에 안 흔들릴 수가 없어.”

어떻게 여자가 다 똑같을 수가 있나. 여자를 떠나 사람은 다 똑같을 수 없는 건데.

말이 되지 않는 말을 하면서도 나 교수는 잘못된 걸 몰랐다.

“더 이상 얘기하고 싶지 않습니다. 그만 가세요.”

“가긴 뭘 가. 얘기 아직 안 끝났잖아.”

집무테이블로 향하는 재언을 따라가며 나 교수가 덧붙였다.

“내가 우리 아들 성격을 모를까 봐? 쉽게 포기 같은 거 못 하잖아, 너.”

재언은 싸늘한 시선으로 나 교수를 돌아보았다.

“그렇지? 어릴 때부터 너 엄청 독했어. 뭐 한번 물면 놓을 줄을 모르고. 그러니 아버지 도움 크게 안 받고도 사업 이만큼 키웠지. 그런데 지금까지 소현이를 곁에 둔 거 봐. 너 여자는 걔 하나였지? 그런데 끝나긴 뭘 완전히 끝나? 아직도 못 잊었는데. 억지로 안 되겠으면 엄마한테라도 얘기해. 여자 마음은 엄마가 잘 알아.”

“근사한 그림이었겠네요.”

“응?”

“고등학교 시절 친구로 만나 오랜 시간 변함없이 사랑하다가 결혼에 골인한 아들과 며느리 부부. 그 사이 사고로 부모를 잃는 아픔까지 겪었던 며느리 곁에서 힘이 되어준 아들. 그리고 착하지만 불쌍한 며느리에게 새로운 가족이 되어준, 너그럽고 따뜻한 시댁.”

재언의 말에 나 교수가 동화의 한 소절을 듣는 아이처럼 표정이 밝아졌다.

나 교수가 정확히 원하는 그림이었다.

“그래. 어때, 괜찮지 않니? 그리고 어차피 그게 진실이기도 하고.”

“감정은 조금도 중요하지 않으신가 봅니다.”

“무슨 감정?”

“……어머니 감정이요.”

재언의 말에 나 교수가 무언가에 얻어맞은 듯 멍해졌다.

“어머니 스스로 괴롭히고 계신 거예요, 지금.”

“무, 무슨…….”

“싫다는 사람들 억지로 붙잡아봤자, 다치는 건 어머니예요.”

어머니의 포장은 화려하기만 하여 갈수록 질리는 스타일이었다.

알맹이는 썩고 병들어가고 있는 걸 몰랐다.

“차라리 이혼을 하세요.”

“……이혼 얘기가 여기서 왜 나와. 그리고 네가 왜 이혼을 하라 마라야.”

부부 사이에 좁혀지지 않는 평행선.

남의 시선을 의식한 허울뿐인 관계.

그 끝에 예견된 파국.

“불행을 다른 데서 보상받으려고 하지 말고, ‘진짜’ 어머니 인생을 사세요.”

행복은 자신이 원하는 만큼 찾아온다고 했다.

결정의 권한은 오로지 자신에게 있었다.

“제 핑계는 이제 그만 대시고.”

낮은 음성이 깔리고, 차가운 선이 그어졌다.

나 교수는 입술을 꼭 깨물고 재언을 떨리는 눈빛으로 쏘아보다가 홱 돌아섰다.

쾅, 닫고 나간 문소리가 사무실 안에 오래도록 남았다.

재언은 집무테이블 위를 손가락으로 톡, 톡, 톡 두드렸다.

소중한 건 세게 쥘수록 부서질 뿐이다. 그걸 몰라서 여러 번 망가뜨리면서 이 먼 길을 돌아왔다. 깨닫기까지 참 오래 걸렸다.

하지만 깨달음은 누구에게나 오는 건 아니다.

돈과 체면.

그보다 더 큰 이유는 두려움.

늘 좋은 평판 속에 살던 부모는 세상에 대해 막연한 두려움이 있었을 것이고 결국 서로를 향해 날카로운 손톱을 드러냈을 것이다.

가장 아끼고 사랑해야 할 서로를, 가장 함부로 대하고 할퀴며 감정의 쓰레기통으로 삼았을 부모에게 연민이 들었다.

그 이상은 아니었다. 그로 인해 자신 역시 불행했으며, 이를 박차고 나오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으니까.

더 이상 부모가 멋대로 짠 이야기 속 등장인물이 되고 싶지 않았다.

그리고 다른 이에게도 그런 존재가 되고 싶지 않았다.

재언은 자신의 인생에 책임질 준비가 되었다.

부모의 인생은 이제 부모의 몫이었다.

◇ ◆ ◇

“임 실장한테 들었어. 어딜? 어딜 간다고?”

재언은 팔짱을 끼고 선 채 시선은 눈앞의 라르고 그림에만 두고 있었다.

하태랑의 집이다.

“남아프리카에 간다고? 류 대표가?”

자신의 귀를 의심하는 듯 옆에 선 하태랑이 재차 물었다.

“살다 보니 별일이 다 있어. 내가 잘못 들은 거 아니지?”

“시끄럽네.”

“류 대표가 휴가를 간다는 것도 놀라운데, 그 멀리 남아프리카까지 간다니 내가 안 놀라고 배기냐고.”

하태랑은 라르고의 그림을 다시 가져가라고 했다. 재언이 선물로 준 제이 라르고의 작품이었다.

그냥 선물로는 지나치게 과한 감이 있었지만, 인터뷰나 집 공개 촬영 시 곳곳에 배치된 예술 작품들은 하태랑의 예술적 조예를 보여주는 역할을 톡톡히 하였다. 이를 위한 장기대여 개념이기도 했다.

물론 하태랑은 나중에 꼭 팔아먹어야겠다고 했었지만.

“이걸 왜 돌려준다는 건데?”

재언은 그림 얘기로 말을 돌렸다.

“그럼 내가 진짜로 엿 바꿔 먹을 줄 알았어?”

하태랑은 싱긋 웃었다.

결혼을 하지 않게 되면서 라르고의 그림을 좋아하는 척하던 것도 그만두기로 했다.

“필요 없어졌으니까 이제 주인 찾아 돌려보내야지. 이걸 내가 가지고 있어 뭐해. 다른 화가 작품들도 다 처분해주고. 이 그림은 류 대표가 아끼던 거니까 도로 가져가.”

더 이상 교양 있는 모습으로 꾸밀 필요가 없어졌다.

“작품은 알아봐주는 사람 앞에서 의미 있는 거잖아.”

하태랑은 그 어느 때보다 가볍고 개운해 보였다.

직업이 배우인 여자였다. 연기자답게 그동안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을 잘 소화해낸 건 사실이지만, 맞지 않는 옷을 입고 적잖은 부담을 느꼈을 것이다.

재언은 그런 하태랑을 보며 결국 자신도 다를 바 없는 인간임을 느꼈었다. 거짓을 팔아 돈을 벌고 인생을 살았던, 자신이 그토록 경멸하던 부모와도 같은 인간.

하지만 하태랑이 가벼워진 만큼 자신도 마찬가지였다.

모두 내려놓았다.

이제 거짓은 어디에도 없었다.

“라르고가 이걸 그린 곳이 남아프리카야.”

재언은 짙고 푸른 그림을 지그시 바라보며 말했다.

“밤하늘을 그리기 시작한 곳이지.”

자유롭고 평화로웠다.

밤하늘이지만 깊은 물 속 같기도 했다.

차가운 색도 이렇게 따뜻하고 평온할 수 있다는 걸 알게 했다.

엄마의 품이고, 꿈결 한 자락이었다.

채울 수 없는 가슴 빈 곳에 라르고는 구석구석 스며들었다.

위안이었다.

가늠할 수 없을 만큼 커다란.

“그래서 가려는 거야? 남아프리카의 밤하늘을 보러?”

하태랑은 라르고의 작품과 재언의 얼굴을 번갈아 보면서 물었다.

재언은 고개를 한 번 끄덕여 수긍했다.

그에게 라르고가 어떤 의미인지 알고 있었다. 하태랑은 재언이 처음 라르고를 말할 때부터 알았다. 특별함을 넘어선 이상적 존재라는 걸.

재언에게서 그런 진심이 느껴졌기에 하태랑은 지금껏 그가 시키는 대로 군말 없이 따르기도 했던 것이다. 물론 중간중간 사소한 반항이야 했었지만.

“프리토리아에서 케이프타운으로 향하는 구간으로, 19세기 빅토리아 시대 스타일의 호텔식 열차가 있어.”

“그런 거라면 엄청나게 호화롭겠네. 귀족적이고. 난 또 설마 류재언 대표님께서 남아프리카에 배낭여행이라도 가시는 건가 했지.”

“그 열차에 전망차가 있는데. 천장이 통유리야.”

“객차 전체가?”

하태랑은 놀란 얼굴로 머릿속에 그 모습을 그리며 물었다.

고풍스러운 마호가니 목재의 가구로 꾸며진 객차.

남아프리카의 웅장한 풍광을 담아내며 달려가는 화려하고도 우아한 옛 기관차.

“거기서 보는 밤하늘이 괜찮다고 해.”

괜찮은 정도가 아니었다.

별이 쏟아진다고 했다.

형언할 수 없이 아름다운 밤하늘이 그림처럼 펼쳐진다고 했다.

움직이는 기차 위에서 남아프리카의 아름다운 밤하늘을 바라보는 시간.

재언이 살면서 처음으로 스스로에게 내어준 휴식의 시간이었다.

“라르고는 알까? 한국의 어느 이름 모를 덕후께서 이렇게 팬심이 절절하다 못해 성지순례까지 가려고 하는 걸.”

“헛소리 그만해.”

“류 대표, 라르고가 그림 그린 곳마다 다 다닐 생각은 아니지? ……헐? 설마 그런 거야?”

본심을 들킨 듯 재언이 쌀쌀맞게 돌아섰다.

하태랑은 건수 하나 잡았다는 태도로 장난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그에게 따라붙었다.

“혹시 팬심을 가장한 사랑은 아니고? 라르고가 실존인물이기는 해? 여자야? 남자야?”

“시끄러워.”

“라르고는 아마 할머니나 할아버지일 거야. 저런 그림은 보통 연륜이 아니고는 나올 수 없는 내공이란 말이지. 류 대표. 나 오늘부터 류 대표를 존경할게. 국경과 나이를 뛰어넘는 사랑. 어쩌면 성별의 장벽도 있겠구나, 만약 할아버지라면! 아아, 역시 사랑 앞에는 아무 조건도 소용없는 거였나. 역시 류 대표는 존경하지 않을 수가 없단 말이야.”

“쉬니까 심심한가 보네.”

“쉬는 게 아니라, 재충전의 시간을 갖는 거지. 나도 이번 일로 정신적으로 스트레스가 상당해서 바로 일은 못 해. 재충전을 좀 오오오래 해야 하는 거 알지?”

혹시 일 폭탄이 던져질까 싶어서 하태랑은 방어태세를 갖추며 얼른 변명을 덧붙였다.

말없이 하태랑을 바라보던 재언이 말했다.

“다음 역할은 밉상 쪽으로 하면 아주 잘하겠어.”

“그거 나랑 찰떡이겠다.”

재미있겠다는 듯 하태랑의 눈썹이 휘어지고 입술이 예쁜 선을 그리며 올라갔다.

이미지 메이킹에서 자유로워진 하태랑이 앞으로 얼마나 ‘순수하게’ 날뛸지 재언은 생각만으로도 벌써부터 피곤해졌다.

이번 휴가가 절실하게 필요했다.

다음 일은 그 다음에.

쉬고 난 다음에 천천히 생각하리라.

제이 라르고가 누구든, 어디에 있든, 어차피 그런 건 하나도 중요하지 않다.

라르고. 그리고 밤하늘.

여전히 위안이 되는 이름, 그것만으로도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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