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2화 : 사람 잘못 건드렸어-03 -->
-자네 그게 정말인가?
“당분간 시끄러워질 수도 있습니다.”
-그건 걱정하지 말게. 애초에 우리가 부탁한 일 아닌가? 무슨 일이 벌어지든 대한그룹이 자네를 돕겠네.
“후후. 사장님 말씀만 들어도 든든하네요.”
-사람도 참. 자네의 능력에 우리가 무슨 도움이 되겠나? 그래도 필요한 일이 있으면 언제든 연락하게.
동하는 지금 서용훈 사장과 통화를 하고 있었다.
서용훈 사장의 목소리는 다소 격앙되어 있었다.
그럴 만도 했다. 동하는 일본의 우익세력들이 차종호를 통해 자신을 회유하려 했던 것. 그리고 회유가 실패하자 차종호가 조폭들을 보내 가족들을 납치하려 했다가 지금은 되려 동하의 손에 붙잡혀 있다는 것을 말해 주었다.
괴수들 때문에 온 나라가 어수선하긴 했지만, 그래도 야당의 유력한 대통령 후보의 신상에 문제가 생긴다면 세상이 발칵 뒤집어지고도 남을 일이었다. 전형적인 위선자인 차종호는 속으로는 온갖 더럽고 추악한 행동을 일삼을지 몰라도, 대다수의 국민들은 깨끗하고 소신이 있는 정치인으로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자네의 능력을 믿고 있지만 그래도 조심해야 하네. 특히, 일본의 우익들이 관계되어 있다면 결코 가볍게 넘길 사안이 아닐세.
“그건 걱정하지 마십시오.”
서용훈 사장의 걱정은 어쩌면 당연한 것이었다.
대한민국 내에서 친일파의 세력은 상당히 뿌리가 깊다.
사실 자위대 행사가 대한민국 호텔에서 버젓이 열리는 게 현실이었다.
또한 수많은 국회의원들과 각계 저명인사들이 행사에 참석하는 것도 낯선 모습은 아니었다.
하지만, 정작 자위대 행사에 참석한 사람들에게 친일이냐고 물으면 그들은 무조건 발뺌하는 것 또한 사실이다.
그들은 독버섯처럼 세력을 은밀하면서도 치명적으로 확장해 나가고 있었다.
차종호를 건드린다는 건 그들 전부와 한판 승부를 벌이겠다는 것과 마찬가지였다. 서용훈 사장과 서 회장이 대한그룹이라는 막강한 배경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차종호와의 전면전을 피하려 했던 것도 무리가 아니었다.
이제 길고 긴 악연을 끝낼 때가 된 것 같았다.
동하는 예전에 서용훈 사장과 서 회장에게 부탁 받은 것 때문에라도 차종호를 가만히 놔둘 수는 없었다.
거기에 대한민국 내에 깊이 뿌리 내린 친일파들과 일본의 우익세력들까지.
제법 상황이 복잡했다.
그래서였다.
마음만 앞세워 감정적으로 해결하려 들면 오히려 역공을 당하기 십상이었다.
그건 주도권을 동하가 쥐고 있어도 마찬가지였다. 세상일은 심증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법이다. 모든 일엔 확실한 물증이 있어야 하고 결정적인 증거를 제시해야 사람들로부터 정당성을 확보할 수 있다.
지금 동하의 사정이 그러했다.
차종호 뒤에 일본이 있다는 건 이미 심증을 넘어 확신이 서 있었다.
하지만, 중요한 건 물증이고 증거였다.
일본과의 연결고리는 오직 차종호 한 명 뿐이었다.
조폭들은 차종호의 뒷배경을 알 리가 없었다.
결국 차종호가 시인을 하지 않으면 일본에게 제대로 된 실력을 행사할 수 없고, 설령 본때를 보여준다 해도 국제사회에서 설득력을 얻긴 어려울 것이었다.
따르릉!
동하는 이번엔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었다.
-오! 동하 군이 이 시간에 어쩐 일로 연락을 한 건가?
“긴히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동하는 상황을 설명했다.
아무래도 동하는 대통령과 함께 일을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사람들 사이에 정부 측 인사라는 인식이 퍼져 있었다.
한데, 혹시라도 동하가 차종호를 치면 자칫 정부에서 야당을 공격한 꼴이 되고 만다.
때문에 다른 사람은 몰라도 대통령은 알고 있어야 할 것 같았다.
대통령은 동하의 설명을 듣고 점차 표정이 딱딱하게 굳어졌다.
-정말 어이가 없는 작자로군.
상식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럴 수 없었다.
어떻게 대한민국의 정치인이란 자가 자국을 버리고 일본의 이익을 위해 노력할 수가 있는지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되지 않았다.
-미리 말을 해줘서 고맙네.
“그럼, 제 뜻대로 처리하는 것으로 알겠습니다.”
-자네만 믿겠네. 그리고 자네에게 면책특권이 있으니 정부에서는 어떤 죄도 묻지 않을 것이네.
그건 동하가 설령 차종호를 죽여도 정치적인 불이익은 대통령이 모두 감수하겠다는 뜻이었다.
그만큼 대통령은 동하를 믿고 있다는 소리였고, 차종호의 행동에 크게 분노하고 있다는 뜻이기도 했다.
☆ ☆ ☆
“끙!”
차종호는 천천히 눈을 떴다.
그는 차가운 바닥에 누워 있었는데, 이곳이 어디인지 몰라 눈만 깜빡거렸다.
솔직히 언제 정신을 잃었는 지도 기억나지 않았다.
단지 눈을 뜨고 의식을 차리고 보니 처음 보는 장소였다.
그곳은 동하의 아파트 단지 내에서 피난을 떠나 오랫동안 비어 있던 집 중 하나였다.
주위는 어두웠고, 거실에는 미등 하나만 켜진 상태였다.
음산한 늦가을 날씨에 더해 바닥에서 차가운 냉기가 올라오고 있었다.
차종호는 여전히 온몸은 마비가 되어 손가락 하나 까닥할 수 없었다. 고개만 겨우 움직일 수 있는 수준이었다.
‘빌어먹을.’
세상에는 건드려서는 안 되는 사람이 있다.
차종호는 사람 한 명 잘못 건드렸다 더럽게 꼬인 케이스였다.
그는 이곳에 얼마나 쓰러져 있었는지 온몸이 꽁꽁 얼어붙은 기분이었다.
“이제 정신이 좀 드나?”
동하가 마치 조롱이라도 하듯 바닥에 쓰러져 있는 차종호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이익?”
차종호는 발작을 일으키기 일보직전이었다.
“네놈이 감히 야권의 유력한 대통령 후보를 이렇게 만들어 놓고도 무사할 것 같으냐?”
차종호의 행선지는 그의 보좌관이 알고 있었다. 때문에 그의 신상에 문제가 생기면 동하가 가장 먼저 유력한 용의선상에 오르게 될 것이었다.
더구나 그의 뒤에는 정재계에 퍼져 있는 수많은 친일파들은 물론이고 일본의 우익세력들도 있었다. 속으로는 절대 동하가 자신을 쉽게 건드릴 수 없다고 확신했다.
“지금이라도 나를 풀어주면 이번 일은 없던 것으로 해주마.”
“후후. 이거 유감이로군. 애초에 나는 친일파니 일본 우익세력이니 하는 것들은 안중에도 없는 사람이라서 말이야.”
“끝내 내가 내민 손을 거절하다니. 넌 분명 후회할 날이 올 것이다.”
“글쎄. 내 걱정하기 전에 네놈 걱정을 더 해야 하지 않을까?”
“그게 무슨 뜻이냐?”
“이걸 보면 생각이 조금 달라질 것 같군.”
동하가 자신의 스마트폰을 꺼내 동영상을 실행했다.
차종호는 난생 처음 보는 물건이었다. 신
기하게도 조그만 기기에서 텔레비전보다 더 선명하고 깨끗한 화질이 나오고 있었다.
“으으.”
차종호의 입술을 비집고 신음이 흘러나왔다.
그의 표정은 갈수록 참혹하게 일그러졌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이는 영종도에서 벌어진 일을 동하가 염력을 이용해서 촬영했던 것이었다. 당시 경찰들은 차종호에게 잘 보이기 위해 대놓고 편파적으로 수사를 했었는데, 그 모든 과정이 스마트폰에 다 들어 있었다.
또한 경찰은 차종호 측과 여러 차례 통화를 했었는데, 보는 관점에 따라 차종호의 압력에 경찰들이 편파수사를 했다고 생각할 수도 있었다.
그것만이 아니었다.
차종호의 장남이 무고한 여인을 강간하려 했던 것, 그리고 가출한 10대 소녀들과 원조교제를 했다는 것 역시 녹화되어 있었다.
영상을 본 차종호에게 마치 둔기로 뒤통수를 얻어맞은 것처럼 엄청난 충격이 밀려 왔다.
당시 일들이 어떻게 이런 조그마한 기기에 들어가 있는지 귀신이 곡할 노릇이었다.
영상이 있으니 어떻게 빼도 박도 할 수 없었다.
자칫 잘못하면 단 한 번의 실수로 정계를 은퇴해야 할지도 몰랐다.
아들의 죄질이 너무 무거워서 대국민 사과를 해도 과연 평소의 깨끗하고 소신 있는 정치인의 모습을 유지할 수 있을지 의문이었다.
이미지가 깨지면 정치인은 그날로 생명이 끝이었다.
하지만, 차기 대통령이 눈앞에 보이는데 이대로 물러서기에는 너무도 억울했다.
그는 이를 악물었다.
차라리 아들을 내치면 내쳤지 정계를 은퇴할 마음은 눈곱만큼도 없었다.
“네놈 마음대로 해라. 그 아이는 물론이고 나 역시 책임질 부분이 있으면 책임을 지겠지만, 그렇다고 네놈 뜻대로 끌려 다니지는 않을 것이다.”
“후후. 제법 세게 나오는군. 하지만, 속으로는 어지간히 겁이 날 걸?”
“닥쳐. 어차피 대선까지 3년 정도 남아 있어서 명예 회복을 꾀하기에는 시간은 충분해.”
“과연 그럴까? 이미지로 먹고 사는 게 정치인인데, 동영상을 보면 네놈이 경찰에게 사주한 것처럼 나온단 말이지.”
“으으, 그건 경찰들이 과잉 충성했던 것이지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다.”
“그거야 네놈 생각이고. 동영상을 보는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 거라는 게 중요하지.”
그건 맞는 말이었다.
아들을 내치고 그 역시 책임을 진다고 해도 한번 실추된 이미지는 회복하기 어려운 법이다.
“원하는 것이 무엇이냐?”
“오케이, 잘 생각했어. 내 목적은 오로지 일본 놈들에게 복수하는 것뿐이야. 난 차기 대통령이 누가 되든 전혀 관심이 없거든. 놈들의 이름만 말해주면 네놈 아들과 관련된 동영상은 당장 지워주지.”
“그 말을 어찌 믿느냐?”
“좋아, 그렇다면 동영상부터 지워주지.”
동영상은 몇 개로 나뉘어져 있었는데 동하는 차종호가 보는 앞에서 한 개만 빼놓고 나머지는 모두 지워버렸다.
“으음.”
차종호는 심각하게 갈등했다.
가네무라를 배신하고 과연 살아남을 수 있을까 그게 가장 큰 걱정이었다.
하지만, 이렇게 된 이상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위험부담을 감수하더라도 대통령의 자리는 무척이나 매력적이었다.
“각서를 적어라.”
“하아, 정말 까다로운 작자로군. 좋아. 원한다면 각서도 적어주지.”
동하는 안방에 들어가 종이와 볼펜을 찾아서 다시금 거실로 나왔다.
그리고 차종호가 보는 앞에서 각서를 적기 시작했다.
[최동하와 차종호는 결코 서로를 해치지 않는다. 그리고 최동하는 두 번 다시 동영상으로 차종호를 협박하지 않을 것이며 영종도에서 생겼던 불미스러운 일을 한 마디라도 언급한다면 차종호는 법적인 책임을 묻는 동시에 최동하가 가진 대한텔레스의 지분을 모두 차종호 앞으로 양도하기로 한다.]
빅딜은 그렇게 성사되었다.
각서라는 것도 법적인 효력이 있었다.
이제 동하는 대한텔레스를 지키기 위해서라도 허튼 짓은 하지 못할 것이었다.
동하는 모든 동영상을 지워 주었고, 차종호는 동하가 원하는 것을 말해 주었다.
동하는 차종호의 증언을 스마트폰 카메라로 촬영을 해서 증거 자료로 남겼다.
어찌 보면 ‘적과의 동침’이라고 할 수 있었다.
적어도 차종호의 눈에는 그랬다.
일단 차기 대통령이 되기 전까지는 동하를 적으로 만들고 싶지 않았다.
아까 보여 주었던 동하의 무지막지한 능력은 지금 생각해도 소름이 돋았다.
어쩌면 자신의 온몸이 마비된 것도 동하가 손을 써서 그런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언제까지 눈엣가시를 두고 살 수는 없는 법.
대통령이 되면 가장 먼저 동하부터 제거할 생각이었다.
동하와 같은 하늘 밑에서 살아간다는 건 두고두고 화근을 안고 사는 것과 마찬가지였다.
‘멍청한 놈. 웃을 수 있을 때 실컷 웃어라.’
☆ ☆ ☆
“내 몸에 무슨 짓을 한 거냐?”
“아, 마비 증상을 말하는 건가? 그건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정상으로 돌아오니까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그 말 믿어도 되는 것이냐?”
“내가 굳이 네놈에게 거짓말할 이유가 있을까?”
“하긴.”
차종호는 일단 동하의 말을 믿기로 했다.
“그나저나 차종호란 인간은 생각보다 더 인정머리가 없군.”
“각서에 우린 서로 해치지 않겠다고 적은 것 같은데.”
“아, 오해는 하지 말라고. 난 적어도 오랫동안 수족 노릇을 했던 네놈의 오른팔 격인 조폭들과 양 기사라는 자가 어떻게 되었는지 궁금해서라도 물어볼 줄 알았거든.”
“그렇군. 그들은 어찌 했느냐?”
차종호는 그제야 생각난 듯 물었다.
“아직 죽지는 않았지만, 네놈의 손에 그들 모두의 목숨이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지.”
“그게 무슨 소리냐?”
“네놈이 방금 했던 말 중에 조금이라도 거짓이 섞여 있다면 가장 먼저 그놈들 목부터 비틀어 버릴 생각이거든.”
피식.
차종호의 입가에 비웃음이 떠올랐다.
“흥, 누가 그딴 놈들의 생사를 걱정할 줄 아느냐? 죽일 테면 얼마든지 죽여라.”
“의외로군. 그들 모두 오랜 심복인 줄 알았는데.”
“난 누구도 믿지 않아. 그놈들을 심복이라고 생각한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하아, 이것 참.”
동하는 마치 그런 대답이 나올 줄 알기라도 한 듯 어깨를 으쓱거렸다.
문득 차종호는 불길한 기운이 감돌았다.
뭔가 싸한 느낌이 들었던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동하가 안방을 향해 소리쳤다.
“어이, 거기 있는 놈들. 모두 똑똑히 들었지?”
동하는 아까 종이를 찾으러 들어갔다가 일부러 문을 열어 두었던 것이다.
차종호는 바닥에 쓰러져 있어서 미처 그것까지는 확인할 수 없었다. 방안에서는 아무런 기척도 들리지 않았었다.
동하가 공력을 일으켜 조폭들의 숨소리까지 차단했고, 차종호의 능력으로 죽었다 깨어나도 그들의 기척을 감지할 수는 없었다.
제법 길고 긴 시간이었다.
사실 처음부터 이런 상황을 연출할 생각이 아니었다면 굳이 차종호의 수혈을 찍어 의식을 잃게 만들 필요가 없었다.
동하가 가장 먼저 동영상을 틀어준 것도 모두 의도된 행동이었다.
차종호는 제법 오랜 시간을 동하와 같은 공간에 있었지만, 다른 사람의 기척은 느껴지지 않았다.
각서를 쓴 것만 해도 그랬다.
동하는 열장이고 스무 장이고 각서를 써줄 용의가 있었다.
동하는 반드시 자신의 손으로 차종호의 정치 인생을 끝장낼 의도는 없었다.
모로 가도 서울만 가도 된다고 다른 사람을 이용해 차종호의 정치 인생을 끝장내도 차종호가 몰락하면 그것으로 충분했다.
조폭들과 양 기사 역시 처음부터 끝까지 동하와 차종호의 모든 대화를 들은 건 아니었다.
동하는 자신이 원하는 부분에서만 공력을 풀었고, 조폭들과 양 기사는 동하가 의도한 부분만 차종호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조폭들은 배신감에 치를 떨었다.
정치인들을 백퍼센트 믿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왠지 토사구팽을 당했다는 기분을 지울 수 없었다.
“개자식. 지금까지 네놈의 명령이라면 어떤 궂은일도 마다하지 않고 충성을 다했건만 이런 식으로 우릴 버렸단 말이지?”
그들은 마음 같아서는 거실에 달려 나와서 차종호의 얼굴을 짓이겨 버리고 싶었지만, 하나같이 팔이 부러지고 다리가 꺾여서 움직일 수 없었다.
그때, 동하가 그들을 향해 소리쳤다.
“이런대도 끝까지 차종호에게 의리를 지킬 건가?”
“으으, 우리도 증언을 하겠습니다.”
“지금까지 놈이 어떤 추악한 짓을 일삼아 왔는지 국민들에게 양심고백을 하고 죗값을 치르겠습니다.”
하지만, 이때까지 양 기사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있었다.
“양 기사 네놈은 어쩔 셈이냐?”
“그전에 정말 우리를 지켜주실 겁니까?”
“한 번 한 약속은 반드시 지킨다. 하나 죄가 있다면 반드시 죗값을 치러야겠지.”
“그건 각오하고 있습니다. 차종호가 불법 자금을 받은 내역들을 적어 놓은 장부를 어디에 숨겨 두었는지 알고 있습니다.”
“야, 양 기사 네놈이 감히 나를 배신해?”
차종호는 분노에 치를 떨었지만, 양 기사는 코웃음 쳤다.
“먼저 배신한 쪽은 당신이야.”
이젠 양 기사도 이판사판이었다.
배신하기로 한 마당에 굳이 예의를 지킬 필요가 없었다.
차종호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불법 자금을 기록한 장부가 국민들에게 알려지면 깨끗하고 청렴하던 그의 이미지에 치명타가 될 것이었다.
어디 그뿐인가?
정치 폭력배를 고용해 온갖 더러운 일들을 해왔다는 게 만천하에 알려지면 두 번 다시 정계에 발을 들여놓기 어렵다.
아마 야당에서 먼저 탈당조치를 취할 게 뻔했다. 어쩌면 동하가 삭제했던 동영상보다 지금 사태가 더 심각할지도 몰랐다.
“으으, 이 교활한 놈. 처음부터 모든 게 계획적이었구나!”
동하는 재빨리 공력을 일으켜 다시금 공력을 일으켜 안방을 차단해 버렸다.
조폭들과 양 기사는 차종호의 말을 더 이상 들을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