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레이드 만물상점-81화 (81/167)

<-- 81화 : 유일무이-04 -->

“본부장님, 요즘 연애하세요?”

“그건 왜 물어보시죠?”

“본부장님께서 점점 더 아름다워지시는 것 같아서요.”

“오 대리. 그건 팬클럽이 생기고, 관리를 받으셔서 그런 거 아닐까?”

“에이, 과장님도. 그건 아닐 겁니다. 그전부터 본부장님 스타일에 변화가 있었다고요. 뭔가 대학생처럼 보인다고 할까?”

요즘 기획총괄본부의 분위기는 좋았다. 기획총괄본부는 다온텔레콤의 핵심 부서로 자리 잡은 지 얼마 되지는 않았지만, 연이은 승승장구에 직원들의 사기가 충천한 상태였다. 물론 그 중심에는 수정이 있었고, 다른 부서의 부러움과 질시를 한 몸에 받고 있었다.

“자자. 업무시간입니다. 잡담은 그만하고 일들 하세요.”

수정의 말에 기획총괄본부의 직원들은 잔뜩 기대했다가 실망한 표정으로 모니터를 들여다보고 일하기 시작했다.

“김 과장님?”

“예?”

“나는 사장님 뵙고 광고촬영 현장에 갈 거니까 무슨 일 있으면 연락해 주세요.”

“알겠습니다, 본부장님.”

또각또각!

수정이 사무실을 나와 화장실에 들어섰을 때는 좋아서 호들갑을 떨었다.

“어머. 어머. 내가 정말 대학생처럼 보인단 말이지?”

솔직히 사무실에서는 표정을 관리한다고 얼마나 힘들었는지 몰랐다.

수정은 아름다워졌다는 말보다 어려 보인단 말이 더 기뻤다.

사실 동하하고 같이 다니다 보면 어딜 가든지 주변 사람들에게 막내 동생하고 나들이를 나온 것처럼 보일까봐 이만저만 스트레스가 아니었던 것이다.

수정이 화장실을 나와 17층에 있는 사장실로 올라갔다.

“어서 오너라.”

“회장님도 계셨네요.”

“사적인 자리다. 그냥 편하게 불러도 괜찮다.”

“예, 할아버지.”

“너는 엄마는 보이지도 않니?”

허은실 여사가 눈을 하얗게 뜨고 수정을 흘겨보았다.

요즘 모녀 사이가 그리 좋지 못했다. 그도 그럴 것이 일전에 동하와 사귀는 것을 놓고 모녀가 한판 기싸움을 벌인 이후로 아직까지 냉전 모드였다.

“엄마가 어쩐 일로 회사에 다 나오셨어요?”

“이게 다 너 때문이잖니?”

“예에?”

“흠흠. 최 군 이야기 말이다. 내가 아버지께 말씀을 드렸다.”

한석민 사장의 얼굴은 다소 경직되어 있었다. 그건 곧 웃고 떠들 수 있는 가벼운 분위기는 아니라는 뜻이었다. 수정도 어느새 표정을 가다듬고 허은실 여사 옆에 앉았다.

일종의 대책회의였다.

이 모든 것의 시발점은 동하의 말 한 마디 때문이었다.

동하가 1,000억 원의 유혹을 뿌리쳤다는 말을 수정에게 이야기 했고, 수정은 그 말을 한석민 사장에게 전했던 것이다.

당연히 한석민 사장은 대경실색할 수밖에 없었다.

다온텔레콤이 승승장구하며 연일 국내외적으로 화제가 되고 있는 건 모두 동하의 아이디어 덕분이었다.

다온텔레콤이 이제 겨우 만년 꼴찌에서 벗어나 새경텔레콤을 따라잡나 싶었는데, 갑자기 동하가 다음 아이디어를 다온텔레콤이 아닌 다른 기업에게 판다면, 상황이 또 어떻게 돌변할지 예측하기 어려웠다.

다온텔레콤이 동원할 수 있는 재원에는 한계가 있다.

한석민 사장의 능력으로는 동하에게 1,000억 원이나 되는 거금을 주는 건 불가능한 일이었다.

결국 한석민 사장은 뜬 눈으로 밤을 지새우며 고민을 하다 결국 결단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

그룹 차원의 지원 없이는 동하의 마음을 붙잡기 어렵다고 판단했던 것이다.

하지만, 한 회장은 멤버십 카드와 M뱅크를 수정이 기획한 것으로 알고 있어서 한석민 사장은 마지막까지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다.

“수정아, 멤버십 카드와 M뱅크를 기획한 사람이 따로 있다는 한 사장 말이 모두 사실이냐?”

“죄송해요, 할아버지. 미리 말씀을 드렸어야 했는데, 동하 씨가 극구 알리지 말라고 당부를 해서 어쩔 수 없었어요.”

옆에서 한석민 사장이 거들었다.

“저도 멤버십 카드 때는 몰랐다가 M뱅크 때 알게 되었습니다. 최 군이 아이디어 비용으로 50억 원을 원했는데, 그건 수정이가 감당하기 어려운 금액이니까요.”

“허헛! 그것 참.”

한 회장의 입에서 나오는 건 실소뿐이었다.

아무리 그래도 이렇게 중요한 일을 회장인 자신이 모르고 있는데서야 어디 말이 되는가?

솔직히 괘씸하긴 했지만, 지금은 누구의 잘잘못을 따질 때가 아니었다.

그런 면에서 한 회장은 누구보다 냉철한 사람이었다.

“그 이야기는 나중에 따로 하기로 하자.”

“예, 할아버지.”

“수정이 네가 자세히 말해 보거라. 최 군이 1,000억 원을 거절했다는데, 뭐가 어떻게 된 일이냐?”

“원래 M뱅크 사업이 어느 정도 자리를 잡고 안정이 되면 동하 씨와 다음 사업에 대해 이야기하기로 되어 있었어요.”

수정은 동하를 처음 만나게 된 일부터 시작해서 멤버십 카드 기획이 어떻게 탄생을 하게 되었고, M뱅크 사업은 어떻게 나올 수 있게 되었는지. 그리고 최근에 1,000억 원이 나오게 된 상황까지 자세히 설명해 주었다.

“그러니까 이 일의 발단은 최 군이 다온그룹 계열사의 다 쓴 잉크를 얻기 위해서 멤버십 카드 기획을 수정이 너에게 준 것에서 시작했다는 것이냐?”

“그런 셈이죠. 엄밀하게 말하면 다온텔레콤의 주가를 띄우고 그것으로 돈을 벌기 위한 목적이 더 컸지만요.”

“허허!”

한 회장은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살아온 연륜이 많고 경험이 누구보다 풍부한 한 회장이었지만, 동하처럼 비상한 재주를 가진 사람은 본 적도 없었다.

“그렇다면 1,000억 원의 제안을 거절했다는 말도 마냥 몸값을 높이기 위해 흥정하려는 것은 아닐지도 모르겠군.”

“제 생각도 그렇습니다.”

한석민 사장 역시 같은 생각이었다.

이래저래 고민이 깊어지는 순간이었다.

과연 대한민국 내에서 이만한 능력을 지닌 사람이 또 있을까?

아마 전무후무한 일이 아닐까 싶었다.

“한데, 한 사장. 그 아이가 국문학과 출신이라고 하지 않았나?”

“저도 처음에 그게 무척 신기하더군요.”

“그렇다면 유학을 가서 전공을 바꾼 것이겠지.”

“예? 유학이라니요. 최 군은 지금 대학교 2학년생입니다.”

“풉!”

한 회장은 느긋하게 차를 마시다 그만 깜짝 놀라 차를 뿜고 말았다.

“대학교 2학년 때 유학을 간 것이 아니라 재학생이었단 말이냐? 나는 수정이 최 군을 좋아하고 있다기에 당연히 그런 줄 알았다.”

“크흠!”

한석민 사장이 뭐라고 말을 하려다 말고 헛기침을 했다.

대책을 논의하다 갑자기 화제가 나이로 옮겨가자 또 다시 수정의 눈동자가 살쾡이처럼 변하려는 것을 보고 재빨리 입을 닫았던 것이다.

“험험. 나이가 생각했던 것보단 조금 어리겠군. 그래도 남자가 군대를 갔다 오면 된 거지 뭐. 군대는 어디 부대를 갔다 왔다더냐?”

한 회장은 백골부대 출신이었다.

옆에서 가만히 듣고 있던 허은실 여사가 고개를 흔들며 말했다.

“아이고, 아버님. 군대가 웬 말이에요. 최 군은 이제 21살이라고요.”

“풉!”

한 회장이 다시금 차를 마시려다가 입 밖으로 뿜고 말았다.

“아, 아니 그럼 도대체 최 군은 수정이와 몇 살 차이가 나는 것이냐?”

“할아버지! 여기서 나이가 왜 나와요?”

수정이 빽 하고 소리를 질렀다.

그녀의 눈빛이 살쾡이처럼 무섭게 변해 있었다. 어지간한 한 회장도 이때만큼은 찔끔 놀라야만 했다.

“아, 아니 저 얘가 지금 누구에게 소리를 지르고 그래?”

허은실 여사는 대경실색했다.

동하의 나이가 나올 때부터 어느 정도 예상을 하고 있었지만, 엄숙해야 할 대책회의는 산산조각처럼 깨지고 난 뒤였다.

☆ ☆ ☆

한 편의 광고가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다.

피부에 탄력이 부족하고 얼굴에 주름이 많아 나이에 비해 노안으로 보이는 가정주부가 등장한 광고였다. 광고에는 화장품을 사용한 후 그녀의 얼굴과 피부가 어떻게 변해 가는지 그 과정이 담겨 있었다.

불과 일주일 만에 눈가에 가득했던 주름이 눈에 띄게 사라졌고, 탄력이 부족하던 피부도 탱탱하게 변한 모델의 얼굴. 그녀의 얼굴이 일주일 전보다 젊어 보이게 된 것은 두말할 나위도 없었다. 하지만, 그녀는 체험을 하는 일주일 동안 단 한 번도 거울을 보지 못해서 자신이 어떻게 변했는지 전혀 알지 못했다.

“자, 이제 거울을 한 번 보세요.”

“세, 세상에……. 이게 정말 제 얼굴이란 말이에요?”

누구보다 놀란 사람은 바로 실험에 참여했던 가정주부였다.

그녀는 거울에 비치는 자신의 모습에서 시선을 떼지 못했고, 그런 그녀의 모습이 고스란히 카메라에 담겼다.

그리고 흘러나오는 광고 멘트.

-도전하세요.

-7일 간의 프로젝트.

-당신의 피부를 20대로 되돌려드립니다.

그야말로 충격적인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수술을 받고 얼굴이 확 달라졌다면 사람들이 그리 주목하지 않았을 것이었다.

하지만, 가정주부가 사용한 것은 딸랑 화장품 하나였고, 아침저녁으로 꾸준히 얼굴에 바른 것이 전부였다.

“겨우 화장품 하나로 저런 게 가능하다고?”

“에이, 뻥이겠지. 무슨 7일 간의 프로젝트야.”

“아마 저 가정주부도 전문 모델일 걸? 그렇지 않고는 저렇게 리얼한 표정이 나올 수가 없다고.”

“그래도 어느 정도 효과가 있으니까 저런 식으로 광고하는 거 아닐까?”

연이어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하지만, 단순한 이미지 광고였기에 어디 회사 제품인 지 알 수가 없어서 더 궁금증을 불러 일으켰다.

바로 그때였다.

두 번째 광고가 이어졌다.

이번에는 여드름이 심해서 얼굴에 곰보처럼 상처자국으로 가득한 삼십대 청년이었다. 그로 인해 피부 톤도 어둡고 나이에 비해 훨씬 노안처럼 보여서 연애는 꿈도 꿀 수 없었다.

이번 실험 역시 처음과 동일하게 진행이 되었다.

아침저녁으로 화장품을 바라는 것이 전부였다.

그렇게 일주일이 지나고 드디어 청년은 거울 앞에 섰다.

“어때요?”

“어?”

청년은 거울을 보고 소스라치게 놀랐다.

그의 얼굴은 마치 박피수술을 받은 것 같았다. 예전에 비해 피부 톤이 밝아졌고, 여드름 자국들도 한결 깨끗해져서 자신이 보기에도 이 변화를 믿을 수가 없었다.

그리고 여지없이 흘러나오는 광고 멘트.

-도전하세요.

-7일 간의 프로젝트.

-당신의 피부를 20대로 되돌려드립니다.

“도대체 어디 제품이야?”

“여자뿐만이 아니라 남자에게도 효과가 있는 건가?”

“저 정도면 속는 셈 치고 한번 써보는 것도 나쁘지는 않겠는데?”

사람들의 여론이 조금씩 바뀌고 있었다.

강혜련 여사가 공언했던 대로 두 편의 광고는 사람들에게 엄청나게 회자됐다.

동하도 TV를 보다보면 심심찮게 광고를 접할 수 있었다. 아직 이미지 광고가 전부여서 누구도 광고만 보고 미셜이란 이름을 생각하는 사람이 없었지만, 동하는 한눈에 미셜이란 이름을 떠올릴 수 있었다.

아직까지는 미셜 화장품의 주가에 별다른 영향이 없었다.

덕분에 동하는 220억 원이란 거액을 편하게 미셜 화장품에 올인할 수 있었다.

서초지점에서 사건이 벌어진 이후에 동하는 지점을 이용하지 않고 M뱅크를 사용해서 주식을 매수했다. 아직은 초창기 버전이라 불편한 것이 많았지만, 그래도 지점에 가지 않아도 된다는 것은 확실히 매력으로 다가왔다.

그날 이후에 한기문이 몇 번이나 인천으로 동하를 찾아왔었다.

한기문은 회사에 사표를 썼다고 하면서 제발 언론에 알리지만 말아달라고 부탁했다.

동하는 그때만 해도 당장이라도 언론에 알릴 것처럼 했지만, 사실 처음부터 알릴 생각은 없었다.

“형이 그렇게 부탁을 하니까 언론에 알리지는 않겠지만, 우리가 그리 좋은 사이는 아니잖아? 앞으로 우연으로라도 마주치는 일은 없었으면 해.”

“아, 알았다.”

그건 한기문 역시 마찬가지였다.

이젠 동하의 얼굴만 봐도 경기가 일어날 판이었다.

사람 한 번 잘못 건드렸다가 이게 무슨 날벼락인지 한기문의 머릿속에는 후회만 가득했다.

따르릉!

그때 동하의 핸드폰으로 수정의 전화가 걸려왔다.

“수정 씨, 오랜 만이네요.”

-헤헤! 드디어 할아버지에게 전권을 위임 받았어요.

“다짜고짜 그게 무슨 말이에요?”

-다음 아이디어요. 할아버지에게 간신히 허락을 받았다고요. 혹시 다른 곳에 벌써 넘긴 건 아니죠?

“아차. 내가 요즘 다른 일 때문에 정신이 없어서 그걸 깜빡 하고 있었네요.”

문득 수화기 너머로 허탈한 수정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게 뭐에요? 동하 씨가 1,000억 원을 포기했다는 말 때문에 내가 얼마나 속을 끓였는지 알아요?

“정말요? 그럴 의도는 전혀 아니었는데.”

-나한테 미안하죠? 그럼 오늘 만나서 맛있는 거나 사줘요. 물론 그 아이디어가 어떤 것인지도 말해 줘야 하구요.

“끙! 그건 좀 어렵겠는데요? 오늘 학교가 개강하는 날이거든요.”

시간은 유수처럼 흘렀다.

어느새 8월이 지나고 9월이 시작된 것이다.

“그러지 말고 수정 씨가 학교로 올래요?”

-나도 동하 씨하고 같이 캠퍼스를 거닐고 싶긴 한데……. 오늘은 광고촬영 현장에 가야 해서 어려울 것 같아요.

“흐음. 그럼, 어쩔 수 없죠. 편하게 다음에 만나요.”

-아니에요. 어떻게든 시간을 내볼게요. 오늘 같이 동하 씨를 벗겨 먹을 수 있는 날이 자주 오는 것도 아니잖아요.

“풋!”

-부, 불안하게 왜 또 웃는 건데요?

“날 벗겨 먹는다면서요. 그건 주로 남자들이 여자에게 쓰는 표현인데. 역시 수정 씨는 화끈하다니까.”

-꺄악! 그, 그게 그런 뜻이 아니잖아요.

“크크. 내가 또 한 몸 하지. 어떻게…… 취향에 맞는 옷을 말해주면 그렇게 입고 가 줄 의향도 있는데.”

-난 몰라.

수정이 비명과 동시에 황급히 전화를 끊었다.

동하는 보나마나 지금 수정의 얼굴이 새빨갛게 변해 있을 것 같았다.

“아무튼, 귀여운 여자라니까.”

동하는 피식 웃다가 옆에 한기문이 멀뚱하게 서 있는 것이 보였다.

“어? 형, 아직도 안 가고 있었어?”

하지만, 한기문은 지금 대답할 정신이 아니었다.

‘세상에. 뭐, 이런 놈이 다 있지?’

한기문은 입을 떡 벌린 채 다물지 못했다.

그가 놀라는 것도 무리가 아니었다.

다온텔레콤의 한수정 본부장이라면 여대생들에게는 롤 모델, 남자들 사이에서는 여신으로 통하고 있었다. 한데, 지금 동하는 그녀에게 19금이나 다름없는 농담도 하며 귀여운 막내 동생 다루듯 하는 게 아닌가?

한기문 역시 하마터면 웃음을 터뜨릴 뻔한 것을 억지로 참았다.

만약 거기서 참지 못하고 뿜었다면 한기문은 정말 바보천치가 되었을 것이었다. 어찌나 이를 악물고 참았던지 아직까지 턱이 얼얼했다.

이젠 기가 질리다 못해 동하가 존경스러울 지경이었다.

도대체 이게 가능한 일인지 의문이 들었다. 이쯤 되면 동하에게 수업료를 내고 여자를 대하는 스킬을 배우고 싶을 정도였다.

“그나저나 형?”

“응? 무슨 할 말이라도 있어?”

“그게 아니라 좀 비켜줄래? 예전부터 왜 계속 남의 차 문을 가로막고 있는 거야?”

“미, 미안.”

한기문이 주눅이 든 표정으로 옆으로 비켜섰다.

동하는 람보르기니 문을 열고 차에 올라탔다.

부르르릉!

시동이 걸리는 순간이었다.

동하의 머릿속으로 알 수 없는 상념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아까 수정과 통화를 끊고 난 다음부터 뭔가 불길한 기분이 들어서 매직 카메라의 능력을 극대화시켰지만, 아무런 기운도 감지되지 않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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